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antino ; 안단티노 09
Written by 기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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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rit ; 리타르단도 ; 점점 느리게
밝은 햇빛에 성용은 눈을 살짝 찡그리며 한손으로는 햇빛을 가리고 한손엔 작은 쪽지를 꽉 쥔채로 엄마에게 밝게 인사를 한후 집밖으로 나왔다.
빛을 받아 더욱더 밝게 빛나는 장미가 오늘따라 더욱이 아름다워보였다. 성용이 쪽지를 펴 눈으로 찬찬히 읽었다. 할수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과
어쩌면 화나기도 하는, 그런. 일요일, 성용은 중대한 다짐을 한채로 파스텔계통의 연두색 대문을 삐익, 하고 연채로 천천히 걸어갔다.
1번.
01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듯한 성용은 지금 청용을 성폭행했던, 그 파렴치한 새끼의 집앞이다. 김성준이랬나, 뭐랬나. 심장이 뛰기도 하고 저절로 주먹이 꽉
쥐어지게 한다. 어떤 얼굴일지 참 기대도 되고 화가 치밀어오른다. 다 이 새끼 때문에 이리 된거니깐, 어쩌면. 중산층 쪽에 속하는 아파트에 사는 김성준의
초인종 버튼을 눌렀다. 띵동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누구세요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열렸다. 성용보다는 꽤 작은키의 김성준
은 열자마자 보이는 목에 고개를 들자 어떤 등치큰 남자가 화를 꾹꾹 누르는 모습으로 서있는모습에 다시한번 누구세요? 하고 말하려던 입을 성용이 강타했다.
그와함께 영문도 모르는 채로 뒤로 꼬꾸라진 성준은 어리둥절한 표정과 차오르는 분노와 당혹감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군데…!!”
“너 이름 김성준 맞지?”
“근데 누구…!!!”
또 한번 성준의 입을 강타했다. 끄억 하는 괴기한 소리와 함께 자빠진 성준의 위에 올라타 정신을 잃기 전까지의 고통스런 상태까지만을 유지한채로 표정의 변화
도 없이 성용은 마구 내리쳤다. 성준의 더러운 입과, 청용을 마구 더듬었을 더러운 손과, 더러운 정신머리를 마구 내리쳤다. 성준이 고통스러움에 괴기스러운
소리를 지르며 성용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이미 손이 마구 망가진 덕에 소리밖에 지를수 없었다.
“아아악―!!!!”
“너, 이청용 기억나냐?”
“으으…으….”
“시발, 빨리 대답안해?”
성용이 고통스러움에 가득차 신음소리만을 흘리는 성준의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성준은 그런 와중에도 그…걸레새끼… 하고 말했고 성용은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지며 성준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바닥에 꽂았다. 당혹스런 고통과 아픔에 비명조차 지를수 없었던 성준은 벌벌 떤 채로 자신의 앞의 한 괴물을 쳐다보는
수밖에 없었다. 성용은 여전히 성준을 쌔게 강타하면서 이청용이 너때문에…. 하며 입술을 꽉 깨문채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사실 폭력같은건 쓰지않는
성용이였지만 서도 이런 새끼에게 자비따윈 줄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성준은 할말이 없을테니.
“너가 누구의 인생을 망쳤는지는 알아?”
“으으으…시…ㅂ….”
“내가 이청용 대신해서 갚는거다. 이청용 다시한번 건들면 넌 정말, 죽는거다.
어차피 너도 성폭력했잖아? 내가 더 형벌을 쌔게받을까? 너가 더 받을까? 할말 없을꺼다.”
“너…도대체…으으….”
“알 필요없고 너 이청용 얘기 한번이라도 언급해봐. 건들꺼야?”
