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思春期)
: 봄을 생각하는 시기
1.
나는 무사히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고 새내기의 기분을 낼 수 있었다. 중학생이 된 정국이는 바쁜지 자주 볼 수 없었다. 자주 보다 막상 안 보이니 섭섭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지만 정국이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을 한다고 생각하면 기특했다.
“그 꼬맹이는 잘 지내?”
썸남에서 흐지부지하게 끝나 친구로 남게 된 윤기가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물어온다. 윤기가 말하는 꼬맹이가 누군가 싶어 잠시 고민하다가 정국이를 만난 기억이 나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정국이 요즘 바쁘다고 안 놀아줘.”
“그러냐. 그럼 오랜만에 밥이나 먹자.”
윤기의 말에 더 이상 수업이 없었던 나는 흔쾌히 수락을 했고 윤기와 맛있다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음식점에 앉아 한참 과제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윤기가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어디를 말하는 건지 몰라 한참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웃으며 가방이라고 말을 해준다.
“어? 전화 오네.”
발신자에 뜨는 이름이 반가워 윤기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 누나.
“정국아!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 며칠 전에 봤으면서.
“그래도. 전보다는 자주 못 보니까 보고 싶어서 그렇지.”
- ... 보고 싶었어?
“응~ 보고 싶지, 정국이.”
“밥 나왔다.”
얼마 통화하지도 못 했는데 밥이 나왔다는 윤기의 말에 아쉬움을 가득 담에 정국이에게 말을 했다.
“정국아. 이따 누나가 들어가면서 전화해도 될까?”
- 누구랑 같이 있어?
“정국이는 기억날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만난 형아 기억 나?”
- 아, 그 형?
“응. 그 형아랑 오랜만에 만나서 밥 먹고 있거든. 누나가 들어가면서 전화 할게!”
- 알았어.
정국이부터 전화를 끊고 맛있는 밥이 보여 속으로 감탄을 하고 있을 때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이 좋네.”
“동생이라니까.”
윤기는 그저 알았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한참을 윤기와 정신없이 밥을 먹다보니 몇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배불러서 못 움직이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니 윤기가 집을 데려다주겠다 말을 한다.
“오, 다시 썸남 같은데?”
“혼자 갈래?”
정말 혼자 두고 나가려는 윤기 때문에 다급하게 일어나 윤기의 옆으로 갔다. 내 행동이 웃긴지 한참을 웃다가 가자며 길을 나선다.
“내일 강의 듣기 싫다.”
“나도.”
윤기와 내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학교가기 싫다는 식으로 얘기하니 서로가 불쌍하게 느껴져 어깨를 토닥였다.
오랜만에 만나 할 얘기가 좀 쌓여있었는지 여러 대화를 하다 보니 금세 집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 쟤 꼬맹이 아니야?”
집 근처에 다다라서 윤기가 어느 한 곳을 인상을 찌푸리며 쳐다본다. 윤기를 보다 똑같이 인상을 쓰고 쳐다보고 있으니 익숙한 사람의 형태가 보인다.
“어! 정말 정국이다.”
“조심히 들어가.”
“네가 집 데려다 줬는데 뭐. 다음에 또 봐!”
윤기에게 손을 흔들고 정국이 쪽으로 걸음을 서둘러 가니 정국이가 바닥을 본 채 발장난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정국이를 놀래켜 줄 생각으로 정국이 앞으로 가 와악! 큰 소리를 내었지만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본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응.”
“오래 기다린 거 아니야?”
정국이가 고개를 젓는다. 한참 안 좋은 표정이 있어 걱정이 되었다. 혹여나 친구들이랑 싸웠는지, 부모님께 혼났는지 걱정이 되어 정국이 앞에 쪼그려 앉아 올려봤다.
“무슨 일 있어?”
나를 내려다보던 정국이가 고개를 젓더니 나를 꼭 안는다. 얼떨결에 정국이가 안아주는 대로 안겨 있을 때 나도 정국이를 꼭 안다 토닥였다.
“정국이가 무슨 일이 있었구나. 누나가 안아주는 것밖에 못해줘서 미안해.”
내 말이 끝나자마자 정국이가 급하게 몸을 떼더니 큰 소리로 얘기를 한다.
“아니야! 누나가 있어서 좋은 거야!”
정국이의 붉어지는 귀가 보인다. 그 모습이 귀여워 정국이를 내가 먼저 안았을 때 정국이는 그저 얌전하게 안겨있을 뿐이었다.
2.
21살이 된 나는 우연치 않게 만난 인연으로 애정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행복한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는 나는 기분이 좋아 조금 일찍 나가볼까 생각해 꾸미고 나가 약속장소로 가고 있었다.
“누나?”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약간은 멍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정국이가 보인다.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지 주위에 친구가 보인다.
“정국아! 친구들이랑 놀고 있었어?”
“어? 어... 근데 누나는 어디 가?”
“누나? 정국아, 놀라지 마. 누나 남자친구 생겨서 데이트 하러 가는 거야.”
정국이에게 웃으며 말하니 정국이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게 매우 신기해하는 표정이다.
“누나가 남자친구 생긴 게 이상해? 왜 그런 표정이야.”
멋쩍게 웃으며 정국이에게 말하니 정국이가 아... 하며 말을 흐린다.
