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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35

 

 

 

 

 

그 후 이상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종일관 침묵만을 유지했다.

험악해진 분위기 속에서 나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떠밀리듯 이상우 오피스텔 밖으로 도망쳤다.

 

 

 

 


이것이 그 '사건'의 전말이다.

 

 

 

 


그 후로 이상우는 나를 철저히 무시했다.


인간관계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나는 그때까지 이상우밖에 친구가 없었고,

동기들은 벌써 자신들의 무리를 지어 남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친구 만들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이다.

그렇게 나는 아싸가 되어갔다.

 

 

 


물론 내가 인간관계에 소극적인 탓도 있지만

내가 아싸가 된 결정적 계기는

이상우의 무시였다.

 

 


이상우는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그런 느낌이 있었다.

음.. 그래, 가쉽걸의 네이트 같은 느낌?

잘생기고 성격좋고 집안좋은 소위 '엄친아' 같은 느낌.

그렇다고 자기 잘난 걸 티내진 않지만 그게 그냥 자연스레 느껴지는 거.

 


우리 누나 말씀에 따르면,

진짜 예쁜 사람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지가 예쁜 거 잘 모른단다.

이상우도 그런 케이스였다.

 

 

 


그래서인지 이상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다 이상우랑 친해지고 싶어했지, 척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근데 이상우가 유일하게 무시하는 놈이 나라면,

 

 


그것도 별볼일 없고 여시 같은데다,

약간 소심해보이기까지 하는 남자애라면.

 

그래, 나 같아도 아는 체 하기 망설여 지겠지.

 

 

 

 

물론 나도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다.


필름 끊겼을 때 내가 어떤 짓을 했는지 궁금해서

같이 2차까지 갔었던 다른 동기들한테 살짝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묵묵부답이었고 결국 나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여태껏 모른다.

 

 

 

 

그렇게 그 '사건'이 있은 직후 한 달이 지나자

나는 완벽한 혼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면

관심없는 남이 어떻게 되든 잘 신경쓰지 않으니까.

그래, 차라리 괴롭히는 왕따보다는 관심없는 은따가 낫지.

 

 

 

 

 

 


그리고 이젠 여차저차 길고 길던 3년이 지나

2012년, 4학년이 되었다.

 

 

 

 

 

 


근데,

 

 


그렇게 날 무시하던 이상우가

 


갑자기 아는 체를 하기 시작했다.

 

 

 

 

 


개강하고 일주일 남짓 되었을 즈음에 전화가 와서

 

 

모르는 사람이 뜬금없이 나오라길래

 


사기전화인줄 알고 끊고 무시하기를 여러 번.

결국 이상우인 줄 알고 깜짝 놀래서 허겁지겁 챙겨서 나갔다.

 

 

 

 


왓더 뻑


이 상황 지금 무슨 상황?

 

 

 

 

 

허벌나게 달려 도착한 poe에는 이상우 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놈은 뭔가 야위어 보였다.

 

 

 

 


"....................................................."

 

 

 


"..........................................."

 

 

 

 

침묵.

 

그리고 침묵

 

 


그렇게 한 30분 흘렀던 것 같다.

테이블 반대편에 앉아 묵묵히 지 혼자 그리 술만 마셔대는지.

핸드폰도, 아무것도 할 게 없던 나는 그저

민망하게 눈알만 이리 저리 굴려댔다.

 

 

 

와씨, 사람 불러놓고 진짜 뭐하는 짓이냐고.

술 먹을 꺼면 나도 좀 주지

민망하게 지 혼자 마시고 이 지랄.

 

 

 

 

 

 

 

참다 못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상우. 왜 불렀냐"

 

 

 


...................

..........................

 


또 10 분이 흐르고

여전히 대답 없는 이상우.

푸른 병의 개수는 점점 늘어가는데.

 

슬슬 열이 뻗치기 시작했다.

 

 

 


"불렀으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지금 너 30 분째 나 세워 놓고 너 혼자 술 마시고 있잖아. 이럴 거면 나 그냥 간다."

 

 

 

 


벙어리같은 새끼.


고개를 푹 숙인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나도 질세라 말 없이

벗어 놓았던 겉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괜히 왔잖아. 기대한 내가 잘못인가.

그냥 무시할 껄.

지가 그랬던 것 같이 나도 그냥 무시할 껄.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이상우가 번개같은 손놀림으로 내 손목을 세게 움켜줬다.


... 우사인 볼트가 울고갈 만한 스피드였어....

 순발력 하난 쥑이는데?

 

 

 

 


내가 감탄하고 있을 겨를도 없이

내 손목을 잡은 채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왠지 내 손목에 닿는 놈의 손이 뜨겁다.


손목에 있던 시선을 올려 얼굴을 위로 드니 술에 취해 벌겋게 상기된 얼굴이 보인다.


정신을 못 차리는구만 쯧쯧 .....

얼마나 마셨길래.

 

 


계속 내 얼굴만 빤히 쳐다보길래

질세라 나도


이상우의 얼굴을 째려봤다.

이건 뭐, 눈싸움 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나 눈싸움 꽤 자신있다.

 

 

 

 


와.... 그나저나 이 놈 이런 얼굴은 처음 본다.


항상 나한테는 무표정한 얼굴만 보였던 것 같은데.

 

 

1학년 때 이후로

무장해제된 놈의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라 신선했었고

 

호기심이 동해 놈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싶어서 가까이 다가갔다.

 

 

 

 

속쌍커풀에 얇게 째진 눈.

녀석의 눈알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내 얼굴이 비치고 있다.


