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e Crush , Police !
"순경 전!원!우! 오늘부로 만세경찰서 강력 1팀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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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 앉아라."
또 신입이네, 또 신입이야. 지원도 안해주면서 뭔 새싹들만 계속 집어넣고 있어. 경찰서 강력1팀 팀장인 넌 어리버리하게 생긴 새싹 순경을 쳐다보지도 않고 시큰둥하게 받아 넘겨. 새싹 순경이 부동의 자세로 우물쭈물, 아무 말도 못하고 옆에 계속 서있자 넌 고개를 돌려 순경을 바라보지. 보면 가장 먼저 짜증이 났을텐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 마음 속 꽃이 울렁였어.
"!"
"..."
"..."
참자, 참자. 참을 인 세번이면 심장반응도 막는다. 머릿 속은 애국가로 가득 차고, 조금이라도 저 새싹의 얼굴을 봤다간 이 곳에서 꽃잎을 펑, 터트릴 것만 같아 넌 얼른 고개를 돌렸어. 야, 빨리, 빨리 들어가서 자리 앉아.
"네! 알겠습니다!"
후배에게 새싹 인수인계를 부탁하고 도망치듯 서를 나온 너는, 서 앞 계단에 쪼그려앉아 네 심장을 움켜잡지. 미친 심장이, 오늘따라 왜 이래?! 온 몸이 간질간질, 두근두근. 심장 중심이 간질한 마음에 넌 끙끙대며 어쩔 줄을 몰라했지. 손으로 부채질 하며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보기도 하고, 주체할 수 없을만큼 심장이 간질거려 발을 동동 굴러보기도 하고, 괜히 후덥지근한 여름날씨에 성질도 부려보고. 애국가를 두어번이나 더 부르고 나서야 겨우 심장 속 씨앗이 진정되는 기분이었어.
"심장아.. 나대지마..."
겨우 진정된 네 마음 속 씨앗은 어느새 새싹이 된 것만 같았지. 아, 오늘 근무 어떻게 해. 이 기분은 뭐야, 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네 머릿속에서 또 한번 들려오는 목소리.
"순경 전!원!우! 오늘부로 만세경찰서 강력 1팀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새싹 주제에. 그저 잠깐 지나가는 바람같은 감정일거라고 생각한 넌, 너의 순탄한 근무를 위해 새싹을 일부러 더 괴롭히기로 마음 먹지. 이건 절대 내가 못된게 아냐, 내 심장을 위한 일이라고!
"팀장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요?"
"안돼."
"..."
"팀장님, 수사 자료 파일 어디 있는지 아세요?"
"몰라."
"..."
"팀장님, 커피 드실-"
"나 커피 안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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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
"팀장님, 수사 자료 파일 어디 있는지 아세요?"
"몰라."
"..."
"팀장님, 커피 드실-"
"나 커피 안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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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너 왜 그러냐?"
"뭐가요."
"왜 원우한테 쌀쌀맞게 구냐고!"
아, 아닌데요. '전원우' 라는 이름에 또 한번 심장이 반응하기 시작했어. 신경쓰지 않으려 괜히 수사파일을 뺐다가 뒤적거리고, 꽂아넣고. 헛기침도 몇번 해보고. 옆에서 자꾸 전원우 얘기를 하는 최선배 덕분에 네 심장박동 지수는 점점 최고치로 올라가다가, 결국-
"원우는 네 얘기 많이 하던데."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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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꽃잎-!"
"너, 꽃잎-!"
식겁하는 최선배의 입을 두 손으로 막은 넌 혹시라도 누가 봤을까 조용히 하라며 난리를 치지. 너와 최선배 사이로 떨어진 수십 장의 분홍장미 꽃잎, 그리고 그걸 재빨리 치워야 하는 너. 눈을 동그랗게 뜬 최선배가 어버버거리며 난리를 치는 탓에 넌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지.
그 순간 열리는 문.
"저기, 팀장님, 제가 물어볼 게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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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원우의 눈에 보이는 건 최선배의 입을 막고 있는 너와, 그 둘 사이로 떨어져있는 주인을 모르는 분홍 장미 꽃잎. 당황한 원우는 말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죄, 죄송합니다. 하곤 바로 사무실 문을 닫아버려.
원우는 심장이 벌렁거려 미칠 지경이었어. 자신이 지금 본게 정말 진짜인걸까. 저 분홍장미의 주인이 정말 김팀장님인걸까. 심장이 펑, 터져버리게 한 이유가 최승철 선배라면, 원우 자신은 어떻게 해야할지 감조차 오지 않았지. 사무실을 들어서자 마자 코 끝을 간지럽혔던 분홍 장미향이 머리를 어질하게 했어.
