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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normality      


"와ㅋㅋㅋㅋㅋ 대박 찬열이ㅋㅋㅋㅋ 너무좋아ㅠㅠ 아까 백현이랑 장난치는거 봤음? 오구오구ㅠㅠㅠㅠ 내새끼들ㅠㅠㅠㅠ"
"아니ㅋㅋ 나 루한이 밖에 안봄ㅋ"
"야 니는 그런다고 걔가 알아주냐ㅋㅋㅋ 하긴... 남팬이라 기억할지도ㅋㅋㅋ 하두 특이해서ㅋㅋ"     

      

첫번째 알람을 놓쳐 평소보다 더 허겁지겁 눈썹을 휘날리며  새벽버스를 타고 달려온 익숙한 방송국. 몇주째 주말임에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 민석을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께는 친구들과 약속이 생겨서 못내려 갈 것 같다고 잘 말해두었다. 죄송해요 엄마ㅠㅠ     

      

"진짜?? 나 알까ㅠㅠ 나 말도 한번도 못 붙여봤는데 알까ㅠㅠ"
"야ㅋㅋㅋ 진짜 널보면 내가 답답해 돌아가시겠다. 왜 맨날 말을 안걸어? 앞에 있는데ㅋㅋㅋ"
"누나가 이상한거야... 어떻게 말을 거냐.. 요정한테ㅠㅠ"
"웩."
"나같은 징어가 루루한테 말을 거는건 범죄야ㅋㅋ 살인만큼 극악무도한"     

      

사녹은 다른 날들처럼 무리없이 잘 흘러갔다. 박모씨아들 모찬열군이 꽈당하여 멤버들과 팬들이 걱정하면서도 빵터졌떤 일 외에는... 운이좋아 본방 번호내에 들어서 입장한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오늘은 특히 일위까지해서 앵콜송까지 볼 수 있었다. 왜 루한이는 일위만하면 혼자 뒤에가서 춤만출까ㅠㅠ 앞에 나와서 카메라 보고 손좀 흔들고 그래봐 요정아ㅠㅠㅠㅠㅠ     

      

"아 맞다. 나 루루랑 아컨함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랄ㅋㅋㅋㅋ 그 먼 거리에서 너만보는지 어떻게 알어."
"우씨 진짜라니까ㅠㅠ 누나가 봐야앎ㅠㅠ"     

      

팬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루한 남덕인 민석은 자신이 나들의 시선을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루한 얼굴만 볼 수 있으면 좋다며 남들 시선은 상관않고 무조건 직진이였다. 루한이 가는 곳이라면 민석은 OK 돈 쓸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처음해보는 팬질이 익숙해 졌을때 민석은 루한과 눈이 자주 마주치는 것처럼 느꼈다. 묘하게 먼 곳에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누나에게 이 사실을 고할 때면 누나는 언제나 저가 착각한 거라고 친절히 대답해주었고 근거 없는 망상은 뿌리만 내린 채 싹을 틔울 줄을 몰랐다.     

      

"누나 나 늦었어!"
"아 맞다 팬싸 몇시지?"
"일곱시. 근데 난 여섯시 까진 가야함."
"헐 한시간도 안남았네.. 어쩔래ㅋㅋ 같이 타줄테니 택시  잡던가ㅋ"     

      

얄밉고 영악한 누나새끼....  팬질의 기본은 자금. 자린고비 정신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졸라매도 모자람이 없었기에 민석에게 택시란 항상 먼 나라 귀족들이 타고다니는 운송수단이였다. 그러나 한시가 급한 지금은 그 졸라맨 허리띠 덕택을 볼 때라며 민석은 자신을 달랬다.     

      

"역시 돈이 있으면 팬질이 식은죽 먹기네ㅋㅋ 야 고맙다."
"ㅡㅡ"     

      

택시로 팬싸인회가 열리는 곳까지 워프를 해서 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남았다. 젠장.. 걍 지하철 탈껄.. 오버했다  ㅠㅠ     

사실 오늘은 민석이 학수고대하던 팬싸여서 오버해도 지나치지 않았지만  옆에서 계속 장난을 걸어오는 누나를 보니 괜히 후회스러웠다. 그치만 같이 앨범을 사러갔음에도 당첨되지 못하여 다음 팬싸를 위해 열심히 중고나라에 앨범 판매글을 올리고 왔을 누나를 자비로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로 했다.      

