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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백] 프로듀서와 가수의 갑을관계 | 인스티즈

 

 

 

[EXO/찬백] 프로듀서와 가수의 갑을관계 

 

w. 자몽누나 

 

 

째깍째깍. 기분 나쁜 시계의 초침 운동 소리가 마치 공사장의 소음 마냥 크게 들려온다. 이놈의 성격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저 시계를 다신 못 움직이게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이 곳은 너무나도 유명하고 위대하신 프로듀서님의 녹음실이라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아니, 근데 대체 시간이 몇신데 이렇게 안 나타나는거지? 분명 여덟시부터 녹음이라고 들었던 것 같았는데. 하필 방금 화사에 급한 일이 생겨 내 스케줄에 따라오지 못한 준면이 형이 원망스러워지려 하고 있었다. 준면이 형에게 8시 녹음이 맞냐며 몇번이고 카톡을 보냈지만 삼십분 째 여전히 1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매니저인 준면이 형이 아니면 내 스케줄을 아는 사람이 없는지라 난 하는 수 없이 번호조차 모르는 프로듀서님을 주구장창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네개 씩이나 되는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아홉시가 다 되어가는 판국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모순이 분명했다. 차라리 회사 녹음실이었다면 아무 엔지니어나 붙잡고 녹음을 강행했을테지만, 이곳은 곡을 받기만 해도 3사 음악방송의 1위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소문난 (이제 개념도 없다고 소문나게 만들어 줄테다) 프로듀서 박찬열의 녹음실이었다. 혹시나 조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초면에 면박을 받을 게 안봐도 비디오였다. 쏟아지려는 잠을 떨쳐내려다가 애꿎은 가사 종이가 구겨지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번호라도 받아올걸. 형은 왜 또 연락이 안 되는거야. 혹시 내가 잘못 찾아온거면 어떡하지? 다른 곳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건 아닐까? 시간만 계속해서 지나가자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어, 일찍 와 있었네" 

 

억지로 눈을 부릅뜨며 졸음과 사투하는 사이 녹음실 문이 열리며 찬 공기가 새어들어와 번쩍 하고 눈이 뜨였다. 프로듀서가 이제서야 온듯 싶었다. 아니, 대체 시간 개념은 어디에다가 밥 말아 먹고 다니시는겁니까? 프로듀서란 사람이 이렇게 시간 약속을 안 지키시면 어떡합니까?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퍼부어주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드는 순간 머릿속은 새하얘지고 말았다. 잠깐만, 저 사람이 진짜 프로듀서라고? 프로듀서가 키우는 연습생이 아니라? 워낙 얼굴은 알려지지 않고 곡들만 유명한 프로듀서라 얼굴에 자신이 없을거라 생각했던건 다 오산이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들어 (심지어 한참 들어야 했다) 눈을 마주하자마자 심장이 덜컹 주저앉았다. 엄마, 사장님, 준면이형. 나 절대 게이 아니에요. 근데 이 사람은 비 인간적으로 너무 잘생겼잖아요. 

 

“아, 안녕하세요. 변백현입니…" 

“그런건 다 알고 있으니까 얘기할 필요 없고. 가사는?" 

“가사는 여기…“ 

“종이에 써 있는거 말고. 여기에 들어 있냐고." 

 

박찬열과의 대화에서 단 1분만에 파악한게 있다면 단언컨데 싸가지라 할 수 있겠다. 일단 초면에 말을 놨다. 그래, 내가 저보다 어린건 맞다. 하지만 이런 대우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내가 자신의 곡을 받고 활동해야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라지만, 자기가 만든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나? 평소 같았으면 한 성질 하는 내가 저기요, 초면에 말 놓는건 실례 아니신가요? 하고 물었을테지만 이번 한번만은 참기로 했다. 여가서 잠깐 한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난 얼빠가 아니라는 것이다. 

 

근데 반말보다 더 어이없는 건 처음 보는 사람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는 행동이다. 가사가 머릿속에 숙지되어 있는지를 물어본다는 건 알고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건 우리가 초.면. 이라는 것이었다. 심히 미간이 좁혀지고 눈썹이 꿈틀거릴만한, 아니 평소에 나였으면 브라질리언 킥을 날려줬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성인군자 (오늘부터 성질 좀 죽이기로 했다 난 절대 얼빠가 아님을 다시한번 강조한다)가 되기로 했으므로 애써 침착한 얼굴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긴 말 필요 없이 시작해볼까" 

 

박찬열의 눈짓 한번으로 나는 가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종종 걸음으로 부스에 들어갔다. 역시 회사에서 하는 녹음이 아니라 그런건지, 평소의 녹음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상상했던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부스 안으로 연결 된 마이크를 통해 시작을 알리는 박찬열의 목소리를 듣고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귀로는 헤드셋을 통해 잔잔한 미디엄 템포의 MR이 흘러나오는 걸 듣고, 눈으로는 박찬열의 제스처를 쫓으며 노래를 시작했다. 첫 소절을 무리 없이 부르고는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내는 그를 보고는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탄탄대로 흘러갈 것 같았던 녹음은 그저 내 꿈일 뿐이었다. 

 

“잠깐만. 음정이 올라갔어. 다시 간다." 

“이 노래가 발라드야? 감정이 과해. 조절해서 불러." 

“박치도 아니고. 하나 둘 반에 들어가라고 몇번 말하냐." 

“너 지금까지 앨범 다 어떻게 낸거야?" 

“회사에서 오냐오냐 키워주니까 녹음이 장난이지." 

