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mic Love- 박보람
![[방탄소년단/민윤기] 당신은 그의 호구 Episode 00 : 당신은 당신의 첫 사랑을 기억 하시나요?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4/25/22/d09fa85ba47ae38873da7712a7e3c6ae.gif)
당신은 그의 호구 :prologue
W. 챔챔
얼굴을 묻은 베개 위로 짙은 자국이 하나 둘 물들었다. 누군가는 사랑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멍청하다 말 한다, 감정 낭비라 말 한다. 나도 다를 바 없는 생각을 갖고 그런 이들을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친구가 연애 상담을 해도 그래 그랬구나, 많이 서운했겠네 하는 영혼 없는 가식들. 이런 내가 조금씩 변하게 된 것은 내 마음 한 곳에 자리를 잡은 네 탓이다. 점점 넓어져 무거워 지는 넌 나를 기울어지게 만들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즉 너랑 내 사이. 짝사랑이 아닌 외사랑이라 칭한다.
* * * * *
너를 처음 만난 날은 꽤 추운 겨울 날 이었다. 그래, 나에겐 열여섯의 겨울이었지. 김태형의 손에 잡혀 반 강제로 끌려나온 듯 썩은 표정을 짓는 것을 김태형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사촌인데 집에 어른들도 안 계시고 혼자 둘 수가 없었다. 뭐 이 정도 였나.
“야 인마, 너랑 나랑 동갑인데 혼자 두고 자시고 할 게 뭐가 있어?”
“촌수로는 내가 형이지! 일단 인사 해 이쪽은 내 사촌 민윤기.”
“언제부터 촌수 따졌다고. 어차피 오늘 한 번 보고 말 사인ㄷ.”
“……성이름.”
민윤기는 그 때도 지금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아마도 어이없다는 듯 입 동굴을 드러내고 실없이 웃으며 김태형에게 어깨동무를 했겠지. 그래 분명 단추를 잘못 꿴 날은 이 날이 분명하다. 다 알면 뭐 해 돌릴 수가 없는데.
근데 왜 하필 왜 민윤기냐고. 왜!
* * * * *
과거사 (라고 쓰고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읽는다.) 회상을 하며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점심을 먹고 소화라도 시킬 겸 친구들하고 같이 운동장을 돌고 있는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지. 알아볼 수밖에 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야, 공 좀!”
아 안 되는데. 아 안 되는데! 모르는 척 지나쳐야지 다른 애가 차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 몸은 자연스레 움직여 발끝이 공에 닿았다. 저 멀리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공과 함께 내 시선도 민윤기에게 자연스럽게 안착함과 동시에 머릿속에도 민윤기에 대한 생각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있잖아, 나 그 오빠랑 주말에…….”
“헐 완전…….”
“오 드디어…….”
하루 종일 뛰어 다니는 데도 하얀 피부. 크진 않지만 날카로운 눈. 오똑한 코. 남자치고 붉은 입술과 넓은 어깨, 적당한 키. 낮은 목소리…. 짜증나. 얘는 뭘 다 예쁜 것만 갖고 태어났,
“근데 이름아, 듣고 있어? 아무 말이 없길래.”
“그러게, 점심 먹을 때부터 말도 없고.”
“어, 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방금 뭐라고?”
미친 것이 분명하다. 이 정도면 심각한 거 아니야? 민윤기 생각에 애들 말소리도 못 듣고 빠져가지곤. 괜히 졸린 척 가볍게 뺨을 두어 대 때렸다. 뒤 쪽에서 들리는 남자애들의 목소리와 아까 잠깐 마주쳤던 시선에 살짝 웃는 민윤기가 머리에 스치며 발걸음 떼는 것이 아쉬웠다.
* * * * *
Chapter : 당신은 당신의 첫 사랑을 기억 하시나요?
“야, 그거 사랑이네!”
무,뭐? 하마터면 마시던 음료수를 뿜을 뻔 했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라니. 얘 친구야 아직 중 삼인데 사랑이라는 단어는 조금 오글거리지 않니? 하루 종일 지난주에 처음 만난 민윤기의 웃는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떠다니고 특히 밤만 되면 더 하다. 머릿속에서 ‘민윤기 전용 운동회’ 라도 하는 건지 저기 저 축구하는 애들처럼 하루 종일 뛰어 다니느라 바쁘다 아주.