“야, 안 와?”
그 때 정국이의 근처에 있던 친구가 정국이에게 말을 건다. 정국이가 친구를 돌아보다가 다시 한 번 나를 쳐다본다.
“친구들이 기다리는 것 같은데 정국아?”
내가 정국이에게 말을 걸어도 정국이는 그저 나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설마 그 누나에요?”
정국이를 쳐다보고 있을 때 정국이에게 말을 건 아이가 나에게 질문을 해온다. 어디서 만났나 싶어 기억을 더듬어 봐도 모르는 아이여서 어색하게 웃었다.
“혹시 누나가 누군지 알아?”
“모르는데 알아요.”
정국이 친구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아 응? 되물었다. 친구가 대답을 하려는 눈치는 아니어서 정국이를 쳐다봐도 정국이는 이제 나를 쳐다보고 있지 않았다.
“여기서 뭐해?”
또 다른 친구가 정국이에게 말을 건다. 아까 말을 건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귓속말을 하더니 다른 친구가 눈에 띄게 놀라며 나를 쳐다본다.
“정국이랑 결혼하겠다는 누나에요?!”
“어?”
친구의 말에 당황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정국이와 친구가 눈에 띄게 당황하며 다른 친구의 입을 막는다. 설마 잘못 들은 건 아닌 것 같아 정국이에게 뭐냐고 물으려는 찰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남자친구.
“일단 누나가 약속이 있어서 가야할 것 같은데. 조심히 놀다가 들어가. 알았지?”
내 말에 정국이는 알겠다는 대답을 하곤 친구들을 데리고 간다. 약속장소로 가는 길에 정국이 친구의 말이 떠올라 웃어버렸다. 몇 년 전의 말을 기억하고 있는 정국이가 귀여워서.
3.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 년간의 연애가 끝났다. 서로 연애방식이 안 맞는 문제여서 서로 얘기를 하고 잘 끝냈다. 후유증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어서 나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걸 알았을 때 정국이의 반응은 따로 없었다. 그냥 나에게 음료수 하나를 쥐어줬다. 정국이가 준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털어내겠다고 말을 했다. 그 후로 정국이와 나는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래봤자 정국이의 공부를 봐준다거나.
아는 언니가 슈퍼에 다녀온다며 어린 아이를 나에게 맡겼다. 놀이터에서 안 다치게 봐주면 되겠지 싶어서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노는 걸 보고 있을 쯤이였다.
“정국이네 누나다!”
오랜만에 만난 정국이의 친구들이 보였다. 이름을 알지 못해서 손을 흔들어주니 금세 이쪽으로 달려와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누나!”
“안녕. 정국이 만나러 가는 거야?”
“네! 누나는요?”
“아가 보고 있었어.”
내 말에 눈을 크게 뜨더니 ‘결혼...’ 까지 얘기하다 다른 친구에게 맞는다. 당황스러웠는데 귀여운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났다.
왠지 말실수가 많은 아이는 김태형이라 얘기를 했고 눈치가 빨라 보이는 아이는 박지민이라 소개를 했다.
“근데요. 누나 진짜 정국이랑 결혼하기로 했어요?”
태형이가 지민이의 눈치를 보더니 나한테 물어본다. 지민이가 하지 말라며 태형이의 등짝을 때리는데 태형이가 궁금한데 어떡하냐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
“정국이가 그랬어?”
“네. 정국이가 자랑했어요.”
이 둘에게 자랑을 하는 정국이의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게 귀여워서 웃었다.
“진짜 결혼해요?”
“정국이가 너무 어려서 아직 못하겠는데?”
지민이의 물음에 대답을 하니 태형이가 더 시무룩하게 있다. 태형이에게 왜 시무룩하냐, 물었을 쯤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 집에 온다면서 왜 여기서 놀고 있어.”
나를 보지 못한건지 정국이가 둘에게 다가온다. 지민이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정국이가 인사를 해온다.
“누나는 여기서 뭐해?”
“아가랑 놀고 있지.”
“아가?”
정국이의 시선이 혼자 놀고 있는 아이에게로 돌아간다.
“옛날에 정국이랑 노는 것 같아서 좋다. 정국이도 되게 작았는데. 지금은 많이 컸다.”
정국이의 옛날 모습이 기억나 웃으면서 키가 이 정도였는데 많이 컸다며 정국이 친구들에게 알려주니 친구들이 웃으면서 정국이의 눈치를 보는 것이 보인다. 무슨 문제있나 싶어서 정국이에게 말을 걸렸는데 정국이가 친구들을 보면서 먼저 들어가라며 말을 한다. 지민이가 알겠다며 태형이의 뒷덜미를 잡고 정국이의 집으로 들어간다.
“무슨 할 말 있,”
“누나.”
“정국이 왜?”
“좋아해요.”
정국이의 단호한 표정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누나도 정국이 좋아하지.”
“나는 누나랑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해요.”
“어?”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니에요. 누나 좋아해요.”
♥ 암호닉 ♥
사랑둥이 / 뱁새☆ / 두준 / 토쿠 / 발꼬락 / 뉸뉴냔냐냔☆
주망이입니다!
정국이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어요!
이제 한 편만 남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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