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다각릴레이소설] 태릉1번가를 떠도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 4 - 기구편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3/f/03f41b8388ed30998a00ea79a28c368d.png)
-사정상 모티로 올립니다ㅠㅠ
- 수정했습니다!
---------------------------------------태릉1번가를 떠도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
w.릴레4 (무럭무럭)
"쳇! 이용대도 그렇고 박태환 녀석도 그렇고 하나같이 다들 뭐야? 허구한날 무시나 해대고....생각할수록 열받네!!!"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해진 골목길을 걷다가 갑자기 성용이 소리소리를 질렀다.
취직 이야기는 잘 했는지 따위를 궁금해 하는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주변을 배회하다가,
골똘히 생각해보니 돈도 없고 취직도 안한 사람은 이거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하는 생각과 함께 낮에 있었던 녀석들의 무시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꾸만 잡과는 반대편으로 걷게 되어버렸다.
지금 들어가나 더 있다 들어가나 잔소리를 듣는건 똑같으니까 머리좀 식힐겸.
이라는 변명으로 아직도 길가에서 뻐기고 있는 중이다.
골목 모퉁이를 돌아가니 이 동네에서 가장 커다란 집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형편이야 다 그게 그거지만 그래도 이 동네에서 가장 잘사는 집임에는 틀림없다.
"어이구, 거 집한번 되게 크네. 이런데서 살면 무시당하고 살 걱정은 없을텐데."
성용은 살짝 열려있는 대문사이로 넓은 마당을 훑어보았다.
불이 켜져있지 않은걸 보니 집주인이 집에 없는 모양이다.
넓은데다가 깜깜해서 더 안쪽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이 동네 살면서 여기 집주인을 본적이 없네."
집이 지어지는건 한번 구경한적이 있다.
그때 사람들이 모여서 이 집주인이 사업에 실패해서 이곳에 온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도대체 얼마나 돈이 많았길래 망했어도 이런집에 사는걸까 하며 입을 삐죽거렸던 기억이 있다.
"왜 대문을 안잠갔어. 이런집에 도둑이 들지 어디에 든다고."
심술을 부리며 대문을 발로 차니 끼익-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열렸다.
성용은 한참동안 그 열린 대문을 바라보다가 안으로 거리낌없이 성큼성큼 들어갔다.
별다른 뜻은 없고 그냥 집구경이나 해볼까 해서.이것또한 변명이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크네 쩝."
"멍!!!!!!! 크르르르르르르........멍멍!!!!!"
"으억!!!!!"
집쪽으로 다가가던 중에 성용에 발에 채이는 무엇. 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인가보다.
목줄로 묶여있어서 성용이 뒷걸음질 친곳까지 오지는 못하지만 짖어대는 소리가 꽤나 사나웠다.
성용은 잠시 놀랐지만 이내 진정하고 강아지를 바라보았다.
"후....강아지였네, 놀랐잖아 짜샤...... 너는 좋겠다? 누구는 자기 먹여살리기도 힘든데 너는 꼬박꼬박 밥주는 사람도 있고."
강아지는 멀찍이 떨어져있는 성용을 향해 계속해서 짖어댔다.
그 바람에 옆집에서 개짖는 소리좀 안나게 하라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휘휘- 휘파람도 불어보고 아지야~ 그만~! 이라고 사근사근한 목소리를 내며 박수도 쳐보았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더 성을 내며 짖었다.
"아 그만 짖으라고!!!!! 너까지 나 무시하냐!!!"
성용은 두리번 거리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 먹다만 밥이 남아있는 개밥그릇을 발견했다.
강아지가 방향을 틀기전에 재빠르게 가져와서는 강아지가 목줄에 걸리지 않는 최대한으로 나올수 있는곳,
바로 코앞에서 그 밥그릇을 치켜들었다.
"쉿- 말 안들으면 이거 안돌려준다. 쉿, 쉬잇!!!"
그런데 갑자기 목줄이 끊어질 정도로 달려들던 강아지가 드러냈던 이빨을 숨기고 혀를 내밀며 헥헥거렸다.
심지어는 꼬리까지 흔들며 귀여운짓을 했다.
"옳지~ 말 잘듣는 착한 강아지네."
그런데 순간, 성용은 강아지가 그러는 이유가 자기때문이 아니라는것을 알아챘다.
강아지는 성용이 아닌 대문쪽으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다.
