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w.미혜
1. 착한 놈
요즘 들어 진환의 머리통이 펑, 하고 터질 것만 같다. 학비 때문에 시작하게 된 알바 였는데, 정말 이럴 줄은 진환도 몰랐던 것이다.
“ 아잉, 알바님. “
“ ……학생, 이러지 마…… “
“ 제가 애잔한 셔틀 인 거, 형도 잘 아시잖아요… 오늘도 담배 안 사가면 저 진짜 죽어요…. 구준회 그 씨발놈, 아, 아니… 구준회님이 저 때릴 꺼에요...”
진환이 눈을 가늘게 뜨고서 제 앞에서 갖은 아양을 떠는 좆고딩을 흘겨봤다. 눈웃음을 살랑살랑 쳐대며 토끼 이빨 가지런히 드러내며 웃는 모습과는 상반되게, 옆머리 두줄 스크래치에 보라색 비니를 비스듬히쓴 니가, 쳐맞고 다닐 리는 없잖아……
하루가 멀다 하고 요 앞 남고에서 당당히 교복을 입고서 편의점에 들어와 담배를 요구하는 남고생들에 골머리를 앓는 진환이었다. 그래도 이 놈은 게중에 나은 편인걸.
애교랍시고 어깨를 부르르 흔들어 대는 남학생을, 진환은 결국 돌려보냈다.진환이 곤란한 표정으로 아가 달래듯 달래면서, 그의 손에 레몬 맛 츄파츕스 하나 쥐어주면금방 자리를 떠날 착한 놈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제 부랄 친구가 체리 맛을 좋아한다 흘리듯 말해서 그래, 체리맛도 하나 쥐어 줬더랬다.
“ ……잠깐. 저 새끼혹시 츄파츕스 얻어 먹으려고 매일 오는 거 아니야?! “
진환이 눈을 크게 뜨고 빠르게 깜빡거리며 저 멀리 건들건들 리듬을 타는 뒷모습을 노려 봤다.
그걸 이제 알았니.
2. 나쁜 놈
2차 멘붕.
보통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날은 없는데 오늘 따라 재수가 없다. 특히나……
“ 아 왜 못주냐고요. “
“ ….하. 나이가 안되잖아, 나이가. 학생 미성년자시잖아요……“
“ 지금 미짜 무시해요? “
“ 아니, 내가 언제 무시를했다고. “
“ 그럼 담배 왜 못줘요. “
“ 그야 네가 미짜….. 하. “
욱, 하고 소리 지를 뻔 한 것을 간신히 삼킨 진환이 카운터에 고개를쳐 박고 머리를 쥐어 뜯었다. 아아아악!!!! 도대체가 말귀를못 알아 먹는건지, 그런 척을 하는 건지. 진환이 쉼호흡을 하고, 만면에영업용 미소를 은은하게 띄며 다시 저 보다 10cm는 큰 놈을 올려다 봤다. 순간 흠칫했다. 솔직히 액면가는 87이야. 침...침착해, 김진환. 상대는좆고딩인걸.
“ 그러니까요. 법적으로만 19세 미만에게는 담배를 판매 할 수가 없어요. “
“ 그럼 그 법은 누가 만들었죠? “
“ ……그, 그건. 음……“
진환이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누가 미성년자 담배 판매 금지법을 만들었는지, 실용 음악과에재학중- 이라는 변명으로 잘 굴러가지 않는 자신의 머리를 탓하고 있는 사이, 남학생의 기다란 팔이 잽싸게 진환의 옆을 지나쳐 담배 곽을 휙, 낚아채가는 것을 진환은 목격했다.
