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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無花果)

 

  

늦가을, 단풍잎이 떨어진다. 겨울이 오려나보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아파트 단지의 단풍이 어느새 지기 시작한다. 아직도 푸릇푸릇 해 보였는데 어느새 노랗고 빨간 단풍잎들이 단지 주차장으로 떨어졌다. 주말이나 되어야 단지를 좀 돌아볼 생각을 한다. 평일에는 그저 출근길에 휙 한 번 둘러보고 퇴근길은 어두워 보이지 않으니까 말이다. 듬성듬성 해 진 단풍나무를 보며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는구나 싶다.

왠지 가을 하면 추석을 기다리는데 그 추석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겨울을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겨울이 오면 가슴이 참 쓸쓸해진다. 개인적으로 황량하고 추운 겨울은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 갈 때마다 겨울이 되면 다짐을 한다. 올해는 인생을 거의 즐기질 못했구나, 내년에는 더욱 더 즐겨야지…… 그래놓고서는 한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바빠지는 것 같다.

갈수록 바빠지는 생활에 지쳐 친정 생각은 안한지 오래다. 엄마는 아픈데는 없는지 오빠들과 동생은 잘 사는지 서로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이번 겨울에는 엄마를 자주 찾아 뵈야겠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엄마는 작은오빠 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 처음 오빠 집으로 모시려고 했을 때

- 고마 치아라. 살아봤자 얼마나 더 산다고 자식한테 신세를 지나. 여기서 살다가 갈란다.

한평생을 살아온 집을 두고 떠나기 아쉬웠는지 혼자 있어도 괜찮다며 고집 부리던 엄마는 우리 사남매가 한 달 동안 설득시킨 후에야 허락을 하셨다. 오빠 집에 도착해서도 미련을 못 버리셨는지 조금만 있다가 가야겠다 하시면서도 아들과 있어서 그런지 은근 좋은 눈치였다.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씩은 엄마를 찾아갔었는데 이것저것 바쁜 통에 반 년 만에 가게 되었다. 추석 때도 병원에 나가야해서 가질 못했다. 엄마랑 올케언니들, 막내동생 넷이서 음식하고 차례 준비 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미안한 마음에 귤을 한 박스 사들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 희경이 왔냐. 일이 많이 바쁜가보네 살빠진것좀 봐라. 귤은 또 뭐하러 한박스나 사왔어? 여도 많은데… 박서방은 어쩌고 혼자온다냐?

- 어…그냥 오늘은 혼자 오고 싶어서

오랜만에 본 엄마의 모습은 내가 어릴 적 기억하던 푸근한 엄마의 모습이 아니었다. 거뭇거뭇한 피부와 쪼그라든 피부. 그리고 야위었다. 엄마는 엄마 살 빠진 것은 생각하지 않나보다. 엄마도 연세가 80을 바라보는데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다.

저녁을 먹고 거실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요즘 병원에 치매환자들이 많이 들어온다 합병증 때문에 고생이다 예방을 해야하는데 하며 치매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도중 올케언니가 뭔가 떠오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급하게 말했다.

- 요즘 어머님이 좀 이상하셔요. 자꾸 옛날 일을 언급하시고 예전 같지 않으세요. 이거 치매 초기증상이라고 하던데…검사라도 받아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 무슨소리에요? 엄마 원래 옛날 얘기하는 거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이제 80노인이에요. 변하는건 당연한거라고요.

새언니의 얘기에 나도 모르게 흥분했다. 그럴리 없다. 예전부터 엄마는 현명하고 지혜롭기로 동네에 소문이 나있었다. 동네사람들도 안씨네는 어쩜 그렇게 머리가 잘 돌아가? 나중에 치매걱정은 없겠어! 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온 엄마다. 그런 엄마에게 치매라니. 언니도 엄마가 80을 바라본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그럴 수 도 있겠다하며 생각을 접었다. 하지만 엄마라고 치매에 걸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다들 일하느라 바빠서 주부인 새언니가 돌봐야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새언니가 계속 돌볼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엄마를 요양원으로 보내기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가지고 걱정을 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

오랜만에 엄마랑 나란히 누워 잠자리에 들었다. 엄마랑 나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천장만 바라봤다. 어렸을 적에 엄마 옆자리는 항상 내 차지였다. 살이 많아 푸근하고 따뜻한 엄마가 좋아 꼭 안고 잤다. 무더운 여름엔 덥다며 항상 엄마의 배 대신 죽부인을 끼워주던 엄마. 지금은 엄마의 몸이 죽부인 같이 차갑고 야위었다. 무엇이 우리 엄마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얼마 안됐을 당시다. 매일 밤 아빠는 술에 찌들어 들어와 엄마를 종 부리듯이 부리는 것은 기본이고 폭행까지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부턴가 부엌엔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가 들어와 밥을 하고 있었다. 나와 동생은 다가가 아줌마 누구에요? 하고 물었다. 그럴 때 마다 그 아줌마는

- 너네가 희경이랑 희은이구나? 반가워 아줌마는 아빠 여자친구야.

