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ylor Swift - Shake It Off ♪
선도부장 전정국, 문제아 최꽃님
#1
1. 꽃님이는 어제도 달렸습니다.
"야, 야. 최꽃님, 죽었냐?"
"아, 아직 더 마싈 쑤 이써~!!"
캬- 취한다! 지금은 새벽 3시. 민윤기네 부모님께서 해외여행을 가신 틈을 타, 나를 비롯한 민윤기, 김태형은 민윤기네 집에 모여 달리는 중이다. 진짜 달리는 건 아니고, 한 잔 하는 중이란 말씀! 몇 살인데 술을 마시고 있냐고? 그게 뭐가 중요해!! 난 폼에 살고 폼에 죽는 최꽃님! 내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
민윤기와 김태형이 너는 이거나 마시라며 가져온 이슬톡톡 여러 병을 연속으로 까잡수고 난 지금 요 지경이 되었다. 이상하다.. 애들이 이거 마시고 취한 사람 한 명도 없다고 했는데... 마시기를 한참,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 앞이 빙빙, 이상하다. 어라, 김태형이 두 명이다! 김태형이 두 명이라니.. 한 명을 총으로 쏘던가 해야만 이 세상에 평화가 찾아올거야.. 한 명도 버티기 힘든데 두 명은... 두 명이 된 김태형을 보며 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으악!"
...가 쓰러져버렸다. 만세-한 채로 벌러덩. 아 어지러워 죽겠네. 민윤기네 거실 한 복판에 누워있게 되었는데 뭐 이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누운 채로 김태형이 두 명이 된 세상을 상상하고 있는데, 옆에서 민윤기가 계속 죽었냐고 내 팔을 툭툭 쳐온다. 난 지금 멀쩡한데 왜 지랄이람.. 이라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비록 내가 지금 정신이 이랬다 저랬다 하긴 하지만 민윤기 앞에서는 사리분별이 가능하다. 특히나 욕에 있어서라면.
민윤기 저 자식은 내가 욕 쓰는 꼴을 그냥 보고 넘어가지 않는다. 내가 '씨발'의 쌍시옷이라도 꺼낼려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 드는데, 나는 정말 내 안구가 뚫리지는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도 해봤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욕을 썼다면, 민윤기는 물을 한 바가지 떠와 내 얼굴에 싸대기쳤을 것이다. 어디서 욕을 하고 난리냐며- 자기는 욕을 해도 나는 하면 안 된댄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욕 할 상황이 생기면 자기를 부르라고 했다. 내 흑기사야 뭐야~
그리고 내가 민윤기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게 여기는 민윤기 집이고, 난 언제나 내쫓길 수 있는 을의 입장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난 그냥 더 마실 수 있다는 내 의사만 명확하게 표현하고 입을 닫았다. 민윤기는 언제라도 나를 면티 바람으로 내쫓을 수 있는 인물이니까...
몇 달 전 쯤, 내가 흥건히 취했을 때였다. 안주로 오징어를 더 내온다는 민윤기의 말에
"무험하도다!! 과일을 대령해오너라- 당장!!"
이라고 대답을 했다. ...물론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내가. 술이 깨고 정신을 차려보니 민윤기 집 베란다였다. 정말 자상하게도 이불을 똘똘 싸매서 내보내준 친절까지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불 덕분에 감기도 걸리지 않았다. 그냥 충격만 받았을 뿐이었다^^
그래서 난 그 이후로 민윤기에게 나대지 않는다. 원래도 나대지 않았지만.
"맛 갔네, 우리 꽃님이~ 취한 모습도 귀여워 죽겠다-"
"우리 태태 일루 와바~"
쪽!
"누나 기분이다! 짜슥아!"
오늘따라 태형이가 너무 이뻐 보여서 뽀뽀를 쪽 해주었다. 헤헤 오늘 왜이렇게 기분이 좋지? 반 쯤 풀린 눈으로 훑어보니 얼굴이 케찹 마냥 빨개져서는 제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있는 김태형이 보이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화가 잔뜩 나보이는 민윤기가 보였다. 민윤기는 벌떡 일어나더니 태형이에게 속사포로 욕을 내뱉었다. 그래도 우리 태형이는 좋다고 헤벌레- 김태형에게 향했던 윤기의 눈빛은 이제 나를 향했다.
