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erfly ; 만질 수 없는 그대 01
Written by 제주초콜렛
2015년 7월 4일
안녕 원우야,
오늘 여긴 되게 맑고 화창해. 거긴 어때?
얼마나 먼 곳으로 여행을 갔길래 아직도 한국에 안 오는거야.
나 네가 해준 밥도 먹고싶단 말이야.
원우 네가 돌아오면 결혼하기로 했잖아 우리.
벌써 설레는 것 같아. 너도 나랑 같은 걸까.
보고싶어. 얼른 와.
너와 나는 운명처럼 만났다.
“ 아 권순영 그만 괴롭히라고. ”
“ 아, 왜. 네가 좋아서 그러지. ”
“ 너 그래놓고 다른 여자랑...! ”
“ 어? 뭐라고 자기야? ”
나와 권순영이 사귄지 어느덧 150일이 넘어가던 날, 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오빠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 세봉아, 얘 순영이 아니야? ]
그리고 전송된 사진 여러 장. 그 속에는 클럽에 간 권순영부터 여자를 끼고 노는 권순영 마지막으로 키스하는 권순영이 있었다. 아니라고, 얘는 권순영이 아니고 오빠가 잘못 본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사진은 원본이었다. 누군가 훼손을 한 것도 캡쳐를 한 것도 합성을 한 것도 아닌 사진. 정말 그 때는 딱 죽기 직전까지 힘들었다. 내 처음이었던 사람이 날 안 봐준다. 내 모든 것을 앗아간 사람이 나로는 부족했나보다.
배신감과 속상함 그리고 원망으로 난 권순영과 헤어지고 3달을 아파했다.
처음에는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싶었다. 내가 헤어진 사실, 그가 바람을 피운 사실 그리고 내 앞의 현실까지 모두. 하지만 부인할수록 선명해지는 현실에 아파하며 자살 기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칼만 들어도 손이 벌벌 떨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칼도 한 두 번 들어보는 게 아니라 약 10번 쯤 들었을 때, 내 손은 칼에 익숙해졌었다. 그리고 칼을 동맥 근처에 가져다대는 연습도 여러번. 마지막으로 내 푸른 빛의 동맥을 검붉은 색으로 물들였을 때, 난 쓰러졌다.
일어났을 때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었다. 손목에는 하얀 붕대와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반대쪽에는 링거가 있었다. 아, 아파. 신음을 내며 일어서자 한 간호사가 날 보고 의사 선생님을 불러왔다.
“ 괜찮아요 학생? ”
“ ...네 ”
아니요, 안 괜찮아요
“ 손목은 왜 그렇게 된 거예요? ”
“ 모르겠어요 ”
정말,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고. 아무것도 인지하기 싫었다. 의사 선생님이 나가고 난 침대에서 혼자 웅크려 앉았다. 몸을 매우 작게 말고 아무 소리도 듣기 싫어 귀를 막았다. 아무것도 보기 싫어 고개를 도리질 쳤다. 그리고 그 때 네가 날 불렀다.
“ 저기, 죄송한데요. ”
" ... "
" 여기 506동 병실이... 아, 죄송해요. "
내가 울고있는 걸 발견했는지 다시 문을 닫으려는 사람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 아, 무슨 일인지 모르겠는데 울지 마세요. "
" ... "
" 에, 손목은 또 왜 이래요. 많이 힘들었어요? "
" ... "
" 괜찮다면 안아줄까요? 그게 제일 편하고 위로되던데. "
난 그에게 망설임 없이 안겼고, 이게 전원우와 나의 첫만남이다.
어쩌면 기상천외하고 믿기지 않을 영화같은 첫 만남.
암호닉 신청은 감사하게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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