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부 주장 박지민 A
w. 멜로우
*
우리 학교는 축구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니까, 서울 전체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실력 있는 팀이라고 했다. 그 중에는 박지민이 있었다. 박지민은… 일단 무지 잘생겼고, 또 잘생겼고, 매력 넘치고, 재치 있고, 운동은 당연히 너무너무너무 잘하고, 축구는 특히 잘하고, 어… 나열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당연히 여학생들은 박지민을 졸졸 따라다니며 우유에, 과자에, 조금 더 나아가면 축구화, 모자 등 하루에도 열두 번씩 조공을 하는 거고, 박지민은 그럴 때마다 고맙다며 필살기인 눈웃음을 살짝 날리면서 여심을 저격한다. 그러니까,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막는 전형적인 남자라는 거지. 근데… 사실 나도 잘 모른다. 다 건너건너 들어서 아는 거지, 내가 박지민이랑 말을 섞어봤어 눈을 마주쳐봤어. 거의 학교 내에서 연예인 수준이라, 내 이름의 자음 한 자라도 알아주면 감사할 일이다.
그리고, 사건은 터졌다.
동아리 신청서를 하루 늦게 낸 탓에 나는 빈 동아리에 랜덤으로 배정 받아버렸고, 그게 하필이면 축구부였다. 전혀 원하지 않았던 결과였지만 주위 여자애들은 다 내가 부럽다며, 지민이가 이름을 알아주는 거 아니냐며 좋아했는데 아니 나는 축구의 ㅊ 자도 모르고, 체육 시간에 축구를 하면 헛발질만 하다가 가는 앤데 대체 무슨 수로 축구부에 들어요. 결국 동아리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했다. 최대한 치마를 내리고, 화장을 지우고, 좀 아파보이게, (왜 아파보여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무릎을 꿇고 싹싹 빌 각오를 가고 찾아갔다.
“어, 안녕!”
“……? 아, 안녕….”
“김남준 쌤 찾는 거 아니었어? 선생님 곧 오셔!”
“아, 그렇구나…. 근데 난 나중에 다시 와도 돼. 그럼 이만…!”
찾아간 교무실에는 내가 찾던 동아리 담당 쌤이 아니라 박지민이 앉아있었다. 아니 왜요. 당황해서 그대로 뒤돌아 나가려고 하자 박지민이 해맑게 웃으며 날 보고 손을 흔들었다. 당황스러워서 아, 안녕… 이라고 쭈뼛대다가 다시 뒤돌아 나가려는데 또 말을 걸어오자 이제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다. 아니 마치 꽤 친한 친구처럼 계속 말을 하니까, 나를 알아서 말을 이렇게 하는 건지, 아니면 성격이 원래 저런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사실 난 매우 급하지만 더 같이 있고 싶지는 않아서 나중에 다시 와도 된다고 둘러대고 또 나가려는데 내가 애타게 찾던 김남준 선생님이 돌아왔다. 아… 타이밍 죽이시네요.
“탄소가 여긴 무슨 일이야?”
“동아리 관련해서 좀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동아리? 동아리가 왜.”
“그 제가 축구를 못하는데, 어… 축구부에 제 이름이 있더라구요…, 제발 다른 걸로 바꿔주세요…….”
선생님이 돌아오셔서 이제 최대한 불쌍한 연기를 하며 애원하는데, 박지민이 아직 안 간 건지 풋, 하고 웃었다. 아니 왜 웃죠? 상당히 기분 나쁘네.
“축구부? 내가 축구부 주장인데! 리더야 리더. 나한테 물어보지 그랬어.”
“네? 아… 아니…, 미안. 근데 선생님 제발요.”
“근데 탄소야, 미안해서 어쩌냐. 동아리 한 번 정해지면 못 바꾸는 거 알잖아. 축구부 좋아, 재밌잖아.”
“저는 재미가 없는데… 요….”
너무 서러웠다. 신청서를 하루 늦게 가져왔다고 앞으로 쭉 축구부 꼴통이 되어야 한다니. 거기다 계속 배시시 웃는 이 박지민이 부장이라니. 그 말은 결국 박지민을 매주, 아니 매일 봐야 한다는 걸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너무 억울해져서 교무실에서 울어버렸다. 나도 몰라, 그냥 울었다. 박지민의 시선, 김남준 선생님의 시선,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이 다 보는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제발요, 제발 바꿔주세요… 하며 엉엉 울었다. 박지민은 결국 웃음이 터져 배꼽을 잡고 웃었고 김남준 선생님은 정말 현실 당황해서 미안해, 근데 다른 동아리가 다 차서 방법이 없다며 계속 미안해 하셨다. 결국 난 울며 교무실을 나왔고 내 뒤로 박지민도 따라나왔다. 아니 근데 아까부터 왜 이렇게 붙어있니. 울음을 그치고 뒤를 홱 돌았다. 박지민이 오씨, 깜짝이야. 하며 놀라자 너 왜 나 쫓아와! 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고 박지민은 우리 집 저긴데…? 나 집 이 길로 가는데… 라며 내 집 방향을 가리켰다. 아마 내 얼굴은 지금 꽤 많이 붉어져 있을 것이다. 창피해서 다시 돌아 내 갈 길을 갔다. 근데 뒤에서 박지민이 계속 푸훗푸훗 웃네?
“아씨… 너 웃지 마!”
“……?”
당황한 박지민은 결국 웃음을 꾹 참고 내 뒤를 졸졸 따랐다. 아니 지 갈 길을 갔다. 얼마 안 가 우리 집에 다다르자 박지민은 딱 봐도 웃지 않으려고 애쓰는 표정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 난 다시 손을 흔들어주지 않았다. 난 네가 너무 싫어. 가는 방향을 보니 얘는 옆옆 동에 사나보다. 가까이 살았는데 등하교 길에 한 번 마주치지 않았던 게 희한했지만 내가 자주 지각을 해서 그런가,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다신 마주치지 않길 바랬지만, 다시 마주칠 거라는 걸 속으로 삼키면서.
*
아아 망작 스멜 T_T 나름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스토리인데 너무 식상하지는 않을지 걱정이에요
지민이가 여자가 많긴 하지만 바람둥이는 아닙니다 /// 보시다시피 순둥하고 귀여운 이미지!
이 글을 봐주실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김칫국 마셔봅니다 크크 암호닉 받아요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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