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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썰이고 매우 짧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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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우하키. 짝사랑하면 나비 토 하는 병임. 살아있는 나비를 토하는 사람도 있고, 죽은 나비를 토하는 사람도 있음. 나비를 토하는 사람 중에는 원인불명으로 죽는 사람도 있었음.

남준이는 죽은 나비를 토하는데 푸른 인분이 입술에 묻어나서 입술이 푸르스름해짐. 심지어 남준이는 토한 나비도 온전하게 죽은 나비가 아니라 날개가 뜯기거나 하는 흉한 나비를 토함. 나비조차도 온전하지 못 하다는 것에 남준이는 절망을 느낌. 자기 사랑이 온전하지 못한 걸 그대로 투영 해낸 것 같아서 날개가 뜯기고 온전하지 못 한 나비를 보면서 헛웃음을 치기도 함. 남준이는 나비를 토하고 나면 철제 쓰레기통에 다 모아 넣어서 태움. 입술이나 입가에 묻은 푸른 인분 닦아내면서 나비 타는 걸 가만히 지켜봄. 나비는 어떻게 보면 자기 사랑의 결과인데 그 사랑마저 불완전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자신은 그 사랑을 모아 태우는 거라고 느낌. 남준이는 나비를 토해내는 게 점점 심해지는데 윤기가 자기 안 받아주고 내칠 거 뻔히 알아서 한마디도 못 함. 남준이는 의욕 가득 했다가도 나비 잔뜩 쏟아내고 나면 아무 생각도 안 들고 힘도 쫙 빠짐.
그 뒤로 나비 토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의욕을 잃어가면서 남준이는 점점 말라감. 윤기가 걱정하면 남준이는 그거 보면서 웃다가 갑자기 화장실로 뛰어가서 변기에 나비 토하고 그럼. 물 내리고 입 헹구고 다시 돌아가면 윤기가 진지하게 남준이한테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함. 그러다가 어느 날엔 남준이 입에 차마 다 지워지지 못 한 인분이 묻어있어서 윤기가 이게 뭔가 싶어서 남준이한테 입에 뭐 묻었다고 함. 남준이가 멍하게 있다가 어디요? 이러면서 제대로 못 찾으니까 윤기는 그냥 손가락으로 슥 문질러서 닦아줌. 남준이는 윤기 손이 자기가 나비 뱉으면 입술에 묻는 인분이랑 같은 색인 가루가 묻은 거 보고 사색 되면서 윤기 손 한참을 닦아냄.
유일하게 석진이가 남준이 짝사랑에 대한 거 다 알고 옆에서 달래주는 사람이었음.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힘들어하는 남준이를 지켜보고 있으니 덩달아 석진이도 마음고생을 함. 석진이는 남준이가 자기랑 있을 때 나비를 토하면 남준이 어디 앉혀놓고 대신 나비 모아서 태워줌. 남준이는 헐떡이다가 얼굴 손바닥으로 푹 가리고 욺. 석진이는 그거 알고 남준이 등지거나 남준이 쪽 안 보고 나비 타는 것만 바라봄.
남준이는 계속 나비를 토하면서 윤기 곁에서 끝까지 한 마디도 안 하고 죽음을 맞이함. 윤기는 우연찮게 남준이 나비 토해내는 거 보게 되고 짝사랑 하는 구나 짐작만 하고, 평생 남준이의 사랑 같은 건 모르게 됐음.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남준이의 영정사진을 마주하게 되고 멍하게 그것만 쳐다봄. 그러다 남준이가 죽었다고 받아들인 날에는 그게 자신인 줄도 모르고 남준이가 짝사랑한 상대를 원망함.
남준이가 죽기에 얼마나 아까운 애였냐고 우는 윤기 앞에서 석진이는 뭐라고 말 못하고 그걸 바라만 봄. 너 따위가 무너데 김남준을 이렇게 만들었냐고 말하는 윤기에게 석진이는 뭐라고 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낌. 윤기는 술 퍼먹고 남준이 누가 그렇게 힘들게 했냐고 주정을 부리는 날이 생김. 그리고 그걸 지켜보던 석진이는 윤기한테 한참을 욕 함. 그리고 니가 그렇게 원망하는 사람이 너였다고 했으면. 아침에 일어난 윤기가 필름 끊겨서 아무것도 기억 못 하면 석진이는 그거 보고 남준이 생각나서 엉엉 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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