성용이 이미 멍투성이가 된 성준의 멱살을 잡고 앞뒤로 흔들며 묻자 성준은 자신의 앞에 있는것은 사람이 아니라 강한힘을 가진 이세상에 존재할수 없는 괴물이라
생각하며 살기위해 빠른속도로 끄덕였다. 그 행동에 성용이 성준의 멱살을 놓으며 아픈와중에도 지 살려고 하는 기운은 있네. 하며 손을 탁탁 털고는 집밖으로
나왔다. 밝은 햇빛이 성용을 위로했다. 사실 자신도 이런 폭력이 좋지많은 않지만, 그동안 아팟을 자신과 청용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감방에 넣어서 영원히
콩밥먹게 하고싶지만, 그건…. 사실상 청용이 정말 강간당했다는 상처를 알려야 하는것이기에. 더욱더 가슴이 아파왔다. 자신이 할수있는것은 여기까지임을
알기에 성용은 한숨을 쉬었다. 1번, 끝. 성용이 1번에 쓰여져있는 문장을 주윽 연필로 끄었다. 이제 2번.
02
성용은 또 한번 한숨을 쉬며 어느 한 집앞에 섯다. 푸른지붕이 인상적인 이 집은, 청용이 강간당했다는 것을 소문낸 그 축구부 남자애의 집이다. 초인종을 누르자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 축구부의 어머니 인듯한 꽤 노년의 여자가 갸우뚱 하며 물었다.
“누구니?”
“그, 이진철… 있어요? 친구인데.”
“아 진철이? 지금 컴퓨터 할껄? 들어올래?”
“아,아니에요. 그냥 전해줄 말이있어서….”
“그래. 아 우리 진철이 애가 좀 싸가지없지?”
“…예?”
“그래도… 너가 다 이해하고, 미안하다. 내가 대신.”
“아,아니에요!”
축구부의 남자애와 달리 그의 어머니는 꽤나 정중한 성격인듯 했다. 성용은 두손을 흔들며 아니라고 한 뒤 그 자리에 서서 진철을 기다렸다. 그 기다리는 시간이
무거웠지만 성용은 이것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뒤 눈을 한번 꾸욱 감았다가 뗏다. 아까 그 김뭐시기랑 만나고 나서부터 머리가 좀 띵한게 아프긴 하지만.
진철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성용 쪽으로 다가왔다. 그때 안좋은 일도 있었고, 워낙 그러다보니 왜 찾아왔는지 알 도리가 없는 진철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퉁명스럽게 “왜 찾아왔어?” 하고 물었다.
“할말이 있어서.”
“뭔데?”
“이청용, 창남새끼라고 소문낸거 너 맞지?”
“…마,맞긴한데! 사실이잖아!!”
진철은 살짝 움찔하는 듯 하더니 이내 사실이라며 반박했다. 성용은 그런 진철에게 차갑게 말했다.
“아니, 성폭행 당한거야.”
“……뭐? 뻥치고 있…”
“사실이야. 못믿겠어도 사실이야.”
“…난…!!”
“아니. 그냥 학교에 가서 너가 남창이라고 했던 말 잘못말했던거라고 해명만 해줘. 이청용 나쁜애 아니야.
저번에는 내가 너무 화가 치밀어서 나도 모르게… 미안하다. 정말 사과할께.”
“….”
“그리고 더이상 이청용에 관한 소문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그뿐이야. 정말 때려서 미안하다….”
“…됬어. 나도 미안…. 나도 벙어리라고 해서 미안.”
“알아줘서 고맙다.”
성용은 미안함과 당혹스러움으로 가득찬 진철의 어깨를 두어번 토닥인 뒤 그 층의 엘레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진철은 이게 뭔일인가 싶다가도 왠지 무거워 보이는
성용의 등에 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는 조용히 자신의 집 문을 닫았다. 성용은 한숨을 쉬면서도 엘리베이터의 층 숫자가 나오는 판을 멍하니 쳐다봤다.