"이, 이! 최꽃님 너는 어디서 입술을 아무한테나 막!! 들이 밀고!"
오랜만에 보는 윤기의 흥분한 모습. 짜슥 좀 귀엽네- 싶어서 일어나서 윤기에게 다가갔다.
"밍융기~ 너도 해주까?"
"절루 가, 임마!!!"
...
여기까지가 내 마지막 기억이다.
2. 꽃님이는 월요일을 맞았습니다.
"월!!월월, 월월월!!! 월!!!!"
"아, 진짜..."
월요일을 알리는 개새끼의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월요일을 알리는 알람. 다음날이 학교를 가야 하는 월요일임도 모른 채 아이들은 새벽에 마구 달렸던 것이다. 가장 먼저 일어난 나는 알람을 껐다. 엄마한테는 어제 친구들 집에 잔다고 말을 해 놓아서 괜찮지만, 학교를 가야 한다는 건 꿈에도 몰랐었다. 알람이 아니었다면 학교를 가지 않았을지도 모를 정도로.
"야, 민윤기 김태형 일어나!"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아이들을 발으로 툭툭치며 깨웠다. 깨워 놓았더니 역시 나와 같은 개폐인이 되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앉아 있는 아이들. 일어나 보았더니 나는 민윤기의 편안한 침대였는데, 얘네들은 거실에서 잤나 보다. 가끔씩 쓸데없이 배려넘치는 아이들이었다. 괜히 코 찡-한 느낌이 들어 아이들에게 아침을 차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월요일이냐."
윤기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내 친구들! 나와 같구나! 원래부터 요일 감각없이 항상 노는 우리라 이런 상황은 익숙했다. 민윤기네 냉장고를 뒤져 깎아온 사과를 윤기의 입에 내밀었다. 윤기가 입을 쭉 내밀어 사과를 아삭 베어물었다. 태형이 너도 아- 하고 입 앞까지 사과를 대주자 태형도 앙하고 잘 받아 먹는다.
"흐에- 꽃님이가 깎아준 사과 맛있다."
전이었으면 등짝이라도 한 대 쯤 때렸을 김태형의 바보같은 말이 지금은 꽤나 뿌듯하여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줬다. 김태형은 가끔씩 보면 꽤 강아지 같은 면이 있다.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달까. 어미새가 된 듯 아직도 멍한 아이들에게 사과 배식을 끝내고 나는 학교갈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가 아무리 폼생폼사 방탄고 문제아들이라 하지만 학교를 빠지거나 하진 않았다. 윤기나 태형은 가끔씩 빠지길 원했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나서서 머리채를 잡고서라도 학교로 끌고 왔기 때문이다.
"민윤기! 나 너 체육복 입는다!"
"그러던가."
교복은 없지만!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나라 교복 따위를 챙겨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마침 민윤기네 집이고 하니 그냥 민윤기의 체육복을 입기로 하고 능숙하게 윤기의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윤기의 옷장을 열어 체육복을 꺼냈다. 그런데, 하 결벽증 새끼, 옷장 안은 옷이 색깔별로 일렬로 쫙 늘여져 있었다. 이럴 때 보면 참 깔끔한 아인데- 문을 닫고 윤기의 체육복으로 갈아 입었다. 태형은 윤기의 교복을 입으면 그만이지만 나는 윤기의 교복을 입을 순 없었기에 체육복이라도 입어야 했다. 그런데 입고 보니 체육복이 조금 크긴 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꼴에 남자라고 골격이 있는 건가. 그래도 뭐 안 입고 가는 거보다 나으니까- 싶어 체육복으로 깔끔하게 갈아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하나로 틀어 올렸다. 물론 체육복의 소매와 발목 부분은 몇 번 씩 접어올려야 했다. 그리고 민윤기 방에 있는 향수 중 내 취향을 골라 집어 몇 번 칙칙 뿌리곤 방을 나왔다.
"최꽃님 뭐냐, 진짜."
"왜 시비. 얼른 챙기기나 해라."
