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탄소, 헤어지자." "탄소씨. 미안해요. 회사에서 결정한 일이라 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 그동안 수고했고." "아가씨. 월세 이번에도 밀리면 진짜 쫓아낼 거야." "죄송합니다. 불합격입니다." 괜찮다. 괜찮아 탄소야.익숙한 일인데 요즘 따라 힘들다. 사람들은 흔히 힘든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하는데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내 인생에 힘든 일은 가끔 있는 일이 아니고 인생 타이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어났을 때. "낳지 말자고 했잖아. 몰라, 당신이 책임져. 난 못 키워""어떻게 남자가 데리고 가. 당신이 데려가" 그렇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젖도 못 땐 시절의 애기는 고아원으로 향했다.물론 위의 이야기는 다 컸을 때 알게 된 이야기다. 고아원에서의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우리를 노예로 생각하는 원장. 음식인지 음식물 쓰레기인지도 모를 정도의 정체불명의 음식을 밥으로 줬으며유독 작고 말랐던 나는 모든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었다.교실에서 자고 있으면 우유를 머리에 뿌리는 건 기본이고교과서는 단 한 번도 내게 제시간에 나한테 있던 적이 없었다.때문에 선생님들 마저 나를 싫어하기는 당연했고.아무리 혼내도 난 절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세상 모든 것들과 말조차 섞고 싶지 않았다.그때부터 학교를 가든 고아원으로 하교를 하든 내겐 사는 것 자체가 고문이었다.그래서 난 세상에 미련이 없어 세상에서 사라지자는 생각뿐이었고지금도 내 손목에는 그때의 흔적들이 선명하다. 그 시절 내가 버틸 수 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김태형, 전정국. 그 둘이 없었다면 나는 이미 천국에서 아니 지옥이겠구나. 지옥에서 그들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김태형 얘기를 먼저 하자면고아원에서 미련이 없어질 때쯤 나보다 1살 많은 김태형이 들어왔다.그때 나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중1의 나이면 김태형도 버림받은 것이다. 그런 줄 알았다. 세상을 내 기준으로 봤었으니까.그의 표정은 겉으로는 웃으며 티를 안 냈지만 다 보였다. 혼자 속으로 엄청 아파한다는 것을.훈훈한 외모에 키도 큰 편이였고 교복까지 잘 어울리는 김태형은 고아원에 들어오자마자 애들이 골목대장마냥 따르기 시작했고, 성격이 좋은 건지 그런 애들에게 웃으며 잘 해줬고평소에 나를 괴롭히던 애들에게 웃으며 잘해주자 난 말 한 번 안 섞어 본 김태형이 혐오스러웠고평소처럼 가장 구석 방에 구석에 앉아 애꿎은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안녕. 어... 너는 그 이름이 뭐야." 바닥만 쳐다보던 시야에 낯선 발이 들어왔고 처음 듣는 변성기가 온 낮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김태형이었다.그게 우리 둘의 처음 대화였다. "...김탄소요..." "아, 탄소. 안녕. 반가워. 난 김태형이라고 하고 여기서 제일 나이 많다고 들었는데 편하게 탄소라고 불러도 되지?" "상관 없는데, 저랑 대화할 일 없을 거예요" "어...?" "형!! 걔랑 있지 마요. 재수 옴 붙어요. 저희랑 나가서 축구해요" "건방진 년. 니가 뭔데 오빠한테 대화 하고 말고를 정해." "맞아요 오빠 쟤는 더러운 애예요. 나가서 놀아요~" 그렇게 애들은 내가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놓고 욕하고는 김태형을 데리고 나갔다.난 또 이유 없이 욕먹었다. 