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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이 사회는 ‘ 게이 ’ 에 대해서 관대하지 못하다. 그 속에서 살아남을려면 어떻게든 다른사람보다 위에 있어야했다.

얼마나 이악물고 달려왔는지 모른다. 예전부터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나였고,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는 의지가 강했기에 나는 꽤나 유명한 디자이너가 될수있었다.
모든걸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아직도 잊지못한게 한가지있다.

내 소년기때의 첫사랑, 박찬열.







잡지촬영을 끝으로 고된몸을 끌고 집으로 들어왔다. 혼자살기엔 터무니없이 작은집이지만 외로움이 많은 나로써는 방이 커봤자 씁쓸함만 느껴질뿐이었다. 거울속나는 한껏 멋을낸 상태였다. 세팅된 머리에 과하지않은 메이크업 화려한 네일아트. 변백현 디자이너 하면 화려하다는게 떠올려질 정도로 나는 최대한으로 멋을내고 다녔다. 게이의 자존심이었다. 만약 내가 게이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정도로 꾸미고 다니지않았을거다. 물론 겉모습을 꾸미는건 예전부터 좋아했지만 이정도로 화려하진 않았다. 적어도 겉모습만은 보통 사람들보다 위이고 싶었다. 그래서 ‘ 멋있는데..게이라서 아깝다. ’ 라는 소리를 들으면 내 승리였다. 한참을 욕조속에 몸을 담구고있다가 일어났다. 너무 오래했나, 피로를 풀려다가 빈혈로 먼저 쓰러질것같다. 샤워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오자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려댔다. 일적인 전화말고는 사적인곳에 한번도 알려준적없는 번호이기에 당연히 일 전화인줄알고 받은 나는 익숙한 음성에 심장이 떨어져버릴것만 같았다.

- 변..백현?
“ ....... ”
- 백현이..맞지? 

잘못거셨어요. 라는 말을 하기도전에 내 손이 먼저 통화종료를 누르고있었다. 급하게 통화를 종료하고 나는 왠지 모르게 숨이 쉬기힘들어져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렸다. 잊을수없었던, 아니 잊지못했던 옛된 목소리가 더욱 성숙해져 사뭇 달라져있었지만 나는 한번에 알수있었다. 찬열이, 찬열이다...

졸업식이후 나는 종적을 감추듯 전화번호도 바꾸고 집에서나와 최대한 먼곳에서 자취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집을 나올때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했다가 정말 죽을듯이 맞아야만했다. 아버지가 흔히 말하는 ‘ 호모포비아 ’ 이셨기 때문이다. 새삶을 살아보기도 전에 인생이 종날뻔 했었다. 죄송하다고 몇번을 빌고서야 나는 그 지옥같은 순간에서 벗어날수있었다. 평생을 믿고 따라온 아버지가 한순간에 변할만큼 내가 잘못사는건가 생각했다. 처음엔 너무 힘들고 고된생활의 연속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풀로하는 아르바이트를하고 새벽에는 새우잠을자고 정말 악착같이 돈을 끌어모았다. 힘든와중에 힘이되준건 다름아닌 쪽지한장뿐이었다. 꾸깃꾸깃 접혀진 종이를 펴서 그안에 적힌 정갈한 글씨체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었다. 나에겐 상처가되는 글귀지만 찬열이에대한 추억은 이거하나뿐이라 어떻게 버릴수도없었던 물건이었다. 

얼마정도 이렇게 살았을까. 나는 지금까지 모은돈으로 나의 꿈들을 펼치기시작했다. 힘든와중에 한장씩 한장씩 그려나간 디자인들을 이제야 직접 만들어 팔기시작했던 때였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크게 번창하여 떼돈을 번시기, 변백현이라는 디자이너를 널리 알린시기. 그리고 공개적으로 게이라고 발표한시기. 모든건 빠르게 진행됬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왜 생각을 못했을까. 유명해지면 기껏 숨은이유가 없었다. 어떻게 번호를 안것인지 얼마전부터 자꾸 동창회에 참석하라며 문자가 왔었다. 수신을거부해놓고있던 며칠후 찬열이한테 전화가 오는 사태가 발생하다니. 정말 죽을맛이었다. 계속해서 울리는 벨소리를 무시하자 얼마안가 핸드폰은 조용해졌다. 그제야 마음놓고 핸드폰을 집어들자 이제는 문자가 울렸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터치를해 화면을 띄우자 보이는 핸드폰번호 뒷자리는 1127. 여전히 잊혀지지않는 익숙한 숫자였다. 찬열이의 생일.

