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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귀족 01 ~ 03 | 인스티즈












귀족

01










천둥번개가 치는 날 밤이었다. 

차는 빗속을 뚫고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렸다. 나는 번쩍거리는 하늘에 몸을 움찔거리면서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앉아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리를 덜덜 떨면서 손톱이라도 물어뜯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품위를 잃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서 두려움에 요동치는 속마음에도 차창만을 내다보면서 잠자코 있어야 했다.









맞은 편에 앉은 정국을 보았다. 
얘는 무섭지도 않은 걸까, 표정변화가 하나도 읽히지 않는 굳은 표정의 정국을 보면서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차가 미끄러지듯이 멈추어섰다. 정국이 차창을 잠시 내다보더니 문을 열고 훌쩍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 내리세요. "




나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채, 정국의 손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 내리셔야 해요. "




잇따른 그의 말에 나는 시선을 옮겨 정국을 노려보았다.










쟤는 지금 내 심정을 알고는 하는 말일까. 아니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도 분명히 여기 오기 전 내가 아버지에게 가기 싫다고 울고 빌고 하는 모습을 다 보았었다. 울다 지쳐서 아버지 발 밑에 쓰러진 나를 일으켜세운 것도 쟤고, 날 부축해서 침실까지 데려갔던 것도 쟤다.










당장 돌아가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똑똑히 잘 알면서도 저렇게 내리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스란히 비를 맞으면서도 손을 내밀고 있는 정국을 보면서 내 고집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은 정국의 손을 잡고 내렸다. 대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뿌리치긴 했지만. 





비가 억수같이 와서 그런지 정원은 꽤 을씨년스럽게 젖어 있었다. 정원을 둘러볼 새도 없이 문 앞에서 고모가 달려나와 나를 꽉 껴안았다. 내가 얼굴을 찡그리고 밀어내려 했지만 꿈쩍도 않는, 대단한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 잘 왔어, 오느라 힘들었지? 들어가자. "









겨우 품에서 그녀를 밀어내고 얼굴을 확인했다. 틀림없는 고모였다. 나는 대놓고 불쾌한 티를 냈다. 고모는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아주 어렸을 적에 얼굴을 한 번 보고 다시는 만나기 싫어 발걸음하지 않았던 상대였다. 물론 고모부도 마찬가지였다. 그 둘 부부는 전혀 격식이나 기품이 없었고, 보여주기식 언행을 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우리 가문의 수치라고 여겼었는데 내가 이 곳에 제 발로 들어오게 될 줄이야. 














귀족

02










집 안은 옛날에는 나름 고풍스러웠던 듯 했지만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지금은 그저 낡아보였다. 화려했을 붉은색 커튼은 색이 바래 창문 앞에서 맥없이 흔들리고, 가구들은 먼지가 쌓여 만져보기조차 두려웠다. 









하지만 낡은 것보다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복도의 기분 나쁜 그림들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음흉하고 요상한 그림들만 모아놓았는지 보기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그림들이었다. 내가 유심히 그림을 보고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앞서 걸어가던 고모가 몸을 돌려 그림들을 가리켰다.








" 아, 이것들-. 모두 네 고모부가 수집한거란다. 꽤 독특하지 않니? "






나는 입을 꾹 다물고 그냥 걸었다. 독특의 정도를 넘어서서 취향을 인정해줄 수 없을 정도의 수준 낮은 그림들이었으니,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었다.












무슨 집이 이렇게 복잡한지 한참을 돌고 돌아서야 홀이 나왔다.


홀에는 기다란 식탁이 놓여져 있었고, 고모부가 앉아 있다가 나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두 팔을 커다랗게 벌렸다. 딱 봐도 의도된 몸짓이었다. 나는 그 것을 못 본 척 조그맣게 한숨을 쉬면서 식탁 끝에 앉았다. 그는 꽤 무안한 표정으로 팔을 식탁 위로 올려놓으며 말했다.









" 아가야, 오느라 수고했다. "




반가운 척해대지만 그래봤자 나를 얹혀사는 객식구쯤으로 여길 거라는 것은 다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아가야, 라니 호칭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말해줘봤자 또 그렇게 부를 것 같아 대꾸하지 않고 있었다. 