성용은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지금 강아지가 하고있는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 뒤에 다가오는 이 인기척은,
"츄츄, 무슨일 있어?"
집주인이 아무래도 대문 밖에서 츄츄라는 이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어두운 마당을 밝은 핸드폰 플래시로 비추면서 다가오던 인기척은 성용을 발견하고는 멈춰섰다.
후줄근한 옷차림을 한 채 개밥그릇을 들고 이쪽을 조마조마 해 하며 돌아보는 남자.
"개밥도둑.......?"
Episode four. 개밥도둑
단정한 옷차림을 한 청년과 성용의 눈이 서로 마추쳤다.
무슨 아저씨나 되는 사람이 서있을줄 알았는데......아니 그것보다 지금, 졸지에 개밥도둑으로 오해받고있다.
"ㄱ......개밥도둑......?! 아니야!!!!!!"
"그럼 그건......."
자신이 생각해도 모르는 사람이 자기 강아지의 개밥그릇을 들고 설친다면 굉장히 이상할것이다.
지금 그 주인청년도 멀쩡하게 생간 사람이 미스 고추 아가씨 뽑기 대회 라는 문구가 있는
늘어진 바지를 입고 자신의 강아지 밥그릇을 들고 뭐하는거지. 싶은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추측도 가장 최악의 추측, 너무 배가 고파서 개밥이라도 훔쳐 먹으려 한것 같다고 생각했나보다.
"이.....이건.....음.....그러니까.......뭐냐면..."
"....저기....들어가서 식사라도....."
"아니라고!!!!!!!!! 그게 아니야!!!!!"
답답하고 억울해서 처음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배고프고 돈없어도 개밥을 먹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소리를 질렀다.
성용은 손에 있던 개밥그릇을 아무데나 내던지고 도망치듯 마당을 뛰어나갔다.
"저기요!!"
청년의 부름에도 성용은 멈추지 않고 달렸다. 대문을 빠져나와서도 계속 달렸다.
민망함과 당황감에 집으로, 집으로 달렸다.
성용이 빠져나간 마당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멍하니 서있는 자기주인을 강아지는 앞발로 긁으며 보챘다. 아 그래그래- 무릎을 낮춰서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츄츄, 무슨일이었어?"
강아지는 당연하게도 아무말 없이 주인의 손을 핥아대기만 할 뿐이었다.
****
"헉....헉.....헉...."
급하게 집으로 뛰어들어온 성용은 집에 도착하지마자 휴-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에 밖을 살펴본 성용의 어머니가 당신의 아들이 언제오나 걱정하고 있던 찰나, 요란하게 들어와서 놀란모양이다.
"아이고~ 뭐하다가 이제야 들어왔어 그래? 이 땀좀 봐. 오밤중에 뜀박질 할일이 어디있다고....도둑이랑 눈이라도 마주쳤어?"
"도둑.....?"
도둑으로, 그것도 개밥도둑으로 오해받았다고는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어머니의 물음에 성용은 거친숨을 내쉬며 심호흡을 하고만 있었다.
그러더니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어머니의 질문에 대답은 않고 다짜고짜 질문을 했다.
"엄마, 저쪽에 큰집있잖아. 거기에 사는사람 누군지 알아?"
"큰집? 아~ 거기말이냐? 아빠하고 아들하고 둘이 산다더구나. 부인이 일찍 죽었나보더라고...."
"아들? 몇살인데?"
"몇살인지는 모르겠구, 인상은 좋던데. 너보다 어린것 같아보였어. 그런데 그 청년이 그렇게 효자더랜다!
독립해서 나가면 자기 아버지 혼자 적적해 하실걸 걱정해서 같이 살고있다고.... 용대만큼 바른.
아 참! 내 정신좀 보게. 너 그건 어떻게 됬어? 용대한테 얘기는 해봤어?"
".......아~ 몰라-"
집에 오면 잔소리 폭격이 시작될꺼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성용은 대충 대답을 하는둥 마는둥 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지금 끊고 들어가지 않으면 언제까지 듣고 앉아있어야할지 모르니까.
밖에서는 아직도 잔소리가 끊이질 않고있었다.
성용은 귀를 틀어막고 아침에 개어놓지 않은 이불위에 누웠다.
이용대든 효자청년이든 자기와는 다른것들이니까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가뜩이나 안풀렸던 오늘 하루를 잊으려고 더 빨리 잠들어버렸다.
****
아침이 밝았다.