[ 백현이맞지? 나 찬열이야. 기억하지? ]

한글자씩 읽어내리는데도 힘들었다. 이게뭐지? 한참을 생각했다. 무슨이유로 찬열이가 나에게 연락을했는지 도통 알수가없어다. 설마 졸업식이후 종적감췄다고 욕지거리를 할려나, 디자이너가 됐으니 밥을 사라고 할려나? 아니면...나랑..여러가지를 상상하다 아무래도 후자는 절대 아닌것같아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기대하지마. 그러지마 변백현. 

[ 이 번호 어떻게 알았어? ]

조금은 딱딱한 문자를 보내고서 손톱을 물어뜯었다. 과연 어떤 답장이 올것인가 전혀 예상을 할수없었기 때문에 두려웠다. 불안한 눈빛으로 화면만을 노려보다 문자알림음에 황급히 화면을 터치했다. 

[ 자세한 얘기는 동창회에서하자 ]
[ 아 그리고 내 번호 저장하고 그때처럼 또 번호 바꾸지마 절대 ]

동문서답으로 와버린 답장에 왠지 힘이 쭉빠져 그대로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다. 망할, 여전히 나는 찬열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했다.

-
 
“ 정말 가실거예요? ”
“ 몇번을 말해요? 그날 스케줄 다 빼놔요. ”

계속해서 물어오는 비서에 짜증이나서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커다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 제발 그 눈으로 그렇게 보지말아줘. 깨끗한 흰자 사이로 자리한 동공을 볼때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왔다. 손을뻗어 비서의 눈을 가려버리자 또 쨍알쨍알 말하며 대들기 시작한다.

“ 왜요? 사장님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
“ 경수씨. ”
“ 저한테, 저한테는 절대 과거에 있었던 사람들하고는 안만난다고 해놓고선.. ”
“ ....미안해요. ”
“ 거짓말쟁이... ”

결국 훌쩍거리며 밖으로 나가버리는 비서, 아니 경수씨덕에 마음이 더 싱숭생숭 해졌다. 내가 지금 뭘하는건지..한숨을 폭- 내쉬며 높게 쌓아져있는 서류들을 살폈다. 읽히지않는 글자들을 어떻게든 머릿속에 집어넣을려다 계속해서 리플레이되는 경수씨의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진짜. 사장실을 빠져나와 익숙한길을 걸어올라갔다. 관계자외 출입금지 판이 커다랗게 붙어있는 옥상문을 벌컥- 열자 뭐가 그리 서러운지 엉엉울고있는 경수씨의 뒷모습이 보였다. 작은어깨를 들썩거리며 울고있는 경수씨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어깨를 끌어안자 어린아이마냥 입을 비죽거리며 나를 째려보기 시작한다.

“ 지금 상사 째려봅니까? ”
“ 이게 다 사장님 때문이예요. 뻥쟁이. ”

뻥쟁이라니..초등학생 스러운 단어선택에 웃음을 터트리자 경수씨는 뻘개진 얼굴로 여전히 나를 노려보고있다. 미안해요, 내가 다. 계속해서 미안하다는 말을하자 날카로웠던 경수씨의 얼굴은 어느새 울상을 짓고있었다. 그러고는 내품에 꼬옥 안겨서 훌쩍이며 말한다.

“ 사장님이 뭐가 미안해요. 사과하지 말아요..제가 죄송해요. 그냥 그 사람들한테 질투나서.. ”
“ 다 알아요. ”
“ ....죄송해요. ”

경수씨는 여전히 여린사람이다. 처음만났을때 서울에 갓상경한건지 촌스러운티를 못벗었던 그 도경수와 세련된모습을 하고있는 지금의 도경수는 겉만 바꼈을뿐 달라진건 없었다. 경수씨는 디자이너로 성공한 나에게 다짜고짜 찾아와 제자로 받아달라며 무릎을 꿇었다. 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몇번씩 얘기하며 거절한지 한달정도 지났을까 줄기차게 찾아오는 경수씨에 결국 내가 먼저 백기를 흔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제자를 키울 그릇이 되지않기 때문에 비서라는 직책을 경수씨에게 주고서 일을 배우게했다. 생각보다 빨리 일하는법을 터득한 경수씨 덕에 일은 훨씬 수월하게 풀렸다. 그 덕분에 여유러워진 시간을 경수씨와 단둘이서 있는것에 자주 쓰다보니 경수씨는 나에게 상사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되버렸다. 다른사람의 감정을 알면서도 모른척하는건 여간 힘들었다. 찬열이도 내가 게이란걸 알면서 모른척해준게 힘들었을까. 아차, 또 찬열이 생각. 사람이란 쉽게 변하지않는구나. 경수씨나 나나 겉만 달라졌을뿐 속은 똑같이 여리다.








