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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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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벌써 해는 뉘엿뉘엿 사그라지는 모습이 잔상처럼 내 머릿 속에 흩어져 나를 뒤덮어 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멍하니 그 자리에만 우뚝 서서 천천히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자니 괜시리 쓸데없는 옛 추억들에 잠겨 기억 저 편으로 애써 밀어 넣어 두었던 너를 떠올리며 그려본다.




- 미안해 경수야.




너와의 추억들이 이리도 허무하게 져 버릴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던 그 어느 지난 날을 나는 기억한다. 빛바랜 사진들 처럼 이젠 희미해져만 가는 너와 내가 함께였던 그 모든 것들이 그저 한때의 추억으로만 변해버린 지금 이 순간도 난 널 생각한다.








너를 잃었던 그 날은 많이 울었다. 아주 많이…울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애써 담담한 척 이별통보를 건네던 너는 나에게 그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울었는지, 눈 밑은 안쓰럽도록 벌개져 있었지만 난 모르는 척 했다. 그리고는 일부러 날 똑바로 바라보려 계속해서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는 너를…난 눈도 한번 깜빡이지 않은 채 계속해서 응시하기만 했었다. 그리고 무언가 불안한 듯이 이따금씩 흔들리던 네 눈동자를…난 알고 있었지만 또 다시 모르는 체 했다. 내 뱉는 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 마다 입김이 서렸고, 무의식 적으로 내려갔던 내 시선이 멈췄던 건 백현이의 꽉 쥔 두 주먹에서 보이던 핏자국 때문이었다. 얼마나 세게 쥐고 있었던 것인지 곧 소복히 쌓인 눈 위로 방울져 떨어지고…그것은 곧 꽃처럼 새빨갛게 스며들었지만 난 역시 모르는 체 해야만 했다. 나 만큼이나 여리고 어린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기에 난 그 모든 것들을 애써 외면하며 너의 뻔히 다 보였던 삼류 연기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뒤 돌아서야만 했다. 너 조차도 알지 못했겠지. 짧은 그 순간에 내가 너를 위해 눈을 감아야만 했었던 사실을. 힘들게 끝맺었던 너의 이별통보를 듣고 내가 미련없이 너에게서 뒤돌아 섰을 때, 혹여나 눈물 짓는 내 모습을 네가 눈치챌까봐 입술을 깨물고 눈이 빨개지도록 눈물을 참아야만 했던 그 사실을. 네가 나에게 무엇을 숨기려 했었고, 그 때문에 그리도 힘들게 나를 보냈어야만 했었는지…나 또한 모두 알고 있었기에.




멍하니 그 날을 떠올리다 보니 이젠 보이지 않는 노을의 그림자만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 위에 내려앉았고, 매서운 추위에 목에 둘둘 감은 목도리를 새빨개진 코 위로 끌어당기고는 코를 훌쩍거리며 그 자리에서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 마다 기분좋게 들려오는 눈을 밟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입가엔 작은 실소가 배어나왔다. 오랜만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있었던 3년만에 나의 조그마한 기억 뒷 편에서 끄집어 냈던 너의 그 모습은 나를 살며시 미소짓게 했다.

그 날을 기점으로 우리는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너는 나에게 짧은 문자 하나도 보내지 않았고, 그랬기에 나 역시 그런 백현이에게 먼저 연락을 걸지는 않았다. 그 상태로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렇게 희미해져가는 너와의 추억이, 네 모습이 익숙해질 만큼의 3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나는 그 시절의 어린 나를 후회한다. …안쓰러울 만큼 빨개져 있었던 네 눈가를 어루만져주며 조금만 더 말을 붙일걸. 흔들리는 네 눈동자를 외면하지 말고, 날 더 많이 새겨둘 수 있게, 그럴 수 있게 더 많이 눈을 마주쳐 둘걸. 내 시선 끝에 닿았던 너의 그 두 주먹을 감싸쥐며 조금만 더 많이 네 온기를 느껴 둘걸.






- 으…춥다.






그랬으면 좋았을 걸. 고작 3년이란 시간에 하나씩 희미해져가는 너와의 추억을 조금만 더 기억할 수 있게…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내 작은 상자 속에 감춰 두었던 너를 꺼내 추억할 수 있도록, 그렇게 조금만 더 많이 너를 내 두 눈에 보아두었으면 좋았을 걸. 그렇게 부질없는 후회가 그 어린 날의 나를 책망하는 듯이 내 머릿 속을 멤돈다. 하늘을 올려다 보는 습관이 생긴 이후로는 바보처럼 눈물도 많아진 것만 같다. 코를 쿨쩍거리며 이젠 칠흑같이 새까만 밤 하늘 속에서 보이지 않는 별을 찾겠다며 계속해서 그런 밤 하늘을 바라보며 걸었다. 그리곤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별을 발견하고는 나도 모르게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난 그렇게 또 한참을 그 자리에 우뚝 서서 그 별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코 위까지 둘둘 감은 목도리에 숨이 막혀 그런 목도리를 입까지 내리고 숨이 막힌 듯 한숨을 내뱉자 하얗게 김이 서린 입김이 보였다.



그는 눈을 꿈뻑거리며 멍하니 밤하늘을 응시하기만 했고, 힘들게 찾은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는 별을 향해 무어라고 입을 껌뻑대고는 한동안 계속 그 자리에서 머물다, 곧 미묘한 웃음을 짓고는 다시 뒤를 돌아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이라고는 그 뿐이 없던 그 골목길에는 오로지 하얗게 쌓인 눈 위에 단 한 사람만의 발자국만이 길게 늘어뜨려져 있을 뿐 이었다.











- 잘…지내니? 








예 첫 글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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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분위기진짜좋아요ㅠㅠ브금뭐에여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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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 아련하네요 ㅠㅠㅠ 좋아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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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지짜 사랑합니다 이게 첫글이시라니........저랑 결혼하실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근데 마지막에 경수가 한말의 의미가 그럼 배쿄니는 죽은건가여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헐 안대여ㅜㅠㅠㅠㅠㅠ아므튼 글 완전 분위기있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해 놓겠스무니다 작가님 다음글 기다릴게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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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 이!!!!!!!!!!!!! 게 뭐야!!!!!!!!!!!!!!!!!!!!!!!!!!!! 저 쫌 울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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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백현이 주겄어여? 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별이 된 건가요? 안 돼 주그면 안 돼 백혀나 ㅠㅠㅠㅠ 는 일단 뒤로 넘기고........ 아련해요. 진짜 아련해요. 저 아련함에 죽는 백도분자에여...... 그래서 눈물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 바람님 사랑해요 계속 기억하고 있을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버같은 도경수 ㅠㅠㅠㅠㅠㅠㅠ 왜 그 때 어린 백현이의 빨간 눈을 이해해주지 못했어 이 바부얌 ㅠㅠㅠㅠ 라고 말하지만 경수도 이해가네여.... 아련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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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잘읽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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