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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02

 

 

 

[방탄소년단] 시간을 달리는 소녀 02 | 인스티즈

 

 

-

 

 

 

분명 민윤기, 윤기 오빠였다. 얼굴도, 체구도, 심지어 목소리도.

간만에 내 얼굴에서 화색이 도는 것 같았다. 낯선 환경에서 멧돼지한테 죽을 뻔 했다가, 거의 맨날 집에서 마주치는 익숙한 얼굴을 보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왜 저런 옷을 입고 있는거지? 윤기 오빠는 마치 조선 시대의 무사처럼, 검은 색의 품이 넓은 무사복을 입고 있었다. 내게 덮여 있었던 겉옷도 옛날 한복의 도포처럼 생겨서는 윤기 오빠의 옷과 한 세트 인 것 같았고 말이다. 게다가 허리춤에는 칼도 차고있는 것 같은데, 저런 의상들은 대체 어디서 구해서 왜 입은거야.

3년 전에 무슨 전통 축제를 했었나? 난 그런거 한 기억 없는데, 게다가 윤기 오빠랑은 더더욱. 그리고 윤기 오빠는 이런거 좋아할 사람이 아니었는데? 인상을 찌푸리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것도 잠시 윤기 오빠는 나에게 다시 말을 건네었다.


"멧돼지는 내가 따돌렸어."

"멧돼지? 그럼 혹시 나 민 것도..."

"어. 그 쪽이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서 밀었어."

"그게 말이 되는,"

"어쩔 수 없잖아. 멧돼지한테 죽을 셈이었냐? 내가 너 구해준거야, 고마운 줄 알아라."

"..."

"그나저나 그런 옷은 왜 입고 있는거야? 이 나라 옷이 아닌데, 너 외국에서 온 조난자냐?"

"...조난자?"



무슨 소리지?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었는데. 마치 이상한 옷을 입고있는게 자기가 아니라 나라는 듯이 말하는 것에 이해를 할 수 없어 인상을 찌푸렸다. 게다가 조난자라니? 여전히 이해를 못 해 눈만 꿈뻑이니 윤기오빠가 나무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키곤 자리에서 일어나 곧 다시 말을 이었다.


"근데 그렇다 해도 좀 이상하네. 여태껏 봐온 외국 조난자들은 다 이상한 말들만 지껄였는데 넌 말을 잘하잖아. 게다가,"


윤기 오빠는 말을 하다 곧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고,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허리를 숙인 채 내 얼굴 앞으로 자신의 얼굴을 확 들이밀어 내 눈을 뚫어져라 보았다. 그에 3초간 아이컨텍을 하고 있으니, 이내 갑자기 허리를 세우고 고개를 돌리며 쑥스럽다는 듯이 헛기침을 하는 윤기 오빠에에 당황하여 눈을 꿈뻑이며 말을 내뱉었다.


"방금 뭘..."

"...눈동자도 새까만 걸 보면 색목인은 아닌데."


내 말은 무시한 채 자신의 말을 이어가는 윤기 오빠에 여전히 벙 찐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생각했다. 색목인은 또 뭐야. 말하는게 왜 저러지? 마치 옛날 역사 속에 살던 사람처럼 말하는 윤기 오빠에 이 상황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게 되었다. 뭔가 이상했다. 그러고보니 지금 윤기 오빠는 생김새가 윤기 오빠와 똑같았지만, 내가 알던 사람하고는 말투라던지, 풍기는 분위기라던지, 한 번도 본 적 없던 새까만 흑발까지. 전혀 달랐다. 게다가 나를 모르는 사람 처럼 대하는 것도 이상했다.

뭘까? 난 분명 3년 전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나의 뇌리를 확 스친 생각은, 지금이 3년 전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난 3년 전에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전혀 없었고, 이런 일을 겪었다면 기억이 나지 않을 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난 언제로 돌아간거지? 설마, 내가 시간을 잘못 돌려 완전히 옛날 시대로 오기라도 한 건가?...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때 까지 시간을 돌린다는건 말이다. 그렇다면 난 언제로 돌아온걸까.