하며 사탕 두 개를 건내곤 했다. 내가 아무리 어리다고 하지만 아빠가 바람핀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눈치없는 동생은 사탕주는 아줌마라며 따라다니고 사탕 더 달라고 조르기까지 했다. 생판 모르는 여자가 그것도 요즘말로 ‘세컨드’라는 여자가 들어와 부엌을 차지했는데 엄마는 분하지도 않나보다. 나는 기억한다. 그 여자가 거짓말을 해서 아빠가 엄마를 쫓아가며 때렸던 것. 엄마는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 도망가던 것. 나는 엄마한테 불여시가 또 꼬리친다 하면서 욕을 했다. 하지만 엄마는 말이 없었다. 밭에서 종일 일만하다 들어와 조용히 밥을 먹고 우리와 같이 잠을 잤다. 그러다 가끔 자다 일어나보면 엄마가 멍하게 앉아 문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랑 나간 아빠를 기다렸던 것일까. 내가 대학생이 되고 취직을 할 때까지도 아빠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보다 못한 우리가 모시고 살겠다고 했지만 그럴 때 마다

- 뭐가 어떠냐. 그 종년이랑 얼마나 잘되는지 보자. 어차피 집에도 들어오지 않는거 뭣하러 내가나가야. 여기는 내 집이니께 죽을 때까지 여서 살란다.

 

그거 본다고 뭐 좋을게 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혼하라고 하면 너네는 남자 잘 만나야혀 그래야 고생안하지. 좋은 남자 만나려면 너부터 좋아져야 하는겨. 일자리 잡았다고 맘놓고 있지말고 더 배우려고 노력햐. 라는 말로 말을 돌렸다.

 

 

 

- 엄마, 엄마는 왜 이혼 안했어? 지금도 얼굴 안보고 사는데 뭐하러 이러고 있어. 나같으면 이혼 하고도 남았다.

- 왜긴 왜야. 느그들 애비없는 자식이란 소리 들으면서 시집 장가 못갈까봐 그러지. 그땐 다 그랬어 친구들이랑 똑같은 잘못을 해도 집안교육을 잘못시켰다. 내 친구들은 애비 없이 키우면 엉망으로 큰다. 선생님들은 결국 저런 애들이 사고치고 다닌다. 그런 소리만 하지. 그게 얼마나 가슴 깊숙이 박히는 상처가 되는지 본인들은 모르는 거여.

언젠가 엄마의 부모님 그러니까 내 외조부모님은 엄마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고 들은 것 같다. 고모 밑에서 자라면서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우니 매일 농사일을 도우면서 책보 싸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며 부러워하곤 했다고 한다.

엄마의 꿈은 간호사였다고 했다. 불쌍하고 아픈 사람들을 보살피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듯하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꿈을 접어야만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항상 내가 엄마의 꿈을 대신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커서 내 자식들은 꼭 학교에 보내리라는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악착같이 일하고 알뜰하게 모았다고 했다. 그래도 자식 모두를 대학에 보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다행히도 우리 는 열심히 공부해서 전면 장학으로 입학을 했고 나는 그렇게 못 이룬 엄마의 꿈을 대신 이뤘다.

 

 

엄마한테 다녀온지 2주째 되는 날, 아침 일찍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새벽에 자다 말고 일어나서는 이가 많다며 이를 잡아야 한다며 이불을 잡고 이잡는 시늉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지금 검사받으러 우리 병원으로 가고 있으니까 나도 병원으로 오라는 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을 있었다. 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병원 도착했다고 빨리 오라고. 대충 차려 입고 병원으로 갔다. 결과는 안봐도 뻔했다. 치매 초기증세이다. 아직 많이 진행되진 않아서 진행을 늦추는 약을 복용하지만 앞으로의 일은 장담 할 수 없다고 한다. 병원에서 나와 우리는 한동안 한숨만 푹푹 쉬며 아무 말 없이 땅만 보고 있었다. 이렇게 있으면 뭐하는가. 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은가. 저녁 우리집에서 급하게 가족회의를 열기로 하고 흩어졌다. 그리고 나는 엄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 엄마 뭐 먹고싶은거 없어? 맛있는거 먹자. 오랜만에 큰딸 집에 왔는데 맛있는거 먹어야지

- 요즘 무화과가 그렇게 먹고싶더라

- 엄마는…무화가가 요즘 나와? 여름도 아니고 겨울인데. 그냥 고기 먹자 엄마

 

생각해보면 엄마는 옛날에도 무화과를 참 좋아하셨다. 엄마가 장을 보고 오시는 날이면 항상 무화과를 사오셨다. 그리곤 무화과가 주렁주렁 달리는 나무가 마당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무화과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니까 말 다 한 것이지.

