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싸이코 김태형X여주
W. 어피치
![[방탄소년단/김태형] 집착싸이코 김태형X여주 上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6/11/14/fde9a53384f3fa5b65a9ec9b716d4638.jpg)
지끈거리는 머리가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건 같잖은 내 의식이 돌아왔단 신호이고 그다음엔 감긴 두 눈을 떠야 한다는 게 당연한 순서니까. 눈물이 말라 뻑뻑해진 눈두덩이를 힘겹게 들어 올려 눈을 떴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밖은 밝은 태양빛을 손바닥만 한 창문 새로 쏘아대고 있었다. 이렇게 눈을 뜬 날이 벌써 몇 번째지. 밖을 나가지 않아 하얗게 질려버린 두 다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실은 짜증 나는 게 아니다. 외롭게 얼어붙은 내 속을 건드리는 그가 끝에 가 내 마음을 취할 것 같은 불안함에서 비롯된 자기 보호식 포장일 뿐이다. 결국. 결국엔 그가 내 마음속 한가득 들어찰 것 같은 두려움, 그를 받아들일 나에 대한 혐오감과 자책감 때문에 뒤집어쓴 변명이다. 나도, 잘 알아. 내 감정이 어떻다는 거.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입술을 앙 다물었다.
그는 내가 어떤 저항을 하든 자해를 하든 굳건했다. 저항하면 묵묵히 받아주었고 자해하면 꿋꿋이 치료해주는 그가 지독하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내 발목에 걸리적 거리는 족쇄를 채우고선 문을 향해 달리는 내가 수십 번 수백 번 넘어져도, 양 무릎이 퍼렇게 멍들어도 그는 날 문 밖으로 데려가 주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씻는 것, 입는 것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게 해두었다는 점 하나일까. 한참은 큰 그의 맨투맨 하나를 걸친 채인 이 꼴도 익숙해진지 오래다. 무릎을 모아 끌어안고 그 위로 얼굴을 묻었다. 눈물을 억지로 참는 덕에 얼굴 한가득 화끈 열이 올랐다. 뺨에 닿은 보드라운 맨투맨 감촉이 따끔하게 느껴졌다. ...아프다.
여주야.
제대로 먹지 않아 볼품없이 마른 몸이 속절없이 그의 품으로 딸려갔다. 반사적으로 움찔, 하고 잔뜩 적대감을 드러내는 내 몸뚱이에 잠시 그의 몸이 경직되었다가 금세 이완되었다. 그는 눈물이 엉킨 내 눈을 보고 생각이 굳어 죽이 담긴 쟁반을 아무렇게나 밀쳐둔 채 나를 꽉 끌어안았을 것이 분명했다. 내가 울 때 그는, 늘 그랬으니까. 방망이로 쉼 없이 두들기듯 시끄럽게 쿵쿵 울리던 속이 어깨와 허리를 감싸오는 단단한 팔에 한순간 안정되는 내가 너무도 싫다. 전엔 닿는 것조차 역겨워 몸서리를 치면서 그를 마구 때렸었는데.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꼴이 되었는데, 난 왜 이제 더 이상 저항조차 하지 않는 걸까. 눈물이 뚝뚝 흘렀다. 어떡해. 이제, 이제 그가. 그가.
울지 마. 예쁜 눈 짓물러. 쪽.
그가 내 전부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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