' 원우, 너 집중 안하냐. '
' 아, 죄송합니다. '
' 시선이 김팀장인데. 이거이거- '
쉿, 선배님, 진짜 모른 척 해주세요. 저 팀장님 이름만 나와도 꽃잎 막 터진단 말이에요.
여기서 꽃잎 터지면, 진짜 수습 불가능이에요. 앞에 팀장님 계신단 말야!
"하아....."
울컥 터진 눈물에 자신이 너무 바보같았던 원우는 조금씩 새어나오는 심장 속 하얀 꽃잎을 아프게 뜯어냈어. 미울만큼 두 손에 가득 쥐어져버린, 점점 시들어가는 하얀 꽃잎을 바라보면서 결국 원우는 한참을 사무실 문 앞에 기대어 소리내지도 못하고 울었지.
당황한 표정이 가득했던 원우가 나간 닫힌 문을 보며, 넌 제대로 망했다고 생각하지.
"아, 아, 최선배. 진짜!"
"야! 그러니까 누가 입을 막으래!"
"아!!!"
"야! 그러니까 누가 입을 막으래!"
"아!!!"
이젠 진짜 망했다. 울상이 된 얼굴로 손수 네 장미 꽃잎들을 줍는데 마음이 아파 죽겠어. 손에서 닿을 때마다 바늘에 찔리는 것만 같아 넌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지. 최선배는 앞에서 어쩔 줄 몰라 쩔쩔 매고 있고, 이 상황을 해명은 해야겠고. 결국 최선배는 잠시만 기다리라며 원우가 나간 사무실 밖으로 가버리고, 넌 마음을 꾹 누르며 꽃잎을 주워가기 시작해. 네 심장에서 터져버린 꽃잎들이 손에 닿을 때 마다 하나 둘씩 시들어버리는 걸 보면, 이건 일방적인 사랑일거라는 생각에 넌 결국 울컥한 마음을 참지 못해.
"전원우, 전원우!"
황급히 문을 열고 나온 승철이 주위를 둘러봤을 때, 원우는 빠른 걸음으로 저 쪽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어. 당황한 승철이 재빨리 원우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지. 숨 가쁘게 달린 승철이 겨우 원우의 팔목을 잡았을 때, 원우의 몸은 불덩이보다 더 뜨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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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마세요!"
힉, 깜짝 놀란 승철이 살짝 몸을 뒤로 빼자 원우는 두 팔로 얼굴을 가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원우가 올리고 있는 두 팔 끝엔, 하얀 장미꽃잎들이 떨리는 두 손에 쥐어져있었지. 아-. 승철이 짧게 탄식을 내뱉었어.
"야, 진짜 그런게 아니고."
"괜찮아요. 얘기 안하셔도 돼요."
"아니, 야!"
"죄송합니다. 제가 들어가는게 아니었는데."
"괜찮아요. 얘기 안하셔도 돼요."
"아니, 야!"
"죄송합니다. 제가 들어가는게 아니었는데."
"..."
"저는 진짜 괜찮으니까 다시 들어가보세요. 진짜 괜찮-"
"이 새끼야, 한국말은 끝까지 들으라고!"
"..."
"아니라고! 아니라고! 김여주랑 그런거 아니라고!"
"...네?"
"답답이 멍청이 새끼야! 아!"
"저는 진짜 괜찮으니까 다시 들어가보세요. 진짜 괜찮-"
"이 새끼야, 한국말은 끝까지 들으라고!"
"..."
"아니라고! 아니라고! 김여주랑 그런거 아니라고!"
"...네?"
"답답이 멍청이 새끼야! 아!"
답답함에 원우 앞에서 몇 번을 펄쩍펄쩍 뛴 승철이 머리를 한번 쓸어넘기곤 원우를 한 대 칠 눈빛으로 노려봤어. 이 자식아, 잘 들어라.
"김여주는 니 좋아한다고!"
"..네?"
"..네?"
그 말과 동시에 원우의 손에서 하얀 장미꽃잎들이 떨어져 복도에 흩날렸어. 얼마나 꽉 쥐고 달려왔으면, 벌써 시들어버려 색깔은 갈색으로 변하고 있었지. 두 팔에 가려져 있던 눈에는 아직 다 마르지 못한 눈물이 떨어져 내려왔고, 원우의 심장은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어. 처음 여주를 만나 경례를 하던 그 순간의 느낌처럼, 간질간질한 느낌이.
떨어져있던 꽃잎을 말없이 바라보던 승철이, 꽃잎 하나룰 주워 원우의 가슴팍에 팍 붙여버렸어.
"지금 당장 사무실로 안 달려가면."
"..."
"오늘 야근. 전원우."
"..."
"오늘 야근. 전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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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니다, 저 지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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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눈에 눈물도 안 말랐으면서, 야, 눈물은 좀 닦고 가!"