- 무화과라는 이름은 꽃이 없는 과일 이라는 뜻인디 이건 꽃이 피지 않고 바로 열매가 열려. 참으로 신기하제? 근데 사실은 이 무화과 안에 박혀있는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줄기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게 꽃인거여

어릴 땐 이 과일이 참으로 신기했었다. 내가 꽃을 먹는건가 하며 신기해 했었는데 요즘은 이 과일을 보고있으면 기분이 묘해진다. 잘 알고 있어서 그런건지…알 수 없다.

 

 

저녁을 먹고나니 오빠들과 동생이 하나 둘 씩 도착했다. 새언니들도 왔다. 엄마는 피곤하시다며 일찍 잠자리에 드셨고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상태가 악화되면 요양병원에 들어가야 하나, 그럼 그동안은 누가 모시냐, 비용은 얼마나 들고 보험은 들었냐 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모시자는 의견이 나왔다. 나는 일의 특성상 날짜를 정해두고 모시지 못하기에 시간 나는데로 돕는다고 하였고 경제적으로도 물론이다. 작은오빠네는 올케언니가 항상 모셨으니 다들 바쁘니까 평일엔 자기가 모시겠다며 먼저 나섰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것도 힘들텐데 선뜻 모시겠다고 해주니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고맙다.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 우린 안돼요. 애 뒷바라지 하기도 힘든데 여기서 어머님까지 모시는건 무리 아니에요? 시어머니 모시는게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 일인데. 전 못해요

큰 올케언니였다. 언니는 가정주부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들이 있다. 평소에 살림 하는것이나 어른들을 모시고 사는 것을 싫어하던 언니는 역시 불만을 토로했다.

- 아니 애들 그 정도면 다 컸지 신경 쓸게 뭐가 그렇게 많아요? 애들도 일찍 철들어서 자기가 할 일 다 잘 하는구만. 전에 보니까 집에서 딱히 하는 거 없던데 시어머니 모시는게 그렇게 싫어요? 그럼 작은 언니는 지금까지 힘들어서 어떻게 사셨대요? 홀몸도 아닌데. 아니 까놓고 말해서 언니가 시댁에 제대로 신경 쓴 적이 있긴해요? 제사 때도 항상 늦게 와서 어머님이랑 저랑 막내 아가씨만 죽어라 고생하고 밥상 숟가락 얹으면 다에요?

- 그만들 해라

- ……

다투는 소리에 엄마가 잠에서 깨셨다. 지금 가장 심란한 사람은 엄마란 것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자식들한테 짐이 되는 것 같아 미안 해 하시며 힘들면 요양병원으로 가자고 말씀하신다. 그럴바엔 내가 일 그만두고 간호 하겠다고 하자 엄마는

- 개 같은 소리 허지도 말어!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일이 나에게 닥치니 뭐부터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다. 수많은 치매환자들을 간호 해 왔지만 내 가족이 치매 환자가 되니 당황스럽고 미리 준비해둘걸 하는 후회가 넘친다. 누구나 그렇듯 나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문제였다.

일단은 작은오빠가 모신다니 걱정은 덜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치매가 심해지면 가족들도 못 알아보거나 헛소리도 하고 집을 나가서 길을 잃기도 하고 합병증도 올 텐데……지금으로썬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두 달 전, 아빠의 내연녀가 나를 찾아왔다. 내가 이 병원에 일한다는 것은 어디서 들었는지 일하는 도중에 찾아와 시간이 있냐고 묻는다. 퇴근 후 병원 앞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옛날의 화려하고 당당했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피폐했다. 지금도 가끔씩 텔레비전에 불륜이야기가 나오면 생각하곤 한다. 좋지 않았던 어린 날의 우리 집을. 남의 가정을 파괴하고 데려가면 본인 마음은 편할까.

 

- 앉아…

- 무슨 일이시죠?

그녀는 물 한잔을 들이킨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저…돌아가셨어 일주일 전에…

- ……

뜻밖의 아빠의 임종 소식에 나도 모르게 손에서 컵이 미끄러졌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했던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전해주는 이야기 중 좋은 이야기는 하나도 단 하나도 없었다. 이 여자에게 무엇을 바라겠는가. 그저 조용히 살아줬으면 싶었다.

- 그이는 담배를 많이 피웠어

맞다. 아빠는 엄마랑 결혼하기 전에도 하루 한 갑은 기본으로 여러 종류의 담배를 많이 피웠다고 했다. 그 때문에 엄마랑 많이 다투기도 했고 우리는 항상 코가 아프다고 했었다.

