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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돌연변이 00 : 꿈의 경계 | 인스티즈



연변이 00  : 꿈의 경계














 잠들기 위해 지긋이 감았던 눈을 뜨면 뿌옇던 시야가 점점 환해지고 언젠가 보았던 것처럼 묘하게 익숙한 광경이 보인다. 거세게 돌아가는 프로펠러 소리와 온몸으로 느껴지는 진동, 은근히 맡아지는 기름 냄새. 옆으로 고개를 틀면 회색 파스텔로 점철된 듯 뿌연 하늘이 펼쳐져 있다.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있는 이곳은 헬기 안이다. 거센 바람이 갑자기 들이쳤는지 전보다 더 흔들리는 헬기 탓에 아까부터 좋지 않던 속이 울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생각하지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방탄소년단] 돌연변이 00 : 꿈의 경계 | 인스티즈


"김탄소, 괜찮아?"






 거의 들릴 듯 말 듯 조그맣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꽤 걱정스러운 어투로 들려오는 말에 난 반사적으로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곳엔 꼭 해외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검은색 군복을 갖춰 입은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다가도 코를 찡긋 거리며 불만인 표정을 지었다. 꼭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 괜찮아. 그냥 멀미가 나서.."






 아직까지 상황 파악이 안돼 혼란스러운 내 마음과는 달리 내 입은 짐짓 태연하게 말하고 있었다. 내 말에 큰 눈을 가늘게 뜬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러게 내가 점심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했잖아. 하여튼 말을 안 들어요. 돼지냐? 분명 나를 비꼬는 말인데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입은 그 말을 태연히 맞받아쳤다. 뭐래, 나처럼 날씬한 돼지 본 적 있냐? 






 [도착지 반경 50m 진입. 전원 착륙 준비하라.]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명령에 겨우 풀여졌던 긴장이 또다시 내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긴장되어 달달달 떨고 있는 다리완 상관없이 내 손은 능숙하게 '착륙 준비'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목에 거추장스럽게 걸려있던 방독면을 쓰고 방탄조끼에 달려있는 주머니 속 탄창의 수를 확인하더니 마지막으로 내 팔 길이만 한 산탄총을 들었다. 지금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당황스러운데 한편으론 또 익숙해서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기억이 다 지워진 채로 내가 오랫동안 살던 곳으로 내던져진 기분이다. 


 몸이 앞쪽으로 쏠리는 것으로 보아 헬기가 착륙하기 시작했나 보다. 나는 불안함에 입술을 짓이기며 아까 전 나름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았던 남자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대체 언제 봤다고 그새 정이 든 것인지 난 그 남자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그 또한 고개를 돌려 나와 마주했다. 그 크고 또렷한 눈을 마주한 순간 아주 오래전 알고 지냈던 사람이 갑자기 떠오른 것처럼 그의 이름이 생각났다. 김태형. 그래, 김태형이었다. 






 "왜. 속 많이 안좋아? 토할 것 같아?"






 태형이는 눈동자를 좌우로 돌려 주변 눈치를 보다가 입만 벙긋대며 내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고개를 창가 쪽으로 돌렸다. 이상하게 태형이의 얼굴을 보자 긴장이 풀렸다. 현실에서 시험이나 중요한 일을 치를 때면 부적처럼 지니고 다녔던 내 어릴 적 팔찌를 태형이가 대신해주는 것 같았다. 아까 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하늘과는 달리 지금은 커다란 빌딩 몇 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선을 좀 더 내려 지상을 보면 그곳엔 빌딩을 제외하고도 작은 상가, 자동차 등 현실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다. 조금 다른게 있다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곳은 꼭 버려진 도시같았다.


 탐색하듯 그곳을 세세히 관찰하고 있는데 내 눈에 거슬리는 몇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사람 한 명 없이 깨끗한 도로. 또 하나는 그 대신 도로를 점령한 듯 어슬렁거리는 형체 모를 이상한 생명체들이었다. 크기는 일반 성인 남성만한데 걸어 다니는 꼴은 꼭 짐승같고 부분부분이 썩어들어간 것처럼 패어있었다. 아니, 다시 보아하니 크기가 다 똑같은 것들이 아니었다. 유치원생보다 작은 것들이 있는 반면 성인 남성보다 훨씬 큰 것들도 있었다. 나는 패닉에 싸여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지금 내 생각이 맞는 거라면 나는 저 정체 모를 것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그들을 처치하러. 






