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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전체글ll조회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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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져. "

[방탄소년단/김태형] 고엽 01 | 인스티즈


 

" 난 이제 너라면 지긋지긋해. "

 " 왠만하면 마주치지 말자, 김태형. "

" 니 물건은 내가 정리해서 보내-, "

 

" 할말은, 그게 끝이야? "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차분한 반응이었다. 무려 5년만에 처음하는 이별통보인데. 아, 생각해보니 처음은 아니다. 연애 초에 크게 한번 싸워서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다가 진짜 미친놈처럼 애원하는 김태형에 그 다음부터는 헤어지자는 말은 장난으로도 한번도 내뱉은 적이 없었다. 무려 5년간. 그때 진짜로 헤어졌어야 했던 건데, 그러면 나도, 김태형도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언젠가 누가 나한테 그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면 원하던 때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 그러면 너는 어떻게 할래? 지금 심정으로는 악마에게 내 다음생의 다음생 까지의 영혼도 팔 수 있을 것 같다.

 

" 니 물건은 내가 정리해서 택배로 보내 줄, "

 

" ㅇㅇ야. "

" 어딜 도망가. "

 

 

여우 같은 새끼.

눈치 없고 순수한 척은 혼자 다 하는 김태형은,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여우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눈치도 빠르고 계산도 빠른 시커먼 놈이었다. 직업 탓인가 사람파악하고 김태형만큼이나 눈치가 빠른 나는 그런 김태형을 알아챘었고. 5년의 연애로 김태형은 나에 대해서 잘 알고있었고.

그런 김태형이었기에 단숨에 알아차린것같았다. 내가 저한테서 도망치는 거라는 걸. 상대를 아름답게 놓아주고 서로의 합의하에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 결정하고 버려두고 냅다 도망치는 것이라는 걸. 하지만 도망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김태형은 합의 따위 해주지 않을테니까.

 

 

" 어차피 잡힐거. "

 

 

난 내 도망이 김태형과 나, 둘 모두에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서로에게 가장 장점이 되어야 할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가고 있었고, 나는 그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놓지 못했다.

 

 

" 너, 뭔가 오해가 있나본데. "

" 나 안잡혀. 니가 팔을 잡으면 내 팔을 잘라내고서라도 도망칠 테니까. "

 

 

필사적으로 도망 칠 자신이 있다. 어떻게든 잡히지 않으려 발악할 자신이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서로를 멀리 해야 한다.

나를 가까이 할수록 망가진다는 걸 김태형 자신도 제일 잘 알텐데도, 김태형은 멍청하게도 나를 껴안고 망가지는 것을 택했다. 자기 이익은 귀신같이 챙기고 절대 손해보며 살지 않던 여우는, 내 앞에서는 계산 따위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애정을 갈구하고 내가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자신을 망가뜨렸다. 나는 그런 그를 철없게도, 그리고 이기적이게도 모른척해왔었다. 

김태형 너는, 내 도망을 모른척하고 등돌려야 하는 걸 알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했다.

 

 

 

" 나 간다, 아예 안보고 살 수는 없겠지만, 진짜 왠만하면 보지말자. "

 

 

 

[방탄소년단/김태형] 고엽 01 | 인스티즈

 

 "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가는 김태형이 무슨 사고를 칠 지 몰라 자리에서 급히 일어났다. 그리고는 마지막 말을 하고는 김태형 옆을 스쳐지나가려는 찰나, 큰 손이 내 손목을 세게 잡아왔고, 나를 보지 않고 앞을 보고 있는 채로 말을 해왔다.

 

 

" 뭐? "

 

" 아주 잠깐만이야, 그리고 그건 내 최소한의 배려고. "

 

" 무슨 소리... "

" 다음부터 이딴식으로 통보하면, 그땐 꽤 각오해야 할거야. "

 

 

김태형은 내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아주 잠깐만이라는 소리는, 나에게 잠깐이라도 자신과 떨어져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얘기이고, 다음부터 라는 소리는 내 헤어지자는 말은 아예 씹어버리겠다는 뜻이다. 내가 확신하건데, 김태형은 아주 잠깐 나에게 자유를 주고 그 시간이 지난 후에 내가 저에게 달려가야 할 '무슨 일'을 만들어 낼것이다.

 

 

 

" 지랄하지마. 여기서 너랑 나는 끝이고, 다음은 없으니까. "

 

" 많이 보고싶을거야, ㅇㅇ야. "

 

 

미친놈.

제대로 미쳤다.

팔목을 잡은 손을 쳐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김태형의 표정이 어떨지 상상이 됐지만 단 한번도 뒤돌아 보지 않고 입구로 향했고, 내 발걸음엔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오랜시간 자책하고 괴로워하며 생각한만큼 나는 돌아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

 

 

 

 

" 부편집장님, "

 

" 네, 들어오세요. "

 

 

3달이 지났다. 유난히 쌀쌀했던 겨울을 지나 어느덧 봄의 중간에 서있었다.