      

"아 거 부러운 새끼ㅠㅠ"
"헿."
"그래도 너 맨날 팬싸 응모하는데 당첨안됐던거 생각하면... 이정도 행운은 당연한듯-..ㅇㅇ"     

      

나만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누나도 천사였다... 앨범을 열장이나 샀음에도 쿨하고 의연하게 인정하는 자세라니..!     

      

"누나 이따 끝나고 전화해~ 나 꼭 데리고 가야해!!"
"아 짐같은 놈ㅋㅋ 알았어 이따봐."     

      

팬싸인회는 공개형식으로 진행되었지만 당첨자들은 따로 자리에 앉아있어야 해서 민석은 누나와 눈물겨운 이별을 해야만했다. 그렇게 보호자가 없어져 하릴없이 가만히 앉아있는 민석의 귀에 소녀들의 수근거림이 들려왔다.     

      

"야 쟤 뭐임? 남팬인가? 아니면 튈라고 머리를 짧게 짤랐낰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ㄴ 남자임ㅇㅇㅋㅋ 그리고 쟤 되게 유명함ㅋㅋ 맨날 옴."     

      

민석은 누나 이외의 다른 팬들을 무서워했다. 평소에 원채 낯을 많이 가려서 좁고 깊은 친구관계를 맺는걸 좋아하는 민석의 성격은 다각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덕질플레이스에는 확실히 어울리진 않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소녀들이 알리 없을 터.     

      

"저기.. 몇살이에요?"
"오빠 어떤 멤버 제일 좋아해요?"
"진짜 귀엽게 생겼어요!!"
"이름이 뭐에요?"     

      

아하하.. 대답은 바라지도 않는 것인지 한꺼번에 쏟아지는 질문세례에 어떻게 대답을 할지 몰라서 민석이 어버버거리며 어벙한 웃음을 짓고 있자 소녀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귀...귀여워...♥'     

그치만 아무리 민석이 귀여워도 엑소에 비하면 그냥 귀여운닝겐 정도였는지 오른쪽 끝에서 부터 가까워지는 함성소리에 소녀들의 관심은 잠시 수그러 들었다. 아... 살았다ㅠㅠ     

      

"하나, 둘, 셋 위아 원!! 안녕하세요 엑소입니다~."     

      

엑소가 다같이 인삿말을 외침과 함께 기자회견장같은 팬싸인회가 시작되었다. 다른 팬들은 사녹이 끝난 후 곧장 왔는지 민석의 번호는 198번이였다. 마지막은 아닌줄 알고 안심했는데 199번과 200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 민석은 팬싸의 마무리를 담당할 징어가 되었다.     

      

'아 아쉽게... 안 올꺼면 당첨 되지나 말지... 누나나 당첨되게ㅠㅠ 아 마지막 너무 부담되서 싫은데... 다 나만 쳐다보는거 아냐?ㅠㅠ' 쓸데 없는 걱정을 하며 민석은 이제 루한이 곧 말을 할 것만 같아 무대에 시선을 집중했다.     

      

"네 안녕하세요! 엑소에 사슴! 루하ㄴ임니다! 오늘 일위 너무 감사해요~"     

      

대세돌 엑소에서도 외모와 인기를 맡고 있는 루한이 말을하기 시작하자 원래도 귀가 멍멍할정도로 소리를 지르던 수니들이 오랑우탄처럼 발광을 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엄마 나 무서워ㅠㅠ     

      

"워워~ 진졍하세요 진졍~ 저기 맨 뒤에 앉아 있신 남자패ㄴ분  겁먹으신것 같은데.. 괜차느세요?"     

      

순간 민석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설마 날 말하는 건 아니겠지ㅋㅋ' 그러나 팬사인회장의 모든 소녀들이 자신을 시기의 눈빛과 엄마미소가 섞인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는 것을 보며 민석은 정말이지 울고 싶었다.     

      

"아... 저때문에 더 다황하신것 같은데... 죄성해요ㅠㅠ"     

      

하고 루한은 마이크를 넘겼으나 징어들의 질투와 애정이 섞인 눈초리는 오로지 민석의 몫이였다. 민석은 미안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저를 쳐다보고 있는 루한이 미워 시선을 피하며 툴툴댔다.     