-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가슴이 아프다고 했어. 항상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며 낮잠만 잤기 때문에 눌려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어. 그이도 그렇게 생각해서 건강검진 같은 건 받아볼 생각도 안했지. 그렇게 2년이 지났나 병원에서 검진하라고 연락이 왔어. 오랜만에 시내구경도 할겸 검진을 했어. 그런데 결과는……폐암 말기래 이미 폐는 기본이고 모든 장기에 전이가 된 상태라서 어떻게 손 쓸 방법도 없었고 더군다나 너무 말라서 항암치료도 못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6개월 선고 받았어. 그때부터 밥도 못먹고 영양제와 진통제에 의지하며 그렇게, 그렇게 죽는 날만 바라보고 살았어. 뿌린대로 거둔다고 우리가 그동안 했던 짓들 때문에 천벌을 받는구나 했어. 이 나이가 돼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살면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미친년이지…많이 늦은거 알고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아.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 전해주려고 물어 물어 찾아왔어. 이젠 다 늙어서 뭘 하겠냐 만은 이렇게라도 사과하지 않으면 얼마 남지 않은 인생도 살기 힘들거 같았어. 희경아, 내가 미안하다…잘못했어…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 가정을 파괴하고, 우리엄마 인생을 다 망쳐놓고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야 사과하러 온 이 노인네를 어쩌란 말인가.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보다 이 소식을 가족들한테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가 관건이었다. 이 일은 아직까지도 나 혼자만 아는 비밀로 묻어두었다. 이 얘기를 엄마가 들었을 경우 충격이 클 것이라는 판단으로……

 

 

시간은 흘러 봄이 왔다. 엄마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며칠 전에는 밤에 화장실을 간다며 밖으로 나갔다가 넘어져서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 밖에 곰국 태우기, 현관 비밀번호 잊어버리기 등 보통 사람들에게 있을법한 일은 종종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병원을 찾아가게 된 것은 자식을 못 알아보시는 것에 대해 가족모두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는 큰오빠를 보고는

- 저 사람은 누구냐?

그리고 현재 엄마는 나 말고는 아무도 못 알아보신다. 전에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환자는 자기가 가장 애착이 갔던 사람만 기억하게 된다고. 나중엔 나마저도 못 알아 볼까봐 겁이 난다. 이렇게 봄이 왔는데 나는 겨울보다 더 우울하다. 엄마의 치매는 더 심해지고 있다.

 

 

5월부터 엄마는 큰오빠네 집에서 지냈다. 작은 올캐언니가 출산예정일이 다가와 친정으로 가야만 했다. 작년에 엄마를 모시지 않겠다고 했던 언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안할 수가 있겠는가. 믿음은 가지 않지만 그래도 믿는 수밖에.

퇴근 준비를 하던 중 올캐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 네 언니, 무슨일 있어요?

- 아가씨 어쩌면 좋아요 어머니가…어머니가 집을 나가셨어요!

머릿속이 하얘졌다. 우리엄마한테는 적어도 우리엄마한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엄마, 다시 이전에 살던 집으로 가야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퇴근해서 돌아오면 그 집으로 다시 가보자 그러시고, 아침이면 출근하는 나를 따라 그곳에 가자고 그러시고, 아무리 상황을 설명해도 듣질 않으셨다. 치매 환자의 특징 중 하나가 뭔가 생각 하나에 꽂히면 해결 될 때가지 집착하고 또 집착한다고 한다. 나중에는 상상의 날개를 펴서 완전히 판타지 속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엄마도 그런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런 엄마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혹 다시 또 무작정 집을 나서면 어떡할까. 그렇게 돌발행동을 하신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되었다. 그런게 그런 걱정이 현실로 다가왔다. 낮에 올캐언니의 눈길이 소홀해진 틈을 타 가출을 하신 것이다. 키우던 강아지 옆에 끼고, 개나리 봇짐 하나 만들어 이전 살던 집으로 가겠다고 길을 나선 것이다.

올캐와 아이들은 할머니 없어진 것을 알고는 오빠에게 연락했고, 우리 남편 놀라서 동네와 읍네 그리고 신도시까지 열심히 엄마를 찾아다녔지만 엄마는 어디에도 없었다. 정말 어떻게 부산가는 버스를 타고 이전 살던 동네로 가신 것인지 그래서 엄마집 가까이에 살고있는 작은오빠에게 혹시 거기로 갔을지 모른다고 연락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는 거기로 오시지 않았다.

