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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이런 글로 찾아뵈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살면서 이런 것은 학교에서 쓰라고 해서 강제적으로 쓴 게 다였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평소에 더 잘 해드릴 걸 그랬어요. 막상 쓰기로 결심하고 직접 하려니까 어색해서 할 말이 없다. 죄송해요 이런 못난 아들이라서. 더 잘 해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마음에 죄책감만 드네요. 그래도 전 제 결심을 무를 생각은 없어요. 지난 생에 미련이 있긴 하겠지요. 하지만 전 미련보다는 후련함이 더 큽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거 알아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아무도 제 생각을 바꿀 순 없는걸요. 감사했습니다. 마침표보단 쉼표라고 생각해주세요. 그게 덜 슬플 테니까. 저는 당신들의 마음속과 앨범 안에 자리잡을거에요.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감사할거에요. 전 당신들을 절대로 잊지 못해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절대로 용서 받지 못할 짓을 한 것도, 제가 불효자인 것도 압니다. 부모보다 먼저 가는 것이 최고의 불효라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그런 것 같아서 부모님을 볼 면목도 없네요. 아마 이걸 읽을 때 즈음에는 전 이미 이 세상에 없겠죠. 어머니, 아버지. 아들은 이제 친구들을 따라 가려고 합니다. 이제야 그들에게 진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아, 그리고 동생에게 정말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매일 시비 걸어서 미안하다고. 오빠로서 참아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근데 그건 표현하기 쑥스러워서 그런 거라고 전해주세요.

  우리 아미. 계속 불러서 닳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아미야, 넌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물이야. 넌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고 나를 지지해주던 사람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니 난 너에게 짐이 되었던 것만 같아. 아, 이런 말 하지 말랬는데 또 해서 미안 아미야.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봐줘.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너에겐 그곳에 가서라도 계속 이렇게 자취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그러지 못할 거 같다. 그래도 우리에겐 온점은 없다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다. 넌 나의 첫사랑이기도 하고 마지막 사랑이기도 해. 사실 내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 내가 네게 많은 것들을 털어놓았을 때 있지? 못 버티겠다고. 내가 그들 대신 살아갈 권리가 있긴 하냐고. 난 아직도 그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고. 당장이라도 'ㅍㅂ ㄱ?' 라고 톡을 보내올 거 같은데 그게 마지막 메시지가 돼버렸다고. 차라리 죽고 싶다고 했었지. 그 때 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어.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라고. 네가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은 자가 갈망했던 내일이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고. 나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그러지 말라고. 이런 생각 다시는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참. 이래서 인성 교육이 필요 없다니까. 아무리 교육을 해도 본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거든. 다만 타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감춰나가는 것 뿐.

  말이 좀 샌 것 같은데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요점은 이거야. 네가 나에게 해준 것들을 다 부질없게 만들어서 미안해. 앞에서 말했지만 나는 그들을 내팽개치고 살아갈 용기가 없어. 용기가 아니라 양심 문제겠지. 그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해 나는 …. 밖에 나온 김에 그 애들까지 같이 데리고 나왔어야했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난 정말 쓰레기야, 아미야. 정말 바보 같지? 네가 그렇게 내 곁에 있으면서 치유를 해줬는데 난 아직도 제자리야. 나도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어. 아 잠시만, 눈물 좀 닦고 올게. 새드보단 해피엔딩이 낫잖아? 여느 소설들이 그렇듯. 너도 행복한 결말을 좋아하는 부류 중 하나이고. 마지막은 밝게 가자. 너와 내가 약속했던 것과 같이. 오늘이 너를 보는 마지막 날인데 넌 아마 내 행동을 보면서 얘가 왜 이러나 약 빨았나 싶겠지? 맞아, 나 약 빨았어. 정확히 말하면 그럴 예정이야. 아프게 가는 것보단 덜 아프고 깔끔하게 가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어렵게 구했어. 네가 볼 내 마지막 모습이 편안히 잠들어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어. 흠집이 나있으면 너나 나나 가슴이 찢어질 거 같거든. 이게 내 주변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야. 배려치곤 너무 초라하네.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이게 너와 나의 차이인 거 같아. 너는 정말 아름답고 빛나. 나 같은 놈하곤 비교가 안 돼. 그러니 나 따라올 생각 하지 말고 너의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 이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난 아니어도 넌 행복해야해. 이뤄줄 수 있지? 그럴 거라 믿어. 아직 할 말이 너무 많은데 편지지가 따라주지 않네. 새로 이어서 쓸게. 아, 편지지 다 썼어. 사고 올게. 이것을 읽는 네 기준에서는 1초의 시간이 지났겠지만 실제로는 다음 장을 이어서 쓰기까지 30분 정도가 걸리겠지. 우리 집에서 학교 앞 문구점까지 거리가 꽤 되잖냐. 아 진짜 다 썼어…. 아미야, 조금만 기다려.

-다음 장에 이어서

 

 

안녕하세요!

화양연화 인트로 들으면서 쁼 받아서 한 번 써봤어요 저 이런 분위기 좋아하거든요.

제가 원하던 분위기가 잘 표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이 글 조회해주신 분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화 댓글 효루살이 님 감사합니다 매번 달아주시는 거 같아요. 사담 귀찮으시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애정해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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