'그나저나... 루한이 날 챙겨줬어...ㅠㅠ 루한이!!' 분한 마음이 사그라들고 다시 루한을 향한 애정이 피어올라 무대를 보던 민석은 루한이 계속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아 부담스러운 마음에 다시금 시선을 피했다. 그러나, 루한은 계속 저를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민석의 바램이 무색하게 사인회가 시작되자 루한은 사인을 받는  팬들에게만 집중을 했고 팬서비스 같은건 생각도 못 할 정도로 바뻐보였다. 가끔 시간이 나서 고개를 들때도 저는 까맣게 잊어버렸는지 옆에 구경하는 팬들에게만 시선을 주었다. 민석은 시선을 피하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지루한 마음에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재중전화 7통 문자 12건     

헉… 하고 민석은 재빨리 문자를 확인했다. ‘야 대박ㅋㅋ’ ‘민석아 전화 좀 받어’ ‘핸드폰은 폼이냐?’ 민석아! 민석아~… 그 수많은 문자 속에는 자신과의 연락을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던 누나가 있었다.      

      

“여보세요?”
“야 대박ㅋㅋㅋ 오늘 너 생일이냐? ㅋㅋㅋㅋ 진심ㅋㅋㅋ 김루한이 너 아나봐ㅋㅋㅋㅋ”     

      

재빠르게 통화목록에서 누나를 찾아 전화를 걸자 누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받고 웃음이 반정도 섞인 목소리로 부럽다는 듯이 말을 해왔다.     

      

“아 나도 남팬이나 할걸..”
“부럽냐ㅋㅋ 이게 바로 나임.”
“ㅋㅋㅋ 지랄풍년ㅋㅋㅋ 야 잘 안들린다 문자로 얘기해”
“ㅇㅇ”     

      

누나는 자존심이 강해서 웬만한 대박 후기를 봐도 부러워하지 않는데… 저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부럽긴 했나 보다.. 하고 민석은 열심히 눈에 루한을 담으며 틈틈이 누나와 문자를 했다.     

왜냐하면..     

      

“오빠 진짜 부러워요ㅠㅠ”
“대박ㅋㅋ 루한오빠가 오빠 알아요??”
“여자친구 있어요?”     

      

하고 바빠진 엑소를 틈타 자신에게 관심을 돌린 소녀들에게 나 인기 많고 바쁜 남자에요~ 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였는데 정작 자신과 문자를 하는 건 누나 뿐 이였다… 눙무리…     

      

“오빠 멘트 생각해놨어요?”
“…멘트??”
“사인 받을 때 무슨 얘기 할지 생각 해봤냐구여!!”
“아… 아니…”     

      

멘트라니…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루한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는 많았지만 말을 거는 건 정말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루한에게 점잖은 팬인척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낯을 가리지만 친한 사람들에게는 애교도 많고 활발한 민석은 루한 앞에만 서면 우리나라 최남단에 많다는 하르방이 되는 기분이였다.     

      

“오빠 오빠 할 말 없으면 삼행시 같은 거 해봐요! 제가 쓰려고 생각해 둔거 있는데..”
“?”
“우유 이행시라고.. 운 띄워 주세요!”
“우?”
“우리 팬들 중에 누가 제일 좋아요?”
“유?”     

… 뭐가 그렇게 웃긴지 삼행시를 해보이고 자기네들끼리 신난듯한 소녀들을 보며 민석은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185번부터 끝 분까지 나오세요~”     

      

드디어…! 민석의 차례가 왔다. 멘트 같은 것은 고민해볼 틈도 없었고 그럴 정신도 없었다. 그저 후하 후하 하며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줄이 쉽게 줄어들질 않아서 더욱 긴장이 되었다. 긴장으로 인해 축축히 젖은 손에 들린 앨범만 젖어갈 뿐 이였다.     

오늘의 사인회 멤버는 찬열, 디오, 루한, 백현이였다. 첫 멤버인 찬열을 보며 누나는 지금 엄청 부러워하고 있겠지ㅋㅋㅋ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드디어 정말 정말 민석의 차례가 되었다.     

      

“빠오즈…”
“네?”     