정확한건, 내가 정말 이상한 곳으로 왔다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윤기 오빠의 행동이라던지 차림새로도 근거가 된다. 그렇게 되는거라면, 윤기 오빠, 아니 내 앞의 남자는 내가 알던 윤기 오빠가 아니라는건가?

그 때, 스르릉-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더니 곧 내 목 언저리에 차고 날카로운 것이 닿은 느낌이 들었다. 흠칫 놀라 시선을 아래로 향하니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윤기 오빠, 아니 내 앞의 남자의 허리춤에 있던 칼이었다.


"혹시, 첩자냐?"

"...네?"

"정체가 뭐야."


남자는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내 목에 칼을 더 들이밀었다. 그에 내 목이 살짝 베인 듯 따끔함이 느껴졌고, 이내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내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내 긴장한 목소리를 억누르며 말했다.


"...나도 몰라요."

"뭐?"

"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내가 어쩌다 여기로 오게 됐는지도 모르겠고, 여기서 내 정체가 뭔지도 몰라요."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원래 오려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온 것 같아요."

"..."

"그 쪽 말대로, 외국에서 온 조난자라 치자구요 일단."


외국에서- 라는 말을 이 남자는 나와 다르게 해석할 거라는게 조금 걸렸지만, 틀린말은 아니었기에 어찌됐든 말을 끝낸 나는 입을 닫았다. 그러자 남자는 내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자신의 칼을 칼집에 넣었다. 그제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남자는 곧 내가 덮었다가 땅에 널부러진 자신의 검은 색 도포를 주우며 말하였다.


"그래도 수상쩍은건 어쩔 수 없어, 궁에 가자."

"...궁이요?"

"그래, 궁으로 가서 너의 신분을 확인해야겠어."

"만약 내 신분이 확인이 안되면 어떡해요?"

"조난자라고 결론이 나면 넌 너네 나라로 돌아가게 될거고, 첩자로 몰린다면 의금부에 끌려가 형벌을 받겠지."

"..."


둘 다 안된다. 내가 내 나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시간을 돌리는 것 뿐인데, 왜인지 이 곳에서는 시간을 돌리지 못 하니 이 세상에서 나의 나라는 없을 것이고, 첩자로 몰린다면... 그건 생각도 하기 싫다.

살기 위해서라면 난, 궁에 가면 안된다.


"이거 걸쳐."


이 남자에게서 어떻게 빠져나갈지 고민하고 있는 내 앞에서, 남자는 도포를 몇 번 펄럭여 먼지를 털어내고는 이내 내 어깨에 옷을 걸쳐 주었다. 내가 입고 있는 옷으로 저잣거리를 지나면 사람들의 시선을 충분히 받을 수도 있는 것에 모자라, 어떤 일을 당할 지 모른다고 하는게 그 이유였다. 꼼꼼히 매듭까지 짓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


"무슨 일을 당하는데요?"

"글쎄. 낯선 네 모습을 보고 때릴 수도, 찌를 수도 있지."

"...그 정도예요?"

"요즘 저잣거리를 다니는 여인을 납치해 기방으로 끌고 간다는 소문도 흉흉해. 실제로 없어진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던데."

"..."


...기방으로 납치를 한다니. 내가 아는 그 기방이 맞는건가? 일어나라는 남자의 말에 앉아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키며, 부정하고 싶어도 정말 옛날 시대 같은 이 곳에 대해 의문이 점점 더 커져가는 동안 남자는 자신의 허리에 칭칭 둘러져 있던 빨간 천으로 된 끈을 풀었다. 남자는 너무 긴 천을 이빨로 조금 찢었고, 자신의 손목에 그 천을 감더니 남은 여분으로 내 손목까지 꼼꼼하게 감고서는 매듭도 단단히 지었다.

아, 안된다. 이렇게 되면 난 이 남자에게서 도망칠 수가 없을텐데. 두뇌를 풀가동시켜 천을 풀 방법을 생각하다가, 나는 곧 최대한 아픈 척을 했다.


"...왜 그래?"

"아니 여기요, 아까 떨어지면서 접질렀단 말이예요. 안 묶으면 안돼요?"

"그럼 반대쪽 손에,"

"아, 여기는 더 심하게 접질렀어요!"

"..."

