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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아야 하는 소년, 그러니까 카제하야 에이타는 이사장이 어렵게 낳아 애지중지 키운 곱디 고운 외동아들로
조선말 따위는 전혀 할 수 없는 무르고 무른 갓난 아기라고 한다. 할 줄 아는 말이 아빠, 엄마 밖에 없는 갓난 아기.
그리고 그 아기의 아버지는 일본 군인들을 데려다가 내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고 그곳에 카제하야 에이타를 위한 집 한채를 지었다.
거대하고도 거대한 대저택. 나의 고향을 가져다 바쳐 만든 카제하야 에이타를 위한 선물.
우리는 그렇게 그 아이를 위해 좇겨나야 했으며 이를 갈아야 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살려던 우리는 이를 갈며 복수를 꿈꿨다.
다시 그 집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보금자리를 되찾자는 꿈같은 복수.
그래서 나는 모두를 경계해야 했다. 지금 이 남학교에서 이름을 바꾼 채 생활하고 있다는 에이타,
나는 그 에이타를 찾고 꼬셔 이 거지같은 곳에서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임무 완수다.
누가 에이타인지 모르기에 나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생김새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런 내 앞에 서있는 태형.
누구도 안심할 수는 없다.
"여긴 왜 왔어?"
"옷 좀 찾으려."
태형은 내가 눈물을 그친 때에 맞춰 방문을 열고 저의 옷장 서랍을 열어 셔츠 한 장을 빼내갔다.
나는 이불을 걷어내었다. 그리곤 침대 밑에 벗어두었던 신발을 고쳐 신었다.
"넌 어디 가려고."
"밖에."
"왜."
"구경."
"구경?"
"남준이, 아니 츠카사가 끌려가고 학교 구경을 못 했어. 전에 한 번 둘러보긴 했었는데 도통 눈에 익지 않아서."
"그래서 이 넓은 곳을 혼자 돌아다니려고?"
"그래."
이래저래 자꾸 캐물어대는 태형의 끈질김이 질려버리고 말았다. 태형을 지나쳐 방을 나왔다.
그리곤 조용한 복도를 걸으며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이곳 아이들의 얼굴을 한번씩은 다 봐둬야 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 중, 가명을 쓰고 있는 에이타를 찾아내야 했다.
빠르게 걷고 있는 내 뒤를 따라 태형이 걸어왔다. 태형은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잠깐."
"왜."
"너가 지금 우느라, 아니 잠깐 정신을 놓친 모양인데. 넌 지금 여기 애들의 장난감이야."
"뭐?"
"사방이 다 막혀 있는 곳이야. 오늘 남준이가 끌려간 이유가 뭔지 알아? 여기 탈주하려던 애에게 길을 알려줘서 끌려간 거야.
그정도로 여긴……, 여긴 교장의 울타리 안이라고."
"그래서."
"사방이 막혀 있는 곳에 사는 애들은 새로운 것에 목 매달아 해. 여기가 왜 명문이란 소릴 듣는 줄 알아?
새로운 것을 고파하는 애들은 공부를 새로워하거든. 그래서 성적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신기해 해. 그게 너야. 새로운 사람. 이방인."
항상 이 아이는 내 앞을 가로막고 나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나를 도와주고, 나를 위하는 척…….
저렇게 나를 위하는 척 하며 환심을 사고 이용할 지 모른다. 나는 더이상 사람을 믿지 않기로 했다.
"그러니까 아까처럼 또 이지메 당하지 말고 방에 있어."
"걱정은 고마운데 말이야, 나에 대해 신경 써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앞가림은 내가 알아서 해. 자꾸 이것저것 건들이지 마."
"너가 걱정될 일을 만드니까……,"
"나 좋아하니?"
그저 툭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 말에도 태형의 얼굴이 금세 새빨개져버렸다.
그리곤 빤히 쳐다보던 시선을 거두고는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태형의 별난 행동을 주의깊게 보던 나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왜 대답이 없어. 나 좋아하냐고."
"됐다, 너 마음대로 해라. 이제 다시는 구해주지 않을거니까."
태형은 그렇게 나를 지나쳐 먼저 계단을 내려가 버리고 말았고,
나는 그런 태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설핏 미소를 지었다.
뽀롱뽀롱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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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리글 사진이 안 뜨더라고요?? 화나요ㅠㅠㅠㅠ 엄청 열심히 준비했는데ㅠㅠㅠㅠ
사진 백업을 안 해놔서 다시 일일이 편집을 못해드린 점 너무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씨이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