평소보다 3배정도는 멋을 더 냈다. 꿀려보이기 싫어서, 또는 조금이나마 찬열이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찬열이 생각을 안하고 싶었지만 별수 없었다. 졸업식 이후부터 줄곧 보고싶다는 생각만 했을뿐 실제로 보는건 오랜만이라 생각이 저절로 날수밖에. 일부러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서 기달리는 상황이라면 그 시간을 견딜수 없을것같으니까. 주차를 마치고 느린걸음으로 건물을 향했다. 이게 정말 맞는 선택일까 지금도 생각한다. 지금이라면 돌아갈수있는 상황이야. 결정을 내릴려면 지금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겁쟁이란 소리를 들어도 어쩔수없다며 자기위로를 하고 사무실로 다시 가려 몸을 돌린순간 익숙한 얼굴에 숨이 멎을것만 같았다. 예전보다 성숙해진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잘생긴 얼굴이었다. 날 발견했는지 입구에서 처음만난 그때처럼 환하게 웃어버리는 찬열이에 나는 바보같이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수없다. 

찬열이는 긴다리로 멍청하게 서있는 나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어색한 말투로 어떻게 지냈냐 물어오는 찬열이한테 나는 아무런 대답을 안했다. 아니, 하고싶어도 막상 얼굴을 보니 뭔가가 걸린것마냥 목소리가 나올질 않았다. 그와중에도 내눈은 찬열이의 왼손약지에 껴있는 반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찬열이는 손을 보이며 말했다.

“ 나 고등학교때 사겼던 민희누나 알지? ”
“ ...... ”
“ ...나, 그 누나랑 결혼할까해. ”
“ 뭐? ”
“ 그래서 너한테 부탁 좀 할려고..디자이너니까 특별한 결혼예복 좀 맞출수있나해서... ”

씨발, 변백현. 백현아. 여기 대체 뭘 기대하고 온거냐. 여전히 찬열이는 그대론데. 나만 또 바보같이.

“ ...친구니까 해줄수있지? ”

바보같이...진짜 바보같이. 졸업식날 그때처럼 나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그치만, 찬열이가 저렇게 웃어버리니까 어쩔수없잖아.





성인기는 재미ㅇ벗네여..열허분 똥손을 가진 저를 매우치세여ㅠㅠ
이러다 중년기 노년기까지 나올기세;;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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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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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울리자마자 바로왓네요ㅠㅠㅠ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밋다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끝이 궁금해ㅠㅠㅠㅠㅠㅠㅠ찬열아 백현이납두고 어딜....결혼을 할생각을하다니!!ㅠㅠㅠㅠㅠㅠㅠ암튼 좋네여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진짜 중년기 노년기까지 다 써주데염...♥ 끝이궁금해옄ㅋㅋㅋㅋㅋㅠㅠㅠㅠ우디님 하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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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흐어쪽지받고부리나케달려왔어요!!모바일이라띄어쓰기가힘드네요ㅠㅠㅠㅠㅠㅠ아찬백이이뤄질즐알았는데찬열이나쁘다ㅠㅠㅠㅠㅠㅠ찬열아어서백현이랑뽈인럽하려무다ㅠㅠㅠㅠㅠㅠ으허작가님사랑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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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짝사랑..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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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찬백이 너무 아련해요ㅜㅠㅠ백현이 놔두고 결혼을 하다니!!...둘이 이어져서 행복햇음 좋겟어요ㅜㅠ으헝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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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작가님이러지마요ㅠㅠㅠ성인기2갑시다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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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신알신하구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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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사랑해요......sz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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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안돼.......작가님 담편있죠????ㅠㅠㅠ여기서 끝나면 아니되요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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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하.......더 이어질거라는거 전 알아요..... 하..........찬열아.........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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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짝사랑이긴하지만.....찬열이가 너무 밉다...지금 내가 변백현이야ㅋㅋㅋㅋㅋ몰입장난아니에요!!!찬열이가 알면서 저러는건 아닐거라고 믿고싶으어요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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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작가님 다음편기다릴게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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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헣...찬여라....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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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아ㅠㅠㅠ찬열아안돼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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