      

민석은 처음부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제가 아무리 루한의 개인팬이라지만 설마 자신이 한국인으로 아는 멤버가 중국인 같은 표정으로 중국어 같은 단어로 자신을 부르자 당황스러웠다. 설마 중국인이였던 건가..?     

빠오즈.. 빠오즈… 슈에빠오랑 비슷한건가.. 하며 고등학교때 비교과 과목으로 배운 중국어 단어들을 애써 떠올려보며 열심해 배워둘 껄.. 하고 후회하는 민석이였다.      

      

“하핫.. 아니에요ㅋㅋ 이름이 .. 김민석씨?”
“네? 네..”
“생각보다 평범하네요~”     

      

생각? 생각보다? 민석은 찬열이 뱉은 말이 원래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보느냐 바빴다. 아까 루한이 나를 가르킬 때 내 얼굴을 보며 이름을 추측해봤나? 뭐지? 하고 민석은 눈만 도르르 도르르 굴리고 있었다.     

      

“저한테 ‘네’라고 밖에 말 안한 거 알아요?”
“아…”     

      

뭔가 실망한 듯한 찬열의 목소리를 들으며 민석은 아무말이나 뱉어야 겠다 싶어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빠르게 뱉었다.     

      

“아! 저 저기 계신 키크고 긴머리에 눈 큰 누나가 찬열씨 진짜 좋아해요!!”
“…”
“진짜… 엄청…….”
“…”     

      

민석 딴에는 엄청 용기를 내서 말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잠시 정적이 흘렀고… 잠시 뒤 찬열을 으학학 하고 박장대소를 하고 있었고 옆에서 사인을 이미 마치고 민석을 기다리던 디오도 들었던 것인지 같이 빵 터져버렸다.     

      

“아ㅋㅋㅋㅋ 네.. 저 분 말씀하는 거죠? 저기 저분.”
“네! 그 누나요!”
“아 아름다우시다고 전해주세요^^”     

      

그래도 끝까지 큰 웃음은 참으며 손을 펴서 누나를 가르키며 알았다고 미소를 짓던 찬열이 조금 아주 조금 멋있어 보였다. 누나의 표정이 조금 멍해 보였다. 그래도 누나가 칭찬해 주겠지? 힣 배도 고픈데 끝나고 밥 사달라고 졸라야겠다.      

      

“안녕하세요~”
“아, 네…!”     

      

디오는 원래 소심한 성격인지 먼저 말을 걸지 않은 채 싸인만 하길래 민석도 묵묵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저기… 제 이름은 김민석인데…”
“사인회 처음 오세요?”
“네? 아.. 네..”
“아.. 그럼 이렇게 쓰면 안되나…”     

      

사인을 먼저하고 To를 적는 디오는 옆에 자신이 최선을 다해 예쁘게 써 논 이름 포스트잇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B로 시작하는 이상한 단어를 적기 시작했다. 거꾸로 쓰여진 글자가 무엇인지 읽지도 못한 채로 민석이 제 이름을 주장하자 디오는 혼잣말을 하더니 알파벳 옆에 괄호를 치고 민석 이라고 적어주었다.     

디오의 마지막 인사는 듣지도 못한 채 민석은 루한의 앞에 섰다. 루한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이여….     

      

그런데 민석이 루한에게 닿자마자 소녀팬들의 목청이 더욱 높아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찬열에게 싸인을 받을 때 많이 지체되었던 것인지 자기 외에는 사인 받는 징어들도 없었고 사인회장의 모든 팬들이 흥미진진한 장면을 보듯이 눈을 반짝이며 저를 보고 있었다. 필히 아까 루한이 민석을 거론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 안, 안녕하세요”
“빠오즈, 왜 이제 왔어요~”
“..네??”     

      

젠장. 더듬어 버렸다… 어차피 말도 잘 못 걸텐데 그냥 시크한 남팬으로 남아버리자 라고 다짐했던 민석의 계획은 깨져버렸다. 팬질을 시작한 이후 반년만에 처음 건 말 덕에.. 그러나 그에 당황할 틈도 없이 자신을 향해 아까 찬열과 같은 단어를 말하며 원래 알던 사이처럼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 루한때문에 더 당황하여 멍청한 표정을 지어 버렸다.     

