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에 온지 하루가 지났다. 한달은 지난 것 같은데 고작 하루라니. 청나라는 홍나라와 많이 달랐다. 음식도, 궁궐도, 옷도, 모든게 홍나라보다 위에 있었다. 그래 예전부터 청나라는 부유했지. 교태전에 틀어박혀 창문만 활짝 열어두고 밖을 내다봤다. 담벼락 위로 보이는 달이 참 예뻤다. 나라는 괜찮을까. 내가 없어져서 난리가 나지는 않았을까. 아니다. 나 하나없어져도 딱히 별 문제 없겠구나. 괜히 서글퍼져 눈물이 나왔다. 소매로 눈을 벅벅 닦았다. 이 나이 먹고 가족이 보고 싶어 울다니. 참 쪽팔린 일이다.
" 어찌 울고 계십니까. "
" ... "
![[방탄소년단/민윤기] 청나라 군주 민윤기 X 홍나라 공주 너탄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6/04/20/fe26383a956ec6ad7f0fa407223abf83.gif)
" 어어, 닫지 마십시오. 중전의 나라에 갔다 와 소식을 전해주러 온 것인데 이러면 섭섭합니다. "
아직 혼례도 치르지 않았는데 중전, 중전 거리는 남자는 철이 없는 것 같았다. 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아버지를 죽인 자를 눈 앞에 두고 있으니 먹은 것도 없는데 먹은게 올라오는 것 같아 문을 닫으려 했다. 남자의 말에 도로 문을 열었지만 말이다.
" 홍나라에 곡식과 비단을 보내고 오는 길입니다. 중전의 어머니께서는 중전의 소식을 듣고 이미 앓아 누우셨습니다. 그대의 오라버니가 어찌나 화를 내던지 귀가 나가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여기 보이십니까? 칼에 스친 자국입니다. 홍나라는 예전부터 전쟁을 좋아했으니 뭐. 이해, "
"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어서 돌아가시지요. "
신경을 건드는 남자의 말을 자르고 문을 닫았다. 침소에 들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나라의 소식을 들으면 좀 나아질까 했는데 어째 더 서글퍼지는 것 같았다.
침구에 누워 한참동안 별에 별 생각에잠겨 있는데 아직 가지 않은 건지 남자가 창문을 벌컥 열렸다. 놀라 몸을 벌떡 일으키자 남자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청나라 군주 민윤기 X 홍나라 공주 너탄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1/20/0/06dcf9151e7fd10283f545eb16b565ed.gif)
" 내일은 혼례를 치르고 난 후 합궁까지 하는 날이니 마음에 준비를 하시지요. "
" 아, 문은 중전이 닫으시지요. 제가 지금 손이 아파서. "
유유히 사라지는 남자를 보며 헛웃음을 쳤다.
" .. 무슨, 저런 유치한. "
참 얄미운 사람이다.
***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가마를 타고 나라 한 바퀴를 삥 돌았으니 안 힘들리가 있나. 몸이 뻐근했다. 치장을 해야 한다며 일찍 일어난 탓인지 눈꺼풀이 무거웠다. 그러다가도 합궁 시간이 가까워져 오는 게 생각나면 몸이 뻗뻗하게 굳었다. 그 남자라면 분명 배려도 안 하고 자기 좋을데로만 하겠지. 저는 회임을 못 합니다, 라는 거짓을 말할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믿을 것 같지 않았다. 눈치가 워낙 빨라야지.
" 마마, 전하께서 강녕전으로 오시랍니다. "
" 알았다. "
" 지금 당장 오시랍니다. "
정국의 얼굴을 한 번 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귀찮게. 교태전을 나와 정국의 뒤를 따라 터덜터덜 걸었다. 강녕전 앞에 다다르자 정국이 문을 열어주었다. 강녕전 안에서 훅 풍겨오는 술 냄새에 인상을 한 번 찌푸리곤 강녕전 문 턱을 넘어 안에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 양초가 은은하게 강녕전 안을 밝혀주었다.
' 웃어야 합니다. 전하 앞에서는 꼭. '
문뜩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정국이 해 준 말이 떠올라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잖아. 누가 알겠어. 이렇게 웃으면 다시 나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을지.
" 왜 부르셨습니다. "
![[방탄소년단/민윤기] 청나라 군주 민윤기 X 홍나라 공주 너탄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6/28/1/a958073daa681fb6a6e12c0a1be889bb.gif)
" ... "
눈이 풀린게 아무래도 단단히 취한 것 같았다. 한동안 서로의 눈만 바라보다 내가 먼저 고개를 숙여 눈을 피했다.