부모님이 아직 주무시고 계시기 때문에 집안에는 인기척이 느껴지지않았다.
성용은 부모님이 깨기전에 슬그머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원래대로면 조금후에 아침을 먹어야하지만 어제일도 있고 해서 어머니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꼬르르르륵~
배고픈 성용의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나오는 돈은 없다.
캭 퉤- 하며 땅에 침을 뱉는데 저쪽에서 처음보는 얼굴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나이는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고....
오케이.
"야."
저요? 하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그 청년에게 그래 너. 하며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한다.
그 청년은 이 사람은 뭘까 하는 표정으로 슬금슬금 성용에게 다가갔다.
"너 이 동네에서 처음보는 얼굴이다? 이름이 뭐냐?"
"손흥민 인데요....."
"이사왔어?"
"네, 어제...."
흠...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성용은 흥민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별안간 머리에 손을 올리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사했으면 떡 돌렸겠네?"
"네? 네, 뭐....."
"떡 남은거 없냐?"
"없어요. 수량을 맞춰서 주문한거라...하하하"
성용은 어이없다는 듯이 하! 하고는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흥민은 그 모습에 살짝 당황하였다. 그런 흥민을 눈치 챈 성용은 머리에 올렸던 손을 옮겨 담장을 짚고 비스듬히 섰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몰라요."
"내가 이 동네의 핵심인물이야. 봐, 너를 처음 본 얼굴이라는 것도 맞추고."
다소 이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흥민은 이사온지 얼마 되지않아 이 동네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성용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지? 그러니까 천원만."
"예?"
알고보니 동네 바보?!
흥민은 역시 사람은 생긴걸로 봐서는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멍하니 있었는데
천원 안줄꺼냐고 닥달하는 성용의 성화에 마지못해 오백원짜리 두개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성용은 오백원 두개를 거의 낚아채듯 가져가서는 고맙다, 흥민아~ 라고 말한 뒤 헤죽웃고 미련없이 뒤돌아섰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편의점쪽으로 신이나서 달려가는 성용을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던 흥민은 고개를 휘젓고 가던길을 마저 갔다.
****
편의점 앞에 도착했지만 막상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어제 너무 성질을 부린 바람에 아무일도 없던 척하면서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어떡할지 고민하면서 편의점 앞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 개밥도둑?"
그 사람 맞다.
"어제....그 개밥도둑맞죠?"
"사....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여기서 뭐하세요?..... 아~ 배고프셔서..... 그렇구나... 그래서 어제 개밥을...."
배고픈건 맞는데 청년의 말투가 왠지모르게 이상했다.
장난스러운, 자신을 놀리는게 확실한 그 말투가 짜증난 성용은 체면이고 뭐고 가져다 버린지 오래다.
"아우!!! 그게 아니라니까?! 그리고 나 돈 있거덩? 내돈으로 밥사러왔다! 왜!"
성용이 꽉 쥐고있던 주먹을 피면서 앞으로 내밀었다. 손에는 방금전 얻은 오백원 두개가 있었다.
청년은 그 동전을 보더니 다시 성용을 바라보았다.
"제가 사드릴께요."
"나도 돈 있다니까? 왜 거지취급하고 난리야!"
"도시락 사드릴께요."
"콜."
말을 마치자 마자 먼저 앞장서서 편의점으로 들어가던 성용은 청년에게 빨리 오라는 식의 제스처를 취했다.
지켜보던 청년은 하하, 역시 웃긴사람. 하고는 혼자서 실실거리다가 성용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
"어서오세요-"
성용과 용대가 잠시 눈이 마주친것 뿐인데 편의점 안은 냉동창고 마냥 분위기가 싸-해졌다.
청년은 냉장고에서 고른 도시락을 태연하게 들고가서 용대앞에 놓았다.
삑- 삑-
"육천원입니다."
용대는 계산한 도시락을 전자렌지에 데우러 가는 청년을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누구길래 기성용같은 놈에게 밥을 사주는지. 용대는 신문을 읽으면서 밥을 먹는 두사람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청년도 느낀건지 자신쪽을 바라보는 용대와 밥을 크게 집어 입에 쑤셔넣는 성용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았다.
"둘이 아는 사이에요?"
"아-니- 저런 싸기지는 모르는데?"
성용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용대가 읽고있던 신문을 소리나게 촥! 넘겼다.
아는 사람 맞네.
냉랭한 분위기속에서 도시락을 먹자니 밥이 딱딱해져서 목구멍을 막는것 같아 도저히 넘어가질 않았다.