"전원우는 하얀 장미고, 김여주는 분홍 장미라."
"장미끼리 만났네. 짜식들."
"전원우는 하얀 장미고, 김여주는 분홍 장미라."
"장미끼리 만났네. 짜식들."
*
분홍 장미꽃잎을 혼자 처량하게 줍는 네 모습이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사무실에 불이 꺼진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했어. 불이 켜져있었다면 아마 지금 네 모습은 더욱 더 이상하게 빛났을테니까. 심장에서 펑, 터지자마자 죽은듯 시들어버린 너의 꽃잎들을 보며 넌 그대로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어. 수십년만에 처음 터진 꽃잎인데, 넌 어떻게 태어나자마자 이렇게 시들어버리니. 주인을 잘못 만나도, 제대로 잘못 만났다. 너.
"아이씨, 왜 자꾸 눈물이 나와. 진짜."
투박하게 분홍장미가 쥐어진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는데,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의 숨가쁜 숨소리가 들려와. 제 멋대로인 네 심장은, 그 숨소리의 주인의 얼굴을 보지 못해도 벌써 심장 안에서 주인을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 또 한번 시작된 간지러운 기분, 넌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일어나지도 못하고 가만히 그 숨소리를 듣고만 있었어. 불이 꺼진 어두운 그 안에, 하얀 장미와 분홍 장미는 그렇게 숨 쉬고 있었지.
"팀장님."
"..."
"진짜 승철선배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거에요?"
"..."
"진짜 승철선배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거에요?"
"..."
간질거리던 기분이 턱, 숨 막히듯 멈추고 속에서 달아오르던 분홍 장미의 움직임은 멈추었어. 또 한번 사그라드는 기분, 미처 터지지 못한 꽃잎들이 심장 안에서 타들어가는 기분. 겨우 새어나온 한숨에 넌 심장이 아파 한 손으로 심장을 꽉 부여잡아.
"그런 사이면."
"..."
"난 팀장님 뺏어올거에요."
"..."
"난 팀장님 뺏어올거에요."
윽, 원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네 심장을 쥐었다, 폈다. 심장이 멈추었다 다시 뛰는 기분에 넌 턱 막혀왔던 숨을 내뱉어.
"심장이 처음부터 팀장님한테 반응하는데."
"..."
"내가 어딜 가요."
"..."
"내가 어딜 가요."
네 쪽으로 걸어오는 발소리에 너는 얼른 고개를 숙였지. 어느새 원우는 네 앞으로 와 무릎을 굽히고 앉았고, 원우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너와 눈을 마주했지.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 둘 중 누구 하나가 먼저 꽃잎을 터트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이 기분.
"동시에 터트릴까요?"
"...야."
"...야."
"하얀색, 분홍색 같이 터지면 예쁘겠-"
![[세븐틴/아나버스] Rose Crush , Police !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28/20/1b857dacac951f8a5073025d29e5fc9c.gif)
펑!
원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확 터져버린 너의 꽃잎, 그 꽃잎들이 원우를 감싸버렸지. 자신을 감싸버린 분홍 꽃잎에, 원우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못말린다는 듯 바닥에 주저앉아 웃어버렸어. 머리 위에 떨어진 분홍 꽃잎 하나를 손으로 집어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아, 진짜."
"웃지 마..."
"어떻게 꽃잎도 예쁘냐."
"..."
"웃지 마..."
"어떻게 꽃잎도 예쁘냐."
"..."
그와 동시에 펑, 원우의 하얀 장미꽃잎도 터져 너와 원우의 주위에 흩날렸어.
Rose Crush, Police!
* 원우의 탄생화 *
7월 17일, 흰색 장미
첫사랑이 곧장 결혼으로 골인하기 쉬운 타입입니다. 만약 첫사랑이 거짓 사랑이라면 상처가 깊어지기 때문에 신중히 처신할 필요가 있겠군요.
+
![[세븐틴/아나버스] Rose Crush , Police !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1/10/23/c7b30de1fa3d207e4de6e854ccc08539.jpg)
'팀장님 꽃이랑 색깔이 닮았어.'
(펑)
아, 전원우, 꽃잎 치워 당장!
![[세븐틴/아나버스] Rose Crush , Police !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25/18/7f515f5fd02283364ae8a9ae059bd49b.gif)
아나버스 출발합니다! 안전벨트 맸나요!
![[세븐틴/아나버스] Rose Crush , Police ! | 인스티즈](https://67.media.tumblr.com/0b2f46b3e151e355706ecc5203628055/tumblr_o9d750OKvO1ukyaavo1_500.gif)
오늘 하루도 아주 즐거웠어요!
다음 데이트도
빨리 했음 좋겠어요!
집 데려다주는
길이 너무도 짧아요!
내일 다음 이 시간에 또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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