남편이 경찰서로 찾아가 가출신고를 했다. 다행히 엄마 찍어놓은 사진이 있어서 그 사진과 가출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했다. 가출신고를 하면서 나와 남편이 같이 걱정 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엄마가 이전에 사시던 곳이 부산인데, 여길 자꾸 목포로 알고 있다. 목포는 엄마의 고향이다. 아무리 부산이라고 이야기해도 돌아서면 내가 목포로 다시 가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이 엄마가 집나간 이야기를 듣고 젤 먼저 찾아간 곳이 시외버스터미널이었다. 혹시나 싶었다. 터미널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또 목포 가는 버스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목포로 가진 않았구나 안심은 했지만 또 혹시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저녁밥도 목에 넘어가질 않았다. 조카들도 할머니 걱정에 초상집 같은 분위기. 그런데 8시쯤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전라도 광주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경찰서다. 엄마 이름을 대면서 혹시 어머니가 맞냐고 확인하셨다. 광주에 가신 것이다. 경찰관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터미널에서 개 한 마리를 끌고 개나리 봇짐을 든 할머니가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닌듯하여 경찰서로 모시고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원조회를 해보니 가출신고가 들어와 있었고, 또 전산망에 사진이 있어서 남편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경찰관은 자기일처럼 걱정해 주시면서 아직 부산가는 고속버스가 있으니 버스에 태워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그런데 걱정이 되는 것이 고속버스 오는 동안 몇 번 휴게소에 들르기 때문에 안심이 안됐다. 혹 택시에 태워 보내주실 수 없겠냐며 부탁드렸더니 한 분을 섭외해 그 차에 태워 보내주셨다.

집에 돌아온 엄마의 초췌한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 엄마 왜그래 왜! 내가 나가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여기 손주들이랑 언니 있는데 왜 혼자 나가서 고생을 해?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엄마 이런식으로 할거면 집에가! 엄마 혼자 마음대로 할거면 집에 가라고! 왜그렇게 우리 마음을 몰라줘.

감정이 북받쳤다. 엄마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것도 아닌데도 화가 났다. 왜 하필 우리 엄마인지 왜 우리 가정에 이런 시련을 주는 것인지 누굴 탓 할 수도 없어서 더더욱 화가 났다.

- 잘못했어요. 선생님 다시는 안그럴게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엄마는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했다.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빌었다. 가족들은 멍하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런 말 도 하지 않았다.

- 내일 병원에 다시 가보자. 검사 받을 때도 됐고 요즘 엄마 너무 허약해 지셨어.

 

내일 아침 일찍 병원에 가기로 하고 2시가 되어서야 방에 불을 끌 수 있었다.

 

 

엄마는 검사 중이다. 나도 쉬는 날이고 주말이라 가족 모두가 병원에 있다.

- 나 할 말 있어.

- 중요한거야? 아니면 나중에 말…

- 아빠 얘기야.

 

아빠의 내연녀를 만난 얘기부터 들은 얘기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큰오빠는 화가 난 것처럼 보였지만 작은 오빠와 동생은 말 못한 상황을 이해해주며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도 아는 것이 이것뿐이라 더 이상 답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엄마에겐 비밀로 하자고 입을 모았다.

그러는 사이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말을 듣고는 또 다시 멍해졌다. 이번엔 당뇨병까지 왔단다.

- 당뇨라니요? 저희 엄마는…약한 고혈당이 있었을 뿐인데요……

- 약한 고혈당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모호해서 당뇨병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정도면 다른 합병증도 발생했을 것인데… 유감스럽지만 오늘부터 입원치료를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 뭐 어쩌겠어…입원 해야지…

 

일이 있는 동생과 작은오빠는 먼저 갔고 큰오빠가 입원 절차를 밟는 동안 나는 집에 들러 엄마 집과 내 짐을 챙겼다. 꽃무늬 옷이 유난히 많았다. 엄마는 옛날부터 꽃무늬 옷을 좋아하셨다. 꽃무늬를 입으면 화사해 보이고 엄마도 꽃이 되는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옷장을 정리하던 중 결혼 앨범을 발견했다.

- 지금 보니 엄마 참 곱다…

그리고 앨범에 꽂혀있는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사랑하는 딸~

 

어느새 커서 결혼식을 앞둔 딸 앞에서

엄마라는 이름이 왜 이리 초라한지…

막상 품에서 떼어내려는 작업을 미쳐 생각해 두지 못함인지

그저 먹먹해지는 가슴과 뻑뻑한 눈이 원망스럽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잘 해주지 못함이 가슴을 치게 하고

부족함 없이 두 손에 담아주지 못함이 내내 목에 걸려 따끔거린다.

 

드레스를 맞추고 한복을 맞추고

웨딩 사진을 찍으면서 그 실감은 피부 깊숙이 파고들었지…

내 딸이지만 어찌나 곱고 예쁘던지…

 

내 어머니가 보셨더라면…

 

아마 하늘나라에서 지그시 지켜보며 도와주시리라

그렇게 생각이 들면서 명치끝이 무거워진다.

 

내가 살아낸 시간만큼

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찌 살아낼까 싶은데

든든한 사윗감 앞에서 그 마음은 조금씩 안도가 된다.

 

생을 살아가는 과정 중에

제일 행복한 시기일 것인데

늘 지금처럼 애틋하고 서로를 그리로 사랑하며 살아가길

매일 가슴으로 적는다.

