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무용하는 전정국 X 피아노 치는 너탄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02/3/6d5e96399e56fecb14852c6c0089b007.gif)
무용하는 전정국 X 피아노 치는 너탄
ⓒ 보라고래
01
어느 때와 다름없이 무용과 선배들과 춤연습을 마쳤다. 무용과의 하루의 절반은 춤 연습으로 보내는데, 무슨 지옥 캠프도 아니고 하루에 10시간 이상은 쉬지도 않고 춤만 죽어라 연습한다. 연습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몸에 붙어가는 파스의 양은 나날이 늘어만 가고, 춤 연습이 이토록 지랄 맞을 줄 알았더라면 군대나 일찍 갔다올껄. 아까 괜히 스텝 밟아보겠다고 나서다가 넘어져서 쓸린 오른쪽 무릎이 아파온다.
" 전정국, 무릎 괜찮아? "
" 아, 예…. 괜찮아요 "
" 계속 아프면 병원이라도 갔다와라. "
" 예. 들어가세요! "
선배랍시고 후배 위해주는 척은…….쓰라린 무릎을 손으로 슥 하니 쓸고 연습실을 나와 복도에 있는 자판기 앞으로 갔다. 내 뒤로 지나가면서 하나같이 입술을 부비고 있는 커플들을 보고 있자니, 내 20대 청춘을 춤에만 쏟아붇고 있는 것 같아 갑자기 허탈함이 물 밀듯이 밀려온다. 지나가는 커플 뒤에다가 대고 가운데 손가락을 슬며시 꺼내 주고는 괜히 자판기에 내 신발 코를 문지르면서 내 눈 앞에 보이는 '포카리 스웨트' 버튼을 눌렀다. 톡 하고 캔을 따고 목젖 사이로 흘러 들어오는 시원함이란, 장장 10시간동안 춤을 추고 나서야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은 나만의 비밀스러운 탈선이자 휴식처다.
다 마신 포카리 스웨트를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서 골인 시킨 뒤, 집에나 갈 겸 머리에 묻는 땀들을 털어내고, 입고 있는 검정색 티셔츠를 오른손으로 펄럭이자 티셔츠와 내 상체 사이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 덕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삶을 걷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 아무도 없이 텅텅 빈 집에 홀로 들어가긴 싫어 핸드폰을 키니 부재중 전화 0통, 문자 0통. 과에서 탑으로 춤 잘 추는 애면 뭐하나, 아무도 안 찾아주는데….
" 김태형이나 불러서 술이나 먹을까…. "
전화부에 들어가 평생 대화 한번 안 해볼 이름들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슥슥 올리다 보니, '김태형'이라는 단어가 눈 안에 들어왔고, 들어가기 싫은 집 대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호프집이나 갈 심산으로 김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얼마 가지 않아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 전정국! 왜! "
" 술이나 한잔 하자고 전화했는데 시간되냐? "
" 뭐라고? 야… 잠깐만…. 친구야, 친구. 이쁜아 조금만… 전정국, 뭐라고? "
" 너 또 클럽이냐? 넌 무슨 맨날 클럽을…."
" 에이… 자기야 왜 그래잉... 야, 정국아 내가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줄게!! "
금방 전화를 받았던 김태형의 주변은 온갖 소음으로 가득했고 그 소음들 사이사이에 간간히 들려오는 여자들 목소리로 봐서는 클럽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놈. 친구가 쓸쓸하면 와서 술 한잔 따라주고 같이 있어줘야지, 여자만 알아가지고.. 인상을 찌푸리며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고 빈 강의실로 가득찬 복도를 거느리는데,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빈 강의실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피아노 소리에 홀리듯이 이끌려 간 곳은 더 이상 무용과가 아닌 피아노과 강의실로 가득찬 곳이었고. 피아노가 있는 빈 강의실 안에는 한 여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한참을 아름답게 피아노를 연주하던 그녀는 연습이 좀처럼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 인지 건반을 쾅하고 내리쳤다. 그리고는 다시 심호흡을 하더니 같은 곡을 또 다시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치고 멈추고, 치고 멈추고를 한 다섯 번은 반복했을 까. 여자가 갑자기 뒤를 홱 하고 돌아 내가 서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 ……아까부터 계속 서 있으시던데…. 다리 안 아프세요? "
" 아…. 저는 그냥 구경하러 온 건데…! ㅍ,피아노 되게 잘 치시네요! "
" 아니에요, 빈말씀이라도 고마워요. "
" 빈말은 아닌데…. ㅈ,전 15학번 무용과 전정국이에요! "
" 어, 저도! 15학번 피아노과 성이름이에요&…!nbsp;"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이름과의 첫만남은 왠지 모르게 강렬한 첫인상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청초하게 예쁜 얼굴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초 여름이지만 잘록한 허리에 어울리는 흰 원피스를 입은 모습. 그런 그녀의 건반 위에 살포시 올라가 있는 하얗고 긴 손가락은 연애 경험 별로 없는 나, 전정국의 연애세포를 끓어올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02
또 틀렸다. 이제는 하얀색과 검정색을 보고만 있어도 헛구역질이 날 정도다. 얼마남지 않은 콩쿨에 내 모든 힘을 쏟아부으면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는데…. 내 다급한 마음과는 달리 내 손가락은 내가 원하는 데로 움직여 주지를 않는다. 계속 연습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바램과는 다르게 틀린 구간에서 또 틀리고, 또또 틀리고……. 계속 틀리는 내 자신이 밉고 한심하고, 그렇다고 피아노를 그만 둘 수도 없고. 열번이고 백번이고 연습을 하는데 나아지지 않는 이 빌어먹을 구간은 내 화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 하…. 아까부터 몇 번을 치는거야……. "
" 손가락,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냐…. "
쾅-. 하고 건반을 두 손으로 내리치자, 제각기 다른 건반의 음들이 모두 섞여 매우 듣기 싫은 음이 나오고야 말았다. 콩쿨에서도 잘 안되면 이렇게 내리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올까….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매고 있다가 아픈 열 손가락들을 건반 위에 올려 다시 피아노를 치려고 하는데 아까부터 반짝거리는 피아노 몸통에 비춰지는 저 문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자꾸 신경 쓰였다. 아까부터 강의실 문에 기대서 내 연주를 계속 듣고 있는데, 어디서 무얼 하고 온 건지 힘은 없어 보이는데…. 닦지 않아 빗바랜 피아노 몸통에 비춰지는 남자의 형태가 궁금해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다리는 안아프냐, 걱정 되는 말투를 섞어 호의의 관심 겸 인사를 건네자, 마치 보면 안되는 것을 보다 들킨 것 마냥 귀까지 발그레해지고 말까지 더듬기 시작한다. 남자가 입고 있는 검정색 티와 남자의 머리는 땀에 젖어 축축해보이고…. 키는 훤칠하고 몸도 좋고, 생긴것도 반반해보이는데 부끄럼은 꽤나 타는 모습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15학번 무용과 전정국. 그리고 15학번 피아노과 나. 물론 이 만남은, 피아노만으로 가득찬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계기가 되어버렸고….
♥
안녕하세요, 보라고래입니다! 제 글잡담의 첫 발자취는 정국이와의 달달한 로맨스물 !
무용과 원탑 전정국과 피아노과 원탑 이름님의 두근두근 설레는 로맨스를 함께 즐겨요!
빠른 시일내로 다음화와 함께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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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을 받을만큼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독자님 한분한분 기억하기 위해서 암호닉을 받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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