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 전정국이랑 연애하는 법 01
w. 지민이베개
“선배, 선배!”
오늘도 선배, 선배 하고 거머리처럼 붙어 따라오는 정국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몇 주 간 진짜 ‘귀찮음’ 이라는 게 뭔지 지독하게 알려주는 정국 때문에 어제 샤워하다가 머릿카락도 한 움큼 빠졌는데, 저건 입도 안 아픈지 지치지도 않고 달라붙는다.
“오늘은 제가 밥 살게요. 돈가스 어때요? 선배가 어제 먹고 싶어했잖아.”
“아, 나 밥 먹을 시간 없어.”
사실 4시간을 내리 연습했기 때문에 배가 무척 고픈 상태였는데 쟤랑 밥 먹으면 앞으로 배가 아플 것 같아서 시간이 없다고 둘러대고 지긋지긋한 연습실로 돌아갔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정국이 선배 밥 안 먹고 연습하면 안 되는데…, 하며 중얼거렸지만 따라오지는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에어컨 바람에 차가워진 플룻을 들고 아까 실수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아, 배고파. 나가서 뭐라도 사먹고 와야 하나 생각하며 배를 쓸고 있는데 누군가 연습실 문을 똑똑, 노크했다.
“선배, 선배.”
“또 뭐야.”
“이거요. 이거라도 먹고 연습해야 해요, 안 그러면 진짜 배 아야해.”
문 가운데 투명한 부분으로 보이는 정국에게 또 뭐야, 하고 퉁명스럽게 말을 하자 하얀 봉투를 내밀며 이거라도 먹고 연습해야 해요, 안 그러면 진짜 배 아야해. 하며 눈을 접고 웃는데, 그 모습이 왜인지 예뻐보였다. 봉투를 받아들자 다시 한 번 방긋 웃으며 연습 잘해요, 하고 연습실 문을 꼭 닫았다.
이게 뭔가 하고 봉투를 열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에그 샌드위치와 커피 우유가 들어있었다. 진짜 못 살겠다- 졸졸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는 건 너무 싫은데 이렇게 가끔씩 귀여운 짓을 골라 하는 정국 때문에. 포장을 뜯고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었다. 좀 살 것 같기도 하네. 그렇게 얌전히 앉아 샌드위치를 가루만 남기고 해치우자 세상이 예뻐보였다. 그 때 카톡, 하고 울린 핸드폰을 힐끗 보니 또 정국이다.
[선배, 나밖에 없죠?]
***
해가 다 져서야 연습실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켰다. 몸에서 뚜둑뚜둑 소리가 나는 걸 들으며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데 또 기다린 건지 저 앞에서 정국이 손을 흔들었다. 내가 뒤돌아 그냥 가려고 하는데 다다다 뛰어오며 선배 어디 가요오, 하는 정국 때문에 집 가지, 어딜 가- 하고 또 퉁명스럽게 뱉어버렸다. 그럼 같이 가야겠다, 하고 이제는 눈치도 보지 않고서 내 손을 꼭 잡아오는데 손을 치울 힘도 없어서 그냥 가기로 했다. 정국이 헤헤, 웃으면서 좋아하는 소리에는 반응도 하지 않았다.
“선배, 이제 주말인데. 내일은 데이트 어때요?”
“데이트 같은 소리 한다. 콩쿨 준비해야 해.”
“그럼 내일도 연습실 행이에요?”
“실음과는 할 일 없냐. 너도 가 연습이나 해.”
“할 일 많아요. 근데 난 선배랑 데이트 하고 싶어서.”
시끄러, 하고 꽁 정국의 머리를 때리자 맞아도 좋은지 헤실헤실 웃는다. 이런 게 어떻게 우리 학교에 왔대. 어디 구멍난 사람처럼 계속 웃길래 한 번 더 조용히 해, 하고 머리를 쿵 쥐어박았다. 그러자 이제는 대담하게 눈을 맞추고 웃어오는 얼굴에 갑자기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어 확 시선을 피했다.
“뭐야아. 선배 혹시 부끄러워요?”
“뭐, 뭐래. 어디 아파?”
“진짜 뭐야, 선배 혹시 지금 나 걱정해준…, 아악.”
이젠 헛소리까지 하는 정국의 입을 힘주어 두어 번 두들기자 아악,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눈을 접고 웃어온다. 그냥 손을 뿌리치고 가는 게 낫겠다 생각이 들어 그대로 하자 정국이 아, 선배 어디 가- 하고 다다다 쫓아왔고. 내 어깨를 잡고 마주보는데 나보다 머리 몇 개는 더 있는 듯한 정국을 슬쩍 올려다보니 흐, 하고 멍청하게 웃는다. 다 와버렸어- 하고 말하기에 옆을 보니 언제 온 건지 거의 다 도착했다. 아쉬운 듯 눈꼬리를 한껏 내린 정국이 다시 날 마주보며 나긋하게 말을 해온다.