"저 지금 두 손 다 못 쓴다구요... 그 쪽이 나 밀어서 이렇게 된건데, 꼭 묶어야해요?"


그리고 정말로 최대한 노력해서 불쌍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내 앞의 남자였다면 인상을 찌푸리고 토를 할 수도 있겠다, 나도 이런 목소리는 생전 내본 적이 없으니. 그럼에도 생각 외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남자를 보며 나를 구해주기 위해 밀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을 모르는 척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 남자가 힘들게 구해준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남자는 내 손목에 묶었던 천의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이에 흘러나오는 웃음을 힘들게 참고는 잘 따라가겠다, 걱정 말라 말하니 이내 남자는 내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풀었던 천을 손목의 조금 윗 부분인 팔목에 감기 시작했다. 이에 당황해 남자를 보니, 남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천을 감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너 다친 곳은 최대한 피했어, 아프면 말해."

"아니 이거... 안 묶고 가는 거 아니었어요?"

"너 못 도망가게 하는거야. 이상한 술수 쓰지 마."


아, 망했다...눈치는 또 왜 이렇게 빨라서는. 난 괜히 의심을 사지 않으려-도긴개긴이긴 하지만-, 작게 아프다니깐...하며 툴툴대고 말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어떻게 빠져 나올 수가 없게 되어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단은 이 남자를 따라가보자. 따라가다가,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남자에게서 빠져나오는거야. 저잣거리를 지난다 했으니 뭔가 잡다한 날카로운 것들도 많겠지. 그것들로 천을 끊고, 도망가자.

혼자서 생각하며 가능할지도 모르겠는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남자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에 내가 축 처지며 천천히 따라가니, 몇 걸음 가다 자신도 나에게 손이 묶여 빨리 걷지 못 하는 것에 답답했는지 계속 걸음을 유지하며 나에게 말했다.


"빨리 안 걷냐."

"...다리 아파요."


우뚝, 남자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섰다. 그에 남자를 쳐다보니, 남자는 뒤돌아서 나를 보고는, 그것도 나 때문이야? 라며 나에게 물어왔다.

정말로 나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에 미안한 마음은 점점 더 커져갔다. 그에 괜히 말 끝을 흐리며, 아니...뭐 그건 아닌데... 라며 남자의 시선을 피해 먼 산을 바라보았고, 남자는 뭔갈 발견한 듯 작게 어, 하며 소릴 내더니 말했다.


"맨발이었어?"

"...아, 네. 여기 오기 전에 좀 정신이 없었어서..."


남자의 물음에 다시 고개를 돌려 남자를 보니, 남자는 내 발을 유심히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멀뚱히 그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남자는 곧 다시 말을 꺼냈다.


"업혀, 신은 저잣거리에서 사자."

"...네? 아, 괜찮은데. 저 무겁고, 돈도 없어요."

"얼른 업혀라, 빨리 좀 가게."

"진짜 괜찮다니까요?"


남자는 천이 짧아 불편할까봐 자신의 팔에 칭칭 감겨있던 천을 여러번 풀어 우리 사이의 천을 길게 만들고서는, 뒤를 돌아 쪼그려 앉고 나에게 얼른 업히라며 재촉을 했다. 아니 근데, 정말 정말 고마운데요, 나 진짜 무거운데.

괜히 업혔다가 무거워서 이 남자가 넘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고, 안 그래도 윤기 오빠랑 똑같이 마른 팔 다리, 하나 부러지면 어떡하나 두려웠고, 앞에 말했던 두 가지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남자가 무거워하는게 느껴질 때의 민망함은 내가 다 감수해야한다는 사실이 짜증났기에 나는 남자의 등판을 보며 계속 망설였다.

그러자 답답했던건지, 남자는 쪼그려 앉던 다리를 펴 일어난 후 나에게로 걸어와 나를 안아 들었다.


"미쳤나봐 뭐 하는거예요!"


그 흔히 말 하는 공주님 안기, 이 남자가 나에게 그걸 시전했다.


"고집만 세가지고, 업히는 데 문제될 게 뭐 있다고 그렇게 망설이는건데?"

"아니, 나는 그 쪽이 무거워할까봐 그랬죠...!"

"내가 훈련하면서 너보다 백 배 더 무거운 짐자루 하나 안 들었을 것 같아?"


