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3인이 뭉치다(+1)
"세상에...이게 누구야? 탄소랑 정국이 아니야?"
"원장선생님~"
보육원 원장님은 그대로 인자하셨다.
12년이 지나서야 찾아온 보육원이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했다.
매일 차갑고 날카롭고 긴장되고 두려운 분위기의 회사에 있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편안하고 아늑하고 정겨운 느낌의 이 곳에 있자니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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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구경하다 가도 되죠?"
"그럼~ 편하게 있다 가. 난 애기들 봐주러 가야겠다."
"네~"
원장님이 나가시고 나는 실장님께 연락드려 원장실로 오게 했다.
"누군데?"
"김석진 실장님이라고 앞으로 나 도와주실 분이야. 비서실장님인데 완전 사장님 수족처럼 움직여서 너가 할 수사에 큰 도움이 될거야. 그리고..실장님도 나같은 피해자고."
마침 실장님이 도착하셨다.
정국이와 실장님은 서로 인사를 하고 명함을 주고 받았고, 우린 본격적인 작전 수립을 위해 모여 앉았다.
"월요일에 인도로 떠나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기록물을 남길 수 있는 매체, 즉, 핸드폰이나 녹음기 같은 것 지참 가능하십니까?"
"펜형 녹음기 같은 건 가지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제가 하나 드릴테니 최대한 많이 녹음해서 탄소에게 전송해주세요. 탄소 너는 나한테 보내고."
"알았어."
"아직 자세한 밀수 계획을 못 들었는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실장님과 정국이가 세세한 계획과 증거포착시점을 논의하는 동안 나는 물이라도 떠오고자 밖으로 나왔다.
녹차 티백을 둥둥 띄운 물 세 잔을 들고 방에 들어갔을 땐, 어느정도 회의가 끝난 것 같았다.
"다 끝나셨어요?"
"어느정도는. 일단 내가 인도에서 보내주는 정보를 다 검사님한테 전달해주면 돼. 대신 회사 말고 PC방같이 IP추적 불가능한 곳에서."
"그건 못해요. 알다시피, 오피스텔이랑 편의점 제외하고는 아무데도 못가잖아요 나."
"아...그럼..."
"제 친구 중에 해커가 있습니다. 실장님이 그 회사 회장님,사장님,실장님,탄소 컴퓨터에 프로그램 하나씩만 설치해주시면 번거로운 과정 없이도 증거확보가 가능합니다."
"사장님 컴퓨터까지는 가능하겠지만 회장님 컴퓨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일단 되는 사람들부터 해주세요. 그리고 탄소 너는 하나만 하면 돼."
"어떤 거?"
"들키지 않게 아무 것도 안하는거."
"왜? 나도 돕고 싶은데."
"넌 사장님 관심대상 1순위라며. 게다가 외출도 자유롭지 못하니까 지금은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어."
"그래도..."
"내 생각에도 나팀장은 회사 업무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나팀장이 꼭 필요할 때가 있을거고, 그 때 부탁할게. 일단은 사장님이 눈치채면 안되니까."
"알았어요...대신 나중에 꼭 나도 도울거예요!"
"당연하지"
그렇게 우리의 첫 만남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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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되자, 사장님과 실장님은 인도로 떠나셨고, 나는 공항에서 둘을 배웅했다.
회사로 돌아와서 나는 사장님 방과 내 방에 들어가서 전날 실장님이 깔아놓으신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놓았다.
실장님 컴퓨터는 이미 실장님이 손써놓으셨고, 남은 건 회장님 방에 들어가는 건데...
회장님은 내일 출국이시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나는 오랜만에 압박없이 일했고, 저녁도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퇴근을 일찍 하지는 못했다.
자정에 실장님이 증거자료 전송하면 USB에 저장하고 지민씨에게 연락해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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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되어, 실장님에게 메일이 왔고, 난 USB에 담은 후 지민씨에게 연락했다.
5분 내로 도착할테니까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다.
박지민씨는 정국이 친구인데, 프로그래머이자 전문해커라고 했다.
어나니머스로 추정되는 한국인 중 한 명이라는 걸 보면 실력이 대단한 듯 싶었다.
곧 지민씨가 들어왔고, 내 컴퓨터를 내어주자 이것저것 클릭하고 키보드 두드리다가 금세 다 끝났다며 컴퓨터를 껐다.
"밥 안사줘요?"
"밥이요...?"
"아니 일한 수고비는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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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게된 건 편의점이었다.
지금은 알바가 있어 다행히 모르는 사람인 척 하면서 먹지 않아도 되었다.
"아니 내가 밥 사달라했지 언제 라면 사달라고 했나?"
"여기 밥 있잖아요. 삼각김밥."
"나탄소씨. 내가 이렇게 안봤는데 너무 쪼잔한 거 아니예요? 돈도 많이 벌면서"
역시 내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란...
난 지금까지 여기서 일하면서 급여를 받아본 적이 없다.
내 급여관리, 채무상환관리는 모두 민윤기가 하고 있기 때문에 난 내 빚이 지금 얼마인지도 내가 얼마를 갚았는지도 모른다.
다만, 원금이 7억이었기에 평생 못 갚는다는 것만 알 뿐.
또한 내 생활비까지 모두 빚으로 적립되는 상황이라 나는 그냥 반포기상태로 있다.
"저 돈 없거든요. 지민씨가 저보다 훨씬 부자일걸요."
"웃기시네~ 이번 일 끝나면 정국이 말고 탄소씨한테 빕스 얻어먹을거예요!!"
"그래요.이번 일 '잘'끝나면 빕스가요"
이 지독한 마수에서 탈출한다는 생각만 해도 너무 기분 좋았다.
어쨌든 지민씨와 조촐한 식사를 마치고 난 오피스텔로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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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사장님 전화 대신 받았습니다.」
「나탄소입니다.」
「어.탄소구나.오늘 업무는?」
「다 끝내고 퇴근했어요. 기술자도 왔다갔습니다.」
「수고했어. 내가 대신 보고드릴테니 오늘은 푹 쉬어라.」
「네.실장님도 쉬세요」
전화를 끊고,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
악몽을 꾸지도 않고, 알람에 놀라지도 않은 채 오전 10시까지 달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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