적당히 다듬어진 눈썹,


샤프하고 얄쌍한 콧날.


평소에는 굳게 다물어진 입술이지만 지금은 벌려진 빨간 입술 사이로 새하얀 치열이 보인다.

 

 

이상우의 이목구비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아 자연스럽게 조화되어 특유의 분위기를 풍겼다.


특유의 분위기 또한 놈의 인기에 일조할 것이다.

 

 

 

 


흥. 분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군.

 

 

 

 

 


이상우가 자꾸 날 흐리멍텅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길래


마음 놓고 이번에는 피부를 만져 봤다. 몽실 몽실. 가까이서 보니 솜털이 많구만.

 

음............나도 피부 미남이라는 소리는 자주 듣는데.....


올ㅋ


너도 만만치 않다?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냐.

나는 먹이를 낚아챈 하이에나처럼

기회를 놓칠세라 이상우의 볼따구를 쭉쭉 잡아늘였다.


와 쫀득쫀득하네~

 

 

 

 

 

내게 볼따구 잡힌 이상우가

술 취해 헤롱헤롱거리는 상황에서도 볼이 아픈지 얼굴을 약간 찡그린다.


여태까진 섭섭하기도 하고 미운 감정만 있었는데.

 

이젠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헤헤헿  날 무시했던 너


더 괴롭혀 주겠어~

 

 

 

 

 


그렇게 조물딱 조물딱 거리며 이상우를 탐구하길 10여분.


신기하게도 이상우는 눈만 뜨고 있을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간간히 나를 한 번 씩 쳐다보긴 했었지만.

 

 


올커니 이것이 이상우의 술 취했을 때 반응인가


이 놈 술버릇이 귀여운데~ㅋㅋ

 

 

 

열정적이었던 이상우 탐구에 흥미를 잃어갈 때 즈음.

나는 이 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슬슬 들기 시작했다.

 

 

 

 

하아........건드려도 아무 반응도 없고, 대답도 없고... 어떡하냐

이런 짐짝같은 놈... 도움이 안되요 하여간....

 

그렇다고 버리고 갈 수도 없고.

 

 

 

결국 나는

놈의 지갑 속 카드로 술값을 계산하고


나보다 10cm는 더 큰 놈을 들쳐 업고 poe를 나왔다.

바깥바람이 쌀쌀하다.

 

 

그나저나 이거...............

 

으아... 너무 무겁다.


집이 poe랑 3분거리라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택시 태워서 보냈을 꺼다.

 

 

 

 


놈을 들쳐 업고 가는 그 거리가

내겐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너무 힘들었다....

이젠 진짜 운동 좀 해야겠다.

 

 

 

 

 

보도 블럭 위로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으며

수없이 버리고 갈까 말까 하는 갈등 사이에서

나는 참을 인을 외치며

결국은 결승점에 골인한 마라토너와 같은 환희를 느끼며

놈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그 때 한 번 와봤던 경험이 있었기에, 오피스텔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입구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을 눌렀다.

와. 내 등과 머리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내 회색 후드티는 땀에 젖어 벌써 진회색으로 변한 지 오래다.

 

 

 

어디보자... 3층 302호 였지? 오른쪽이었으니까 여기가 맞을 꺼야.

 

 

그런데.

문 앞에서 등에서 이상우를 내려놓고 문득 깨달은 것은,

아. 난 이 인간의 집 비밀번호를 모르는구나.

난 나올 때 기억밖엔 없으니까.

 

 

 

이런... 갓 댐......

어떡하지?

지금 새벽 3시라서 도와달라 할데도 없는데.

울 집에 다시 데리고 가? 아냐... 우리집은 너무 작아서...

아.......... 어떡하냐...

나는 301호와 302호 사이를 왕복하며 안절부절.

 

 

 

 

 

이 쉐키 속눈썹이 왤케 길어. 짜증나.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이 얼굴에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다.

멋있네. 뭐. 난 인정할 껀 인정하는 쿨한 남자니깐.

 


자고 있는 이상우의 평온한 얼굴 표정을 보아하니

왠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 볼따구를 한 번 더 꼬집고,

속삭임으로 이상우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다 잠들만한 시간인 새벽 세 시니까 조용히 조용히..

 

 

 


"야, 일어나~~ 이상우! 일어나봐! 야, 비번 쳐놓고 자 이 망할놈아! "

 

 

 

귀엽다는 말 취소다. 이 흉물스러운 놈 같으니.

어떻게 이렇게 안 일어나냐.

그러고 보니 이 놈이 간지럼을 잘 탄다는 걸 어디서 주워들은 것 같기도 하다.

 

 

 

난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이놈아 맛 좀 봐라!! 으하하하하하하

 

 

복도 벽에 기대 앉아 있는 놈에게 다가가

몸을 기울여 검은 색 자킷 안에 손을 집어 넣어 겨드랑이를 간질이고, 배 등을 살짝 살짝 긁었다.

 
이제 효과가 나타날 때가 됐는데.....


그 놈에게서 아무 반응이 없자 내 손은 이상우의 자켓 속으로 점점 깊이 깊이 들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이상우가 눈을 번쩍 떴다.

 

 

그 때 몸 안쪽을 간질이느라 이상우에게 가까이 기울어져 있던 나는 이상우의 뜬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왠지 긴장이 되서 나도 몸이 굳어서 그 자세로 가만히 정지해 있었는데,

내가 놈의 양다리 사이에 들어앉아 이상우의 몸을 껴안고 있는 오묘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대표 사진
독자1
에헤헿ㅎ헤헿 또 다음편보러감ㅋㅋ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필력쩌는듯개재밋어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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