남자는 나를 안아 들은 채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며 그간의 답답함을 토해내듯 살짝 커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나저나 훈련이라니, 이 남자 정말 무사인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빠르게 걸어가는 남자를 보니 자꾸 원래의 윤기 오빠가 오버랩 되었다. 둘이 똑같이 말라서 금방 바스러질 것 같아가지고는, 하는 일도 똑같네.


"그 쪽, 무사예요?"

"알아서 뭐 하게."

"아니 뭐 할 건 아닌데, 내가 알던 사람이랑 그 쪽이랑 되게 닮았거든요. 근데 하는 일이랄까 분야랄까? 둘 다 비슷해서요."

"...그 사람도 무사냐?"

"음...무사는 아닌데, 제자들을 가르쳐요. 어떻게 해야 자기 몸을 지키는지,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오는지 다 가르쳐줘요."

"..."

"아, 근데 그 쪽 이름은 뭐예요?"

"이름은 또 왜."

"설마 민윤기는 아니겠지... 뭐야, 갑자기 왜 그래요?"


계속 빠른 걸음을 유지하던 남자는, 내가 웃으며 장난스럽게 툭 내뱉은 한 마디에 한순간에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안고 있던 나를 땅에 내려놓고선 물었다.


"내 이름 어떻게 알아."

"네?"

"내 이름 어떻게 알았는데?"

"...진짜 민윤기 맞아요?"

"뭐하는거야?"

"아니, 내가 알던 사람 이름도 민윤기였어요!"

"...뭐?"


뭐지. 이 사람 윤기 오빠의 도플갱어라도 되는건가? 이름까지 똑같을 줄이야.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우연이라 치기엔 겹치는게 너무 많았다. 아니, 겹치지 않는 것을 찾는 쪽이 더 빠를 것 같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가 3년 전이 아닌, 이 곳에 오게된 이유가 뭘까? 그 때 순간적으로, 나를 3년 전으로 돌아가라 했던 남자가 떠올랐다. 그 남자는 내가 3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생뚱맞은 곳으로 왔다는 걸 알고 있을까? 이 때, 내 앞의 남자, 아니 민윤기가 목소리를 꺼냄으로써 나는 잠시 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너 그냥 업혀."

"왜요?"

"...안고 가는 것보다 업는게 더 편해."

"...알았어요."


민윤기는 자신의 팔에 감겨 있는 천을 한 번 더 풀은 채 다시 쪼그려 앉았고, 나는 민윤기의 등에 업혀 목을 내 팔로 감으려다 뭔가 좀 그런 기분이 들어서 그냥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민윤기는 가뿐히 일어나고는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그냥 목에 둘러, 차라리 그게 더 편해."

"네..."


왠지 모르게 갑자기 어색해진 둘 사이에 묘한 정적만이 흘렀다. 그에 뭐라도 말해야할 것 같아 이것저것 흥미가 될 만한 것들을 총동원해서 열심히 생각해봤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아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아, 멧돼지!"


그제서야 나는 멧돼지를 떠올렸다.


"...뭐."

"멧돼지 따돌렸다 했잖아요, 어떻게 따돌렸어요?"

"넌 왜 이렇게 궁금한게 많냐?"

"어색하잖아요...저 이런 분위기 진짜 싫어하거든요?"

"진짜 유별나, 넌 정말 이 나라 사람이 아닌가보다."


흠칫, 민윤기의 말에 괜히 큼큼거리며 목을 가다듬었다. 그래도 민윤기는 미동 없이 가뿐히 빠르게 걸었고, 나는 조금 풀어진 분위기에 다시 말을 꺼냈다.


"얼른 얘기해줘요, 어떻게 따돌렸어요?"

"...됐어, 안 얘기해줄거야."

"아 왜요~ 진짜 김 세게 아..."

"그냥 가자, 말 진짜 많네."


예예-, 심통이라도 난 듯 대답을 한 후 얼마 안 가 나는 다시 민윤기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귀찮은 듯 하면서도 다 알려주는 민윤기가 재미있어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것들도 물어보며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산을 다 내려와 저잣거리로 오게 되었다.