 

 

" 여기, 저번에 말씀드렸던 결재서류요. "

 

" 아, 네. "

 

 

한달, 아니 2주도 못버틸 줄 알았던 김태형은, 정말 예상치못하게 3달간 얌전했다. 가끔가다가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기는 했었지만. 내가 예상했던 상황과는 다르게 정말 고요했고 평화로웠다. 덕분에 나는 일에 완전히 전념할 수 있었고, 잠깐이라도 김태형의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이 일했다. 그래서일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김태형을 덜 생각했고, 너무나 바빴지만 마음만은 편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면서 불안이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폭풍전야, 딱 그 말이 어울렸다.

 

 

" 아, 그리고 저번에 섭외요청했던 그 사진기자님이요, 하시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

 

" 아, 정말요? 잘됐네요. "

 

" 촬영전에 한번 미팅해봐야 하니까, 미팅시간이랑 장소 잡게 연락달라고 하셨어요. "

 

" 네, 수고했어요. 이만 가보세요, 연락은 제가 지금 할게요. "

 

 

잡지사의 일도 순조롭게 풀려가고, 매출도 떨어지는 법이 없이 계속 오르고. 그래, 좋은 일이 계속 되는 걸 보고 불안한 마음따위는 날려버리자. 김태형도 정신 차렸겠지. 나 없는 생활이 적응이 잘 되어가고 있는 걸거야.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박실장님? 저 히트사 김ㅇㅇ 부편집장입니다. "

 

" 아, 네. 안녕하세요 "

" 일단 바쁘실텐데 섭외요청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촬영전에 미팅 한번 하셔야하는데, 언제가 괜찮으세요? "

" 제가 이번주에는 촬영스케쥴이 다 잡혀있어서요, 다음주가 괜찮을것같아요 "

" 아, 죄송합니다. 자꾸 문자 알림이 울리네요, 알림좀 끄겠습니다, 잠시만요 "

 

 

누가 이렇게 문자를 여러개씩 보내는 건지, 통화중에 진동이 수도없이 울렸다. 전화통화할때 상대방을 오래 기다리게 하는건 예의가 아니었고, 특히 그 상대가 우리가 섭외에 공들인 요즘 뜨고있는 사진기자였기 때문에 서둘러 문자 알림을 끄려고 했다. 근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야.

알림을 끄고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확인했다. ...설마가 사람잡는다더니.

수도없이 울렸던 문자들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김태형의 매니저였다.

 

 

/ㅇㅇ야

/ㅇㅇ야 계속 통화중이네

/통화 끝나는대로 바로 나한테 연락좀 줘

/비상이야. 한동안 잠잠하더니

/당장 인터넷좀 들어가봐. 지금 검색어 독차지하고 계신다 김태형님께서

/얘 왜 이러는 거냐

/너네 싸웠어?

/제발 빨리 연락좀 해줘

 

 

타이밍 참 대박이다. 왜 하필이면 중요한 전화 할때 이러는건데.

다급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자들이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어지럼증이 확 몰려왔고, 나는 몇번이고 사과에 사과를 거듭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서는 당장 인터넷을 들어가 검색어를 확인했더니, 김태형 매니저의 말대로 1위 김태형, 2위 김태형 열애, 3위 한지연 이 올라있었다. 한지연은 또 어떤 불쌍한 년이야.

 

 

기사하나를 클릭했더니 마스크와 모자로 무장한 김태형과 여자가 보였다.

' 비밀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배우 김태형과 한지연'

 

 

계속 지끈거리는 머리에 손으로 이마를 짚고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너는 항상 이런식이지, 김태형. 진짜 지긋지긋하다. 자신을 망가뜨려서 내가 저에게 달려가야 할 '무슨 일'을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가야 할까, 가지 말아야 할까.

그 어떤 사고를 쳐도 김태형에게 달려가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마음이 막상 닥치니 흔들리기 시작했다.  

 

 

/ㅇㅇ야

/제발 살려줘 응?

/통화 끝난것 같은데 왜 전화 안받아

/김태형 제정신 아니야, 우리 말 아무도 안들어. 제발 연락좀 줘

 

 

그래, 김태형 니가 아니라 니 주변인들때문에 가는거야.

난 너에게 잡혀주는 게 아니라 이번 한번만 쓴소리 하러 가는거야.

 

 

" ...여보세요. "

 

 

결정하자마자 당장 매니저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도의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걸려있던 코트를 들고 급하게 밖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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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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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1.177
오오오 태태 박력.. 고엽 제가 진짜 짱 좋아하는 노랜데 글이랑 잘어울려요 ㅠㅠㅠ 다음편 기대되요 ㅎㅎ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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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3.49
작가님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대박 글 진짜 취저에요ㅠㅠㅠㅠ다음편 너무궁금합니다ㅠㅠㅜ 암호닉신청가능한가요?? [포레버]로신청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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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173
으아... 좋다... 이런 위태로운 상황.. 진짜 막 아 뭐라고 표현못하겠어요 좋네요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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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0.121
아 좋아요ㅜㅠㅠㅠㅠㅠ 연옌×일반인구도 제가 너무좋아하는데요ㅠㅠㅠ아그냥 사랑합니다 작까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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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8.204
아.... 취향저격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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