12층… 11층…. 그와함께 옆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 2번 문장에 줄을 쫙 그었다. 마지막, 3번…. 3번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이내 쪽지를 주머니에 넣고
주먹을 꽉 쥐고는 열린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닫힘버튼을 눌렀다. 서서히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03
어느덧 월요일의 해가 방긋이 떠올랐다. 청용은 왠지 가뿐한 몸을 이끌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요일도 꼬박 자버렸다. 성용이 그런 말을 한후 간후에 바보같이
눈물만 흘리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잔건지 머리가 띵했긴 하지만 감기가 다 낳아 몸이 가뿐했다. 그 느낌이 좋아 한번 생긋이 웃어봤다. 요즘은 웃는게
참 좋다고 느낀다. 이 따뜻함이 참 좋다고, 언제까지나 이랬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학교에 가서 성용의 얼굴을 보고 무엇이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청용은 다시한번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내 자신의 옷을 살피는데, 처음보는 후드티다. 뭐지? 하면서도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아, 기성용이 자주 입던 옷이라는것이 생각났다. 그럼
옷을 바꿔입은건가? 내가 추울까봐…? 그 사실에 감동스러우면도 부끄러웠다. 자신의 흉측한 몸을 봤을 생각을하니… 아아. 생각하기도 싫다. 청용은 옷을
벗어 차분히 갠뒤 올려놓았다. 나중에 빨아서 갖다줘야지, 하며. 서둘러 교복을 갈아입은 뒤 오늘 수학여행에서 돌아올 청혜를 생각하며 아침도 먹지않고
밖으로 나왔다.
학교에 도착한 청용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부드럽고 예전에는 더럽다는 눈빛이였는데 다들 평소사람 보듯이 보기에. 왜지? 하며
착각인가 싶은 청용은 갸우뚱한뒤 자신의 반으로 들어갔다. 대뜸 진철이 다가오더니 청용의 어깨를 두어번 치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미안하다….”
“…어?”
“너, 그런줄 몰랐어. 진짜. 미안해….”
“아…아니야.”
청용이 방긋이 웃자 진철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왠지 청용의 미소가 평소의 차가운 표정과 다르게 느껴졌지만 기분이 좋은 진철
이였다. 청용은 왜 이러지? 하면서도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라고…. 그때 우당탕 소리를 내며 성용이 뛰어들어왔다.
그것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청용!!”
“어어?!”
“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되지?”
“…어. 근데 왜…”
“그건 나중에 끝나고 가면 알꺼야! 기대해도 좋을껄?”
성용은 청용의 뒷말도 듣기전에 성용이 바이바이! 하며 자신의 반으로 뛰어 들어갔다. 뭐지? 하면서도 설레는 기분을 감출수 없었다. 어느덧 0교시 종이치고
청용은 공부를 준비하기 위해 가방을 걸었다. 두근대는 심장과 토요일쯤 했던 그 고백이 귓가에 메아리 처럼 울려퍼졌다.
04
흘러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모든 수업이 끝나고 하나둘 교실을 빠져나가고는 청용과 몇명의 아이들만 남았을때 쯤 성용이 이청용! 하고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괜시리 그 행동에 청용은 풋 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은채로 교실밖으로 나왔다. 왠지 모르겠지만 꽤 들떠보이는 모습에 청용이 갸우뚱 하고 물었다.
“무슨일인데 그리 신나보여?”
“아아~ 가보면 알꺼야! 얼른 가자!”
성용이 청용의 손을 꽉 맞잡은채로 밖을 향해 뛰어나갔다. 아? 왠지 익숙한 장면에 청용은 과거를 곱씹었다. 그래. 그때도 그랬었지. 축구경기를 보러갈때도.
그땐 모든게 무거웠는데 족쇄처럼. 지나가는 사물이 슬로우 모션처럼 모였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왠지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워낙 축구를
많이 한 성용이라 성용은 전혀 지치지 않았지만 그 속도에 따라 뛰는 청용은 숨을 헐떡대며 성용을 멈추었다. 얼마나 쉬지않고 뛴건지 벌써 버스정거장에
도착했다.