" 네 아빠가 널 잘 보살펴주라고 단단히 부탁하셨다. 그 쪽에 있던 만큼 풍족한 생활은 아니겠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테니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우리 가문이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조만간 다시 일어설 수 있을테니, 그때까지만 적응하면 문제 없을 거야. "



나는 말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듣기만 해도 불편해지는 소리였다. 











믿고 따르던 아버지였지만 이번 일로 정말 무책임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되었다.


하던 사업이 어려워짐으로써 지켜오던 가문의 영광이 기울어질 듯 하자, 바로 나를 이 저택으로 보내기로 한 마디 상의 없이 결정해버린 아버지였다. 사업이 좀 좋아질 때까지 고모부 집에 가 있다가 돌아오라는 것이었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래놓고 고작 붙여준 사람이 정국 하나였다. 고모부 집에도 시중 드는 사람이 있고 하니, 정국 하나만 붙여줘도 충분하다는 거였다. 어머니와 내가 아무리 애원해봐도 아버지는 완강하게 나를 이 곳으로 보냈다.












그깟 가문의 영광이 뭐라고. 요즘 세상에 귀족이란 걸 누가 알아준다고.














" 배고팠을텐데 어서 먹으렴. "





고모가 나를 향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나는 네, 하고 웅얼거리면서 포크를 집어들었다. 










질긴 스테이크와 딱딱해진 빵, 다 식어 굳어버린 수프는 정말 내 인생 최악의 식사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이런 음식을 어떻게 먹나, 하고 고개를 들어올렸더니 맛있게도 먹고 계시는 고모와 고모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음식 투정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연신 쩝쩝거리며 먹고있는 고모와 고모부는 식사 예절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우리 가족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그 것을 본 나는 더욱 입맛이 떨어져 깨작깨작 식사를 끝냈다. 







" 다 먹었니? 그럼 방으로 올라가거라. "





내가 식사를 끝낸 것을 본 고모의 말에 나는 조심스레 일어나서 짧게 목례를 한 다음, 홀을 나갔다. 검은색 치마 위에 앞치마를 두른 늙은 여자 한 명이 나를 방으로 안내해줬다. 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국 또한 나를 뒤따라왔다.















[방탄소년단/전정국] 귀족 01 ~ 03 | 인스티즈






귀족

03









또다시 복잡한 복도를 지나고 몇 번의 계단을 지나서야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늙은 여자는 나를 방으로 안내해주고 다시 홀로 돌아가버렸고, 나와 정국만이 방 앞에 서 있게 되었다.





" 넌 여기 있어. 내가 부르면 와. "






정국이 대꾸 없이 문 앞을 지키고 섰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문을 쾅, 하고 닫았다.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건지 할 수만 있다면 빗 속을 뚫고서라도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따뜻한 불빛이 가득한 내 방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침대에 앉자마자 눈물이 주체없이 쏟아졌다. 아무리 닦아내봐도 뺨을 타고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소리 죽여 울려고 노력했지만 방 문 틈으로 울음소리가 새어나갔는지 정국이 밖에서 물었다.











" 괜찮으십니까? "



" 신경 꺼. "











나는 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진정하려고 울음을 겨우 삼키고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그때 커다란 천둥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고, 창문이 번쩍 하고 빛났다. 나는 귀를 막고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별안간 방 밖으로 새어나온 내 비명소리에 정국이 빠르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는 내게 정국이 문을 열었던 빠른 몸짓에 비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나는 몸을 덜덜 떨면서 울음을 참으려고 입술을 달싹거렸다. 정국이 내 앞에서 멈칫거리는 것이 머리카락 사이로 보였다. 이내 그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약간 감싼 채 다른 한 손으로는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이 모습을 어머니가 봤으면 감히 어떻게 내게 손을 대냐며 노발대발하셨겠지만 지금은 어머니가 없다.

게다가 지금은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 살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저 몸의 떨림이 잦아드는 동안 정국이 감싸는대로 어깨를 내주었다.

여전히 창 밖의 비는 와르르 쏟아지고 있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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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우..작가님 초면이지만 글을 너무 잘 쓰시는거 같아요 ㅠㅠ 오늘 정주행 하고 가겠습니다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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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글이 너무 좋아요ㅠㅠㅠ 정주행 하고 가겠슴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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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2.192
분위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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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분위기가 넘 좋고 브금도 잘 어울려요ㅠㅠ 정주행할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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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귀족이라니,,,제목부터 확 이끌려써요ㅠㅠㅠㅠ정주행합니다.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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