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동물병원
오늘도 어김없이 지니를 돌봐주는 중이었다.
이제는 몸집도 꽤 커져서 활동하는 걸 좋아하는 지니는 새로 들어온 유기묘와 논다고 정신이 없다.
유기묘 이름이 뭐더라, 찐빵이었나. 이 이름 역시도 석진 쌤의 작품.
왜 찐빵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찐빵이 먹고 싶어서라는데...
이 남자...생각보다 허술한 구석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병원 문이 열리고 자주 오시는 아주머니께서 들어오셨다.
-안녕하세요~
익숙한 얼굴이라 꾸벅 인사를 하니, 아주머니는 호호 웃으며 나를 살갑게 받아주셨다.
"오늘도 여자친구가 있네~"
-네?
"잘 어울려요, 잘 어울려~"
-아니, 그게.
"아, 어서오세요!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입을 떼려는 찰나, 때마침 안 쪽에서 일하시던 선생님이 나오시는 바람에 변명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아주머니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우물쭈물하는 나를 신경쓸 겨를이 없어보이셨다.
아..여자 친구 아닌데...
혹여라도 석진 쌤한테 괜한 소리하는 거 아닌가싶어 초조해하고 있는데,
석진 쌤의 얼굴에 별 다른 표정 변화가 없는 걸 보니, 다행히도 아주머니께서는 선생님께 다른 소리는 하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아주머니께서는 영양제를 하나 사서 돌아가셨다.
아까 아주머니께서 한 말이 머리 속에 맴돌아 혼자 열을 삭히고 있는데,
"아미 씨,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요?"
-네? 아니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다행이고."
석진 쌤은 콧잔등을 긁적이며 뜸을 들이셨다.
"아, 저기 아미 씨...있잖아요."
무슨 말씀을 하려고 저러시지? 가만히 그의 뒷말을 기다리는데,
망할.
♪-------
벨소리가 울린다.
"아, 괜찮아요. 받아요."
선생님께 죄송의 의미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뭐하냐."
-뭐하긴 뭐해. 왜 전화했어.
"술 좀 마셔줘."
-내가 왜.
"아 그냥 좀 마셔줘ㅠㅠ"
-뭐, 차였냐?
"나오면 말해줌."
-하씨...
목소리가 울적한 걸 보니 정말 뭔 일이 있긴 있는 모양.
그래도 친군데 매몰차게 내팽개칠 순 없어 알았다고 하니, 그새 신 나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말해준다.
왠지 모르게 낚인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
그렇게 전화를 끊는데 석진 쌤이 나를 빤히 보고 있었는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아...남자 친구?"
-네!!?? 아아니요?! 그냥 친구예요! 무슨 일 있나봐요.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ㅎㅎ
"둘이서?"
-어..아마도.
"흐음..."
석진 쌤은 한 쪽 눈썹을 찡긋거리며 짐짓 엄한 얼굴을 하다가도 이내 생긋 웃었다.
"데리러 갈까요?"
-...네?
"밤 늦게 마실 거잖아요. 요즘이 얼마나 위험한데."
-아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으신...
"저 어차피 늦게까지 병원에 있으니까 말해줘요. 데리러 갈게. 아, 이 참에 번호 교환이나 할까요?"
멍청하게 있는 사이 번호까지 주고 받았다.
이 무슨... 갑작스러운...
석진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어딘가 뿌듯해보인다.
#5. 술자리
-아, 그래...걔가 싸이코였네...지가 문어야 뭐야...
"그치, 그치? 걔가 진짜!!!"
"흐극...나쁜 년..."
-하아...
전정국은 소주 몇 병을 들이붓더니 울고 웃기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썸타던 여자가 어장녀라는 걸 알게 된 후의 후폭풍이 어마어마했던 것.
생긴 건 오히려 저가 어장할 것처럼 생겨서 모쏠인 전정국은 쿠크다스의 소유자였던 거다.
충격을 안 받았을 리 없지. 얜 진짜 생긴 건 멀쩡히 잘 생겨서 왜 하는 짓은...(절레)
-그러게, 아재 개그 버리라고 했잖아.
"야. 누가 아재야. 주글래?!!"
-...말을 말자.
한참을 그렇게 달래주는데 석진 선생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아직 마시는 중?]
급 반가워져서 재빨리 답장했다.
-네ㅜㅜ
그런데 나도 모르게 히죽거리고 있었는지 전정국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너 뭐냐. 애인 생김?"
-아니.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건만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정국은 내 폰을 휙 낚아채 내용을 살폈다.
"아닌 게 아닌데? 야, 뭐야. 이거 남자 맞네."
-야, 내놔!!
발악하는 나를 가볍게 제지한 전정국은 고개까지 끄덕여가며 말한다.
