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이제 저 가볼게요."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사장님은 내 목소리를 못들으신 듯하다. 그냥 나가버리면 내일 사장님이 왜 말도 안하고갔냐며 삐지실 것 같아서 사장님께 가까이 다가갔다.
"사장님 저 갈게요."
어 그래그래 조심히 들어가. 푸근한 미소를 보여주시며 인사를 해주신다. 나도 빙그레 웃으며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왔다.
"아 비오네"
우산안가지고왔는데. 멍때리며 가게문 앞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에 비가 오는것같다. 주륵주륵 비가 오는 소리가 좋아 그대로 앉아서 비오는 소리를 들었다.
띠리리리링-
누구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화면을 봤다. 김종인. 종인이가 전화를 왜 했지. 일단 전화가 끊기기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선배 어디예요?"
"나 여기 가게 앞이야."
"선배 우산 안 가지고 갔죠?"
"응"
"그럴줄알았어. 선배 제가 오늘 비오니까 우산챙기라고 했잖아요."
"아 맞다. 지금 생각났어."
"어후 됐고 지금 가게 근처니까 잠시만 기다리고 계세요. 우산 가지고 갈게요."
어 그래. 어제 종인이가 했던 말이 지금에서야 생각났다. 자기전에 메모지에 써놓는다는걸 까먹고 그냥 자버렸다. 종인이가 오면 뭐라고 변명할지 생각하고 있을때 눈 앞에 그림자가 졌다.
"선배"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종인이가 보였다. 그런데 우산을 쓰고도 옷이 젖어있었다.
"왜 옷이 젖어있어?"
"선배 기다릴까봐 뛰어왔어요."
그러고보니 숨소리가 좀 거칠다. 나때문에 비오는데 뛰어왔을 것을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해졌다.
"그냥 천천히 걸어와도 되는데 뭐하러 뛰어왔어. 옷 다 젖었잖아."
"선배 혼자 기다리면 지루하잖아요."
웃으며 말하는데 더 미안해졌다. 마침 오늘 알바비를 받았는데 미안하니까 고기나 사줘야겠다.
"가자"
"어디를요?"
"고기먹으러"
"헐 진짜요? 마침 오늘 고기 먹고싶었는데 우리 통했네요."
기분이 좋아졌는지 입가에 웃음이 한가득이다. 고기를 택한걸 잘한 것같다. 자 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종인이 옆에 섰다.
"네 갑시다. 경수 선배님"
"진짜 좋은가보다? 님자도 붙이고"
그럼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종인이의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처럼 종인이와 비가 오는 날 항상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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