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고 47기 동창회날. 미루고 미루던 동창회지만 오늘은 변백현이 안온다는 말에 슬금슬금 기어나와버렸다.
아무래도 옛날 남자친구를 동창회자리에서 보면 술이 제대로 넘어갈것같지는 않으니까.
고딩때 남자친구여도 우리는 꽤나 오래 갔었더랬다. 대학교가서도 꾸준히 연인관계를 유지해나갔었지.
지금 비록 옛 애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있긴 하지만.
그런 변백현을 아직까지도 피해다니느라 나만 고생이다.
녀석은 신경을 쓰는건지 아닌건지, 동창회 잘만나온다던데.
그래도 이번엔 바쁘다며 못나온다는 녀석의 소식에 겨우겨우 친구들에게 얼굴을 비춘 나다.
"야 존나 오랜만."
"넌 이때까지 안나오고 뭐했냐. 보고싶었어."
"알아. 븅신. 박찬열 목소리 여전히 크시네요."
"내가? 그런가."
입을 삐죽 내밀며 술잔에 술을 쪼르륵 따른 박찬열은 이내 뭐가 그렇게 좋은지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채로 내 볼을 쿡쿡 찔러오기시작한다.
"아 왜 뭐."
"넌 스물넷인데 아직도 이렇게 애같이 말랑말랑하냐."
"불만이냐 그래서."
"니가 우리과 여자후배들보다 피부가 더 탱글탱글해."
"닥치고 술 드시죠?"
"ㅇㅇㅇ?"
내 이름을 불러오는 익숙한 목소리. 내 예상이 맞다면 이건.
"변백현? 못온다며 너."
"어.. 아니, 오늘 교수님이 인턴들 다 보내라고 그랬대. 그래서 다 취소돼서 왔지."
"그래? 야 존나 잘됐다. 오늘 ㅇㅇㅇ도 왔는데, 너네도 존나 오랜만에 보는거잖아."
인턴이면, 싫다고 징징대던 대학병원 인턴으로 기어이 들어갔구나.
녀석의 목소리에 습관적으로 눈을 질끈 감자 몇년전으로 돌아간듯 내 앞머리를 쓸어내리며 옆자리에 앉는 변백현.
살짝 놀라 눈을 뜨고 녀석을 쳐다보면 살풋 웃고는 이내 손을 떼어내 술잔에 술을 쪼르륵 따르기 시작한다.
"너네 아직 사귀냐?"
"민감한거 묻지마라 찬열아."
어색한 우리사이의 기류를 눈치챈건지 한참을 종알대던 박찬열이 우리둘을 번갈아보고는 곧 한숨을 푹 내어쉰다.
재미없다며 자리에서 일어난 박찬열이 옆테이블로 자리를 옮겨버리고 결국 테이블에 나란히 남아버린 나와 변백현.
괜히 어색해져서 술안주만 뒤적거리는데 그런 내 손을 덥석 잡은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없는 눈으로 내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바쁘다.
"변백현."
"응."
"놓지 이거."
"싫은데."
날 보며 강아지같이 웃어보이는 녀석의 미소에 움찔하자 잡은 내 손에 아프지않게끔 힘을 좀 더 줘오는 녀석.
"ㅇㅇㅇ."
"...어."
"나 안 보고싶었냐?"
"......"
"난 너 존나 보고싶었는데."
항상 이랬었다.
내가 뭐라고 대답할수없게끔, 말문이 막히게끔 갑작스러운 고백. 변백현은 그런걸 좋아했다.
그런 녀석의 고백에 내가 놀라서 절 빤히 쳐다보면, 재밌다는듯 장난기섞인 웃음을 보이고는 날 뚫어져라 쳐다봐왔었지.
그리고 그 다음 변백현은 항상.
"뽀뽀해줄래?"
맞아. 뽀뽀해달라며 얼굴을 들이밀었었다.
정말 조금만 몸을 기울이면 녀석의 입술에 닿을텐데.
정말 조금만 고개 숙이면.
"ㅇㅇㅇ."
"응."
"해줘."
"......"
"뽀뽀."
녀석의 낮으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몸을 기울여 입술을 부딪쳤던것같다.
입술을 맞댄채로. 눈을 마주한채로.
가까이서 녀석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있자 그런 내 눈을 제 손으로 슥 감겨주는 변백현.
"뽀뽀할땐 눈 감아야지 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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