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엄마가 새끼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오셨다.진짜,진짜 너무 이뻐서 담임선생님이 종례를 하면 바로 집으로 갔다. 근데도 항상 집에가면 강아지를 안고있는건 김종대였다.나 보다 두살이나 어린게 왜 키는 나보다 큰지. 나보다 다리가 길어서 그런가 항상 먼저 집에와서 강아지랑 놀아주고있었다. 원래 강아지가 오기 전까진 사이좋게 같이 하교를 하던 훈훈한 남매였는데 김종대가 강아지
가 오고 난 뒤 나는 버려두고 집으로 댑다 뛰어서는 나는 강아지한테손도 못대게 했다. 나쁜놈이다 완전.
"오늘도 수고했고 내일 지각하지말고.다들 바로 집에 가야한다?"
"네!!!"
이번에는 김종대에게 우리 강아지를 빼앗기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선생님이 종례를 하러 들어왔을 때 부터 이미 다리 한 쪽은 책상 밖으로 나와있었다. 선생님 말이 끝나자
마자 일어났는데 뒤에서 누군가 가방을 잡아당겨 다시 앉게됬다.
"아 뭐야!"
"야."
귀 뒤로 들리는 목소리는 오세훈이었다. 아 뭐야...
난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오세훈을 쳐다보았다.
"어..?"
"너 요새 왜그렇게 빨리가.집에 무슨 일 있어?"
차가운 인상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다정한 말투였다. 적응이 되질 않았다. 얘가 죽을 때가 다 된건지 평소 하는 행실을 보면 절대로 이렇게 다정하게 말 하는 애가 아닌데. 다정함을 지나쳐 소름돋는 목소리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야."
"..어?어.그게.. 나 집가야되는데..?가방에서 손 좀 놔줄래..?"
미치도록 어색한 말투였다.나한테 해 끼친 것도 없는데 괜히 쫄아서는 절로 말이 더듬거렸다. 쪽팔리게 이게 뭐야.오세훈 앞에선 나도 어쩔 수 없는 약자였다.
"아, 미안."
"그럼 나 갈게."
난 또 왜 바보같이 집 가는 걸 얘한테 허락맡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야."
"어?"
"너 이제 동생이랑 같이 안가?"
"아마도..?"
김종대가 미친듯이 집으로 먼저 튀어가서 이제 그럴일은 없을거다.
"그럼 나랑 같이가."
내 귀가 이상한 줄 알았다. 네가 왜 나랑 집을 같이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난 약자기때문에, 오세훈에게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수가 없었다. 그게 다 내 간이 작아서...
정신차려보니 오세훈과 같이 걷고있었다. 미치도록 어색한데 오세훈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태연하게 앞만 보고 걷고있었다.
"동생이랑 싸웠어?"
"아니 그게 김종대가…"
주저리주저리 김종대 얘기를 했다. 나는 강아지 안아보지도 못하게하고 자기만 강아지랑 논다고 하소연을 했다.
"김종대 진짜 나쁘지?"
자연스레 옆에 있는 오세훈쪽으로 고개를 올려 말했더니 "진짜 나쁘다." 하고는 내 눈을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왜 갑자기 이상하지? 오세훈이랑 손을 잡은 것도아니고 단지 눈 한번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었는데..
"집 다왔다."
"어..어.우리 집 다왔네."
"야."
"어?"
"강아지 그냥 네 동생한테 줘."
"왜?"
"강아지 보다 더 좋은거 알려줄게."
"진짜?그게 뭔데?"
"여기."
오세훈이 내 앞에 서서는 여기라고 그랬다. 여기 어디?
"어디?"
"앞에 있는 네 남자친구.강아지 보다 더 좋을걸?"
느끼남 오세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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