 

마음 속으로는 이미 수백번 울고도 남았다. 이럴 때 준면이 형이라도 옆에 있어줬더라면 귤 까듯 신명나게 박찬열을 깠을거다. 저것도 참 재주다, 재주. 사람 자존심 툭툭 걷드리면서 성질 돋구는 거. 내가 듣기엔 두번째 부를 때와 세번째 부를 때는 별 차이도 없어보이는데 저 싸가지는 꼭 한 소절을 똑같이 한 열번은 부르게 만드는 것 같다. 그것도 사람 진 빠지게. 솔직히 말해서 박자가 좀 밀리거나 하는 부분은 컴퓨터로 딸깍 클릭질만 하면 되는 것을 굳이 다시 부르게 만드는 건 일부러 나를 짜증나게 하려는 심보 같다. 하지만 한 성격 하는 나를 가만히 쭈그리로 만드는건 박찬열의 범접할 수 없는 외모 때문이었다. 하필 내 마음에 들어가지고는 평소 나처럼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박찬열의 갈굼을 받아주며 쉬는 텀도 없이 꼬박 서너시간을 부스 안에만 있으려니 이산화탄소에 갇혀 죽을 것만 같았다. 결국 내가 박찬열에게 먼저 G.G를 선언했고 그제서야 부스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체력이 그정도 밖에 안돼? 그 체력으로 해 뜨기 전에 녹음 끝낼 수 있겠어?" 

“네? 설마 이걸 오늘 한큐에 다 끝내려고 하셨어요?" 

“일단 시작을 했으면 한번에 끝을 봐야 정상 아닌가." 

“그럴 계획이셨으면 차라리 아침 일찍 부르셨어야죠." 

“아침엔 니가 노래 못 부르겠다고 했다면서. 매니저가 그러던데.” 

“아, 진짜…" 

 

그제서야 생각났다. 얼마 전에 내게 아침부터 녹음을 할 수 있겠냐고 물어오던 준면이 형의 모습. 그리고 헤어샵에서 머리를 받으며 절대 안된다고 완강하게 거절하던 나의 모습.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었다. 아마 형이 끝에 얼버무리던 말이 이거였나보다. 박찬열은 모든 녹음을 하루 안에 끝내려고 하는 무시무시한 인간이라고. 난 일단 가방 속에 챙겨두었던 물병을 꺼내 벌컥벌컥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너무 급하게 마셨는지 고작 물 하나 마시면서 사레가 들려 켁켁거리는 나를 보는 박찬열의 시선이 느껴졌다. 애써 모르는 척 하며 물병을 다시 가방에 넣었고, 아무 말 없이 부스로 향했다. 

 

“나와" 

“네?" 

“나와서 좀 쉬고 하라고. 물만 마시고 들어가면 뭐가 바뀌어?" 

“오늘 안에 끝내야한다고 하셨잖아요…” 

“너 여기 오기 전에도 스케줄 몇개 씩이나 하고 온거 알아. 그니까 쉬라고." 

 

몇시간 동안 나를 닦달하다가 뜬금 없는 박찬열의 친절한 행동에 의아해 하다가 이내 녹음실 한켠에 마련되어있는 베이지색 소파 위로 몸을 기댔다. 그러자 박찬열도 내 옆에 앉아 노트북을 들고는 이것저것 작업을 해댔다. 차라리 나처럼 좀 쉬지. 그가 하는 노트북을 힐끔 쳐다보다가 내 쪽으로 향하는 시선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번쩍 하고는 눈이 떠졌다. 몇시지 하면서 시계를 확인하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내 위에 있던 무언가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녹음실 바닥을 확인해보니 노란 병아리 무늬가 잔뜩 박혀있는 담요였다. 다시 담요를 주워 몸 위에 두르고는 화장실에 가려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이질적인 느낌이 손에 잡혀 머리에 있는 정체모를 것을 떼어내 확인했다. 

 

“너무 잘 자길래 안 깨우고 잠깐 나갔다 온다. 일어나면 연락해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박찬열은 싸가지가 없는게 아니라 그저 까칠한 성격인 것 같았다. 그래, 잘생긴 사람이 싸가지 없을 리가 없지. 얼굴에 완연하게 띄인 미소를 주체하지 못하며 어느새 내 손은 핸드폰을 켜 박찬열의 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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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우이유ㅠㅠㅠ첫번째네요 결국찬백이들은어떻개되는건가요!!찬백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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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누나
아마 행쇼할거에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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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럴헐 박찬열pd님 은근 츤데레네요ㅠㅠㅠ찬백행쇼해라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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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허류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찬열이 츤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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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ㅠㅠ절대 가 아닌 백현이는 찬열이한테 반한거 같네요ㅋㅋㅋㅋㅋ 찬열이 너무 귀엽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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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짱좋아ㅠㅠㅠㅠ찬열아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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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변백현은인걸로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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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규ㅠ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츤픈츤츤츤츤츤대네요ㅠㅠ귀엽긴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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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ㅜㅜㅜㅜㅜㅜ아이고ㅜㅜㅡㅜㅜㅜㅜㅜㅜㅠㅠ푸ㅜㅠㅠㅠㅠㅠㅠ 겉으론 표현ㅇ을 왤케 안하니.. ㄸㄹ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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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왜 후편 안오나여 ㅠㅠㅠㅠㅠㅠㅠ 흐히흐힣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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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최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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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 찬백이들 이제 행쇼하는건가요?까칠한 박차녈 ㅠㅍㅍ대박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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