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 영희가 소속될 S반 담임 홍지수라고 해 잘 부탁한다!"
올빼미 선생님은 사람 동물 좋은 웃음으로 밝게 웃어주셨다. 아 생각보다 학교생활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선생님을 따라 입꼬리를 올렸다. 선생님은 밝은 미소를 유지하며 학교에 대해 주절주절 설명을 늘여놓으셨다.
급식은 이번 학기부터 채식주의자를 위한 코스가 있으니까 걱정 말고, 우리 반 애들도 난폭하긴 한데 착한 아이들이니까 적응 잘 할 수 있을 거야!
예? 난폭하긴 한데 착하다니. 뭔가 모순적인 말에 이해가 되질 않아 입을 벌리며 선생님을 바라보니 그는 지도가 그려진 안내 책자와 교과서를 내게 건네며 설명하기에 바빴다.
"보다시피 내가 야행성 동물이라 보통 오전이랑 낮 시간에는 학교에 안 나오거든. 오늘은 영희가 온다길래 인사도 할 겸 나온 거고. 내가 안 나오는 시간에는 반장이 많이 도와줄 거다"
조금 이따가 반장이 교무실로 올 거니까 따라서 교실로 올라가면 돼. 뭐 궁금한 거 있니? 선생님은 양손을 깍지를 끼며 나를 쳐다봤다.
예. 궁금한 거 많습니다만.... 근데 그게 존나 많아서 뭐부터 물어봐야 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만.... 나는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그저 선생님을 바라보는데 선생님은 꼬은 다리의 방향을 바꾸더니 입을 여셨다.
"지금 없으면 나중에 차차 물어봐도 돼. 우리 학교에 초식동물 선생님이 있으시니까 그분한테 물어봐도 되고. 물론 나한테 물어보면 더 좋겠지만, 아무래도 영희 입장에선 그분이 더 편하겠지? 잠깐만"
선생님은 내 대답도 듣지 않고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교무실을 훑어보셨다. 나도 그를 따라 교무실을 쭉 둘러보았다. 아 확실히 내가 다녔던 학교보다 크다.
교무실 문부터 널찍한 게 확실히 육식동물의 위압감을 보여주는 드는 크기였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킨 채 선생님의 다음 말만을 조용히 기다렸다.
선생님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지나가던 엄청난 인상의 선생님 한 분을 불러세웠다.
"치타 선생님, 토끼 선생님은 아직 출근 안 하셨나요?"
"토끼 선생이요? 그저께인가 학생 하나가 날뛰다가 토끼 선생을 쳐서 병원에 실려갔잖아요. 낮에 일어난 일이라 올빼미 선생은 모를 수도 있겠네"
어머, 그런 일이... 홍 쌤은 소녀 같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아니 학생이 선생을 치다니 이 학교 정말 괜찮은 걸까.... 나... 제명에 살 수 있을까..? 나는 오들오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켰다.
"아 근데 그 학생이 올빼미 선생네 반 아이 같던데"
엄마 나 전학갈래
셉토피아(SEVTOPIA); 포식자와 피식자의 상관관계
누구의 잘못인가. 선생을 병원에 실려가게 만든 학생의 잘못인가 날뛰는 학생을 제지 못한 힘없는 선생의 잘못인가
아님 애초에 이 학교로 전학 온 나의 잘못인가
화가 단단히 나신 담임 선생님은 아까 소녀 같은 모습은 어디가고 금방이라도 폭주할 듯이 얼굴이 새빨개지셨다 나는 그의 눈치를 보며 어찌해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아니 나는 사실 닭대가리라 돌아갈 머리도 없었다 그냥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집에 가고 싶어! 애초에 여기 온 내가 잘못이다 답은 정해져 있고 나는 다시 전학을 가면 된다
"선생님 부르셨어요?"
그리고 그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권순영은 교무실로 내려오라고 하고 너는 영희 데리고 가서 반애들이랑 인사 잘 시키고 잘 챙겨줘라"
네, 선생님. 하고 자연스레 출석부를 챙기는 남자아이는 이목구비가 상당히 뚜렷했다. 그 아이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움직이는 속눈썹은 여자인 나보다 긴듯했다.