 

사랑하는 딸 희경아~

널 키우던 과정이 흑백 영화처럼 엄마 머릿속으로 천천히 흐른다.

발랄하고 귀엽고 참 이쁘게도 웃던 아이

온 동네 어른들 칭찬을 다 받으며 이쁘게 크더니

이제 든든한 한 남자의 옆자리에 나란히 서는구나

참 예쁜 한 쌍이야…

 

나는 아직도

사위라는 말보다는 아들같은 느낌이 더 큰지 이름이 먼저 나오네

 

부디 두 사람 앞날에 넘치는 기쁨으로

행복한 웃음소리가 꽃 피고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거 늘 염두에 두고

서로 아끼고 챙기고 그렇게 이쁘게 살아주길 바란다.

 

너희들 옆에서 구부린 등으로 모은 두 손으로

늘 기도할게…

 

사랑한다 희경아~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가자…

 

엄마가

 

 

결혼한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이러 편지가 있는 줄 몰랐다.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내가 결혼을 준비할 때 너 시집가면 섭섭해서 어찌 산다냐 하며 시집가지 마라며 장난으로 말씀하시곤 했는데… 자식 모두가 집을 떠났을 때의 엄마의 외로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후회스럽고 자주 연락하지 않았던 내가 원망스럽다. 앞으로 엄마에게 남은 시간동안 엄마를 행복하게 해 드려야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누군지 몰라봐도 좋다. 엄마가 행복하기만 한다면.

 

 

저녁식사 후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 말씀도 없이 가만히 앉아 계시면 그렇게 측은하고 슬퍼 보일 수가 없었다. 항상 타인을 위해 사는 것이 기쁨이었던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된다는 자체가 얼마나 괴로운지 얼굴에 역력히 들어나 보여서 나도 함께 슬퍼질 지경이다. 그래서 청력이 약하더라도 내가 억지로 아침 저녁으로 대화를 시도 해 보았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공자, 맹자가 함께 울고갈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호박넝쿨처럼 줄줄이 쏟아진다. 그런 어머니 한테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아울러, 그 나이에도 여전히, 흔들림 없이 올바른 엄마의 가치관이 존경스러웠다.

- 엄마 뭘 그렇게 떠들어?

- 응, 좋은 말씀하셔

- 언닌 엄마가 못 알아보고 언니언니 하면서 말하는데도 좋아?

- 응 좋아, 우리엄마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 생각하는 건 여전하시네.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더 낫지도…심해지지도 않고 말이야. 엄마, 우리 올 겨울엔 온천여행이나 갈까?

 

엄마가 헛소리를 하고 집을 나가고 당뇨가 심해져 합병증이 오는 것이 두려운게 아니었다. 엄마가 떠날까봐. 더 이상 엄마를 못 보는게 두려웠다.

마른 명태같은 엄마의 팔뚝을 보며 칠십평생 불도저처럼 쉬지않고 노동으로 점철된 엄마의 삶이 보인다. 우린 철없이 날름 날름 맛있게, 쭉쭉 빨아먹는 새끼새였다. 문제는 우리도 이젠 모두 40.50을 바라보며 같이 나이들어 버렸는데 엄마에게 아직도 기대고 있는 것 같았다. 통통했던 팔뚝은 기름기, 물기 다 빠져버렸지만, 이젠 철사줄처럼 질겨져버린 힘줄로 늙은 사남매 먹이시려 병상에 누워서도 끼니걱정 하시며 한숨 쉬신다.

 

 

엄마는 날이 갈수록 쇠약해 졌다. 말도 거의 안하고 천장만 보며 눈만 껌뻑껌뻑 할 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손주들이 올 때만 고개를 돌려 한 두 번 쳐다보고는 다시 눈을 감는다. 밥도 거의 먹지 못하고 영양제에 의존하며 높은 곳에서 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 하게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 어머님 뭐라도 드셔야 할텐데… 어머님은 뭐 좋아하세요?

- 엄마는 옛날부터 무화과를 정말 좋아하셨어요.

- 무화과요?

요즘 무화과가 제철이다. 바로 나가 무화과 한 봉지를 사왔다. 엄마의 입술처럼 붉게 잘 익었다. 이렇게 무화과를 사오면 엄마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무화과라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엄마니까.

 

 

- 엄마 자? 무화과 사왔어. 엄마가 전에 먹고 싶어 했잖아. 되게 잘 익었어. 우리 이거 나눠 먹자.

-……

- 엄마?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불안함이 엄습했다.

