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그 끝은 아픔이다.
Writer By. full moon
"한번 만나보고 결정해. 너 언제까지 택운오빠 못잊어서 이러고 살껀데?"
"싫어, 정택운을 잊는건 내가 결정할 일이야."
"몰라, 이미 약속 다 정했으니까 네가 나갈껀지 안나갈껀지 알아서 해"
불쑥 집에 찾아와선 소개팅이라며 종이 한장을 던져주는 지은이. 지은이가 던진 종이를 받아드니 11월 11일 오후 5시 카페베네라고 쓰여져 있다.
뭐냐는듯 쳐다보는 내게 지은이는 화가난듯한 표정으로 알아서 하라며 집을 나가버렸다. 정택운과 헤어진지는 이제 겨우 1년을 채우는가 싶던 찰나였다.
첫사랑, 정택운은 내게 첫사랑이였다. 지울수도, 잡을수도, 다시 쓸 수도 없는 첫사랑. 하루하루를 그리움에 쌓여 지내왔다. 1년간.
옆에 있던 지은이가 신물이 날 정도로 늘 폐인같은 생활을 해왔다. 눈가엔 다크서클이 축, 내려앉았고 몸 역시 이젠 뼈 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잡을수도, 돌아오지도 않을 그 사람을 난 그렇게 기다려왔다.
"이번에 진짜 안나가면 더이상 너 못봐. 나까지 힘들어."
"지은아…."
"제발 그만 좀 해! 정택운이라는 이름을 지워버리라고."
"………."
"내일 약속시간에 맞춰서 나가. 끊을게."
지은이가 나간 현관문을 계속해서 응시하고 있던 도중 울리는 휴대폰에 의해 정신을 붙들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지은이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그만 좀 하라는 말을 했다.
이젠 정말 잊어야할까, 내가 얼마나 망가졌길래 지은이까지 힘들어할까. 수 많은 고민들을 머릿속에 가득 채워넣고 전신거울 앞에 섰다.
전신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을 말로 설명하자면 딱 하나였다. '병든 사람' 살은 이미 빠질대로 빠져 뼈만 남아있고, 얼굴은 흉측했다.
볼이 페여버릴듯하고 피부는 푸석푸석했다. 머리 또한 다듬지 못해 허리를 넘겨버린 긴머리가 되어있었다.
정택운과 헤어지기 전까진 이러한 몰골을 찾아볼수 없었다. 항상 예쁘게 다듬어진 머리, 탱탱한 피부, 적당히 마른 몸매. 이젠 나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정택운이 떠난 그 후 부터.
*
"지은아, 갈게, 거기. 그니까 오늘 나 좀 꾸며주라."
"어? 아, 알겠어. 지금 집으로 갈게."
어제 저녁, 지은이가 나간 후로 많은 생각에 잠겼다. 이젠 정말 그를 놓아주어야 할 순간이 온것같다는 생각에.
내 말끝마다 베어있고, 말끝마다 '정택운'하며 쏟아졌던 그를 이제 정말 잊어야겠다.
결국, 굳게 마음을 먹고 지은이에게 전화를 걸어 꾸며달라는 얘기를 하곤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지 얼마되지 않아 지은이는 집으로 찾아왔고, 내 옷장을 뒤적거리며 옷을 찾기 시작했다.
검정색 스키니진과 진한 베이지색의 트렌치코트를 꺼내곤 넥워머까지 매치를 시켜버린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굳게 다문 입술로 지은이를 쳐다봤다.
지은이는 그런 내게 예쁘네, 하며 화장까지 해주기 시작했다.
"잘 하고 와. 괜찮은 애야"
"네가 소개시켜주는 사람이면 다 괜찮을거야."
"제발 잘됐으면 좋겠다. 진짜 괜찮거든,"
"알겠어, 갔다 올게."
"응, 나 여기 있을게."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 웨이브를 주고, 가방을 챙긴 후 구두까지 신고 집을 나섰다. 지은이의 바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날 위해 저리 애를 쓰는 친구에게 실망을 안겨줄 순 없는 일이니 오늘만큼은 정말 잘 해야겠다.
속으로 아자아자! 하며 구호를 외치곤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카페베네로 향했다. 택시는 얼마 안가 도착했다.
미터기는 기본요금을 가리키고 있었고 잔돈은 됐어요, 하며 택시에서 빠르게 내렸다.
"저기…. ○○○씨?"
"ㄴ,네?"
"아, 맞구나- 반가워요. 들어가요."
택시에서 내린 후 카페베네 앞을 서성거리며 들어가지 못하고 있을 때,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을 걸어오는 한 남자.
체격이 정택운과 엇비슷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정택운을 찾는 내가 머저리 같고 미워진다.
당황한채 그 사람을 올려다보니 맞구나- 하며 보조개가 깊게 페이게 웃어보이며 날 카페 안으로 들여보낸다.
아직까진 모르겠으나 느낌은 괜찮은것 같다. 이 사람이라면 혹시나, 정말 혹시나 내가 정택운을 잊을수 있을까.
"몇 살이에요?"
"스물 한 살이요."
"어, 나랑 동갑이네. 우리 말 놓자"
"아, 응!"
카페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날 배려하듯 의자까지 빼주고 앉아 음료를 주문시키고 돌아오는 그 사람.
멍하니 앉아 그 사람을 쳐다보니 아까와 같게 보조개가 깊게 페이도록 웃어보인다. 한참을 아무말도 없이 어색하게 있자 대뜸 몇살이냐며 물어온다.
나이가 같은걸 듣곤 말을 놓자는 그 사람에게 응! 하고 대답을 하니 잠시만, 하며 주문한 음료를 가지러 가버린다.
오늘은 느낌이 꽤 좋은 것 같다. 1년간 항상 축 쳐져있던 마음이 점점 일어서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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