와씨 존나 부럽네 어쩜 저리 길고 예쁘지, 나는 속으로 감탄하며 나도 모르게 눈으로 그의 속눈썹을 쫓고 있었다 그러다 마주친 두 눈에 그는 남자다운 몸짓과는 다른 예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안녕 병아리
"어떻게 알았어?"
"뭘?"
내가 병아리인 거. 나 지금 수인화도 아닌데. 나보다 한 뼘 높은 그를 슬쩍 올려다보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찍었는데 맞춘 거지 뭐
거짓말
응 맞아 거짓말이야
그는 내뱉는 말과 다르게 해사한 웃음을 지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던데 니 얼굴엔 잘 뱉을 수 있을 것 같다 치사한 새끼
복도를 먼저 앞서 걷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이리저리 그를 살폈다 정체가 뭐야
"같이 들어줄까?"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니 됐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교과서를 더욱 힘껏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여기서 도움을 받으면 정말 내가 힘없고 나약한 초식동물로 보일 것임을 알기에 나는 쎈척한답시고 내 시야를 가릴 정도로 높이 쌓인 교과서를 한 손으로 드는 묘기와 함께 반장을 치고 나가 먼저 걸어갔다
"그쪽 아니야"
라는 말에 다시 돌아왔지만
"내가 무슨 동물일 것 같아?"
이건 또 무슨 심보야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봤다
내가 시발 니 이름도 모르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
물론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나도 내 목숨은 중요했기에
아니 그보다 제가 먼저 질문했습니다만.. 그 질문에 답을 아직 못 들은 것 같습니다만?
지금 제가 초식동물이라고 무시합니까! 이거 초식동물 무시 발언으로 간주해도 됩니까!!!!
"빨리 맞춰봐 왠지 우린 통해서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널 맞춘 것처럼"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소름 끼친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이 교과서로 니 정수리는 잘 맞출 것 같은데 말이지
혼자 속으로 열불을 내는데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반장새끼(어느새 호칭이 이렇게 변했다)는 내 품 안에 있던 교과서들을 지 품으로 가져갔다
"맞추면 돌려줄게"
결국 반에 도착할 때까지 맞추지 못해 반장이 책을 들고 가야 했다 아니 들어줬다고 해야 하나
긴장되는 마음으로 침을 꿀꺽 삼키고 교실에 발을 들인 순간 생각보다 아이들이 상상해왔던 것과 달리 거대하고 우락부락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초식 친구들이랑 비슷비슷하거나 더 덩치가 작은 아이들도 있었다
맨 첫 줄에 앉아 안경을 치켜올리며 책을 읽는 아담한 아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와서일까
생각보다 평범하다
일단 우리반의 첫인상은 그리하였다
그리고 자기소개를 하려 단상 앞에 서자마자 그 생각이 바뀌었다.
셉토피아(SEVTOPIA); 포식자와 피식자의 상관관계
+
홍 지수 a.k.a 올빼미
특징: 야행성 동물이다 영희 반의 담임이지만 아침 조회를 하는 일은 드물다 주업무는 기숙사 관리
맞춰주신 독자9님!!!!!!!!!!! 워후!!!!!!!!1 칭찬의 박수 다섯뻔!!!!!!!짝쨖쨖쨕ㅈ꺄!!!!!!!!!!!1 상품으로는 저의 사랑을~♡
그리고 많은 분들이 토끼로 예상해주셨던 우리의 여주는!
병아리였습니당!!!!!1 너무 귀엽지 않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애들 눈엔 영희씨가 이렇게 꾸요울거애오...♥
참고로 평소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님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주새옹
++
다음으로 맞춰주실 멤버는 반장입니다!
감이 안 오신다구여?
그래서 준비한
정말 정말 정말 짤막한 힌트 겸 인터뷰!
Q. 영희가 교과서 같이 들어준다는 걸 거절했을 때 어땠어요?
A. 음 그냥 귀여웠어요 (웃음)
Q. 영희가 병아리인 건 어떻게 알아채신 거죠?
A. 제가 개코거든요
정말 개코시네요
+++
비루한 글에 암호닉 신청해주신 이쀼님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쀼♡
아이닌
호우쉬
대나무
채이
눕정한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천 눌러주신 분들도 정말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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