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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꾸기 전체글ll조회 2325

이혼하자 이 새X야 


 

01 



쾅쾅 발소리를 내며 옥상을 뱅뱅 돌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전정국한테 전화가 와야 할 타이밍인데 말이지. 아주 한 대리고 나발이고 가서 머리채를 잡아?

"뭐 하십니까 지금?"
"ㅇ..안녕하십니까.."
"계속 그렇게 걷다가는 건물이 무너지겠네요"

담배를 태우러 왔는지 담뱃갑을 손에 쥔 민 팀장은 가만히 나를 쳐다봤다. 내가 뭘 잘못했던가, 아침에 제출한 디자인에 혹시 무슨 문제라도 아니면 같이 낸 기획안에 오타라도 있었나

"생각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아무 잘못도 안 하셨습니다"
"아? 네? 저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것보다 저 담배 피울 건데요"
"네? 저는 담배 안 해요"

내 말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던 민 팀장이 헛웃음을 짓더니 담뱃갑을 마이 안주머니에 다시 넣고는 옥상 정원 벤치에 앉았다.

"같이 피자는 게 아니라, 담배 피울 건데 안 내려가냐 말한 겁니다."
"..."
"얼굴 빨개지셨는데요"
"..."
"혹시 창피"
"아니거든요?"

민 팀장이 대놓고 깔깔 웃더니 벤치에서 일어났다. 민 팀장이 갑자기 일어나 놀란 멍청한 나는 휘청. 그걸 본 민 팀장은

"ㅋ"

제기랄, 전정국 씹으러 왔다가 있는 창피 없는 창피 다 팔았다.

"저희 부에 재미있는 사람은 남준 씨 하나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니.. 저 안 재미있는데"
"덕분에 기분 좀 나아졌어요. 고마워요"

아 역시 발랄깜찍 나란 여자. 사람 기분도 좋게 만들고 그러는 거지. 아 너무 좋아서 몸에 진동이 느껴져 진동이...진동?

"전화 온 거 같은데요?"
"누군지 알아서 안 받아도 돼요"

안 봐도 전정국이 분명하다 물론 다른 사람이면 뭐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 거고 사실 폰 봤을 때 전정국이라고 써있으면 받아버릴 거 같아서

"알면서 안 받는 건 뭡니ㄲ"
"네?"
"전화 건 사람이 전 팀장인가 보죠?"
"네?? 그걸 어떻게!"

놀란 눈으로 민 팀장을 쳐다보고 있는데 몸이 확 돌아갔다. 나랑 한참 차이 나는 키 하며 아주 많이 본 넥타이 하며

"전정국?"
"민 팀장님은 식사 안 하시나 봐요"
"오늘 오전 회의에서 누가 저한테 꼽을 주는 바람에 입맛이 떨어져서요"
"아, 그래요? 그거 참 안 됐네요"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 거지. 나는 빠져야 하는 상황 같기도 하고 내가 껴서 말려야 할 상황인 거 같기도 하고.. 일단은 민 팀장님이 기분 나쁜 이유가 회의 때 안 좋은 일 때문인 건가? 아니 전정국은 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지?

"전 이만 내려가겠습니다"

민 팀장과 전정국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스파크가 튀기도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온화하게 웃은 민 팀장은 전정국이 아닌 나를 쳐다봤다.

"옥상에서 내려오면 제 방으로 오세요"
"아.. 네!"

할 말을 하고 쿨하게 등을 돌린 민 팀장이 옥상에서 내려가자 전정국에 귀가 꿈틀꿈틀 거린다.

"너 귀가 꿈틀한다? 지금 나한테 화났냐?"
"민 팀장 뭐야"
"넌 뭐야. 너 나랑 밥 먹는다고 해놓고 갑자기 한 대리랑 먹는 건 뭐하는 짓인데"
"민윤기 팀장이랑 뭐냐고"
"뭐가 뭐야 우리 부 팀장이잖아"
"팀장?"
"너 내가 무슨 부에 있는지도 몰라?"

내 말에 전정국은 넥타이를 확 풀더니 이마를 짚고는 마른 세수를 한다. 무슨 내가 잘못을 한 마냥.

"너 완전 웃긴다. 지금 누가 누구한테 화내는 거야"
"밥은"
"넘어가려고 하지마. 밥? 누가 나랑 한 점심 약속 펑크 내서 안 먹었어"
"안 먹었어?"
"그래 안 먹었어"

뭐라도 먹자 그럼. 말을 하곤 내 손목을 잡아 이끄는 전정국.