 [도착지 착륙 완료.]






 그새 도착했는지 아까 전 들린 딱딱한 음성이 또다시 들려왔다. 문 근처에 앉아있던 남자가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훅 끼쳐오는 냄새에 토기가 쏠려왔다. 무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시체 냄새와 쓰레기 냄새, 화학 냄새 등 역한 냄새들이 잔뜩 섞인 것 같았다. 방독면을 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나보다 앞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차례대로 헬기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봤다. 믿을 수 없었다. 당장 이 상황을. 나는 그냥 평소대로 학교를 다녀오고 핸드폰을 하다 잠에 든 평범한 대한민국 학생이었다. 근데 갑자기 눈을 떠보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였다. 으.. 잇새로 나도 모르게 울먹이는 소리를 내버렸다. 아까부터 묘하게 날 감싸던 익숙한 느낌은 사라지고 공포감이 내 몸을 잠식했다. 






 "뭐 해. 안 가?"






 갑자기 텁 내 어깨에 닿아오는 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곳엔 태형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방독면 때문에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속에 무슨 표정을 하고 있을지 훤히 보였다. 분명 날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으리라. 나는 마구잡이로 물어뜯고 있던 입술을 놓고 숨을 쉬었다.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물어봐야 할 건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하러 가는 것이며 내가 저 괴물 같은 것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간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쓰러질 것이란 사실을 알려야 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태형아, 나..




 그때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강렬한 통증과 함께 눈앞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꼭 처음 이곳에 왔던 것처럼. 







*








 "너 요새 좀 피곤해 보인다?"






 멍 때리며 칠판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얼굴 탓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 얼굴은 2년째 같은 반이 되어 지겹도록 붙어 다니는 나의 친구이자 원수였다. 그 애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턱받침을 한 채 나를 관찰하듯 빤히 바라봤다. 수상해, 수상하단 말이야. 요 며칠 새 항상 혼이 빠져서 돌아다녀. 너 혹시 시험 기간이라고 공부하냐? 들려오는 질문에 난 헛웃음을 쳤다. 진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공부는 무슨. 평소보다 더 일찍 자는데. 






 "뭐래. 너 나 몰라?"


"그래. 네가 공부를 할 리가 없지. 근데 요즘 왜 그러냐?

진짜 정신줄 하나 빼놓고 다니는 애처럼 허구한 날 멍 때리지를 않나. 답지 않게 비실대고 말이야."






 들려오는 친구의 말에 순간 욱해서 반박을 하려고 했으나 틀린 말은 아니었으므로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래. 솔직히 요즘 나는 좀 이상하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고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인지 오히려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 꼭 똥 싸다 만 것처럼 찝찝한 기분은 내 기분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가장 기분 나쁜 것은 이 모든 것의 원인인 것 같은 꿈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말해버릴까. 친구한테 이 사실을 다 털어놓는다면 이 기분 나쁜 찝찝함이 조금이라도 덜어질까.






 "야, 나 요즘.."


 "어! 전학생이다!"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 지르는 친구 때문에 내 목소리는 보기 좋게 묻혀버렸다. 후.. 나는 속으로 심호흡을 했다. 저년에게 고민 상담을 하려고 한 내가 바보지. 친구는 내 표정은 보이지도 않는지 꺅꺅 거리며 복도를 주시했다. 내 생각엔 저기에 친구의 마음을 한 번에 빼앗아버렸다는 그 잘생긴 전학생이 있는 모양이다. 평소의 나였다면 궁금해서라도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겠으나 지금은 그럴 힘이 없었다. 피곤해.





**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나. 그 말은 정말 사실인가 보다. 작년에 1학년이 되어 10시에 하교하는 빡센 일정에 적응하지 못 해 힘들어하던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나는 그것에 적응해 있었다. 이제는 야자를 안 하면 더 어색할 정도다. 나는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며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와중에도 나는 기억나지 않는 꿈을 기억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난 무슨 꿈을 꾼걸까. 뭘 했길래 이렇게 피곤한거지. 몽유병에라도 걸린건가. 


