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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종인] 을의 연애 ─ 과연 갑인가, 을인가? | 인스티즈


을의 연애

과연 갑인가, 을인가?





 김종인은 항상 그랬다. 고등학교 떄, 내가 반에서 남자애들이랑 어울려 놀아도 시큰둥, 같은 반 남자애가 나한테 고백을 해도 시큰둥, 그래, 고등학교 때는 애들이 아직 애기 같고 그래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 떄까지는 그냥 김종인이 남보다 무덤덤한 줄로만 알았다. 대학 가면 안 그러겠지 했건만, 남자 동기랑 밥을 먹어도 시큰둥, 어쩌다 남자 선배랑 술을 마신다 해도 시큰둥, 저를 놔두고 엠티를 간다고 해도 시큰둥, 그 놈의 시큰둥…! 그래, 무덤덤한 거 좋지, 무심한 거 좋지, 왜냐면 다른 여자들한테 진짜 돌같으니까. 근데 왜, 왜 굳이 여자친구, 3년이나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한테까지 돌같이 구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니까! 3년이나 사겼으면 김종인의 속내를 좀 알만도 하다만은 알기는 무슨 내 속내만 다 들키고 그러다 보니 나만 좋아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괜히 맘이 이래저래 싱숭생숭 흔들리고……. 요즘따라 고민이 많다.


“아, 그냥 헤어져!”

“이 기집애가 못 하는 말이 없어!”


심란한 마음을 껴안고 술 한잔 하면서 수정이한테 고민을 털어놓으니 그냥 헤어지란다.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하겠니, 수정아. 이런 말을 너한테 한 내가 병신이지. 체념한 마음으로 착잡하게 술이나 홀짝대고 있으니 수정이가 쯧쯧, 대며 고기를 먹어댄다. 헤어질 것도 아니면서 나한테 왜 물어, 묻긴! 아마 오늘따라 저렇게 수정이가 날카로운 이유는 얼마전에 남자친구한테 차여서 그런건 안 비밀─. 그런 수정이를 위해 애인 얘기보다는 이런저런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수정이가 아! 하더니 고기에만 시선이 집중 되어있던 걸 나에게로 돌린다. 필히 예감이 맞다면 저건 굉장히 불안한 눈빛이다.


“ㅇㅇ아~”

“왜 이래, 징그러. 떨어져.”

“아아~, 왜 그래, 우리 사이에. 히히히”


평소엔 닿는 것도 싫다면서 멀리 떨어지라고 소리를 꽥꽥 지르던게 저리 앵겨오면 더 불안할 수 밖에. 정수정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내 눈빛이 맞물린 순간 정수정의 입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가 흘러나오지.


“너 소개팅 좀 나가라!”

“취했냐? 아니, 술 한잔도 안했으니까 체했냐? 고기 먹고 돌았니?”

“취하지도 않았고 체하지도 않았어~ 아니, 내가 얼마 전에 그 놈이랑 헤어진 거 떄문에 홧김에 소개팅을 잡긴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영 아닌 거 같더라고.”

“야, 나 남자친구 있거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김종인은 잘 구슬리면 소개팅 나간 거 별로 큰 일도 아닐걸! 그리고 잘 구슬리지 않아도 김종인 평소에 하는 거보면 신경도 안 쓸거다.”


안 그래도 요즘에 종인이의 무심함에 고민이 많았는데, 정수정의 돌직구 덕택에 현타가 온 나는 홀짝이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내가 고백을 받던, 남자랑 술을 마시던 신경도 안 쓰던 놈이 뭐 내가 소개팅을 나간다고 해서 나한테 뭐 큰소리야 하겠어. 정수정 말대로 신경도 안 쓰겠지. 생각해보니까 진짜 웃긴 놈이네? 그래, 하지 뭐, 소개팅 그 까이거 뭐! 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멍청하게 정수정의 약속을 승낙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을이고 김종인이 갑이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 *


소개팅 당일 날, 오랜만에 안 입던 샤랄라 원피스도 얼어 뒈질 거 같은 날씨지만 꺼내입고 말리기도 귀찮아서 그냥 풀어헤치고 다니던 머리도 예쁘게 웨이브도 넣고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구두도 신고 집을 나섰다. 그 때까지도 나는 별 생각 없었다. 답장 없는 김종인 같은 거 그냥 까먹고 있었지.