헉헉, 거리는 자신과 달리 멀쩡한 성용을 보며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성용은 그런 눈빛도 눈치채지 못한채로 버스가 언제오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어딜 가는거지? 하는 궁금함과 설레임이 청용을 간지럽혔다. 이내 어떤 버스가 왔고 성용은 여전히 청용의 손을 놓지않은채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카드를 대며 고등학생 2명이요. 하며 자신의 것까지 내준 성용에게 안그래도 되는데, 하고 말하던 참에 버스가 갑자기 출발했고 청용이 중심을 잃고
뒤로 고꾸라 질때 성용이 옆에서 허리를 단단히 잡으며 야리꾸리한 자세가 되었다. 그런 자세에도 청용의 걱정만 되는건지 “괜찮아?” 하며 자신의 얼굴
앞에서 말하는 성용에 의해 얼굴이 빨게짐을 느꼈다. 성용도 이내 이 자세가 어떤 자세인지 눈치채곤 큼큼 거리며 원래의 자세로 돌아갔다. 둘다 빨게진 채로
창문 밖만 본채로 조용히 봉을 잡았다. 그러다 얼마나 갔을까 성용이 여기서 내려야해! 하며 청용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이내 버스에서 소리가 들렸다.
‘곧 ○○정신병원 입니다.’ 정신병원 이라니? 청용이 깜짝 놀란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성용만 보자 성용은 빙긋 웃은채로 청용의 손을 잡고 버스에서 내렸다.
커다랗고 하얀 건물의 중심에 ○○정신병원 이라는 글자가 낯설게 느껴진 청용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성용의 손을 꼭 잡은채로 들어갔다.
정신병원 치고는 꽤 깨끗한 건물과 안에는 조용했다. 청용은 성용에게 묻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서도 성용이 꿋꿋한 표정으로 청용의 손을 잡고 가기에
성용을 믿으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5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와 층마다 많은 간호사들이 돌아다녔고 506호라고 써져있는 방 앞의 간호사에게 면회를 신청하고는
성용은 청용을 데리고는 조심히 506호의 방문을 열었다. 정신병원은 다 감옥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던 청용의 선입견과는 달리 다른 병원과 다를바가 없어보였다.
물론 5층에서만, 방문을 열자 보이는건 다름아닌 수척해진 청용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책을 읽고있었는지 침대에 앉아 허벅지에 책을 놓고 읽고있었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 청용의 아버지는 고갤 들더니 청용의 얼굴을 보곤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청용도 자신의 아버지가 왜 여기있는지 알지못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한번봤다가 성용을 봤다가 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아빠…?”
“처,청용아….”
“내가, 입원 시켜드렸어.”
너가 왜…? 하며 청용이 알수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용에게 묻자 성용은 “아무래도 계속 이렇게 계실수만은 없잖아. 너희 아버지께서도 많이 고치고
싶어하시더라고.” 하고 말했다. 그런 성용의 말을 듣곤 청용은 오랜만에 수척해진 자신의 아버지 곁의 의자에 앉았다. 문득 가슴이 아려왔다. 청용은, 항상
어두운 밤에만 자신을 죽일듯 때려오던 악마의 모습의 아버지가 아닌 오랜만의 자신의 친아버지의 모습을 봤기에, 괜시리 어린시절 생각이 났다. 항상 자신에게
따뜻히 웃어줬던 그런 모습. 행복했던 모습이. 지금의 수척해진 모습과 너무나 오버랩되어서 가슴이 아파왔다.
“청용아….”
“….”
“아빠라고 불릴 자격도…없다. 미안하다.”
“아니에요….”
“그동안 수고했고 미안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
청용의 아버지께선 고개를 떨군채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셧다. 어깨를 조금씩 떨며 고개만 떨군채로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아버지의 모습에 청용 역시 눈물이
물밀듯 치밀었다. 으흐윽, 하는 울음소리와 함께 청용의 아버지가 청용의 어깨가 부러질듯 껴안았다. 청용도 같이 껴안았다. 창문에 비쳐 오는 노을이 그 둘을
위로했다. 성용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조용히 병실을 빠져나왔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청용은 훌쩍거리며 병실에서 나왔고 성용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채로
머뭇거리며 말했다.
“고마워…. 너가 학교에서도 오해 풀어줬지?”
“어? 어…. 아니야. 내가 더 미안하지….”
“아니야. 우리 아빠가 너 찾으시던데, 한번 들어가봐.”
그 말을 들은 성용은 갸우뚱하며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에선 눈물을 훔치시는 청용의 아버지가 보였고 청용의 아버지께서 성용을 손짓하며 옆에 앉혔다.
“성용이랬지?”
“예….”
