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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우리는 이 곳에 놓여졌을까. 제일 강한 한 사람만을 살린다는 거짓 명분의 이 게임에 , 우리는 어떤 이유로 참여하게 되었을까.

 

 

 

 

1.

 

 

하나, 둘, 셋 … 열 둘. 합이 열 둘이다.

 

 

세훈과 열 한명의 남자들이 있는 이 곳은 회색 벽과 조명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문이라고 해봤자 열 두명이 힘을 합쳐 (물론 그럴일은 없겠지만)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 닿지 않을 위치의 높은 창문, 그 사이로 겨우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는 창고, 그래 사람을 가둬 두었으니 창고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창문을 통해 하루 한 번 기초적인 빵이나 시리얼 등 먹을 것 들이 들어오곤 하는데, 처음에 열 두 명의 남자들은 그 줄을 힘을 주어 당겨도 보고, 매달려 올라가 보려고도 했지만, 부질없는 일임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누군가에 의해 기계적으로 주어지는 음식을 그들 역시 기계적으로 먹을 뿐이었다.

 

 

세훈은 이곳으로 납치, 감금되기 전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꿈이 있다거나 희망찬 삶을 살던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 곳의 삭막한 삶보단 나았다고 절대적으로 생각해왔다. 그랬었다, 자신이 이 곳에 함께 갇혀있는 루한을 사랑하게 된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네모난 창고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기대어 웃고 있는 사람 둘 중 눈이 크고 예쁜 사슴같은 눈망울을 가진 사람의 이름이 루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인이고 , 그옆의 하얗고 보드랗게 생긴 사람이 김민석이다. 그리고 둘은 사랑하는 사이이다.

 

 

이 곳에 들어와서 알게 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둘은 친밀했다. 거의 다 죽어가는 이 창고의 사람들 중 행복한 사람은 둘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일 마주보고 웃어댔다. 뭐가 그리 좋은건지.

 

 

루한은 중국인이지만 한국말을 굉장히 잘했는데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다고 했다. 나이는 세훈보다 4살이 많은데, 외모는 예쁘장한게 많이 어려보였다. 김민석도 루한과 같은 23살이었고 처음 이 곳에서 만났을 때 제일 약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바들바들 떠는 몸이 여자 같기도 했고, 그러나 루한과 친하게 된 후부터는 매일 웃고 지낸다. 모두가 하루의 대부분을 죽은 듯 보내는 이 곳에 밝은 사람이야 한 명 있으면 좋지만 세훈이 이렇게 탐탁치 않아 하는 이유는 아마 루한의 사랑을 받고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세훈은 루한에게 제대로 말 한번 못걸어 보았는데, 그 이유는 첫째, 루한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음을 알아서 이고 둘째, 평범하게 여자를 사랑해왔던 자신이 이런 곳에 감금되어 게이가 되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음이었고 마지막으로는 고백 후에 이곳에서 루한을 몰래 훔쳐보지 못하게 될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역시 일정한 시간 즈음에 줄을 타고 내려 온 음식에 루한과 민석이 마중을 나간다. 음식이 완전히 내려오고 난 후에 세훈도 창문 쪽으로 향했다.

 

 

"민석, 이거 나 줘. 무겁잖아."

 

 

루한이 김민석이 든 음식을 뺏어들고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로 자박자박 걸어간다.

 

 

루한은 바로 세훈의 옆을 스쳐갔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세훈은 그의 웃는 눈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세훈이 음식 상자를 집기 위해 손을 뻗었는데 누군가 낚아 채간다. 바로 종대이다.

 

 

"아..씨.."

 

 

세훈은 짜증을 냈지만 대수롭지 않은지 종대는 자기 몫과 레이의 몫을 챙겨 음식이 내려온 부근에서 발을 떼었다.

 

 

레이는 루한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 사람이었다. 종대와의 연결고리는 전혀 없었지만 창고 안에서 종대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꽤 친해졌다. 언젠가 한 번 레이는 종대에게 허리를 다친 적이 있어 앉았다 일어나는것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론 레이가 앉아있는 곳까지 음식을 가져다 준다.

 

 

참 착한 사람이라고 레이는 생각 해 왔다. 호감을 가졌지만 글쎄 저 구석의 루한과 민석같은 호감이 아닌 그저 친구사이 정도의 호감이라고.

 

 

그 외 다른 사람들을 설명하자면 그저 반쯤 미쳐있는 상태였다. 대부분 사람들의 눈에 초점은 없었으며 먹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이 곳에 들어왔을 때 울기만 하던 경수는 언젠가 부터는 작은 창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상상을 하는것인지 모른다만 웃다 찡그리다를 반복했다.

 

 

 

그 날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고, 누구도 이 곳에서 나가는 순간을 상상하지 못했다, 어짜피 나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 곳에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이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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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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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저 배틀로얄진짜좋아하는데ㅠㅠㅠㅠ다음편도꼭써주세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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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배틀로얄이면 막막 서로 쥬기고ㅠㅠㅠㅠㅠ ㄷㄷㄷ 어떡해ㅠㅠㅠ 다 안죽었으면 좋겠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네여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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