- 엄마…엄마 무화과 좋아하잖아…무화가 먹자고 하면 벌떡 일어나야지…왜 안일어나? 내가 다 먹는다? 진짜 다 먹어? 엄마 작년 겨울에 먹고 싶어 했잖아 그래서 내가 이만큼이나 사왔는데 왜 안먹어… 이렇게 가는게 어딨어… 나랑 온천여행도 가야지 여행가서 맛있는거도 먹고 영화도보고 하기로 했잖아…미안해 엄마 오줌 쌌다고 혼낸 것 도 미안하고 자꾸 아빠 찾는다고 뭐라 한 것 도 미안하고…이제 안그럴게. 한 번만 한 번만 눈떠줘 엄마……

 

 

 

- 에유 우리 어머님, 자식들 힘들지 말라고 주말 벌어주시고 가셨네.

- 가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시겠지

- 그래야지 살아서 좋은 일 많이 하셨으니까 다음 생엔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사실거야.

 

남들처럼 엄마한테 애교도 부리고 이쁜 짓만 골라서 하는 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항상 떽떽 거리고 신경질만 내던 딸이라 미안한 마음뿐이다. 다음 생에도 우리가 엄마 자식으로 만난다면 그땐 꼭 남부럽지 않게 효도 하고 싶다. 할 것이다.

 

 

- 무화과가 왜 무화관지 알아? 무화과는 꽃이 없는 과일 이라는 뜻인데 이건 꽃이 피지 않고 바로 열매가 열린대. 신기하지 않아? 근데 사실은 이 무화과 안에 박혀있는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줄기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게 꽃이래. 사람들은 이걸 제대로 알지 못하고 꽃이 피지 않는다고 치부해 버리는 거야. 그래서 이름도 무화과라고 지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것이 꽃이라는 걸 몰라.

- 엄마가 드셨어야 했는데… 우리가 대신 맛있게 먹어주자. 자 하나씩 받아.

 

가족들은 모두 무화과 하나씩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녹였다. 식장엔 무화과향이 향기롭게 퍼졌다. 붉은 빛을 내며 무화과가 무르익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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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너무슬퍼....쓰니야 글진짜 잘쓴다 가슴이 먹먹하다ㅠㅠ 엄마한테 잘해야겠어
10년 전
치느치느
진쨩..?ㅠㅠ다행이다
10년 전
독자2
짱짱이야ㅠㅠㅠ포인트가 안아까워
10년 전
치느치느
포인트 낮춰야하나..ㅋㅋ
10년 전
독자4
난 딱적당한거같아!!ㅠㅠㅠ너무 감동적이야
10년 전
독자3
헐 겁나 좋더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고마워ㅠㅠ읽어줘서ㅠㅠ
10년 전
독자5
아 대박.... 아까 이거 보고 싶다고 했던 익인이야ㅠㅠ 짱이다 나도 보고 울었어.. 언젠가 우리 엄마도 늙고 죽을 거라는 생각 하니까 먹먹하고 그렇다.. 엄마한테 잘해야지 하는데 잘 안 되네ㅠㅠ
글 되게 잘 썼당.. 중간중간 약간 손보면 매끄러울 것 같아! 내 포인트가 아깝지 않네 정말ㅜㅠ 생각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생각날 때마다 와서 볼 것 같아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고마워ㅠㅠㅠ글 흐름은..내가 학생이니 어쩔 수 없는듯 ㅋㅋㅋㅋ하...고마워♥
10년 전
독자6
허류ㅠㅠㅠㅠ잘쓴다
10년 전
치느치느
고마워ㅠㅠ
10년 전
독자7
짱이다ㅠㅠㅠ진짜 포인트가 안아깝네 ㅠㅠ 무화과 어제 문학시간에 배웠었는데 쓰니네는 이런거 쓰는시간도있었나보구낭 아진짜 씁슬하고슬프다 스크랩도 하고 실례가 안된다면 캡쳐나 복사해서 다른친구들 보여줘도될까???^^
10년 전
치느치느
응응ㅋㅋㅋ친구들이라니...세상에ㅠㅠ고마워...
10년 전
독자8
잘썼다..유명작가가쓴거같애 이제서야봤네!
10년 전
치느치느
에이..그건아니다 ㅋㅋㅋㅋ암튼 고마워
10년 전
독자9
이건...작품이야ㅠㅠㅠㅠㅠㅠ아눈물ㅠㅠㅠㅠ엄마한태효도해야겠다
10년 전
치느치느
그래ㅠㅠ후회없도록 ㅠㅠ
10년 전
독자10
와......장난아니다...ㅋㅋㅋㅋㅋㄱ그막화려하게겉멋부리려는게하나도안보여, 근데도 내용만으로그냥 마음이먹먹하고와닿게만든다.. 걍글에소질잇는듯...진자쩐닼ㅋㅋ
ㅋ쓰니야....장난아니다...진짜부럽..ㅋㅋㅋㅋ단편소설쓰기힘들텐데나너무지금놀라서웃음나와..재능잇다쓰니.
감동느끼고 울만한작품인듯..좀더다듬어서글쫃으로길나가도되겟다