내가 방을 나오자 마자 민윤기는 웃음을 터뜨렸다. 소매가 그게 뭐야 푸흡- 하며 계속 해서 웃는 윤기다. 뭐 어쩌라고! 하는 식으로 쳐다보니 그제서야 웃음을 멈추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러곤 울퉁불퉁 접어 올린 소매를 풀더니 다시 깔끔하게 접어 주는데. 역시 민결벽! 내 발목 부분도 잊지 않고 다시 깔끔하게 접어준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여 손가락 발가락을 꼬물꼬물 움직였더니 또 동굴미소를 짓는다. 너 몇 살이냐, 임마- 물어보길래 꽃님이 다섯쨜! 하고 애교를 부렸다가 명치를 얻어맞을 뻔 했다.
3. 꽃님이는 새로 온 선도부장을 만났습니다.
겨우겨우 아이들을 추스려 등교 준비를 하고 민윤기의 집 현관을 나섰다. 찾아보니 윤기 집 냉장고에 딸기 우유가 세 개 딱 맞춰 있길래, 아이들에게 하나 씩 물려주고 나도 하나 들었다. 이래야 좀 조용하지... 먹을 때만 조용하니 이거 원. 핸드폰을 들여다 보니 등교시간이 10분 남짓 남았다. 윤기의 집도 학교와 10분 남짓 거리. 뛰란다고 뛸 애들도 아니고, 등교 시간에 연연해 하는 아이들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느긋하게 걸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손을 들어야지욧!"
"저 븅신이 또 저 지랄이야..."
진짜 같이 못 다녀주겠다... 잠시 김태형을 맨홀 속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하.. 내 인생... 뒤따라 오는 김태형을 피해 윤기와 걸음을 빨리 했다. 최꽃님!! 나 버리지 마ㅜㅜ 뒤를 돌아보니 울상인 태형이가 보였다. 마음이 약해질 뻔 했지만 윤기 말대로 태형이는 항상 지랄을 떨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걸었다. 성큼성큼 긴 다리 덕분인지 김태형은 내 어깨를 잡아왔고, 어느 새 교문이 보였다.
"원래 선도부장이 저기 보이는 애였냐?"
윤기의 물음과 함께 교문 앞을 봐보니, 익숙치 않은 인물이 서 있었다. 금요일까지만 해도 김석진이었는데 오늘 보니 영 다른 아이가 서있었다.
아씨 망했다. 아이들은 다 같은 생각을 하였다. 저들과 친한 김석진이 있어 그나마 벌점을 적게 받고, 봉사도 덜 할 수 있었는데 이제 그 탈출구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오늘 민윤기 체육복을 입고 왔는데... 민윤기나 김태형은 염색 때문에 항상 걸렸다 쳐도, 나는 아니었다. 이잉.. 꽃님이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민윤기와 김태형은 그런 나를 보며 우물쭈물했다. 괜찮아, 꽃님아! 내가 이겨! 이런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며.
행실과 다르게 약간의 쫄보 기질이 있는 나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
"거기 3명, 뛰어 와."
아씨 망했다-라는 생각에 빨리 가방끈을 손으로 잡고 뛰어가려는데, 건방지게 가방도 들고 오지 않은 두 명이 내 가방을 뒤에서 잡아 왔다. 겁먹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 보니 내게 가지 말란 듯한 눈빛을 하며 교문 앞에 서 있는 선도부장을 죽어라 째려보는 것이다. 애들아... 그러지 말고 가자... 하고 옷자락을 끌어봐도 몸이 돌이라도 된 건지 꿈쩍 않는다. 이럴 때 보면 죽이 잘도 맞는 둘이다.
"야, 최꽃님. 니가 왜 뛰어가."
"쟤는 뭐냐. 자기가 오던가."
심상치 않은 둘의 분위기에 꽃님이의 쫄보 기질이 극대화됐다. 나라도 가야지 하고 걸음을 내딛어보아도 뒤에서 가방을 잡은 손의 힘을 꽉 주는 둘 때문에 한치 앞 걸음을 내딛을 수 없었다. 애들이 왜 이래... 원래 온순한 애들이 아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쓸데 없는 데에 민감해진다는 건 잘 몰랐었다. 고집이 센 건 알았지만. 이대로 가다간 벌점도 모자라 운동장을 돌 수도 있겠다싶어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런데 배가 살살 고파오는 게 느껴졌다. 아 배고파.
"애들아 우리 얼른 매점 가자! 나 배고프다, 응?"
"배고파?"
"응! 얼른 가자!"
