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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그날은 유난히도 지독하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갑자기 내리는 비에 대처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손을 머리에 올리고서는 달려다니기 바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야! 박지민! 일단 저기 편의점까지 뛰어!


뒤에서 달려오는 지민이에게 조금은 먼 거리에 있는 편의점을 가르켰다. 내 손을 따라 시선을 옮긴 지민이는 내게 알았다, 자식아! 라고 소리치며 내 뒤를 총총 쫒아오기 시작했다. 세차게 내리는 비에 아이씨- 하면서 편의점까지 달려가는데 가로등 아래에 교복을 입을 소녀가 아프도록 쏟아지는 빗방울을 맞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 쏟아지는 비를 가만히 맞고만 있던 소녀는 벤치에 앉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뭐하냐, 김태형? 얼른 가자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녀를 너무 깊게 봤나보다. 나는 나를 툭툭치며 얼른 가자고 말하는 지민이에게 건성으로 답하고는 다시 걸음을 빨리해 편의점을 향해 달렸다.

딸랑-

편의점에 도착한 우리는 훅 끼쳐오는 추위에 팔을 문지르며 우산을 집어들었다. 우산을 고르는 지민이와 달리 나는 아무런 우산이나 집어들었다. 멍하게 있는 나를 바라보던 지민이는 짜증을 내며 나를 끌어당겨 카운터에 제 우산과 내 우산을 같이 놔뒀다. 나는 내가 박지민의 우산까지 같이 계산한 줄도 모르고 돈을 냈다. 그만큼, 소녀가 생각났다.


야, 너 그거 알아? 너가 지금 내 우산까지 사줌


약올리듯이 웃는 박지민을 보았어도 현재 내 모든 신경은 아까 울고 있던 소녀에게 가 있었다. 왠지 아직도 그 자리에서 울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에 나는 지민이와 함께 가던 길을 뒤돌아 소녀가 있었던 그곳으로 달려갔다.


야! 어디가?


어...어....너 먼저 가!


지민이에게 먼저가라는 말을 끝으로 나는 내가 달릴 수 있는 최대 속도로 소녀가 있던 자리를 향해 달려갔다.


내가 아까 소녀를 만났던 그 벤치에 갔을때에는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벤치는 소녀가 자리에서 뜬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리듯 이제서야 갈색 빛을 띄었다. 나는 소녀가 앉아 있었던 자리에 우산을 쓰고 앉았다. 엉덩이부터 축축함이 느껴졌지만 그렇게 찝찝한 기분이 아니라 그냥 두었다. 조금 더 있다 보니 귓가에 들려오는 빗소리가 좋았다. 발을 동동 굴리며 아래 만들어진 조그마한 웅덩이를 한번 튀겼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꽤나 좋았다. 그때, 내가 만든 소리 말고 또다른 찰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내가 찾던 그 소녀가 있었다.


소녀를 바라보던 나는 퍼뜩 놀라며 재빨리 달려갔다. 그러다 혹시 자신을 피할까 안절부절 하며 세발자국 떨어진 그 자리에서 팔만 뻗어 소녀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워줬다. 소녀는 제게 떨어지던 비가 갑자기 멈추자 당황한듯 주위를 둘러보다 제 손을 보았다. 손에 잡힌 우산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녀는 조심스레 구두굽을 뒤로 돌려 나를 마주했다.


나를 바라보는 소녀는 내 예상에 없었다. 당황한 나는 아니 그....를 연발하며 손짓 발짓으로 상황을 설명하고자 우산을 잡은 손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비는 다시 소녀를 적셨다. 비가 머리위로 쏟아지는 그 순간에도 소녀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속눈썹에 맺힌 빗방울은 눈을 감을 때마다 뚝뚝 떨어졌다.


비...비 맞으면 안되는데!


나는 다시 비를 맞는 소녀에게 내 우산을 손에 꽉 쥐어줬다. 그런 내 행동에 놀란 소녀는 제 손에 잡힌 우산과 나를 번갈아봤다. 그리고는 나를 다시 쳐다봤다. 괜히 시선에 부끄러워진 나는 안절부절 못하며 아...안녕! 비 맞지 말고 돌...돌아가! 하고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김태형 이 바보. 한껏 바보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에 온몸으로 난리를 쳤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그 몸부림은 멈추게 되었다.


소녀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내 옆에서 옷자락을 잡아오며 우산을 다시 내게 씌워줬다. 하지만 아까랑 다른게 있자면, 이번에는 한명만 쓰고 있는 우산이 아니라 두명이 쓰고 있었다는것. 그거 하나는 달랐다.



ㅇㅅㅇ.......뽐뿌가 너무 강하게 와서 써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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