아까보다 훨씬 더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민윤기와 대화하는 것을 멈췄다. 내가 점점 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확 들기 시작하니, 아까의 부드럽고 풀어진 분위기는 사라지고 내 심장은 쿵쿵 뛰기 시작했다.

어떡하지,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 빠져나간 후 나는 어디로 가야하지? 궁금하지만 민윤기에게는 절대로 물어볼 수 없는 질문들을 머릿속에서 계속 되뇌이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쯤, 민윤기가 나에게 내리라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서야 앞을 보니, 알록달록한 꽃신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민윤기에게서 천천히 내려오며 말했다.


"...아니, 나 돈 없다니까?"

"내가 사줄거야. 걱정 마."

"사준다구요? 왜요?"

"너 다친거,"

"비켜요 비켜-!"

"...깜짝이야, 못 들었는데 다시 말ㅎ,"

"너 업기 힘들다고, 무거우니까 이제 네가 알아서 걸어."

"...예."


건장한 남자가 나를 밀치며 걸어가는 바람에 민윤기의 말을 못 들어 다시 되물으니, 젠장. 결론은 내가 무겁다는거였다. 역시 내가 예상했던대로 민망함이 몰려와 아까처럼 심통이 난 척 표정을 짓고 있으니, 신을 고르고 옷도 사러 가자는 민윤기였다. 뭐야, 돈 많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민윤기를 보다가 일단 신을 골라야하니 신발들로 시선을 옮겼다. 전부 다 화려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는게, 딱 봐도 비싼 거였다.

그래도 양심이 있지. 신발 중 가장 무난하고 싸보이는 걸로 골라 민윤기에게 내보이자, 민윤기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선 말했다.


"넌 왜이렇게 보는 안목이 없냐?"

"..."


참 나, 어이가 없어서. 자기 생각해서 최대한 싼 거 골랐더니 보는 안목이 없다고 하는건 뭐야? 그리고 내가 진짜 이게 마음에 들어서 골랐어봐, 존중 안 해주는거 그거 진짜 안 좋은 버릇인데! 차마 입 밖으로는 내뱉지 못할 불평들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을 쭉 내밀었다.

나와보라며 나를 살짝 밀어둔 후 신중하게 신을 고르는 민윤기를 보다, 나는 곧 저잣거리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똑같았다, 사극 드라마에서 봤던 그 저잣거리하고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등에 볏짚을 진 지게를 메고 다니는 남자들과, 무리지어 다니며 예쁜 장신구들을 구경하는 기생들, 그리고 민윤기가 신중하게 고르고 있는 신들도 다 조선 시대에나 있을 법한...


"어, 이게 왜 끊겨있지."


뒤를 돌아 저잣거리를 돌아보다 다시 민윤기 쪽으로 고개를 돌린 새에, 민윤기와 나를 묶고 있던 빨간 천이 싹둑 잘려있었다. 그에 당황하여 땅에 축 널부러진 천을 주우려 하는 순간,


"...민윤ㄱ...!"


누군가가 내 입을 막고선,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가버렸다. 민윤기는 예쁜 분홍 꽃신을 들고 가게로 들어가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나나라찌 입니다.

드디어 2화가 찾아왔어요! 예상 외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ㅠㅠ 사실 제가 1화를 업로드 하자마자 후회했거든요... 괜히 했다, 이렇게 재미 없는 걸 누가 읽어줄까 이러면서 막 그랬는데 여러분들 덕에 제가 용기를 갖고 2화를 업로드 합니다 이제!

아 참 게다가 암호닉도 신청해주시더라구요ㅠㅠ!!!! 전 생각지도 못 하고 1화 작가말에 쓰지도 않았거든요... 그래서 기분 좋게 암호닉 명단을 만들었습니다!!