“우리, 청용이… 불쌍하고, 여린… 청용이. 잘 부탁한다.”
“…예?”
“아마도, 난… 조만간 죽을것같다.”
“네?!”
무슨 청천벽력같은 소리인가 싶어 성용이 두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그와 달리 청용의 아버지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까지 숫하게 술을 마시고, 그 막노동을 했으니, 의사도 그러더라. 별 도리가 없다고.”
“…하지만.”
“아니, 이제 더이상 청용이게 짐이 되고싶진 않다. 조용히 이 세상 떠나, 우리 부인한테 가고싶다.”
“…네? 무슨소리에요? 어머니께선 집을 나가셧다고 들었는데….”
“아니다. 병 때문에, 그런거다. 청용이는 모를꺼야, 혹시나 가슴아파 할까봐 그냥 떠낫다고만 말했지.”
“…그래도 청용이 얼굴 보고 사셔야죠.”
“아니, 이젠 더이상 미련이 없다. 내가 있어봤자 도움이 안될테고 이젠 우리 부인 만나러 가야겠지.
그래서 내가 널 부른이유는, 이제 청용이는 너에게 맡긴다. 혹시라도 짐이 된다면….”
“아니,아니에요!”
“그래, 고맙다. 너같이 착한 애들이 있어서, 정말… 고맙다. 혹시 내가 죽어도 나중에 많은 세월이 지나면 청용이에게
말해주라. 내가 많이 미안하다고….”
“…네.”
“그래, 잘지내고. 고맙다. 정말.”
그 말과 함께 청용이와 닮은 듯한 예쁜 미소를 지으시며 성용을 떠밀어 보냈다. 청용의 아버지의 말에 성용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너무 많은걸 알게되어서,
얼마나 더 상처를 받아야 할지, 그 청용의 미래가 두려워서. 청용은 아무것도 모른채로 애써 밝게 웃으며 성용과 병원에서 나왔다.
“이청용.”
“어?”
대뜸 멈춰선 성용이 진지한 말로 청용의 두 어깨를 붙잡았다. 청용은 두눈만 껌뻑이며 성용을 쳐다봤고 성용은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이 노을빛에 담아.
어쩌면 갑작스런 고백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생각해왔고 또 생각했다. 청용의 아버지의 말을 들은 이상, 넘어갈수가 없었다.
“나, 너 좋아해.”
“…기성…”
“아니, 어쩌면 사랑하는걸지도 몰라. 예전부터…. 이 감정은.”
“….”
“정말로. 입에 발린 말이아니야. 이런 고백, 나도 처음이야.”
“…난.”
“….”
“하아… 미안해.”
“……그럼 우리 키스는…?”
“…그건.”
“….”
청용은 머뭇거리며 눈을 내리깔곤 생각에 잠겼다. 성용은 그런 청용의 얼굴만을 또렷히 쳐다본채로 보고있었다.
“우리가 아무리 사랑한들, 주위의 시선은…? 우리가 정말 될수있을거라고 생각해?”
“…주위의 시선이 뭐가 중요해? 우리가 사랑하는게 더 중요하지.”
“……안될꺼야. 곧 그 시선에 지쳐서 헤어질꺼야. 우린…안돼.”
“이청…!!”
청용은 성용의 뒷말도 듣기전 자신의 어깨에서 부터 성용의 손을 떼곤 무작정 버스를 타버렸다. 성용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곤 청용이 탄 버스를 뒤따라
쫓아갔지만 이미 버스는 어디론가를 향해 멀리 사라져버렸다. 성용은 허탈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있었고 버스에 탄 청용은 입술을 꽉 깨문채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 눈에서 눈물이 흐를때까지, 그 입술에서 피가 나올때까지.
@
안녕하세요~ 기라드에요! 사실 어제 올렸어야하는데...☆ 어제 익스방에서 굼뱅언니대란에 참가해 놀다보니..어느새..^^
하....여러분 벌써 오늘 완결이네요~ 완결은 오늘밤 올라올예정이에요 메일링 공지도요~
아쉽기도하고 ㅠㅠ 부끄럽기도 하고 ㅠㅠㅠ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암호닉은 받고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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