 너무 딴생각을 한 탓일까. 갑자기 급정거한 버스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렸다. 가뜩이나 키도 작은 편인데 손잡이를 헐겁게 잡은 탓에 그대로 놓쳐버렸다.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대로 넘어지겠구나. 무릎 다 깨지겠네. 예전의 나였다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팔이라도 허우적댔겠으나 지금은 그럴 힘도 없었다. 

 모든 걸 체념한 그때, 내 어깨를 감싸오는 단단한 손이 느껴졌다.






 어.. 나도 모르게 바보 같은 소리가 나왔다. 그건 나를 잡아준 그 남자애도 마찬가지였다. 남자애가 어깨를 감싼 탓에 난 그 애에게 백허그를 당한 꼴이 되어있었다. 덕분에 안 넘어지기는 했다만 이 포즈는 좀 당황스러웠다. 말 한 번 섞어본 적 없는 남자에게 백허그를 당하다니.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려 그 애의 얼굴을 쳐다봤다.






 "미안."






 그 애는 나만큼이나 놀란 눈초리로 나를 내려다보다 빠르게 나를 놓아주었다. 그 애는 굉장히 혼란스러워 보였다. 아까 전 자기가 한 행동에 자신이 놀란 눈치였다. 나는 그 애를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버스 표시판을 보아하니 다음 정거장이 내가 내릴 정거장이었다. 내리기 위해 후문으로 걸어가고 있을 즈음.






 "잠깐만."






 그 애가 이번엔 내 손목을 잡았다. 나는 잘못 잡혔다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 애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내뱉은 내 목소리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상냥했다. 그 애는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내게 물었다.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나 미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 물어오는 목소리가 썩 좋았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애를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 애의 질문에 대답해주곤 그대로 몸을 돌려 버스를 벗어났다. 버스를 내리기 위해 계단을 내리는 순간 그 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탄소년단] 돌연변이 00 : 꿈의 경계 | 인스티즈


"이상하다. 내가 처음 보는 애한테 이럴 리가 없는데.." 






***






 집에 가기 위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르면서 생각했다. 처음 보는 사람, 특히 남자는 잠깐 손만 스쳐도 싫어하는 내가 웬 처음 보는 애에게 안겨버렸다. 그런데 이상한 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내가 너무 피곤해서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인 걸까. 아니면 그 귀여운 얼굴 때문인 걸까. 참 이상한 일이다. 나는 한동안 계속 그 남자애를 떠올리다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며 다짐했다. 그래, 내가 이렇게 피곤한 건 다 잠을 잘못자서 그런거야. 오늘은 더 일찍 자자. 



 그게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다리가 된다는 걸 모른 채 말이다.











****











 뿌옇던 시야가 점점 환해지고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내가 있는 곳은 한때 어느 회사의 지점으로 보이는 곳으로 내 말에 맞게 커다란 층 전체에 책상과 컴퓨터 외의 잡다한 것들이 널려있었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어딘가로 부지런히 뛰어가고 있었다. 꼭 가야 하는 곳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눈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아채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데 내 몸은 내 마음과 달리 계속해서 달리고 있었다.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탁탁탁.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다리에 따라 흔들리는 몸과 불규칙적으로 새어 나오는 숨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앞을 보려고 해도 입김이 자꾸만 앞을 가리고 겨우 본다 하더라도 자꾸만 흔들리니 뭘 보려 해도 보이지가 없었다. 아, 제발. 이젠 그만 달리고 싶다, 고 생각했을 때 몸이 거짓말처럼 걸음을 늦췄다. 겨우 숨을 고르고 앞을 봤을 땐 종이상자 몇 개가 바닥 여기저기에 널려있었다. 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그것들을 바라봤다. 난 도대체 뭘 하려고 여기에 온거지?






[야! 너 지금 어디야. 뭐하자는 거야, 지금.]






 갑자기 귀에서 삑, 하는 연결음이 들리더니 어떤 남자의 호통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았지만 또 한편으론 불안감에 차있었다. 난 영문을 몰라 그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그저 바보같이 제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내 귀에 걸려있는 이어폰 사이로 그 남자의 숨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뛰고 있는 모양인지 소리가 은근히 불규칙했다.


