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4262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02.


  파리의 땅을 밟았다. 낯선 이국땅에 오면 숨통이 트일까 싶었다. 뭐 그렇다고 미국도 모국은 아니였지만. 관광객이 많은 도시였다. 혹시나 자신을 알아볼까 싶어 한빈은 썬글라스와 모자로 자신을 숨기는데 주력했다. 밝은 낮은 연예인이 다니기 힘든 거리였다. 도망친 연예인이라면 더욱. 작은 숙박업소를 잡았다. 휘황찬란한 호텔도 싫었고, 화려한 샹들리에도 싫었다. 그저 포근이 몸만 뉘일 정도의 허름한 여관을 찾았다. 허름한 여관의 주인은 늙은이였다. 여관의 입구를 들어섰을때 늙은이는 작게 bonjour 하며 한빈을 맞이했다. 한빈은 불어를 하지 못했고, 늙은이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 짧은 단어단어로 방을 잡았다. 긴 대화는 필요하지 않았다. 간단한 대화끝에 늙은이는 열쇠를 내어주었다.



  아늑한 침대에 몸을 뉘였다. 창밖으로는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었지만, 한빈은 이내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밤이 오기를 바라면서.



  눈을 떴을 때 햇쌀이 창창했던 밖은 어느새 붉은 노을로 물들어 있었다. 조금 있으면 완벽한 어둠이 덮을 것이다. 슬슬 허기져오기도 하고 한빈은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오래된 습관 같은것이였다. 밖으로 나갈때는 항상 썬글라스를 챙기곤 했다. 일종의 보호장비같은거. 연예인인 자신에게 상시 열여있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신을 조금이나마 감출 수 있는 것이였다. 밖은 이미 어둑어둑하고 별로 필요는 없겠지만, 한빈은 썬글라스를 챙겼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 따윈 없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쳐왔음에도 불과하고 한빈의 마음은 아직 연예계에 묶여있었다. 자신이 도망쳐왔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예술과 낭만의 도시라는 파리를 감상할 여유는 한빈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머리 속이 너무 혼잡했다. 이대로의 연예계 생활은 끝이나는 것인가. 자신이 쌓아왔던 가수로서의 모든것은 이제 무너지는 건가. 생각으로 가득찬 머리에 발길이 가는 대로 가다보니 어느 센가 낯선 강변에 도달해있었다. 그리고 강변주위에 자리잡고 앉아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리고 한가지 사실에 도달했다. 아마 지금쯤 미국에서는 사라진 B.I에 대한 기사들이 폭포처럼 쏟아져나올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돌아간다해도 한빈은 폭포수처럼 내리는 이유 없는 질타들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몇 시간이 흘렀는지 붉은 노을은 어둠이 삼켜버렸다. 하늘에서 별들이 보일 만큼 캄캄해졌다. 자신이 얼마나 앉아있었는지 엉덩이가 저려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하늘에서 방울 방울의 비가 내렸다. 이슬처럼 내리는 빗방울에 시선을 빼앗겼을때야 한빈은 자신이 있는 이곳이 파리라는 것을 자각했다. 도망쳐 온 것을 후회해봤자 이미 자신이 벌여놓은 일이였다. 현재 아무리 머리가 터지게 고민해봤자 나아지는 상황이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빈은 모든것을 내려놓았다. 비가오는 파리의 절경에 취할 생각이였다. 비가와도 어느 한사람도 뛰는 사람이 없었다. 여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했다. 자신이 파리에 있는데 무슨 근심이 파리의 아름다움보다 더 중요한가. 지금 한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여유일지도 몰랐다.




  아까전보다 나아진 기분으로 거리를 걸었다. 찰박찰박. 물이 고인 바닥에 거리의 은은한 네온사인이 비췄다. 기분이 좋아진 한빈이 바닥에 비친 네온사인을 따라 걸었다. 더 이상 빗물에 비춰지지 않는 조명에 고개를 들었을때 불이 꺼진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게앞에 서서 비를 맞고 있는 사내 한명이 있었다. 




