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버스 세계관
#1
윤기는 지민이가 일하는 카페에서 작업을 자주 해.
기본으로 음료 메뉴 시켜서 마시고는 하는데, 어느 날은 의문이 하나 생겼어.
"맛이 바뀐 거 같은데..."
요즘 들어서 윤기는 카페 음료 맛이 하나같이 밍밍하다고 생각하게 돼.
하루이틀은 봐주리라, 생각했지만 계속 맛이 이러니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그래서 윤기는 카운터를 보고 있는 지민이에게 컴플레인을 걸러 가.
"손님! 무슨 문제 있으세요?"
자주 카페에 온 윤기인지라 안면이 튼 윤기랑 지민이야.
"이거, 맛이 좀 바뀐 거 같은데..."
"네? 어... 그럴 리가 없는데. 평소랑 똑같이 제조했는 걸요."
"오늘만 이렇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맛이 이래서요. 드셔서 확인하셔도 괜찮은데."
(눈치) (마셔봄)
"저, 손님. 맛이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요... 똑같아요"
(?)
(왜 거짓말이지)
"..."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윤기.
작업은 해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 안 가던 카페를 다시 가게 돼.
"어? 손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항상 얼굴 도장 찍었던 윤기가 안 와서 나름 걱정을 했던 지민이.
밝은 얼굴로 윤기에게 인사해.
반면, 윤기는
"... 아?"
굳은 얼굴로 지민을 바라봐.
포크가 되기 전에는 관심도 없던 지민의 향이 갑자기 확 느껴진 윤기.
포크가 된 후로 처음 맡는 달콤한 향기에 잠시 정신을 놓고
웃고만 있는 지민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집중도 안 되는 메뉴판을 봐.
정신이 아찔해지고 금방이라도 제 앞에 있는 지민을 삼켜버리고 싶지만
애써 정신을 붙잡고 주문을 해.
"그, 어... 캬라멜 마끼아도 하나요. 근데, 저기."
"네! 뭐 추가하실 거 있으세요?"
"..."
"캬라멜마끼아또, 무슨 맛이죠?"
#3
"무슨 맛이냐고요?"
"예, 그... 친구가 맛 설명해주는 걸 좋아해서. 말해주려고."
윤기는 지민의 반응에 아차, 싶지.
여기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티를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면서 지민이의 눈치를 봐.
"아... 맛이요..."
"예... 맛."
(불안) (눈치)
"어... 캬라멜마끼아또야 뭐 캬라멜 맛에 단 맛이죠."
(그랬던가) (맛 회상 중)
(눈치)
"죄송해요. 제가 즐겨 먹는 음료가 아니라..."
"아니요, 괜찮아요. 딱 그 맛이였는 걸요."
이 순간이 왠지 모르게 씁쓸한 윤기.
#4
항상 그렇듯 카페에 얼굴 도장 찍는 윤기가 익숙한 지민이지만
최근 들어서 메뉴 시키는 것마다 무슨 맛이냐며
물어오는 윤기에게 대답해주기 위해 지민이는 카페 메뉴들을 다 먹어보기까지 해.
이유는 여러모로 관심이 가서.
무슨 맛이냐며 처음 물어오던 그 날부터 윤기의 눈빛이 달라졌거든.
(지민이를) (먹고 싶다)
"이건 무슨 맛이에요?"
(지민이를) (먹는 상상)
"이 케이크는요?"
사실 윤기는 지민이에게 맛있는 향이 나서 매번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야.
그런 윤기를 지민이는 모르니까 관심을 가지는 거고.
윤기한테 알려주기 위해 카페 메뉴들을 이것 저것 먹는 지민이.
또 맛있어서 들어가는대로 먹는 지민이라서
볼 살이 오동통하게 쪄버렸어.
지민 본인은 매일 보는 얼굴이라 그대로라고 생각하겠지.
"주문하려... (?)"
익숙해진 지민의 향기에 윤기는 컨트롤이 가능해졌지만
오늘은 뭔가 전보다 더 짙어진 향기에 잠시 멈칫해.
"네! 말씀하세요."
(빤히)
지민이를 다시 한 번 쳐다보다 이내 바로 볼 살이 찐 것을 바로 알아챈 윤기.
그 귀여운 모습을 가만히 보며 욕구를 간신히 참고 있으니
지민이가 먼저 어색하게 입을 열어.
"손님. 그, 주문해주세요."
"무슨 맛이에요."
(동공지진)
"예? 무슨 메뉴요?"
"너요."
"너 무슨 맛이에요."
결국 지민이의 향에 정신을 못 차리고 본심을 내뱉은 윤기.
-
p.s
1. 지민이는 포크와 케이크의 존재는 알지만
1-1. 포크의 증상을 모른다.
1-2. 그래서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