 나는 멍하니 그 소리를 듣다가 내 옷차림을 살폈다. 무슨 코스프레 하는 것도 아니고 검은색 군복에 방탄조끼, 기다란 총까지 들고 있었다. 달릴 때마다 묘하게 발이 무겁다 했더니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은 바닥이 두터운 군화였고 내 숨을 갑갑하게 한 것은 내 얼굴 전체를 덮고 있는 방독면이었다. 후. 크게 숨을 들이쉬었을 때 아까 전엔 맡지 못 했던 이상학 악취가 맡아졌다. 꼭 시체 냄새랑 화학 냄새, 쓰레기.. 

 어? 이거 뭔가 익숙한데.. 






 [탄소야, 진짜 어디야. 지금 알려주면 묻어줄 수도 있어..]






 그때 갑자기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 말끝을 흐린 목소리가 잔뜩 지쳐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다 듣기도 전에 갑자기 마음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애에게 하염없이 마안했다. 그저 미안했다. 이상하게 눈이 촉촉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입술을 계속해서 짓이기다 입을 벌렸다. 있잖아, 나..


 그때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광견병 걸린 개나 낼법한 이상한 소리가 서서히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 소리가 누가 내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것만은 확실했다. 위험하다. 지금 나는 몹시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고 이런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삑





 그 애밖에 없는데.. 나는 그 애와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이어폰을 꺼버렸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젠 내 몸이 하는 대로 가만히 맡겨둘 뿐이다. 내 손은 품에 꼭 껴안고 있던 총을 들었다. 꼭 저 소리의 원인을 맞추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경계태세를 갖추고, 내가 있는 곳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출입문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발소리가 점점 커진다. 온다. 온다.


 그리고 그것의 괴상한 얼굴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풀려버렸다. 그래서 정확하게 조준해놓은 목표에서 빗나가버렸다. 소리도 없이 푹 날아간 총알이 애꿎은 벽에 꽂혀버렸다. 망했네. 망해도 단단히 망했어.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조준을 했을 땐 늦었다. 그 괴물은 어느새 나와 3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서있었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괴물은 서서히 내게 다가오고 나는 벌레가 마지막 발악을 하듯 주저앉은 몸을 질질 끌어 그 괴물과 최대한 멀리 가기 위해 노력했다. 무섭다. 너무 무서워. 지금 내가 오줌을 지리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무섭다. 






[방탄소년단] 돌연변이 00 : 꿈의 경계 | 인스티즈


"씨발."






 갑자기 들려온 낮은 음성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아까까지 이어폰으로 계속해서 들은 목소리다. 그곳엔 나와 똑같은 옷차림을 한 남자가 서있었다. 방독면은 벗어던졌는지 보이지도 않고 얼굴은 땀에 젖어있었다. 그는 총을 들어 내 앞에 있는 괴물을 겨냥하더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쏴버렸다. 한 번 총에 맞을 때마다 괴물은 검은 액체를 뿜어내며 주저앉았다. 그 액체가 몇 번은 내게 뿌려져서 내 방독면에 다 묻어버렸다.


 지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뭔진 몰라도 지금 이거 내가 굉장히 미안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 그렇게 애타게 불렀는데 대답 한 번 하지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엔 이어폰까지 꺼버렸다. 쌍욕을 들어도 시원찮을 상황이다. 어쩌면 한 대 얻어맞을지도. 그 애가 나에게 무슨 행동을 하든 받아들일 생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근데.. 지금 이 상황은 무슨..






 "진짜.. 너 나 피 말려 죽일 생각있냐."






 내게 내려진 것은 거친 쌍욕도 아니고 주먹 한 대도 아니었다. 그 애는 다정하게 방독면에 묻은 액체를 닦아주고 팔을 뻗어 날 꼭 껴안았다. 맞닿은 그 애의 몸에서 세차게 울려대는 심장소리가 모든 걸 다 말해주는 것 같았다.















설명

이 글에서는 총 2개의 세계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학교를 다니며 평범하게 지낼 수 있는 세계, 쉽게 현실 세계라고 할게요.

또 하나는 아까 나온 괴물들이 있는 세계, 제2 세계가 있습니다.