  아직 열여있는 노천카페에서 은은한 팝송이 흘러나왔다. 비오는 거리, 바닥에 비치는 은은한 네온사인, 그리고 비를 맞고 있는 동양인 사내. 낭만의 파리의 모습과는 조금 이질적일 수 도 있는 모습이였다. 낭만의 파리와 동양인이라. 아까전 보다 더 빗줄기가 굵어졌다. 저 사내의 길고 가는 눈에서 나오는 것이 눈물인지, 빗줄기인지 가늠을 할 수 없었다. 한빈은 그저 사내의 슬픈 표정을 읽을 뿐이였다. 그리고 그 사내가 떠난 자리에 새찬 빗줄기가 내렸다.








Embrace All
한빈X진환 In Paris

Written by.최적화








  "열은 좀 내렸어요?"

  "네, 감사합니다."

  "아직도 비오는 파리의 낭만을 즐기는 젊은이가 있는 줄 몰랐네."


  간단한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학생이였다. 여관 늙은이의 손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밤새 비를 맞고 고열에 시달리는 한빈에게 약도 갖다주고, 이것저것 챙겨준 학생이였다.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떨어진 열에 한빈과 바비 모두 숨을 돌렸다. 비오는 파리의 낭만을 즐기는 청승맞은 젊은이가 된 한빈이 소리없이 작게 웃었다. 바비는 그런 한빈을 보고 따라 웃음 지었다.


  "내려와서 같이 아침 먹어요. 아침 먹어야 약도 먹지."

  "고마워요."


  별거 아니라는 제스쳐를 취한 바비가 한빈의 방을 나섰다. 파리까지와서 병상에 누워 있어야한다는 사실이 웃기고 아주 조금 억울해서 한빈은 웃으며 작게 미간을 찌푸렸다.





  간단한 패스트리와 쨈, 바나나 한두 개가 차려진 식탁이였다. 기분좋은 커피향이 코끝을 스쳤을때, 마침 부엌으로 들어온 한빈을 바비가 발견했다. 의자를 내어주며 앉으라고 재촉하는 바비에 한빈도 가벼운 미소를 띄며 식사자리에 앉았다. 노부부와 손자 그리고 한빈이 다인 식탁이였다. 거의 잠만자러 여관에 머물렀기 때문에 한빈은 노부부와 바비에게 자신을 소개한적이 없었다. 한빈은 편안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자신을 가수라고 소개하는 것을 대신해 그냥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바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빈을 쳐다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바비도 학교를 졸업하면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들뜬 바비에 한빈은 그저 웃음을 지을 뿐 아무말이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약도 먹었겠다 한결 가벼워진 몸상태에 기분이 좋아진 한빈이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물론 썬글라스는 필수품이고. 비오는 날 저녁에 봤던 그 가게가 보고 싶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앞을 서성이던 동양인 사내였지만. 



  이길이 맞나 헤매고 있을때 멀리서 보이는 눈에 익은 낡은 간판이 보였다. Embrace. 포옹하다, 포괄하다, 받아들이다, 아우르다. 그 사내는 이것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낮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이 닫겨 있는 가게에 아쉬움이 남아 쉬이 발걸음을 옮길수 없었다. 그 사내가 있을까 하고는 혹시나 해서 와봤지만, 그 사내는커녕 동양인 조차도 보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한빈의 어깨에 누군가의 손이 닿았다.


  "이 가게 손님이세요?"

  "…."

  "아, 혹시 영어 못하세요?"

  "아.. 아니요. 이가게 문을 닫은 겁니까?"

  "‥안으로 들어오세요, 커피 한잔은 대접할 수 있어요."


  Thanks. 사내에게 작은 인사를 건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검은 스웨터를 입은 사내의 목소리가 미성이라고 생각했다. 





  "여기 사람 아니죠?"

  "네. 여행 왔어요."

  "아, 저두요."


