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Glee Cast - Smile (Lily Allen Cover Ver.)
“야, 김주영. 창문좀 닫아. 추워 죽겠어.”
“싫어. 나 더워.”
“개소리하네. 지금2도야 2도. 빨리 창문 닫아. 나 춥다니깐? 그리고 더우면 베란다로 나가면 되잖아!”
“내 집인데 내가 왜 나가냐~”
“아오 진짜 말을 말…”
엣취! 에취! 으에에엣취!!!!!!! 결국 재채기가 터졌고 김주영도 터졌다. 아 짜증나 진짜! 안그래도 재채기 할 때마다 그 커다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면서 뭐 그렇게 신기한 소리가 나냐고 비웃는 자식인지라 절대 저 자식 앞에서 재채기 안해야지 다짐을 다짐을 했었는데. 내가 찬바람 맞으면 바로 재채기하는걸 노리고 이 추운데 창문을 활짝 활짝 열어놓은거다. 아오, 김주영이 심심해 죽거나 말거나 오지 말았어야 됐어 이놈의 집구석. 엣취!! 엣취!!! 아아악! 그나저나 한 번 터진 이놈의 재채기는 멈출 생각이 없나보다. 아아 죽겠다 진짜.
띠링. 뭐야? 이소리 모다? 휙 째려보니 유유히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제 후드 주머니에 넣고 아무렇지 않게 창문을 닫는 김주영. 진짜 노린 게 확실해. 근데 설마… 너 지금 나 재채기 한 거 동영상 찍은 거 아니겠지?
“야, 김주영. 너 뭐했어?”
“뭘?”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 아… 을용타 시전하고 싶다.
“방금 소리 났잖아! 그거 동영상 찍을 때 나는 소리잖아!”
“아~ 그거? 너 재채기 하는거 웃겨서 찍었…”
“너 미쳤어!!!! 그걸 왜 찍고 앉았… 으엣취!!!!!”
미치겠다. 진짜 열받는 상황인데 눈치없는 재채기가 또 터졌고 간신히 진정됐던 김주영도 또 터져서 소파에 앉아있다가 그대로 드러누워버렸다. 야 진짜 웃겨서 미치겠다. 내가 들었던 재채기 소리 중에 제일 웃겨. 어떻게 들어도 들어도 이렇게 웃기냐. 라며 눈물까지 흘리면서 웃어제끼는 그 꼴이 어찌나 얄미운지 정말 환장할 지경이었다.
뒷목잡고 쓰러지기 직전인 날 보고 김주영은 선심쓰듯 입을 열었다.
“이리 와 봐. 뽀뽀 한 번 해주면 지워줄게.”
“아 뭐래!”
“한 두 번도 아니고, 새삼스럽게 왜이래. 못 믿어? 오빠 못 믿어?”
“오빠같은 소리 하고 앉았네. 어. 너 못믿어 그지야.”
놀고 있네 진짜. 어이없어. 커피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하고 부엌으로 몸을 돌리는 날 보고 소파에 드러누워있던 김주영은 후드 주머니에 넣었던 핸드폰을 꺼내 흔들어대며 최후의 한마디를 날렸다.
“어쭈? 이거 트위터에 올린다? 올린다?”
“야!!!!!!!!!”
능글능글. 얄밉게도 웃으면서 제 무릎을 두어 번 친다. 아오 진짜 김주영 너 두고봐. 니 핸드폰 갤러리 탈탈 털어가지고 인터넷 기자들한테 다 뿌려버릴거야. 너 트위터도 해킹해서 이상한 거 잔뜩 올려버릴거야! 씩씩대면서 허벅지 위에 콱 앉아버렸다. 에헤이, 기본 자세가 안됐어 너는. 녀석은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면서 허리를 턱 잡더니 내 몸을 돌려 저랑 마주보게 한다. 얼씨구? 기본 자세 좋아하네.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노려보니까 볼을 톡톡 치면서 아이구, 귀여워 죽겠어 우리 ㅇㅇㅇ 하며 또 웃는다. 얄미워 얄미워!!!!!
계속해서 인상을 쓰고 노려보니 검지손가락으로 미간 사이를 꾹 누른다.
“인상 펴라, 가뜩이나 못난 얼굴에 주름까지 생기면 최악이야.”
“누워있는 넌 더 못생겼거든? 내가 뭐가 못생겼어! 성용이가 내가 제일 예쁘댔어!!!”
“와, 아무리 내 친구라지만 기성용 진짜 미친놈이네 그거. 야, 솔직히 말해서 이쁜건 우리 지영이 아니냐?”