여주는 어느 순간부터 꿈을 통해 이 두 세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잠을 자지 않을 때는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지만 잠을 자면 제 2 세계로 넘어가게 되죠.

앞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면 나오겠지만 여주가 이 두 세계를 계속 넘나들다 어느 순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2 세계에서 계속 살아가게 되죠.

여주가 제2 세계에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2 세계를 살아가는 여주의 습관이 현실 세계의 여주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 영향은 작은 행동에서부터 점점 크게 작용하다가 어느 순간 서서히 미미해질 겁니다.

그 외의 것은 차차 알아가게 될거예요! 혹시 궁금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스포가 되지 않는다면 적당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항상 이런 소재의 글을 쓰고 싶었는데 계속 미루다가 드디어 올리게 되었어요!
항상 단편만 올리다가 장편을 올리게 돼서 걱정 반 기대 반이네요;_;
글 읽어줘서 고맙고 우리, 즐겁게 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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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대박대박 현실이랑 어디랑 왔다갔다하는것같은데 넘나 흥미진진한것 ㅋㅋㅋㅋㅋ 여쥬가 돌연변이 인건가여??
8년 전
제트스트림
여주가 돌연변이라면 돌연변이라고 할 수도 있고 제2 세계에 나오는 괴물이 돌연변이이기도 합니다!
8년 전
독자2
헐 이런 소재 처음 읽어봐요 분위기도 그렇고 브금이 무엇보다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지민이도 그러면 가상세계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인거겠...죠? 다음화 얼른 읽고싶어요 신알신하고 갑니다 글 잘 읽었어요!
8년 전
제트스트림
아마 그렇겠..죠? 최대한 빨리 올 수 있도록 할게요! 고마워요
8년 전
비회원136.89
우아..이런소재 진짜 처음인것같아요 다음편얼른보고싶네여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입틀막]으로 신청해도 될까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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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아직도 이 노래 들어?”나는 슬이에게 물었다. 하지만 슬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위해 말없이 노래를 들었다.내리쬐는 햇빛에 구름마저 부서져 버릴 것 같은 여름날, 카페베네 과일 빙수를 앞에 두고 싸웠던 지난날이 온전히 기억난다. 토이를 유독 좋아했던 그녀 귀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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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억
저는 불륜녀입니다_ 사랑하는 파도에게w.1억  눈이 마주쳤는데 우석은 바보같이 눈을 피해버렸다. 책을 보면서 웃던 ##파도와 눈이 마주친 거였는데. 마치 자신에게 웃어준 것만 같아서 그게 너무 떨려서 마주할 수가 없었다.시선을 다른 곳에 둔 채로 읽지도않는 장르의 책을 보고있던 우석은 천천..
by 한도윤
오늘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출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어제 윤슬과 바다 프로를 뒤로하고 노래방에서 뛰쳐나와 집으로 와 버렸기 때문에 내 양쪽 자리에 앉는 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사를 출근하지 않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내 병에 대해서 동네방네 떠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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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억
저는 불륜녀입니다_ 사랑하는 파도에게w.1억  청소가 끝나고는 ##파도가 우석에게 목례를 했고, 우석도 같이 목례를 했다. 교무실에 따라가려고 했는데.. 지금 가면 또 이상하게 보이려나.막상 가서 놓고 온 거 있다고 하는 것도 웃기고.. 밀대걸레를 든 채로 우석은 바보처럼 나가는 ##파도의 뒷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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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으로 들고왔어요! 눈물의 여왕 보고 시한부인 여주와 남친 지훈아찌와 그런 늒ㅋ힘 요즘 생각이 막 안 나서 ㅠㅠ 쉬는 타임!!! 요즘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은 것 같다뭔가 체력이 딸리고 두통이 심해지고 속이 아프다던가 며칠 전에 한 행동이 기억 안 나고그래서 아저씨 몰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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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코너에 도착하자 둘은 왠지 부끄러웠다.한동안 둘은 말없이 정면을 응시하다 온유가 먼저 말을 꺼냈다."들어갈까...?""그..그래"들어가서 부끄러움에 손을 놓고 좀 멀리 떨어져서 각자 괜히 매트리스를 꾹꾹 눌러보고 배게를 만지작거리며 구경했다.그러다 예원을 발견한 직원이 저쪽에 있는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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