혹시 앞으로 또 암호닉 신청을 해주실 분들이 생길까봐(설레발)... 암호닉은 가장 최신 화에서만, [대괄호] 안에 암호닉을 넣어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 예를 들어 제가 만약 10화까지 연재를 했다! 하면 10화에서만 암호닉 신청해주시면 되시구요, 지금은 제가 2화를 업로드 했으니 이제 암호닉은 2화에서 신청해 주시면 되세요! 쓸 데 없이 헷갈리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지만 막 섞이면 혹여나 제가 암호닉을 중간에 빠뜨릴 위험이 생길까봐 ...8ㅅ8

2화 어떠셨나요! 이번 편에서는 윤기가 제일 많이...가 아니라 윤기만 나왔네요! 최대한 윤기 성격에 맞춰서 대사를 썼는데 싱크가 맞을까 걱정이예요..ㅠㅠ

그리고 위에서 보셨듯 꽤 특이한 일이 일어나죠? 이거 잘 참고해두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등장하고, 여주와는 어떤 관계였는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번 편도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닷... 그럼 전 이만 암호닉 명단 올리고 씻고 자러 가겠습니당. 모두들 구빰!! 월요일도 파이팅 하시길!

 


^ㅁ^암호닉 명단^ㅁ^

빙구/정꾸야/공배기/제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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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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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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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 읽을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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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잘 읽으셨나요?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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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엄청 잘읽었어요!!! 늦어서 내용 까먹어서 다시 읽어야겠어요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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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우오ㅓ아앙아 재밌어요!!!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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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다음 편 도착했습니다ㅎㅎ 늦어서 죄송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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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0.39
작가님 제니퍼예요!!! 와 막 집중해서 보고 있다가 마지막에 여주가 어디 끌려가는거 보고 엄청 놀랬어요..! 저도 당연히 3년전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옛날로 돌아가다니 엄청난 반전이구만유 ㅎㅅㅎ 너무 재밌게 보고 갑니당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 <3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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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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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73.7
오오..대작의 냄새가..[윤꽁]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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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암호닉 등록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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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헝렁허어렁허엏어렁헝렁........대체 누가 끌고가는거죠 ㅠㅜㅠㅡㅜㅠ
암호닉[룬]으로 신청할꼐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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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룬님 어서오세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지금 다음 편 도착했으니 궁금증 해결하시길 바랄게요!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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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신기한 일들의 연속이네요 정국이가 계속 죽기도 하고 시간이 엄청 예전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소재가 새로워서 좋아요 [공기]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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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꽁기님 어서오세요! 소재 칭찬 감사합니다ㅎㅎ 다음 편 업뎃했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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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4.162
우와... 자꾸 재밌는 일들이 일어나네요 흥미로워요! [chouchou]로 암호닉 신청하고 가겠슴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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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chouchou님 어서오세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다음편이 업뎃되었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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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뭐에요 진짜 재밌어요!!!!!! 이게 제일 최신화니까 여기에 암호닉 신청할게요
[나무그늘아래] 이걸로 신청할게욧♥
아니 그런데 자까님ㅠㅠㅠㅠ 진짜 재밌는데ㅠㅠㅠㅠ 어떻게 드라마처럼 이런 부분에서 뙇!!!!!! 끊으시곤 더이상 글을 올려주지 않으신거예요ㅠㅠㅠㅠㅠ 왜때문에 2화에서 멈추셨습니까여ㅠㅠㅠㅠㅠ 진짜 소재 좋은데ㅠㅠㅠㅠㅠ 계속 연재해주시묜 앙대여?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제발요ㅠㅠㅠ
계속 연재해주시면 안돼욧?ㅠㅠㅠ 그냥 현생이 바쁘셔서 못오시고 있는거죠? 연재중단 이런거 아니신거져?ㅠㅠㅠㅠㅠㅠㅠㅠ 글 진짜 재밌어요......지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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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나무그늘아래님 어서오세요! 늦어서 정말 죄송해요ㅠㅠ 이제 3화 올라왔고 계속 연재할테니 그만 울어요 맴찢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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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암호닉은 [하푸]이고요!!!!!!!!!! 연재 또 언제 하시나요ㅜㅜㅜㅠㅠㅠㅠㅠ넘 재밌어요 정말ㅠㅠㅠㅠㅠ신알신 하구 갑니다 저를 봐서라도 꼭 와즈세엽 작가님....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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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하푸님 어서오세요! 하푸님께서 주신 힘 덕분에 3화 업뎃 했습니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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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너란구원이]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3화는 언제 나오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중이 아니길 빌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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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라찌
너란구원이님 어서오세요! 3화 올라왔습니다 연중 아니니 안심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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