“무슨 사랑이야. 지난주에 처음 만났다니까?”
“아 왜! 첫눈에 반한다는 말도 몰라? 야 그럼 너 완전 첫사랑이네?”
“야 무슨……. 나 남자친구 있었거든? 친구한테 관심 좀 갖고 사세요.”
“첫 사랑은 첫 연인이 아니거든?”
“뭐. 그럼 뭔데?”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사람을 첫 사랑이라고 하는 거야.”
“…….”
“하루 종일 생각나고, 그 사람 생각에 잠도 안 오고.”
마지막으로 이어진 말을 듣는 순간 흠칫 했다. 뭐? 그럼 난 진짜 민윤기를 좋아한다는 거야? 그것도 본지 얼마 안 된 애를? 아 아냐, 좋아한다면 이상한 상상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난 아직까지 그런 적은 없단 말이지. 그리고 그 사람 생각을 하면 설레고 두근대고…….
얼굴도 빨개지…고…….
“안녕.”
한참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데 뒤에서 들리는 웬 남정네 목소리에 아 인사하는 구나 하곤 지나치려는 순간 웬 하얀 팔이 내 몸을 잡아 돌린다. ……민윤기? 아까 축구하던 애들 중 한 명이었는지 땀에 젖은 앞머리를 웃으며 넘기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 정도로 땀을 흘렸으면 땀 냄새가 심하게 나야 할 텐데……. 밖이라 그런가. 아까 여자애들이 향수라도 뿌린 건지 복숭아 향기만 그득했다. 아 기분 좋다.
“어, 어? 안녕?”
“왜 당황하고 그래. 우리 지난주에 그래도 하루 종일 봤는데”
“아……. 우리학교 인 건 몰랐거든.”
“나 삼반이야. 넌 칠반이지? 김태형이랑 같은 반이면?”
“응? 응 맞아. 삼반이면 앞 반이네”
“그 날은 내가 너무 까칠했던 것 같아서. 친하게! 지내자고….”
앞에선 삑사리를 한 번, 끝으로 갈수록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더니 민윤기는 붉어진 얼굴로 내 손에 음료수를 하나 쥐어 준다. 아 귀여워……. 아까는 대화하느라 너무 긴장해서 몰랐는데 운동을 하고 와서 그런 건가? 얼굴이 너무 빨갛다. 그럼 자긴 간다며 교실 쪽으로 멀어져 버리자 기분 좋던 향기도 공중으로 다 날아가 버렸다. 덩그러니 남은 나와 사이다만 한 캔 있을 뿐이다.
아. 조금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채 까지 못 한 사이다를 주머니 깊은 곳에 넣었다. 보고 싶을 때 마셔야 겠……. 아니, 아니지! 지금은 그냥 사이다가 미지근하니까 시원하게 먹으려고 넣은 것뿐이다. 그래 그런 것뿐이다.
* * * * *
“오 이름오~ 늘 기분 좋아 보인다?”
“응, 좋은 꿈을 꿨거든.”
짝지의 질문에 살짝 웃으며 대답하자 장난스레 자기가 그 꿈을 사겠다며 지갑을 꺼내려 든다. 됐다며 웃고는 시간표에 맞춰 교과서를 꺼내기 위해 사물함으로 걸어가는데,
발걸음 소리와 함께 옅은 복숭아 향이 난다. 너는 늘 변하는 것이 없다. 항상 네가 나타날만한 장소에서 네 생각을 하면 짠하고 나타나서,
“일찍 왔네.”
“……응.”
이 정도의 말을 건네고는 하니까.
네. 저는 기억 합니다. 달달한 복숭아 향을 풍기던 그 남자 아이를요. 그리고 그 첫 사랑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 이뤄질 수 있겠죠?
♡
반갑슴미다 ^ㅁ^ 처음 뵈어요 아앙 다음 주부터 봐요 우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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