했더니 이제서야 발걸음을 뗀다. 비록 느린 걸음이긴 했지만. 휴... 이 놈들이랑 내가 두 번 다시 등교하나 봐라. 혼자 마음속으로 애들을 씹으며 교문을 통과하려하는데,
"야, 너 체육복 뭐야."
안 그래도 무섭게 생겼는데 말까지 저렇게 하니까 그 자리에서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았다. 눈가가 뜨거워지는 게 느껴지고... 아 나 원래 이런 애 아닌데, 난 방탄고 실세 최꽃님인데...
"아, 이거... 미안.."
괜히 말도 바보같이 나왔다ㅜㅜ 아 망했다 내 이미지.
이미지도 그렇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해버렸다. 난 폼생폼사 최꽃님인데!
학번 이름 불러-하는 무섭게 생긴 선도부장의 말에 평소같았으면 무시하고 들어갔을텐데 내 학번,이름까지 다 불러주고 하마터면 집 주소랑 가족관계까지 다 불 뻔 했다. 아 범인이 경찰에 취조당하는 기분이 이런 걸까. 약간은 눈물이 고인 눈으로 교문을 지나치려 하는데 뒤에서 벌점을 왕창 받고, 학번 이름을 말하라는 선도부장의 말을 대차게 잘라 먹은 김태형이 날 잡아 온다.
"최꽃님, 나 봐 봐."
"아 왜 이래.."
눈물을 보여주기 싫어서 일부러 고개를 더 숙였다. 고개를 살짝 올려 태형이를 보니 잔뜩 빡친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태형아 내 눈물을 보고 저 망할 선도부장을 맘껏 털어줘! 하는 텔레파시도 보냈다. 망할 선도부장...
내 얼굴을 빡친 표정으로 찬찬히 살피던 김태형이 고개를 휙 들어 선도부장을 째려본 채 말했다.
"야, 얘가 누군지 알아?!!"
잘한다! 역시 김태형은 내 친구다. 태형이의 엄청 쎈 발언에 선도부장도 쫄았겠지?
"3326 최꽃님."
생각보다 편안하게 말하는 선도부장의 침착함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쫄았을 거다. 태형이는 선도부장 때문에 더 빡친 것 같았다.
"얘 방탄고 짱 최꽃님이야!!"
"그러지마 태형아..."
뭔가 기분이 좋았지만, 부끄럽기도 해서 괜히 태형이 옷자락을 잡고 말리는 척 했다. 선도부장 꼴 좋다. 이제 태형이에게 털리는 일만 남았겠지?
"참나, 니네 인소 쓰냐? 됐고 바쁘니까 얼른 반이나 들어가. 이름 봐놨으니까 벌점은 자동으로 올라가는 거, 알지?"
선도부장은 위의 말을 내뱉고는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선도부 일을 계속해 나갔다. 뭐지 재..
내가 이렇게 당하고 있는데 우리 윤기는 어디 있는 거지? 하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윤기가 없었다. 그런데 저 멀리 매점 쪽에서 걸어 오는 노란 머리가 보인다. 노란 머리라 하면 우리 학교에 윤기밖에 없는데. 윤기는 입이 짧아 매점에 잘 가지 않았다. 내가 데리고 간다면 모를까. 그런데 저기 노란 머리는 빵과 과자를 한가득 품 안에 안고 오고 있었다. 저 노란 머리는 누구지? 전학이라도 왔나 해서 가까이 가보았는데...
"반 가서 먹자."
어머! 윤기였다! 윤기가 이렇게까지 과자를 사오다니, 저런 배가 많이 고팠구나하고 윤기의 과자를 나누어 들었다. 그런데 어째 내가 좋아하는 빵과 과자들이 많은 것 같다. 윤기 이 자식 나랑 과자 취향이 비슷한가보다. 품 안에 가득 찬 음식들을 바라 보니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옆을 보니 김태형은 과자 하나를 벌써 열어 먹고 있고. 뭔가 아까까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지금의 나는 기분이 매우 좋다! 하하하!
학교 일진이지만 소심하고 단순한 여주와 별 말 안하는데 겁나 쎈 정국이를 쓰고 싶어서 마구 써버렸습니다..
오타나 이상한 부분 있다면 댓글 달아서 알려주세요!
반응연재고, 시험기간이라 연재 느린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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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비용 아끼려다 싸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