더이상 먹으면 체할것 같다는 생각에 청년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청년의 속이 불편한걸 아는지 모르는지 성용은 남은 밥풀 하나까지 박박 긁어먹었다.
그걸로는 모자란지 더디게 비워지던 청년의 도시락에 젓가락을 꽂았다.
"어유~ 많이 남겼네! 내가 다 먹는다?"
성용은 청년이 대답도 하기 전에 이미 자기앞으로 도시락을 끌고 가버렸다.
참 잘드시네요- 하고 청년은 성용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마실거."
성용이 목막힌 소리를 내며 가슴을 턱턱쳤다.
누가봐도 일부러 그러는게 뻔히 보였지만 네네- 하고 고분고분 따르는걸 보니 청년은 그런 뻔뻔스러운 모습이 밉지는 않은것 같다.
용대는 냉장고에서 이은음료를 하나 꺼내 계산대에 내려놓는 청년을 잠시 쳐다보더니
칠백원입니다. 하고 계산돈통을 열었다.
"저기요, 저 놈 잘알아요?"
"네? 아니요....? 어제 처음 본거라."
"그래요?"
용대는 천원을 낸 청년에게 잔돈을 거슬러 주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저딴 녀석한테 신경쓰지 마세요. 생각보다 훨씬 덜떨어진 놈이니까."
용대, 이용대구나.
평소 이용대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동네에서 자주 들었었기 때문에 용대가 괜한 말을 할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것은 청년도 안다.
잘못했다면 저쪽-이 잘못한거겠지.
"확실히 덜떨어져 보이긴 하네요."
청년은 용대에게 살짝 웃음을 짓고는 자신이 밥까지 다 먹어치우고 배를 두드리고 있는 성용에게 다가가 이온음료를 건넸다.
성용은 받아들자마자 급히 캔을 따서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켰다.
"캬~!! 살겠다!"
"사주는거 싫다고 하시더니?"
"아니야. 사주겠다고 할때 얼른 얻어먹어야지. 나가자."
"음료수까지 사준다고는 안했었는데-"
웃으면서 나가는 청년의 뒤를 따라 성용이 나가다 말고는 문을 반쯤열고 용대를 향해 메롱! 하더니 쏙 나가버렸다.
용대는 어이가 없었지만 화를 풀데가 없어서 애꿎은 신문만 팍팍 펼쳤다.
****
성용은 편의점을 나간 후에 계속 혼자 싱글벙글이었다.
청년이 왜그러냐고 묻자 연신 고소하다고 하며 그렇게도 좋은지 방방 뛰었다.
"니 덕분에 잘먹었다. 그럼 내가 형이니까 지금부터는 기성용 형, 아니면 성용이 형이라고 불러."
"맘대로 형 확정인거에요?"
"몇살인데?"
"스물 넷."
"내가 형 맞잖아. 알겠지? 앞으로 잘해."
청년이 갑자기 이야기도중 아, 근데 개밥말인데요. 라고 하자, 성용이 흠칫하더니 말을 잘라먹고 몰라몰라몰라몰라! 하며 귀를 막았다 뗐다 하였다.
일부러 그런 모습을 보려고 말을 꺼냈던건지 청년은 배를 부여잡고 눈물이 나게 웃었다.
길모퉁이를 돌자 성용이 몰라를 외치면서 귀를 막아대던것을 멈추고 청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근데 너.....이름이 뭐냐?"
성용의 물음에 웃던것을 멈추고 청년이 눈물을 닦으며 성용쪽을 쳐다보았다.
"이름이 뭐냐고."
"........."
"말해."
"구자철."
구자철? 특이한 이름이네.
성용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철을 쳐다보았다. 자철이 왜요? 하고 묻자, 성용이 아니야. 하며 홱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자철을 놔두고 저만치 달려가기 시작했다.
꼭 개밥도둑으로 오해받은 어제처럼.
"구자철!!!! 덕분에 잘먹었다!!!!!"
계속해서 달려가다 뒤를 돌아보고 성용이 고래고래 소리쳤다. 자철은 팔을 높게들어 손을 흔들었다.
그것을 보더니 성용은 다시 앞으로 달려가서 이내 자철의 시야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자철은 집으로 향하는 길을 걸으면서 개밥도둑이라는 단어를 입으로 조근조근 외었다.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말.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개밥도둑을 생각하며 자철은 다시금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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