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
이런 광경,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민윤기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보고 심지어 말까지 거는, 꿈에서나 볼 수 있던 이런 광경은.
" 야. "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응, 윤기야? 아니 이건 너무 오바야. 우린 새학기 첫날 처음 본 반친구일 뿐이라고.
아, 나 어떡해. 이러다간 민윤기랑 얘기해볼 기회도 다 놓쳐버릴 텐데.
" 야 "
미쳤다.
눈이 마주쳤다.
...와, 눈이 어떻게 저렇게 예쁠까.
...솔직히 너무 예쁜거 아니야?
맨날 햇빛에서 농구하는데 어쩜 저렇게 피부가 뽀얘? 어떻게 잡티 하나 없이 반짝반짝 해?
고양이 같은 눈하며 하늘에 있는 별은 통째로 다 박아넣은 듯한 눈동자 하며
입술은 또 어떻고. 꼭 물먹은 앵두처럼 반질반질,
" 야. "
와, 저 예쁜 입술이 움직이는 것 좀 봐.
...왜 부끄러워지지?
흠흠, 입술 밑으로 깔끔하게 면도한 턱 하며, 반듯한 턱선 하며.
그리고... 저 목젖. 어떡할거야, 저 목젖 진짜.
너무 민윤기스러워서, 그래서 너무 예쁘다.
" ...뭐하냐? "
" 아, ㅇ,응 미안! "
한참을 홀린 듯이 구경하다가, 내 눈앞으로 손을 흔들어오는 민윤기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제서야 쪽팔림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 사람을 두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니, 내가 잠깐 어떻게 된건가 싶었다.
심지어 입술에 목젖까지 뚫어지게 쳐다봤잖아.
말도 더듬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날 이상한 애로 볼 게 분명해. 변태라고 피할지도 몰라.
아, 진심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 이름. "
" 응? "
" 이름, 뭐냐고. "
" 내 이름? "
" 어, 니 이름. "
" ...왜? "
...내가 말하고도 내가 놀랐다.
지금 민윤기가 내 이름을 물어보는데 왜냐는 질문이 나오니, 김ㅇㅇ야.
그리고 새학기에, 같은 반에, 짝꿍인데. 충분히 물어볼 수도 있는거지.
게다가 저 당황했다는 표정 좀 봐. 당장이라도 민윤기가 담임 선생님께 가서 이상한 애랑 짝꿍하기 싫다고 바꿔달라고 해도 할 말 없다고, 너.
" ㄱ, 그게 아니라 윤기야, "
" ...? "
와 씨, 입만 열었다 하면 헛점투성이야.
손사레를 치면서 그게 아니라고 더듬다가 윤기 이름까지 얘기해버렸다.
분명 우리는 오늘 처음 본 사이여야 하는데, 이름은 또 어떻게 알았다고 해야하지...
왜 하필이면 민윤기는 명찰도 안달고 온거냐고.
" 아, 그러니까, 내가 니 이름을 어떻게 알았냐면...어..."
" 아까, "
" 아까 짝꿍 정할 때 칠판에 내 이름 써져있었잖아. 그거 보고 알았겠지.
그치? "
살짝 웃음기를 머금고 말하는 민윤기에, 가차없이 고개를 몇십번은 끄덕인 것 같다.
" 그래서 니 이름은, 안알려줄거야? "
대답해야 하는데, 착각이겠지만 민윤기의 목소리가 너무 다정하게 들려서 순간적으로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었다.
온몸의 피가 얼굴로 쏠리는 듯했고, 새빨개졌을 얼굴에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 아니면, 알려주기 싫은거야? "
" 김ㅇㅇ!! "
알려주기 싫은 거냐니, 그 질문을 듣고도 내가 이름을 얘기하지 않으면 나 진짜 바보 멍청이 해삼 말미잘인거 스스로 인정하는 거야.
알려주기 싫을 리가 없잖아, 민윤기인데.
근데 또 바보같이 그 질문을 듣자마자 고개를 휙 들면서 우렁차게 대답해버렸다.
" 김ㅇㅇ라고, 내 이름. 어 그러니까... 성은 김 이고, 이름은... "
미쳤다, 진짜.
고개를 들었어도 눈은 쳐다볼 수가 없어서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얘기하다가 겨우 눈을 마주쳤는데,
근데,
민윤기가 저런 눈빛으로, 그것도 이렇게나 가까이서 나를 보고있으면,
달아 오르는 얼굴을 주체할 수가 없잖아.
" 나, 나는 화장실 좀! "
좀 있으면 1교시가 시작 할텐데, 대책 없이 무작정 의자를 박차고 나와버렸다.
그치만 그 자리에서 계속 있다가는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와 거울을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터질 것 같은 토마토가 따로 없었다.
아니 근데, 이건 정말 불가피한 거라고.
항상 멀리서만 보던 민윤기를 그렇게 가깝게 마주한건 진짜, 진심으로 민윤기를 좋아했던 2년간 처음이었다.
아니지, 민윤기를 좋아하기 전 부터니까 4년간 처음이었다.
남들이 보면 그깟 짝꿍이 뭐가 가깝냐고, 고작 가끔가다가 어깨나 팔이 스치는 정도의 거리가 뭐가 가깝냐고 하겠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다.
난 민윤기랑 최소 10미터는 떨어져서 민윤기를 감상할때도 심장이 뛰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던 사람인데,
아마 공부하다가 팔이라도 스치면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될 수도 있어.
후, 됐어. 침착하게 들어가자.
화장실에서 나와 복도를 걸어가며 계속 해서 심호흡을 하며 주문을 외우듯이 침착하자, 침착하자 했더니 그나마 안정이 되는 느낌이었다.
침착하자, 침착...
침착은 개뿔.
뒷문을 열고 민윤기의 뒤통수가 보이는 순간부터 다시 머릿속이 아득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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