" 연아, 가서 옷을 벗기거라. "
남자의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저번에 봤던 후궁이였다. 후궁 밑에 깔려있는 꼴이 참 볼만했다. 나 못지 않게 놀란건지 남자의 가슴팍 위에 있던 후궁의 손이 갈 곳을 잃고 헤메고 있었다. 고개를 획 돌려 나를 바라보는 남자에게 놀란 걸 들키고 싶지 않아 급히 고개를 숙였다.
" .. 예? 어찌 제가 마마의 몸에 손을 대겠습니까. "
" 이 나라의 왕은 나다. "
후궁 밑에 깔려있는 꼴이 참 볼만했다.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내게 다가와 고개를 숙여 죄송하다고 하며 손을 뻗는 후궁의 손을 쳐 냈다.
"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내 몸에 손을 대는 것이냐. "
" ... "
" 이젠 나도 청나라의 중전이다. 비키거라. "
후궁을 지나쳐 남자의 앞에 멈춰섰다. 남자와 눈을 마주하고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옷고름을 풀었다. 긴장한 탓인지 잘 벗겨지지 않아 애 좀 먹었다. 옷을 남자의 얼굴에 던지고는 입을 열었다.
" 그대는 이 나라의 법도 모르십니까. 합궁은 궁궐에 있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치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하의 급한 마음은 알겠으나 저는 이 나라의 중전이 된 이상 이 나라의 법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니 그것으로 마음의 위로를 하시지요. "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다 못 해 목소리까지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어떻게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손에 들려 있는 나의 옷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강녕전 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문을 벌컥 열자 정국이 있었다. 정국이 내 차림을 보곤 놀라 뒤를 돌았다. 정국에게 상황을 설명할 정신이 아니였다. 정국을 지나쳐 교태전으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붙잡는 건 다름아닌 남자의 목소리였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청나라 군주 민윤기 X 홍나라 공주 너탄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7/27/20/7aa2c44c8814c76b2d095cb9d79c064b.gif)
" 지금 당장 궐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이 곳으로 데려 오거라. "
***
" 나를 보거라. "
" ... "
![[방탄소년단/민윤기] 청나라 군주 민윤기 X 홍나라 공주 너탄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7/27/20/676bd9683f7764067fa58d84b529de63.jpg)
" 나를 바라보라 하였다. "
고개를 돌리면 궐 안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게 눈에 보였고 정면을 보자니 남자의 얼굴이 보여 그냥 고개를 돌리고는 눈을 꼭 감아버렸다. 그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남자가 턱을 잡아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남자의 땀이 얼굴 위로 떨어져 지금 내 얼굴에서 흐르는게 눈물인지 아님 남자의 땀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 왜 우는 것이냐. "
" ... "
" 대답하거라. "
" .. 예. "
입술을 앙 다물고는 남자를 노려봤다. 남자가 턱을 잡지 않은 손으로 입술을 쓸었다. 남자의 얼굴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려 여전히 내 턱을 잡고 있는 남자의 손 위에 손을 올렸다. 꿈쩍도 하지 않는 남자의 손을 치워내려 나머지 한손까지 동원해 남자를 밀어내자 남자가 깍지를 끼고는 고개를 숙여 귀에 속삭였다.
" 민윤기, "" 기억하거라. "
----------------------------------------------
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뽀뽀 받으세요•3• 비회원 분들 암호닉은 공개 되는 대로 바로 추가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해요!!!!!!!!!!!
♡암호닉♡ |
추억 / 썰썰 / 슙기력 / 현 / 난나누우 / 룬 / 홍조 / 쫑냥 / 서영 / 산와모니22 / 현구 / 배고프다 / 민슈 / 우왕굿 / 민빠답주거요 고룡 / 박하사탕 / 복숭아꽃 / 쪼아요 / 열우봉 / 청보리청 / 츄러스츄 / 꾸엥 / 굥기윤기 / 슙비둡비 / 쟈가워 / 리자몽 / 사명감 / 요정이야사람이야 / 별 라프 / 권군주 / 삼다수 / 요롱코롱 / 코주부원숭이 / 종잇장 / 쿠베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현재 sns에서 난리난 눈쌓인 포르쉐 낙서 박제..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