소개팅 장소로 와서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을 때, 누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쩐지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봤더니, 대학 들어와서 친해진 동기 찬열이가 해맑게 손을 흔들고 있다.


“어? 너 왠일이야.”

“넌 왠일이야.“

“나 그 누구 좀 만나러.”

“나도 소개팅 하러.”

“소개팅?”


왠지 불안한 느낌과 오싹한 느낌에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보았다. 수정이한테 상대방 남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니, 죽어다 깨나도 안된다 하던 그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었지, 예를 들면


“너 혹시 정수정이라는 여자랑 소개팅 하러 나왔어?”

“어? 너가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아?”


이런 거랄까? 소개팅만 끝나면 정수정 그 년의 모가지를 따버리겠다고 다짐을 하며 찬열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아주 빵 터져서 배까지 잡고 구른다. 그게 웃기냐. 나는 재미없어 죽겠는데. 아주 눈물까지 뽑아낸다. 


“아, 미안 너무 많이 웃었지.”

“아냐,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이렇게 된 김에 오늘 같이 놀자, 콜?”


콜. 이라 말하면서도 뭔가 꺼림쩍은 기분을 떨치지 못하던 나는 금새 잊어버리고 신명나게 대화를 나누던 그 때, 잠시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 나는 고개를 돌리지 말았어야 했어. 고개를 돌린 순간 저 멀리서 긴 기럭지를 뽐내며 걸어가던 김종인과 눈이 마주치고 순간 모든 동작 스탑, 그대로 굳어버렸지.


“ㅇㅇ아, 왜 그래? 뭐 이상한 거라도 봤어?”


라며, 찬열이도 밖을 기웃거렸지만 저 멀리 서있는 김종인을 찬열이는 못 본 듯 다시 제 얘기를 하기 시작했고 한 동안 김종인이랑 아이컨택을 하던 나는 들켰다는 생각에 조마조마 했는데, 뭐야, 그냥 가? 그냥 가? 날 뻔히 본 김종인은 너무 태평한 발걸음으로 뒤 돌아서 걸어간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이야. 허, 어이 없어. 어이 없는 마음에 웃었더니 찬열이는 제 얘기가 재밌어 웃는 줄 알고 더 신이나서 얘기를 한다. 뭐야,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랑 그것도 평소랑 다르게 예쁘게 꾸미고 같이 있는데 인사도 안하고 그냥 가? 그냥 가? 어이 없는 마음에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는데, 그냥 그렇게 지나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ㅇㅇㅇ.“

“그래서 내가… 어? ㅇㅇ아, 저거 니 남자친구 아니야?“


가게 문 앞에서 다짜고짜 나를 부른 김종인이 성큼성큼 다가와서 내 손목을 잡고 일으킨다.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건 나뿐이 아닌지 찬열이의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동그랗게 커져있다.


“너 여기서 뭐해.”

”아니, 그게 아니고…”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구잡이로 끌고 나가는 손길에 찬열이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카페를 나온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급한 김종인 발길에 이끌려 인적이 드문 골목길까지 끌려갔다.


“너 미쳤어?”

“뭐?”

“미쳤냐고. 왜 저 새끼랑 같이 있는데, 평소에 입지도 않은 원피스에 구두에, 어쭈, 화장까지 하고 왜 저 새끼를 만나는데.”


잔뜩 열이 올랐는지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나에게 따박따박 밀어 붙이는 모습에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으니까 완전히 오해를 한건지 인상을 더 찌푸린 김종인이 내 손목을 더 꽉 잡으며 화를 내기 시작한다.


“저 새끼가 너 좋대? 너랑 만나재? 왜 저 새끼를 같이 히히덕 거리고 있는건데. 내가 질려? 내가 질려서 딴 놈 만나는거야? 나 다 기억해. 너 저번에도 저 새끼 만났었잖아. 왜 바람이라도 났냐?”