진짜 살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하루하루를 마지못해 살고 있었는데김태형은 멍청한 건지 속이 없는 건지 애들이 싫어하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도 내게 자꾸 말을 걸고 챙겨줬다. 그럴수록 남자애들보단 여자애들의 괴롭힘은 심해져 갔고 "탄소야. 이거 오늘 시내 나갔다가 사온 건데 맛있어서 너 것도 사 왔어. 우리 이거 걸리면 쫓겨나는 거 알지?몰래 먹어. (귓속말) 애들 주지 말고 혼자 다 먹어" "탄소야. 오늘 밤에 산책 다녀올까?" "탄소야. 오빠 내일 체육대회인데 놀러 올래?" "탄소야. 다음 주 졸업식이지? 오빠가 갈게" "탄소야. ~~""탄소야." 잊고 있었던 내 이름은 그동안 아무도 부르지 않았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내 이름이 이렇게 많이 불린 적은 김태형 들어온 이후로 처음이었다.다정하게 불리니까 내 이름도 나름 예쁘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김태형에게 조금씩 웃어 보였고중학교에 올라갈 때쯤엔 많이 친해진 태형이에 고아원에서 애들도 태형과 있을 때면 괴롭히는 걸 멈추는 듯했지만일은 김태형이 수학여행을 가면서 터졌다.애들은 그동안 내게 감정이 좋아진 게 아니고 내가 태형을 꼬신다고 생각한 것이었다.그래서 애들은 원장에게 내가 중학교에 올라가자마자 몸을 굴리고 다닌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고평소에 쓰레기였던 원장은 그 얘기를 듣더니 더러운 표정을 짓고는그대로 나를 겁탈했다. 내 인생 가장 더러운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고 죽고 싶다.태형이 없는 이틀간 나는 화장실에 숨어 소리 없이 미친 듯이 울다가 정신을 잃었다.일어나니 그 흔한 병원도 아니었고 또다시 지옥이었다.고아원이었고 눈을 뜨자 보인 건 태형이었다.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다. "흐읍... 끅..." "탄소야. 미안해. 오빠가 미안해. 울지 마. 이런 쓰레기 같은 데에 혼자 두고 가는 게 아니었는데... 미안해" 태형은 나를 꼭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며 나를 위로했고나는 그날 밤새 그에게 안겨 엉엉 울 뿐이었다.그때부터였을 거다. 그와 내가 서로만을 의지하며 살아간 것이. 그가 중3, 내가 중2가 되던 해 태형의 부모님이 돌아오셨다.그는 애초에 부모님이 다시 온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자마자 애들을 웃으면서 대할 수 있던 거고나를 감싸도 원장이 아무 말도 못 했건 것이다.원장이 쩔쩔 매는 걸 보니 태형의 부모님은 분명 돈이 많거나 유명한 사람이겠다. 싶었다.태형은 짐을 싸기 시작했고 나는 세상에 중심이 사라지는 느낌에 울음부터 나왔다.짐을 싸던 태형이 내가 우는소리를 들은 건지 짐을 싸던 걸 멈추고는 내게 와 안아주었다. "이 울보. 우짤까. 오빠가 혼자 갈까 봐?" 그때 엄청나게 예쁜 아줌마가 내게 와 키를 맞춰주고는 "안녕. 너가 탄소구나. 그동안 얘기 많이 들었어. 나는 태형이 엄마고. 앞으로 탄소 엄마도 될 사람이야. 예쁘게 생겼네. (쓰담) 힘들었지. 앞으로 힘든 일 없을 거야. 잘 부탁해 탄소야." 그렇게 그날부터 내 인생이 새롭게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상담사입니다. 예고편만 썼는데 다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예고편이랑 내용이 너무 달라서 놀라셨죠. 아마 초반은 여주 인생을 설명하느라 어두운데 과거가 끝나면 로코로 갈 생각입니다.사실 제가 분량을 얼마나 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서 끊었는데앞으로 더 길게 쓰도록 노력해볼게요.사실 남주 아직 못 정했어요. 정국이든 태형이든 스토리 쓰면서 독자분들 의견도 듣고 결정할까 합니다.다음 화에 정국이 나오니까 기대해주세요. 사이다 전정국 나옵니다.암호닉은 다 봤어요. 감사합니다. 제가 사담에서 불마크 전문이라 나중에 텍파에 좋아하시는 것들 따로 넣어드릴게요. (어필)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