"야 전정국"
"우리 마누라 내가 점심 약속 마음대로 취소해서 화났어?"
"..."
"내가 미안해 응? 그렇다고 점심 안 먹으면 몸에 안 좋잖아. 시간 넉넉하니까 점심 사줄게"
"너랑 할 말 있어"
"먹으면서 얘기하자 자기야"


*

일단 먹기는 먹는다. 배가 고파 남들 앞에서 꼬르륵 소리 내는 것보단 낫겠다고 생각한다. 전정국이 스킬을 사용했다. 초밥을 좋아하는 걸 이용해 내 화를 풀려는.

"한 대리랑은"
"일 때문에 그랬어. 할 얘기가 있어서"
"나한테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미안해 상황이 상황이었어"

그놈의 상황 타령은 어디 가지도 않나. 전정국에 상황은 항상 나에게 안 좋게 흘러가는 것 같다. 하필 경리부에 한 대리냐고 왜! 왜! 우리 회사에 절세미녀랑 왜!!

"일찍도 먹었네"
"먹다가 나왔어"
"웬일이래"

물을 홀짝이던 전정국이 넥타이를 만지작 만지작, 코를 긁적긁적.

"아니, 네가 전화를 안 받으니까.."
"..."
"걱정돼서 그랬어"

난 참 단순하다. 장점인 듯 단점인 듯 이 단순한 면은 내가 전정국과 관계 유지를 할 수 있는 하나의 이유다. 아마 내가 단순하지 않았다면 난 전정국과 결혼하지도 연애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너 지금 웃었지"
"안 웃었어.."
"화 풀린 거지?"

항상 전정국한테 지고 만다.

"앞으론 안 그럴게 자기야"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될 걸 알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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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ㅜㅠㅠㅠㅜㅜㅠㅜㅜㅜ오늘은좀설레요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간질간질 ᅮᅮᅮᅲᅮᅮᅲ재밌게 읽고 이써요♡좋은 글 감사드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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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정국이 뭔가... 의심병 도짐ㅋㅋㅋㅋㅋ 저는 단순하지 못해서... 만약 진짜 제 남편이 이런다면ㅋㅋㅋㅋㅋㅋ 아주아주 화병나서 죽었을 수도 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이번편도 잘 읽고가요!! 글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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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6.162
근데 저것도 다 전정국이라는 전제 하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읽고가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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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8.236
아우 아무리 꾸기라지만 딱 한대만 때리고시프다요... 미늉기팀장님ㅇ 그냥 데리고 갔으면 싶기도하네요ㅋㅋㅋㅋㅋ 잘봤어요 자까님 혹시 암호닏 받으시면 [까까] 로 신청할게용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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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후...정말 여주가 단순해도 너무 단순한가봐요?! 만약 진짜 제남편ㅇ였다면 아니전 연애도 안했을거에요 전정국!!!!!!정신차려라!!!여자 그만 좋아해 여주만 좋아하라구!!!민팀장님은 윤기겠지요?회의때 꼽준건 아마 정국이일듯싶어요 휴..단순한여주..그치만 초밥 맛있겠다...ㅋㅋㅋㅋ둘이 서로 의심하구 그러지만 사랑하는게 보이긴하네요 그래두!!정국아 안돼!!ㅋㅋ잘읽고가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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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남편이 저랬으면 바로 이혼했을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여주만 좋아해야지! 다른여자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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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있잖아요..?
그래서 윤기랑 정국이랑 뭘했..? ㅠㅠㅠㅠ쨋든 완전 정국이 설렌다요;ㅁ;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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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여주... 단순해도 너~~~ 무 단순해서 탈이네... 여주야 너 계속 그러다 전정국이 물로본다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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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정국이 너무 여주를 물로보네요진짴ㅋ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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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와 들었다놨다 대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암호닉[룬]으로 신청해도 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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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6.3
우와..우리 정꾸..여자 다루는 실력이..여럿 울리겠어 아주..? [밍기적]으로 암호닉 신청가능하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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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전정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단순하다 ㅋㅋㅋㅋㅋㅋ재밋어요 작가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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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우유에요 작가님 ㅋㅋㅋ 답답한ㅇ여주 ㄸㄹ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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