10년 전
치느치느
아이..아니야..ㅠㅠ읽어줘서 고마워!
근데 난 이쪽 진로가 아님ㅋㅋㅋ창작의 고통 느끼고싶지 않아ㅠㅠ

10년 전
독자11
가슴먹먹하다ㅠㅠㅠㅠ 잘보구가~
10년 전
치느치느
고마워~
10년 전
치느치느
고마워~
10년 전
독자12
으아..ㅠㅠ아침부터 먹먹하다.. 우리 엄마도 무화과 참 좋아하시는데 진짜 우리엄마 얘기같아서 생각이 많아지네 좋은 글 고마워!
10년 전
치느치느
읽어줘서 고마워^^
10년 전
독자13
나 지금 보면서 정말 펑펑 울었어. 가슴 먹먹해지는 좋은 글 정말 고마워.
10년 전
치느치느
읽어줘서 매우매우 고마워 ㅎㅎ
10년 전
독자14
와...진짜 먹먹하다 나 글 읽고 잘 안 우는데 진짜 잘썼다!!!
10년 전
치느치느
고마워!!
10년 전
독자15
엄마를 부탁해 같아 그 소설 읽으면서 많이 먹먹했는데 여기서도 그 감정이 느껴져...
10년 전
치느치느
헐...쌤도 그말씀 하셨어...
10년 전
독자16
허류ㅠ..... 진짜 쓰니ㅜㅜㅜㅜㅜㅜ 내가 무화과를 좋아해서.....ㅎ...ㅎㅎ...... 쓰니 부럽당 난 진로가 이쪽인데 재능이 없어
10년 전
독자17
(측은)
10년 전
치느치느
나도 처음 쓰는거라 그렇지 두번쓰라하면 못써 ㅎㅎㅎ파이팅 쓰다보며 느는거랬어
10년 전
독자18
우와진짜잘썼어ㅠ완전슬프다늦기전에효도해야겠어
10년 전
치느치느
그래그래ㅠㅠ
10년 전
독자19
엄마를 부탁해도 생각나고 중간즁간에 글흐름빼곤 진짜 잘썼다....학생인데 이정도라니ㅠㅠ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글흐름은 어쩔수없어ㅠㅠㅠ시간이 임박해서 급전개하고 또 내가 글을 많이 안써서 어쩔수가 없다 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20
그래도 잘썼어ㅠㅠㅠ 진짜 잘써서 놀라워...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읽어줘서 고마워..ㅎㅎ
10년 전
독자21
와. ㅠㅠㅠㅠ 진짜 너무 잘썼다 ㅜㅠㅠㅜ 문체도 담백한게 딱 내 스타일ㅠㅜ 시간이 촉박했었는데도 이정도 퀼이면ㅜㅠ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더 좋은 글이 나왔겠다 ㅠㅠㅜ
10년 전
치느치느
아으ㅠㅠ과찬이야 읽어줘서 고마워
10년 전
독자22
진짜 편지부터 울면서봤어.ㅠㅠ읽으면서 엄마를부탁해 이책생각도나고.. 엄마보고싶다유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우와ㅠㅠㅠ고마워
10년 전
독자23
헐ㅋ나글보고운적처음이다미친모야ㅠㅠㅠㅜ대박이야진짜쓰니꼭이길로가...진짜천재야ㅠㅠㅜ
10년 전
치느치느
헐 딘쨔..?ㅠㅠ아니야..난 이쪽은..아니야 ㅋㅋㅋㅋ
10년 전
독자24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쓰니야 이거 예전에 익잡?인가 수행평가 그거 올린거 그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나지금읽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폭풍감동이다..ㅠㅠㅠㅠㅠㅠ어떻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응응!! ㅠㅠㅠㅠ읽어줘서 고마워..ㅠㅠ
10년 전
독자25
헐 대박ㅠㅠㅠㅜㅠㅠㅠㅠㅜㅠ 진짜 감동이다ㅠㅠㅠ 완전 잘썻다 쓰니... 부모님께 늦기전에 효도해드려야겠어
10년 전
치느치느
그래그래!!
10년 전
독자26
흐얼 ㅠㅠㅠㅠㅠ 대박 필체쩔어ㅠㅠㅠㅠ 진짜 잘 쓴다 ㅠㅠㅠ완전 집중해서 봤어 ㅠㅠ
10년 전
치느치느
그..그래?? 고마워ㅠㅠ
10년 전
독자27
옛날 초록글 검색해서 보다가 이 글 보게 됐는데 진짜 너무 감동적이다 우리 할머니도 치매로 병원에 계서서 그런지 나도 보면서 운 거 같다ㅜㅠ 진짜 오랜만에 글 보고 운 것 같아 글 진짜 잘 썼다 잘 읽고 갈게ㅎ.ㅎ♡
8년 전
치느치느
우와.. 고마워 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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