      

“빠오즈! 빠오즈 귀여워요ㅎㅎ”     

      

계속 자신들의 대화를 들으려고 담합이라도 한 것인지 다같이 조용해진 팬들 덕택에 루한은 자신에게 더 다가와 작게 말을 걸었다. 빠오즈 남발을 하며.     

      

“빠오즈가 먼저 말 거러주길 기다련는데ㅠㅠ 계속 말 안 할거에요?”
“…”
“빠오즈 귀 빨개졌어요ㅎㅎ 짱 귀여워”
“…”
“아 최대한 느린느린 썼는데 벌써 다 써버렸다ㅜㅜ..”      

      

사인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저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루한이 민석은 좋았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무언가 저를 계속 챙겨주는 그런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루한이 사인을 다했다고 말하는 그 순간… 다급해진 민석이 뭐라도 말해야겠다고 다집했을 때 머릿속에는 우유란 단어만이 떠다녔다.     

“저! 저.. 우유로 이행시 할게요! 운 띄워주세요ㅠㅠ”
“운이 뭐에요?”     

하자 옆에서 같이 지켜보던 멤버들이 우! 하고 운을 띄워줬다. 그러자 루한은 아.. 그런 뜻이구나 하고 민석을 쳐다봤다.     

      

“우리 팬들중에 누가 제일 좋아요?”
“유!”
“…”
“…”     

아까 찬열의 앞에서 이미 경험한 것 같은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정확히 3초 후 모든 멤버들과 팬들이 빵 터졌다고 한다…     

      

“빠오즈 얼굴이 빨개! 김치빠오즈!”
“저… 저 나중에 또 올게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터질 것 만 같았다. 온몸이 다 빨개지는 것 같았다. 빨리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다. 그 순간 아까 저에게 우유를 알려주던 소녀가 너무 미웠다. 미워 죽겠다.      

그래도 마지막 정신은 남아있던 것인지 민석은 앨범을 들고 재빨리 무대에서 내려왔다. 아니 튀었다. 그리고 민석을 기다리며 어떤 말로 민석을 골려 주면 재밌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백현은 마무리 인사를 할 때까지도 평소의 그 비글 백현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고 한다. 내 사인이 거절당하다니….     

      

“민석아!!”     

      

민석이 계단을 내려오자 마자 누나가 저를 불러 세웠다. 주변의 소녀들은 그 소리를 듣고 이름이 민석이래 ㅋㅋㅋ 이름도 씹규ㅣㅋㅋ 하며 민석을 쳐다보았다.     

      

“민석아 그냥 나와!”
“? 지금? 저기 서포터즈 누나가 지켜보고 있는데..ㅜㅜ”
“빨랑 나와 안 오면 버리고 간다?”     

      

그러자 민석은 다급한 마음에 그건 안돼!!! 라고 외치며 이미 민석을 위해 약간의 길을 터준 소녀들 사이로 사라졌다. 저를 지켜보던 서포터즈 누나가 이번 일로 말 걸 거리가 생겼다고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모르는 채.     

      

“아 저기 벗어나면 안 된다고 그랬는데ㅠㅠ”
“누가 그래?”
“서폿누나가ㅠㅠ”
“ㄴㄴ 민석아 덕질의 세계에서는 대박타는 놈이 법인거야”     

      

누나는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갔다.      

      

“여기 앞에 신호 있지? 저거 백타 걸려ㅇㅇ”
“진짜지? 누나만 믿는다!”
“ㅇㅇ 누나가 덕질만 십년차에여ㅎㅎ”     

      

하고 또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사인회의 마무리가 길어져서 안오는 건지 아님 이 길로 오는게 아닌지.. 하고 걱정반 기대반으로 있던 민석은 저쪽 끝에서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소녀팬들을 보고 드디어 안심을 했다.      

검정색 승합차 두대가 오고 있었다. 팬사인회는 끝났지만 여전히 민석은 또 긴장이 돼 버렸다. 차가 점점 가까워지는데 불은 여전히 초록빛이고 민석은 죽을 맛 이였다. 다행히도 신호는 금새 빨간불로 바뀌었고 민석은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난 될수니야!!      

그리고 신기한 광경이 벌어졌다. 평소 거칠기로 소문난 엑소 팬들 덕에 엑소는 안전상의 문제로 차의 창문을 절대 열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것은 자주 루한을 보러다닌 민석도 잘 알던 바였다. 그러나 지금 버젓이 제 앞에서 손을 흔드는 건… 루한이였다.     