  어두운 가게에 조명을 밝혔다. 먼지가 쌓였지만 그리 오래된것 같진 않았다. 바(bar)형식으로 된 커피집이였다. 사내는 최근에 사용한 흔적이 있는 커피머신을  켰다. 깨끗하게 정리된 찬장에서 원두를 집어들었다. 로스팅을 하는 익숙한 손길에 한빈은 커피를 내리는 사내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렇게 쳐다보시면 저 부담스러운데."

  "..죄송해요."

  "농담이에요. 여기 카푸치노 맛있는데, 어때요?"

  "그걸로 주세요."


  우유에 거품을 내는 사내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한빈을 쳐다보며 옅게 웃음지었다. 이름이 뭐에요?


  "한빈. 김한빈이에요."


  Korean? Me too. 그럼 한국말로 해도 되요? 한국말로 해도 되냐고 사내의 얼굴에서 반가움이 묻어났다. 한빈은 그런 사내의 모습에 씁슬하게 웃음 지어보였다.


  "죄송해요. 제가 미국 태생이거든요. 한국말은 잘 몰라요."

  "아.. 전 진환이에요. 김진환."

  "그래도 우리 라스트네임은 같네요."


  그러게요. 작게 웃음 지은 진환이 한빈에게 커피를 건냈다. 검은 스웨터를 입은 진환의 피부가 유난히 하얗게 보였다. 그리고 진환의 얼굴 오른쪽에 있는 눈물점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





자급자족 빈환...♡♥

이런글에 암호닉까지 신청해주시다니...



니트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이야ㅜㅜㅜㅜㅜㅜ1등입니다ㅜㅜㅜㅜㅜ분위기너무좋아요ㅜㅡㅠㅜㅜㅠ엉엉ㅜㅜㅜ진짜재밋게읽고갑니다ㅜㅜ다음편기대할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헝헝ㅠㅜㅜㅜ빈환ㅜㅠㅠㅜㅜ고마워요ㅜㅠㅜㅜㅜ짱재밌어여...굳굳 부드러운 분위기 짱짱.. 신알신하고가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우왁대박감사해요좋은글 또왓어요!! 암호닉받으시나요 받으시면 쿵니 할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ㅠㅠㅠㅠ글 분위기 진짜 좋네요ㅠㅠㅠㅠㅠㅠ마치 저까지 파리에 있는 느낌.....이라하면 오바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완전 집중해서 봤어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분위기가 뭐라고 해야되지... 하여튼 오바되지 않아서 좋아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사랑합니다ㅠㅠㅠㅠ 이런 차분한 분위기랄까요.. 아무튼 분위기가 너무 좋네요ㅠㅠㅠ 그리고 저도 암호닉!! 저는 하트 로 신청할게요~ㅋㅎ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진짜분위기짱짱..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아 진짜 취향저겨규ㅠㅠㅠㅠㅠㅠㅠ짱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분위기 픽 좋아요ㅠㅠ괜히 몽환적이네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진짜좋아요ㅠㅠㅠㅜㅠ암호닉가능한가요ㅜㅠㅜ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헐진짜취향저격탕타탕이네요ㅠ진짜짱이예요!!!!분위기대박...혹시암호닉신청된다면((뿡요))로신청할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빈화뉴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사랑해여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분위기취향저격ㅠㅠㅠㅠㅠㅠ글만읽어도너무예쁘네요ㅠㅠㅠ암호닉된다면 리디로신청할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분위기가 몽롱하니 진환이가 한몫 두둑하게 하는 것 같아요 빈환흥흥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5
니트. 헐 나 나봐요 신알신한줄알고 지금까지 가만있었는데 알고보니까 안돼있었어요...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ㅜ지금온거 진짜진짜 미안해요ㅠㅠㅠㅠㅠ나 지금 정주행하고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6
자꾸 비아이라고 하니까 김한빈보다 인디언보이에 나오는 꼬마 한빈이가 생각이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쩌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7
분위기짱짱이네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8
미치게한다..왜이렇게좋됴..아..진짜로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9
빈환진짜좋아여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0
아유 너무좋네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1
아ㅠㅠㅠㅠㅠ분위기봐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