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참 어여쁜 이름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예쁘장한 얼굴에 이름도 어여뻐 순정이, 순정이하며 잘두 졸졸 쫓아댕겼었다. 분명 그 때만 해도 내 기억 속 순정이는 계집 아이였던 것 같은데...
"탄소야, 나를 잊은 게냐? 나다, 순정이."
나는 해맑게 웃는 저 잘생긴 사내를 모른다.
'얘, 순정아. 나는 네가 참말 좋아. 이름두 예쁘구 말이야.'
'으응, 내가 예뻐? 예쁘믄 혼인 해줄래?'
'혼인? 고것은 사내와 계집이 하는 것이 아니니? 우리 둘은 못 해.'
'할 수 있담 해줄래?'
'그래, 나중에 커서 오손도손 손 잡구 살자!'
오랜만에 순정이 꿈을 꿨다.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이라 혼인 약조를 했던 것두 같은데... 이제 와 생각하니 계집끼리 혼인은 무슨, 아마두 순정이와 함께 사는 것이 좋아 그래, 옳다꾸나 했던 것 같다.
이제야 그냥 아련히 보고 싶은 동무라지만 갑자기 사라진 순정이가 그리워 팽팽 울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참 어여쁜 아이였는데, 어디를 간 걸까?
"아씨! 무슨 생각하셔요? 분칠 다 끝났는디."
언년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손을 휙휙 흔든다. 그 덕에 순정이 생각으로 가득 찼던 머리가 현실로 돌아 오는 듯 맑게 개이기 시작했다.
"지금이 몇 시쯤 되느냐?"
"오시(오전 열한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쯤 됐습죠, 곧 영의정 대감댁 도련님이 오실거여요."
몇 년 전부터 잡혀있던 혼사였다. 주변에선 그런 세도가에 시집을 가니 얼마나 좋겠냐며 부러워라 하지만서두 얼굴도 모르는 사내와 혼인을 한다니, 기분이 조금 언짢다. 아버님도 이런 내 맘을 아시는지 혼인 몇 주 전 내 지아비 될 사내 얼굴을 보여주시겠다 약속을 하여주셨다. 얼굴을 보면 무어하나, 어차피 연모하는 사이가 되는 것두 아닌데.
"순정이 보구 싶다. 차라리 순정이랑 홀라당 혼인 하는 것을."
내 혼잣말에 언년이가 경기를 일으키며 '아니여유, 안 돼유!' 하고 필사적으로 도리질을 친다. 그저 농인데 사람 민망하게 왜 이러누...
"농이다, 농이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혼사인 걸 아는데 뭘 그리 경기를 일으켜?"
"어휴, 농이라두 그런 말 마셔유. 깜짝 놀랐잖여유!"
"알았다, 알었어."
밖이 부산스러운 느낌에 눈꼽재기창(여닫이 옆에 작은 창을 내어 문을 열지 않고도 밖을 내다볼 수 있게 만든 창)을 열어 바깥을 내다보니 도련님이 왔는지 향단이가 문 앞에서 언년이를 재촉했다.
"얘 언년아, 아씨 다 되었니? 아씨, 되련님이 도착하셨대요. 저 앞 정자에 계신댔어요."
"오냐, 지금 나가마. 바로 정자루 가면 되는 거니?"
"예, 언년이는 정자 안 까지 오지 말구 호수에서 기다리라구 하셨어요."
.
언년이를 호수 앞에 세워두고 정자 안으로 발걸음을 옯기니 사내의 뒷모습이 보였다. 차르르한 좋은 비단 옷을 걸친 사내의 뒷모습은 누가 봐도 좋은 집 아들이겠거니 풍채두 좋고 귀티가 흘렀다. 아, 근데 갓이 비뚤어졌네. 꽤나 칠칠치 못한 사내로군.
발소리를 내며 다가갔음에도 뒤를 돌아보지 않기에 슬쩍 사내를 불렀다.
"도련님...?"
"순정이."
"예?"
"순정이라고 불러주어, 탄소야."
-
독방에서 넘어왔습니다!!! 으음, 독방에 아마 두 번째 이야기까지 올렸던 것 같은데 보신 분 계신지요.
아마 '순정'이 태형이 조선시대 이름이라는 초록글을 보고 썼던 글일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
이름이랑 태형이랑 너무 잘 맞아요, 순정이 희희...
제목의 한자는 순할 순에 뜻 정 입니다. 원래 순정 한자와는 다르지만 그냥 순할 순이라는 글자가 태형이랑 잘 어울려서요...또륵...
순정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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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