화를 내는 모습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갈수록 오해만 늘어서 마구 쏘아붙히는 말에 결국 울먹울먹 거리다가 울음이 터진 나는 김종인 손을 뿌리치고 걸어가려던 것도 잠시, 다시 잡혀 제 자리로 돌아갔다. 왜 또 그 새끼한테 가게? 평소에는 본 적도 없는 모습에 요즘에 쌓이고 쌓이던 설움이 터져버려 더욱 큰 소리에 엉엉대기 시작했고, 그런 내 모습에 당황한 김종인이 한발자국 물러선다.


“왜! 왜! 니가 뭔데 나한테 화를 내! 너가 뭘 잘했는데! 너가 언제 한번 나한테 잘 해준 적 있어? 너가 언제 나한테 웃어준 적 있냐고! 가끔 나는 우리가 사귀고 있는게 아니라 나만 너 좋아하는 거 같애. 알긴 알아? 모르면서 맘대로 말하지마! 내가 뭐가 질려. 너 사귀고 나서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 좋아한다는 말 한번이라도 해준 적 있어? 있냐고!”


펑펑 울면서 평소 쌓인 걸 다 털어내니 그제서야 오해가 좀 풀린건지, 어쩐건지 누그러진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김종인이 계속 엉엉 대는 나를 와락 껴안는다.


“놔! 놔! 나 이제 너 싫어! 놓으라고!”

“내가 미안해. 너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어. 나, 너 많이 좋아해. 너 많이 사랑해. 내가 너 싫어하면 왜 3년이나 널 만나고 있겠어. 그냥 부끄러웠어.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웠고, 쑥스러웠어. 나 사실 너가 다른 남자 만나고 다른 남자랑 있는거 보면 질투나서 미치겠는데 쑥스러워서 그랬어. 그래서 말 못한 거야. 니가 싫어할까봐. 오늘은 니가 저번에 만났던 놈이랑 또 같이 있는데, 그것도 평소보다 예쁘게 하고 같이 있는데 너무 화가나서 그랬어. 내가 미안해. 많이 미안해. 그리고 많이 좋아해. 그니까 울지마, 응?”


평소랑 다르게 다정한 말투로 나를 사근사근 달래는 모습에 수그러든 울음도 잠시 처음 들어보면 김종인의 고백이 쑥스럽기도 한데 너무 좋아서 밀어내던 팔을 슬며시 허리에 감고 껴안으니 내 어꺠를 껴안은 손에 더 힘을 준 김종인이 나긋나긋 달래오며 말한다.


“표현 못해서 미안해. 앞으로 많이 표현할게. 그러니까 다른 놈들 만나지마. 쳐다보지도 마.”


김종인의 진실된 고백에 금방 기분이 풀린 내가 히히, 웃자 그제서야 내가 울음을 그친걸 안 종인이 날 살짝 떨어뜨리며 눈물을 닦아주고는 입술에 쪽쪽 짧은 키스를 남기며 미소를 짓는다. 그제서야 알았지. 내가 을이 아니고, 김종인도 갑이 아니었다는 걸. 연애하는데 갑이고, 을이 어딨겠어.


* * *


“너 어제 뭐했어.”

“나? 집에 있었는데?”

“거짓말 하지마. 너 어제 오세훈 만났다며.”

“세훈이? 아~ 어제 세훈이 오랜만에 서울 올라와서 만났지.”

“내가 오세훈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

“야! 너는 무슨 사촌동생을 만나지 말라고 그러냐.”

“아아, 만나지 마. 걔는 뭔가 별로야. 만나지 마. 나 세번째로 말했어!”

“아, 몰라몰라! 나 강의 들으러 갈거야.”

“만나지 말라고 했어!”

“됐네요! 찬열아, 같이 가!”

“박찬열도 만나지 마! 야! 너 죽어! 팔짱 안 풀어?!”


어쩌면 내가 갑이고, 김종인이 을일지도.




을의 연애 fin.





안녕하세요! 아마 글잡에서 나란 잉여 처음 보셨을 텐데 하하. 부끄럽네요…ㅎ

망글 똥글 투척은 죄송해요. 그래도 봐주셔서 땡큐♥

어쩌면 이글 반응이 괜찮으면 앞으로 이런 식으로 짧게 짧게 단편으로 만나뵐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쁘게 봐주세요. 아직 좀 서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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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아룰ㅇ라아라설레네욯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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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져요!!!완전!!!!신알신하고갈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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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ㅋㅋㅋㅋㅋ재밌네여!자까님 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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