“선배, 내일 내가 데리러 올게요. 우리 영화 보러 가자.”
“… 언제.”
“난 선배 아침부터 보고 싶은데, 그래도 영화는 저녁 때 봐야죠.”
“…….”
“그러니까 5시쯤 올게요. 너무 예쁘게 하고 오진 마요.”
“…….”
“나 이미 너무 여러 번 반해서 또 반하면 진짜 큰일 날지도 모른단 말이야.”
자꾸만 헛소리를 하는데 왜인지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 들어 살풋 웃었다. 무슨 연하남이 이렇게 당당하고 대담해. 어, 선배 웃었어요. 예뻐. 하고 머리를 쓰다듬더니 내일 와서 전화할게요, 씻고 얼른 코 자요. 하고 손을 연신 흔든다. 심장이 조금 아픈 것 같다.
***
내가 왜 전정국한테 잘 보여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주얼이 남다른 정국과 영화를 보는데 대충 하고 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평소 손도 안 대던 화장품을 꺼내 이것저것 찍어발랐다. 어제 잠이 오지 않아 옷장을 다 뒤지고 고심했지만 결국 꺼내놓은 건 흰 맨투맨에 청반바지였다. 난 옷도 이거밖에 없냐. 5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어제 정국이 자기 전 보내온 카톡을 다시 한 번 훑었다. 온갖 애교 넘치는 말투와 나를 배려하는 모습들에 또 심장이 아파왔다. 나도 모르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아 뭐냐, 진짜.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카톡을 읽는데, 오마이갓. 정국이 텔레파시라도 통한 건지 선배, 나 지금 선배 집 가는 버스 탔다아. 하고 보내온 카톡을 0.001초만에 읽어버렸다. 지금 나, 카톡 읽고 있었다는 거, 들킨 거, 아니겠, 지?
[어, 선배 칼읽?]
[설마 카톡 읽고 있었어요?]
[아 귀여워]
[그럼 답장 좀 해봐요]
난 죽어야 한다. 몰려오는 카톡을 차마 읽을 수가 없어 핸드폰을 저만치 던지고 붉어진 얼굴을 톡톡 치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이거 완전 비밀을 다 들킨 것마냥 민망했다. 왜 이제 안 읽어요, 하고 아쉬워하는 듯한 투의 정국이 쉴 새 없이 카톡을 보내왔고. 방금까지 5시가 되기만을 기다려왔으면서 난 5시 5분 전에 제발 분침이 그대로 멈춰주었으면 하고 멍청하게 바랬다. 미치겠다.
“선배, 왜 귀여워요?”
“…….”
“진짜 카톡 읽고 있었어요?”
“…….”
“근데 왜 답장 안 해줬어요, 나 인내심 별루 없는데에.”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왜 귀엽냐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며 나를 자꾸만 쓰다듬는 정국 때문에 몸에 열이 나는 것도 같다. 오늘 영화를 보기로 해서 참 다행이지. 밥 먹자고 했어봐, 마주보고 전정국 쓸데없는 질문 답해줘야 했을텐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 나는 그렇게 정국을 철저하게 무시하며 영화관을 향해 걸었다. 진짜 미치겠다, 사람이 저렇게 귀여워도 돼? 하며 스스로 묻기 시작한 정국을 두고 그냥 집에 갈까 했지만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정국이랑 영화 보고 싶어서 가기 싫은 게 아닙니다) 최대한 참기로 했다. 정국은 내가 화가 난 줄 알았는지 선배애, 미아안. 화났어요? 하고 시무룩하게 물었다. 여전히 정국은 보지 않은 채 무표정으로 대충 고개를 저었다.
“화 안 났으면 나랑 밥 좀 먹어요.”
“…….”
그냥 화났다고 할 걸 그랬다. 대답은 하지 않고 이제 뛰어서 저만치 보이는 영화관으로 들어가자 정국이 아, 선배 왜 맨날 뛰어! 하고 툴툴거리며 쫓아온다. 이미 예매를 마쳤는지 표 두 장을 덜렁덜렁 들고 있기에 무슨 영화냐고 처음으로 물어보자 정국은 감격의 눈으로 나를 보며 이거 그거요, 선배가 좋아하는 멜로 영화요. 하고 말랑하게 웃는다. 오늘도 날 배려한 선택에 조금 누그러져서 그럼 팝콘은 내가 살게, 하고 음식 코너로 향하자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 내 손을 꼭 맞잡아온다. 딱히 놓을 생각은 없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쭈뼛거리며 하는 말이.
“선배, 우리 커플석이니까 커플 세트 먹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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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일단 지르고 보겠습니다^ㅁ^
암호닉 신청하실 분이 계시다면 [] 씌워서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혜택은 다른 건 없구... 나중에 번외나 특별편 (뜨거운 것도 있을까여?) 을 추가로 메일링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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