"오호, 석진 쌤? 웬일이래, 우리 연고께서."
-미친. 내가 너한테서 연애고자 소릴 들어야겠냐?
ㅅㅂ
자존심 상하네.
"야야. 남자들은! 연락을 좀 해주면, 호감이 생긴다고. 그래서 내가...흐큽."
-얼씨구...
또 울분이 터진 녀석의 등을 토닥여주는데, 갑자기 홱 고개를 처든 전정국은 내게 눈을 부라리며 단호하게 말한다.
"얼런 뭐라고 존 해 바. 엉!!"
해석하자면 '얼른 뭐라도 좀 해 봐라' 같은데 뭘 하라는 건지.
-뭐를.
"니가 안 하며능...."
-...?
"내가 해주께!!!!!!!!!!!!!!!!"
야 이 미친놈이ㅣ!! 또 핸드폰을 뺏들려고 발악이다.
[선택2]
1. 핸드폰을 아예 꺼버린다 |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석진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전화를 꺼놨지...?
"지금 데리러 가면 분위기만 망치려나..."
[-20]
|
2. 아는 선배한테 전화 온 척한다 |
-아이쿠, 전화가 왔네! 잠깐만 정국아~전화 좀 받자^^
어차피 술에 취했으니 알아채지도 못할 거라 생각해서 불꽃 연기를 펼치는 중이었다. 그런데 도중 진동이 웅웅 울린다. 혹여라도 거짓 전화를 한 것이 들통나면 술 취한 전정국이 무슨 짓을 할 지 몰랐기에 난 일단 손가락을 움직여 통화버튼을 눌렀다. 발신자가 누구든 알게 뭐야.
-네, 네! 그렇죠~
"아미 씨..?"
미친. 하필 석진 선생님일 건 또 뭐람ㅋ 그러나 이미 시작한 거, 뻔뻔하게 밀고 나가기로 했다. 나중에 해명하지 뭐.
-네~선배! 제가 그 교수님 강의 들어봤는데, 시험 유형 알려드릴까요!
"...."
-그러니까요~그 교수님 수업이 좀 빡세야 말이죠^^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네..ㅋㅋㅋㅋ고마워요...ㅋㅋㅋ"
시발....쪽팔려서 죽을 거 같아...
"아미 씨, 지금 데리러 갈게요ㅋㅋㅋ구해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아, 알겠습니다 선배님~다음 수업 때 봬요!
"ㅋㅋㅋㅋㅋ네ㅋㅋㅋ"
[system/아미의 수치스러움이 상승했습니다]
[+20]
|
3. 석진 쌤에게 연락하는 척한다 |
-알았어! 지금 하면 될 거 아냐!
전정국의 기세에 못 이겨 카톡창을 열었다. 초롱거리는 눈이 쳐다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액정을 두드렸다. 그냥 보내는 척하고 말아야지, 했는데 제길
-선생님 아직 병원이세요
하고 보냈다ㅋ 망할 습관이 무섭다고 전송 버튼까지 그냥 눌러버렸다고!!!! 그리고 보내기 무섭게 1이 사라졌다.
[네. 병원이죠.]
아 우리 선생님...텍스트 말투도 참 멋있
전정국은 또 내 폰을 휙 채가 겁내 빠른 속도로 타자를 두드렸다.
-야 이 미친샊
전정국의 등짝을 후려치고는 재빨리 다시 뺏었다. 급히 카톡창을 확인하는데,
[ㅜㅜㅜ저 지금 엄청 취ㅎㅆ어ㅛ]
-.....너 미쳤니?
"헤햏 이러면 걱정하지 않을까? 헤헿"
아주 혀가 꼬였네 꼬였어. 전정국은 히죽거리며 자기가 사랑의 큐피드라는 둥 헛소리를 해댔다. 집에 보내야겠다. 그리고 저승길에도. 넌 죽었어ㅅㅂ
. . .
"음...많이 취했나. 이제 데리러 갈까."
정국이의 말대로 석진 선생님은 아미의 걱정을 하고 있었다.
[+10]
|
4.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
전정국의 눈을 피해 가방 깊숙이 숨겨놓았던 핸드폰을 몰래 꺼내 확인했다. 뭐지...?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10] |
| 물뿌 |
물뿌입니다ㅜㅠㅠㅠ 넘나 늦은 것...죄송합니다...ㅜㅜㅠ 앞으로도 느리게 업뎃될 거 같지만....다음화는 분량이 많을 겁니다! 봐주시는 분들, 제 사랑을 드려요^^ |
| 암호닉 |
퓨어 / 룬 / 빨강 / 민윤기 / 녹차라떼 늘 고마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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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