“ 야!!!!!! “
“ 거스름돈은 너 가져 알바야! 내 이름은 구준회! “
진환이 경악스러운 얼굴로 어버버, 문 앞까지 뒤쫓아 갔지만 긴 다리를 휘저으며 벌써 횡단 보도를 야생마처럼 내달리는 좆고딩을 잡기에는 무리수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진환은 씨발, 구준회…? 되뇌이며 바닥에서 뒹구는 퍼런 지폐 한장을 바라보았다. 진환이 지폐를 손에 꼭 쥐고서 무릎을 꿇고 편의점 바닥에 머리를 콩콩 박았다.
시부엉… 학비고 뭐고 내가 이번 주 내로 알바 쫑낸다.
3. 이상한 놈
“ 말보로 멘솔. “
“ ...... “
진환은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오지 않는 다음 타임 형을 기다리며포스기를 만지작 대고 있었다.
“ 그래… 가져가라 가져가… 어차피 경찰서 갈 꺼, 한명한테 더 판다고 문제될껀 없잖아…… 어차피 그만 둘꺼야…… “
진환은 퀭한 얼굴로 말보로 멘솔을 빼내어 얼굴도 보지 않고 가슴께아래로만 대충 교복을 훑으며 곽을 휙 던졌다.
“ 무슨 일 있어요? “
“ 있던 말던 뭔 상관이세여…… 제가 지금 좀 귀찮은데, 계산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좀 가세요. “
진환이 손을 휙휙 내젓자 교복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넌 왜 또 줘도 안꺼져…… 진환이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들자, 까무잡잡하고 훤칠한 남학생이 자신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또렷하고 날카로운 이목구비에, 자알 생긴 얼굴이다. 여기에 들락거리는 양아치 새끼들이랑은 확실히 다르게 교복이나 용모도 단정하고. 명찰에는 저만큼이나 또박또박하게 김 한 빈 이라고. 한참을 둘이서 눈싸움이라도 하듯 눈을 가만 맞추고 있는데 고딩이 진환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제 턱을 가만히 쓸어 내린다.
“ 이상하다… 여기 담배달라고 하면 츄파춥스 준다던데… “
와, 씨발…
모욕이야 이건. 진환은 레몬맛 츄파츕스를 들고 해맑게 웃던 그 토끼같은남학생을 떠올렸다. 너 이 토끼 새끼!!! 진환이 신경질적으로 계산대 옆에놓인 츄파츕스 통을 통째로 들어 그에게 들이밀었다.
“ 야! 이거 먹고 떨어져! “
“ 아닌데. “
“ 뭐!!!! “
“ 이거 말고…… “
진환의 회색 카디건 안에 입은 브이넥 티셔츠가 주욱, 딸려 올라 간건 순간이었다. 이건 멱살?! 하고 인식 하려는 찰나, 입에 촉촉한 것이 몰캉- 하고 붙었다, 떨어진다. 멱살은 그대로 잡힌 채였다.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잠시 정적이 흐르고, 진환은 얼어붙은 채로 고딩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목울대가 한번 꿀꺽, 넘어갔다.
“ 이거 먹고 떨어지려 했는데…… “
“ …… “
“ 와, 체리맛. “
“ …… “
그가 슬몃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입맛을 춥, 다신다. 그러더니 츄파츕스 통을 끌어안고 뒤돌아섰다.
“ 행여나 알바 그만두고 튀면 안돼요. “
“ …… “
“ 나한테 담배 팔았다고 신고 할꺼야. 그럼 내일 봐요! “
그가 보조개 폭 패인 웃음을 지으며 담배곽을 요리조리 흔들어댄다.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갈색 머리 뒤통수를 따라 진환의 눈동자가 데구르르, 굴러갔다. 진환은 생각했다. 단언컨대, 저 놈은 내가 만난 놈들 중 최고로 이상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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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편의점 떡밥 주신 비잉분 계신데.. 이따구로 풀어서 뎨둉합니다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이건 아니에요 다음에 제대로 쒀올꿔에여… 그… 맘에 걸리는게 떡 때문에 신알신 하신분들…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욬ㅋㅋㅋㅋㅋ 짜잔 제 정체는 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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