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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백현x경수) 

 

 

 

 

 

맑은 하늘 

 

 

 

 

 

 

도경수는 작았다. 나와 키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 것은 아니였지만, 체격이 작아서 더 비교가 되었다. 도경수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생글거리며 웃고 다녔다. 아이들은 생글거리며 다니는 경수를 좋아라했고, 나 역시 맑은 도경수를 좋아했다. 도경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유난히 신경썼다. 도경수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그래서 도경수는 많이 이용당했다. 항상 선생에게 혼나는 것은 도경수였다. 항상 벌을 받는 것은 도경수였다. 도경수는 혼나면서도 아이들과 놀았다. 이기적인 놈들과 실실거리며 놀았다. 병신같았다. 나는 도경수와 달랐다. 파란 하늘인 도경수와는 달랐다. 나는 도경수를 따라 파랗고 맑은 하늘이 되고 싶지 않았다. 될 수 도 없겠지만. 갑자기 웃음이 새어나왔다. 도경수는 병신같다. 파란 하늘과 같이 모든 것을 포용했다. 그 것이 쓸데없는 것이라 해도, 절대 놓지 않았다. 나는 그런 도경수를 이해하지 못 했다. 

 

 

 

 

도경수는 친구들과 있을 때와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이 달랐다. 친구들이 등을 보이면 바로 표정을 굳히며 욕을 했다.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것도 잠시였다. 자꾸 그 표정을 보니 이제 익숙해졌나보다. 그 표정도 꽤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먹구름 낀 하늘 같았다. 도경수는 혼자 울었다. 벽이 얇아서인지 도경수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다 들렸다. 병신같은 도경수는 그 것도 모르겠지. 도경수는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욕했다. 옛날,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에게 해를 입히고 상처를 준 아이들을 욕했다. 나는 벽에 기대 도경수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훌쩍거리며 울음을 삼키는 것이 조금은 안쓰러웠다. 도경수는 항상 울고나면 내가 있는 쪽의 방 벽을 콩콩 두들겼다. 아마 내가 자는 지, 안 자는 지를 확인해보는 행동일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비가 왔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습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았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우산을 폈다. 비는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았다. 나는 우산을 접었다. 이 정도의 비라면 차라리 맞고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에 등교하는 도경수가 보였다. 도경수는 다른 아이와 히히덕거리며 우산을 쓰며 내 앞에서 서성거렸다. 역시나, 표정은 맑았다. 지금 날씨와는 다르게. 혼자있을 때와는 다르게. 나는 원래 도경수를 신기하게 여기지 않았었다. 응, 않았었다. 지금은 아니라는 소리다. 도경수가 신기했다. 표정이 휙휙 바뀌는 것도 신기했고, 선생에게 혼나고 와서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친구들과 웃으며 노는 것도 신기했다. 

 

 

 

 

도경수는 친구들 앞에서 울지 않았다. 나는 학교화장실에서 훌쩍거리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 소리는 도경수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도경수는 나와 잘 놀지 않는다. 도경수가 나에게 말을 많이 걸었지만, 내가 모두 막았다. 따지고 보면 내 잘못이네. 후회는 없다. 나는 도경수와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도경수는 나를 항상 백현아. 라고 불렀다. 내가 무시를 해도 내 뒤를 종종 따라오며 백현아, 화났어? 하며 이상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비를 맞은 강아지처럼 낑낑대는 모습이 꽤나 우스웠다. 저러다 내가 가면 또 쌍욕을 짓껄이겠지? 

 

 

 

 

역시나였다. 내가 도경수의 눈 안에서 벗어나자마자 도경수는 내 욕을 했다. 소리는 들린다는 걸 모르는건가, 병신년. 난 다시 도경수 앞으로 나갔다. 도경수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도경수는 말을 더듬었다. 내가 다가가는 만큼 뒤로 물러섰다. 

 

 

 

 

들,들렸어? 

 

 

 

 

더듬으며 말하는 도경수가 바보같았다. 병신 말고 바보. 조금 귀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새어나오는 웃음을 꾹 참았다. 도경수는 다시 맑은 하늘로 변했다. 사소한 변화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맑은 하늘. 그 하늘로 들어서고 싶었다. 도경수의 모습을 보니, 나쁜 마음이 여기저기를 들쑤셨다. 도경수는 모든 것을 포용했다. 물론 사람들의 시선이 있을 때만 허용되는 이야기지만. 도경수는 나를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 나의 시선도 사람들의 시선 중 하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도경수를 바라봤다. 도경수는 내 시선에 어쩔 줄 모르겠는지 눈을 도르륵 굴려댔다. 붉어졌다 새하얘졌다, 다시 붉어지는 도경수가 신기했다.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도경수는 존나 신기하다. 

 

 

 

 

도경수는 그 때의 일 이후로 날 피해다녔다. 아마 아이들에게 말할까 두려운 것이겠지. 내가 입만 뻥긋하는 순간 도경수는 힘들게 쌓아놓았던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도경수는 모든 것을 포용하기엔 아직 작나보다. 마치 자신의 몸짓과 같이. 그래도 하늘은 하늘이였다. 내가 다가가자, 도경수는 자신의 하늘에 날 받아주었다. 도경수는 날 껄끄럽게 여기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난 도경수의 하늘 안에 있는 것만 해도 만족스러웠다. 

 

 

 

 

도경수의 하늘은 더없이 포근했다. 몽실몽실한 구름 위를 밟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학교에서의 도경수는 좋았다. 맑은 하늘과 같이 모두를 밝게 비춰주는 도경수. 나빴던 기분마저 정화시켜주는 맑은 하늘. 혼자 있는 도경수는 싫었다. 혼자 방 안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도경수는 맑은 하늘이 아니였다. 눅눅하고 어두운 하늘 같았다. 비가 주륵주륵 내릴 것 같았다. 아,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릴 것 같다. 하면 바로 비가 내렸다. 나는 빗소리는 좋았지만, 비는 싫었다. 그리고 빗소리보다는 맑은 하늘이 좋았다. 맑은 하늘은 나를 정화시켜주었다. 

 

 

 

 

오늘 도경수에게는 비가 왔다. 처음으로, 아이들이 보는 학교에 비가 내렸다. 도경수는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젖은 앞머리에 가려져,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도경수의 몸에 묻어있는 액체에는 도경수의 눈물도 섞여있을 거라 나는 확신했다. 물증은 없었지만, 나는 확신했다. 도경수는 지금 울고 있을 것이라고. 비를 방패삼아 그 속 안에서 울고 있을 것이라고. 

 

 

 

 

도경수는 항상 맑은 하늘이 아니였다. 도경수는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없었다.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난 도경수의 하늘 안에 있는 것이 아니였다. 도경수에게는 비가 내렸다. 도경수는 맑은 하늘 속에 먹구름들을 감추고 있었다. 금방 보내버릴 먹구름. 나는 그 안에 있는 것이였다. 도경수의 눈물을 막아줄, 도경수의 본모습을 감춰줄 방패. 도경수는 이기적이다. 나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더이상 도경수를 맑은 하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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