루한은 팬들이 달려오는데 무섭지도 않은지 자신에게 눈을 마주치면 손으로 전화 모양을 만들어 귀옆에서 잠시 흔들어 보인 채 다시 손으로 안녕을 하며 창문을 올렸다. 그리고 승합차는 떠났다. 아아 님은 갔습니다…..      

      

“야 아까 봤냐? 찬열이랑 백현이랑 같은자리…ㅠㅠㅠ “
“아 누나! 난 루한이 밖에 안본다니까??”
“아니 그래도 들어줘 민석아ㅠㅠㅠㅠ”
“어? 버스왔다! 누나 미안! 문자로 해!!”     

      

누나는 퇴근길 마저 다 보고 나자 아까의 후기를 풀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그치만 자신의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는 게 더 급한 민석은 때마침 나타난 구세주 420번 버스를 보고는 빠르게 달려서 탑승했다. 창문 밖으로 누나가 야! 너!!! 하며 화내는 표정을 짓자 민석은 양손을 모으고 미안하다는 표시를 해 보였다. 아무리 저에게 오늘 수많은 일이 있었다 해도… 일단 누나한테 연락을 안해두면 삐지겠… 연락을… 연락?     

그 순간 마지막에 저에게 전화모양을 흔들어 보이던 루한이 떠올랐다. 설마.. 하고 아까 정신없이 가방에 집어넣어 두었던 앨범을 꺼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앨범을 펼쳐보았다. 처음 펼친 장에서 디오의 사인이 나왔다.      

      

To. Baozi      

빠오지? 빠오즈? 예전에 익혀둔 한어병음을 사용하여 겨우 단어를 읽은 민석은 언제봤다고 저를 한결같이 빠오즈라 부를까.. 생각하며 루한의 페이지가 나올때까지 앨범을 넘겼다. 아.. 여깄다..!     

      

To. 귀여운 민석이P.S. 01004200326 만두! 열락해♡ 다음에 또와! 꼭 꼭 꼭!     

      

민석이 루한의 추신을 보고 넋이 나간 그 순간 버스에서 틀어놓은 라디오 방송에서는 요새 잘나간다는 모 아이돌 그룹의 타이틀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No doubt 남들과 차별화되는 순간 나갈 문은 없어, 넌 넋이 나가게 돼 Getcha Getcha ya y…     

Beyond normality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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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설래뮤ㅜㅜㅜㅠ재밌어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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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이건 반드시 꼭꼭 꼭 외전이이ㅆ어야합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필명도없으신가요왜 ㅜㅜㅜㅜ으엉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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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허..헐....!!!다..다음편이 피료해야ㅠㅠㅠ너무 흥미진지하쟈냐여ㅠㅠㅠㅠ엉엉ㅠㅜㅠ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엉ㅇ엉꺼이꺼이..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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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번외좀 ㅠㅠㅠㅠㅠㅠ대박 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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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첨부 사진우리 민석이 사진을 깜빡했네요...ㅠㅠ 이 댓글을 볼리는 없겠지만... 일일히 댓글 달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이글은 번외가 없어요..ㅠㅠ 이게 끝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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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누나는 찬백분자!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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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와와!! 너무재밌게 잘 읽었어요! 누나민석이도 귀엽구. 글 정말 잘쓰시는것 같아요. 아쉽게도 필명ㅇㅣ없으시네요 ㅠ ㅠ 담에 글쓰셨을때 어떻게알아보져? 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와민석아부럽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헐신알신하려고했는ㄷㅐㅠㅠㅠㅠㅠㅠㅠㅠ흡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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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끄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재밌쟈나여!!!! ㅠㅠㅠㅠㅠ외전이 없다늬...너무 안타까워요 ㅠㅠㅠ흐긍..필명도 없으시고ㅠㅠㅠㅠ엉엉ㅠㅠ 또르르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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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빠...빠오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끝이라뇨...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타까운일이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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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완전 현실돋네여!!!!!!!!!!!!!!ㅇㅅㅇ!!!!!!!!!!!!!!!!!!!!!! 번외는 왜 없는거시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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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밍소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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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핡 빠오즈 ㅠㅠ 영원히 루한꺼~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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