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의 국왕 김석진
"혀가 뱀처럼 입에 척척 감기니, 짐이 요 어여쁜이에게 무엇을 줄꼬?"
"아이, 전하 어서 안아주시옵소서."
"핫하하, 이 방자한 사람 좀 보아? 그것이 소원이라면 짐이 언제든지 들어줄 수 있지. 이리오너라 빨리."
메아리치듯 흔들리는 문풍지 너머로 들리는 여인의 앙탈소리. 바람에 흔들리던 촛불도 꺼진지 오래.
한참 뒤에서야 달뜬 얼굴로 나온 임금의 눈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동국의 왕비 김탄소
새벽이 다 되어가는 깊은 밤, 중궁전에는 가련한 모습의 중전마마가 있었으니...
"전하께서는 오늘도 오시지 아니한가."
"마마, 그것이..."
"저 하늘의 별도 달과 함께 떠있는구나. 별이 나보다 낫구나. 오늘은 이만 자련다."
"예, 마마.
처음에는 마냥 떨렸다. 자신이 왕에게 시집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고, 간택 날 왕을 보았을 때에는 심장이 멎을 것 만 같았다. 남자다운 늠름함으로 온몸을 휘감은 그는 그 누가 봐도 왕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었다. 왕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들도 거짓말인 줄만 알았다.
첫날밤 이후로 자신을 찾지 않는 왕도, 사람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허울뿐인 왕비라고 수군거리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다른 여인들에게 가는 왕이 야속하여 원망하려 했지만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마음에 힘들어지는 것은 왕비 자신이었다.
'전하, 이렇게 못난 소첩이 감히 전하를 은애하옵니다. 사모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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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이라서 떨리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암호닉은 언제든지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