“웃기고 있네. 야,진짜 객관적으로 걔보단 내가 낫다.”
한참을 그렇게 투닥거리다 까꿍! 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뭐야 이 오타쿠같은 어처구니 없는 소리는?”
“뭐긴 뭐야. 문자 소리지. 애니에 나오는건데 귀엽지 않냐? 으헤헤, 지영이다.”
“…니 여친은 너 이렇게 띨띨한 오타쿠같은거 알아?”
“아니 너만 알아.”
“아.. 나도 동영상 찍을… 맞다! 너 아까 그거 빨리 지우라니까!”
“어허, 뽀뽀해주면 지우기로 했잖아.”
“아 개소리 하지 말고.”
“에헤이, 자세까지 다 잡아놓고 이러기야? 얼른.”
하며 빤히 쳐다본다. 약속했다 너? 진짜? 하니 선심쓰듯 끄덕끄덕 해준다. 끝까지 얄미운 자식. 양손으로 누워 있는 녀석의 눈을 가리고 쪽! 하고 입술을 붙였다 떼는데 커다란 손이 뒤통수를 감싸온다. 어이가 없어서 어깨를 짝! 때렸더니 씩 웃으면서 윙크를 한다. 으으, 당했다. 한 번 붙은 입술은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점점 숨이 찬다. 아오, 좀 떨어져!! 어깨고 가슴팍이고 계속 밀어내고 때려도 미동도 없이 진득하게 입을 맞춰오는 게 얄미워서 입술을 콱 물어버렸더니 나를 휙 밀어낸다. 아, 죽는 줄 알았네.
“야!!!!! 이 몸이 얼마나 비싼 몸인데 이 고운입술을 물어!!! 아오 씨, 뜯기는 줄 알았네.”
“비싼 몸같은 소리 하고 앉았네. 애초에 그냥 곱게 말할 때 들었으면 좋잖아. 더 세게 물어뜯으려다가 봐준거야. 감사하게 생각하고 빨랑 지우시지?”
“아오. 알았다. 자, 삭제. 됐지?”
“어. 한번만 더 그래봐 아주. 친구고 뭐고 짤없어 진짜.”
“알았어 알았어. 아 진짜 야박하네 ㅇㅇㅇ.”
“야, 야박한 건 너지. 나 진짜 질식사 하는 줄 알았거든?”
“우쭈쭈, 우리 ㅇㅇ이 질식사 할뻔 해쪄~ 알았어 오빠가 사과의 의미로 이번엔 살살 해줄게?”
뭐라 대답할 틈도 없이 또 몸을 끌어당겨 제 위에 엎어지게 만들더니 허리를 간지럽히며 쪽쪽 입술을 붙여댄다. 야 하지마, 간지러워!! 손등을 탁 쳐내니 있는대로 엄살을 피우면서 우는 시늉을 한다. 덩치는 산만한 게 가끔 이렇게 재롱을 피운다. 제 여자친구 앞에서는 온갖 차가운 척 시크한 척 다 하면서 꼭 내 앞에서만. 그게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더니 웃지 말라며 제 가슴팍에 머리를 눌러댄다.
“야아, 머리 망가져. 있다가 성용이 만나러 갈거라서 고데기 했단 말이야.”
“이열~ 고데기까지 했어. 큭 웃겨 죽겠다 진짜. 알았어 임마. 아, 나 있다가 지영이 만날건데 기성용이랑 같이 와. 오랜만에 넷이 술마시자.”
“그럴까?”
“응.”
“그래그래! 니가 내는거다?”
“야야, 돈 잘버는 니 남친두고 왜 내가 내냐?”
“니가 제안했으니까~ 그리고 니 여친도 잘 벌잖아.”
“나 참.. 알았다 알았어.”
또 맞붙는 입술. 머리카락을 쓸어주는 다정한 손길.
너랑 나, 조금은 이상한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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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여자친구, 남자친구 있는데 애인 느낌을 풍기는 묘한 친구사이의 두 사람입니다
한 글자로 요약하면 "헐", 두 글자로는 "막장", 세 글자로는 "미쳤어", 네 글자로는 "철컹철컹" 정도가 되겠네요
내일 모레가 시험인데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런 글이나 쓰고 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매우 치세요
날이 추워서 하루종일 재채기 하는 절 보고 룸메들이 너 진짜 재채기 웃기게 한다고 웃었어요 근데 왜 이런 글을 쓴건지 나는 몰라요
참고 끝까지 읽어주신 그대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합니다 김주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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