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두 집착의 뫼뷔우스. 01 "시아야 안자?" "아 나 졸린데... 과제가 너무 많아" "근데 안하고 뭐해" 쇼파에 누워 핸드폰을 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할 거 진짜 많은데 언제 다 하지... 거실 끝에서 노는것도 과제를 하는것도 아닌 나를 보던 정국이 피식 거리며 다가와 소파 머리에 걸터앉았다. "대학생활 힘드냐?" 아무생각 없이 끄덕끄덕 하다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휘젓자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뭐... 과제만 좀 귀찮지 딱히... 왜? 대학가고싶어?" 정국이는 모델일을 하고있기때문에 대입을 포기했다. 공부도 잘하고 똘똘한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고3때 느닷없이 모델이 되겠다는 정국의 발언은 학교를 뒤집어 놓았었다. 대체 왜 모델이 되고싶냐고 물었을때 정국은 그냥 캐스팅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정국이는 모델일을 시작했고 집에서 쫒겨났으며, 젠틀맨이던 정국이의 아버지가 사업을 물려받아야 할 아들의 제멋대로식 행동거지에 식탁을 뒤집어 엎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도 그럴것이 정국이는 누군가의 속을 썩히는 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순종적이라면 순종적이었지... 정국이의 얼굴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자, 정국이는 그 모습이 웃겨 보였던지 내 볼을 주욱 늘리며 웃었다. "바보같으니까 멍때리지마" "생각을 했더니 배가 고프다" "밥 차려줘?" "지금 열신데?" "그런거 신경 안쓰잖아" 아씨... 아까부터 실실거리는 뒷통수를 한대 때리고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서 쫒겨난 정국이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자취방에 머물게 되었다. 니가 있으니까 공부가 더 안되는것같아... "오렌지 잘라줄테니까 들어가서 책 펴" 으응...이상한 의성어를 내면서 주섬주섬 핸드폰을 챙기며 방으로 들어가려니까 갑자기 다가와서 머리끈을 건네준다. "머리끈 왜?" "묶으라고" "싫은데" "묶어줘?" "누가?" "내가" "누굴?" "너를" "묶어줄꺼야?" "응" 정국이는 밀당하냐면서 웃더니 머리끈을 입에 야무지게 물고 나를 돌려세운다. 뒤돌아서 보이는 전신거울에 너랑 내가 서 있다. 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살며서 웃었더니 정국이는 움직이지 말라며 머리카락을 모은다. 머리카락을 모아 올릴때 목에 닿는 손가락이 뭔가 찌릿했다. "정국아" "왜?" "내 뒷목 보면 설레?" 다 묶었는지 내 어깨를 잡아 자기쪽으로 돌린 정국은 얼빵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나 보면 설레?" "뜬금없이 왜이러지" "내가 왜 좋아?" "또, 또 시작이다 또." 정국은 얼른 들어가서 책이나 펴라고 이마에 꿀밤을 놓더니 부엌으로 들어갔다. 맨날 대답을 안해줘. 대답을. 그게 그렇게 어렵나... 방에 들어와 의자 한개를 더 끌어다 놓고 자리에 앉았다. 한숨부터 쉬고 펜을 쥐었다. 정국이와 알고지낸지는 십년가까이 지났고, 사귄지 1년을 훌쩍 넘기고 있지만 우리는 그 흔하다는 뽀뽀조차 해본적이 없다. 내가 보수적이기 때문일까. 이제 성인이라 괜찮은데... 아니면 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는건가? 내가 너무 편해서 사귀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그냥 편해서. 그러고보니 사랑한다는 말도 들어본적이 없네... 고개를 휘저으며 생각을 않으려 애썼다. 나에 대한 감정이 너무 비어있는 느낌이야. 언제 나한테 헤어지자고 할 지 몰라.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놔야 될 것 같아. 머릿속에서 우리는 이미 파국으로 치닫는다. 생각은 끝이 없다. 의도적으로 멈춰야해... 한순간에 우울해져버려 책상에 엎드렸다. 전화벨 소리가 울리는것 같은데 가만히 있었더니 익숙한 발걸음이 가까워온다. "과제 빨리하랬더니 뭐하고 있는거야 전화도 안받고" 내 속은 꿈에도 모르고 쟨 하루종일 과제 타령이네 "전화 안받아?" "누구야?" "이름이 남자네" "누군데?" "근데 왜" "응?" 이시간에 나한테 전화할 남자가 있나... 헐? 아 헐. 설마. "태형이가 누군데 뒤에 하트가 붙어있어?" 아니. 정국아 그러니까 니가 오해하는 그런게 아니라... 횡설수설하고 있으니 정국이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아니라?" "태형이는 친구야" "남자친구?" "아니 진짜 친구야" "아, 진짜 남자친구? " 아 망했다 얘 화났구나. 심기가 불편할때만 나오는 특유의 말꼬리잡기가 시작됐다. 이러면 내가 불리하다. "아 왜 그래 그냥 친구야" "그냥 친구뒤에 하트는 왜 붙여놨어?" "알잖아. 나 원래 이모티콘 남발하는거" "이시간에 전화는 왜 하는데?" 끊어지지 않는 끈질긴 전화벨이 야속하다. 쟨 하필 전화를 해도 지금 하냐. 진짜 눈치없는 놈. "받아. 내가 받기전에." "아 왜... 나 태형이랑 할 말 없어." "쟤가 할 말이 있으니까 전화했을 거 아냐. 받아" 니가 거기서 두 눈 시퍼렇게 뜨고있는데 어떻게 받냐 멍청아... 정국이는 화를 삭히는 듯 눈을 잠시 내리깔더니 전화를 받았다. 급하게 일어서 전화기를 뺏으려 했지만 키가 닿지 않아 낑낑거릴 수 밖에 없었다. "누구세요?" 그러는 넌 누구냐는 전화기 속 목소리가 들리고 정국이는 실소를 흘리더니 내 어깨를 잡아 눌러 자리에 앉혔다. "시아야, 네가 대답할래?" 얘한테 난 누구야? 나를 꿰뚫는 눈빛이 다 알고 있다는 듯 술렁였다. 정국이의 눈동자 속의 내 얼굴이 보인다. 대답을 망설이자, 정국이가 전화기를 침대위로 던지고 팔짱을 꼈다. 긴 침묵 끝, 할 말이 정리되었다는 듯 정국이가 입을 열었다. .20160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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