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종] 열여덞 고등학생 김종인 X 스물여덞 팀장 박찬열 : 첫만남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file/20131123/2/e/f/2ef615c3e9a1e72942ef29599675abae.jpg)
박찬열 (28. 회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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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18. 고등학생)
01
어느덧 때는 11월. 선선한 가을바람이 여느때와 다름없이 잔잔하게 불어오는 평화로운 오후였다. 단 하나, 점심시간에 즉석으로 벌린 내기 축구에서 세훈의 강한 태클에 의해 종인의 왼쪽 발목이 살짝 부어오른 것을 빼고는. 양호실에 가봐야하지 않겠냐는 걱정스런 세훈의 물음에 종인은 그저 됬어, 하며 쿨하게 넘어가 버리고는 항상 지니고 있던 두꺼운 붕대천으로 벌겋게 부어오른 발목을 대충 둘러 묶었다. 땅에 발이 딛어질때마다 발목 뒷부분에서부터 시큰, 하고 올라오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병원 자체를 싫어하는 종인으로써는 보건실도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야, 진짜 괜찮겠어? 아까 부딪힐 때 충격 장난 아니던데."
"아…괜찮아, 괜찮아. 하여간 내기판만 되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지, 오세훈?"
"아 씨, 그래서 내가 사줬잖아. 무튼 좀 더 부으면 말해라. 나랑 같이 병원가게."
내가 왜 너랑 병원을 가. 니가 내 엄마냐? 붕대로 두꺼워진 왼쪽 발목을 어루만지던 종인이 툭 말을 던지며 웃었다. 아, 진짜 거기 우리 누나 다닌다니까. 우리 누나 예뻐.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내듯 세훈의 가는 눈이 반짝 빛을 발했다. 안그래도 요즘 누나 못보지 오래됬는데…야, 보러갈래? 발길질에 더러워진 축구공을 옆구리에 가볍게 끼고는 구령대 밑에 기대앉은 종인을 향해 신나게 물어오는 세훈이였다.
세훈은 말 그대로 '누나 바보'였다. 세훈과 꽤 나이차이가 나는 세훈의 누나는 세훈을 거의 업어키우다 싶이 데리고 살았고, 그런 누나에게 세훈은 엄마와 거의 동일한 애정을 품고 있었다. 세훈이 자주하는 말로는 누나가 '제 2의 엄마' 라나 뭐라나. 세훈의 누나는 세훈의 학교와 가까운 근처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이따끔씩 세훈이 누나를 만나고 온 날이면 밤 늦게까지 환자들에게 시달려서 그런지 누나 피부가 많이 상했다며 수분크림을 사줘야 한다니, 퇴근이 너무 늦어서 호신용 도구를 하나 사줘야 겠다니, 하며 말 그대로 야단을 떨어댔다. 하지만 요새 들어 통 누나와 만나지 않은 듯 누나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줄어들던 시점이였다. 그렇게 얼마간을 종인의 옆에서 조용히 지내나 싶더니 또. 하지만 계속된 세훈의 누나 자랑에 종인도 은근히 그 얼굴이 궁금해져오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물론, 아까부터 점점 속도를 더해 부어오는 발목도 종인의 결정에 한 몫을 했다.
"그냥 오늘 수업 마치고 가자. 누나한테 너 최대한 안 아프게 해달라고 할게…!"
"참나, 그럼 일부러 아프게 하는 병원도 있냐. 하여간 이상하게 그 놈의 누나 소리가 잠잠하다 했어."
"아, 아…누나 남친 생겼거든."
"남친?"
어. 남친. 우리 누나가 생긴 것 그대로 순애보적인 여자라 한번 마음 잡고 좋아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 제대론가봐. 남친한테 완전 빠졌어. 남친 얘기에 밀린 자신이 조금은 서운한 듯 말을 끝맺는 세훈의 입이 비죽거렸다. 그래도, 좋은 사람인 것 같더라. 그리고…되게 잘생겼어.
"만났어?"
"당연하지, 뭐…그렇게 좋은 만남은 아니였지만."
둘이 차안에서, 키스하고 있더라고. 난 그냥 누나 퇴근길이라 오랜만에 바래다주러 갔는데, 아. 완전 뻘쭘. 제대로 눈도 못마주치고 돌아갔다니까. 푸하핫, 종인이 작게 폭소했다. 그런 종인을 내려다 본 세훈이 뭘 웃어, 하며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만 자기도 부끄럽긴 부끄러웠는지 양쪽 귀가 살짝 달아올라 있었다. 무튼, 끝나고 정문 앞에서 기다려. 나 먼저 간다…! 세훈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교외 스피커에서 경쾌한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으쌰, 세훈의 뒷통수가 사라짐과 동시에 벽을 짚고 힘겹게 일어난 종인이 축구화를 담은 가방을 어깨에 매고는 발을 옮겼다. 절뚝 절뚝, 텅 빈 운동장에 울려퍼지는 경쾌한 종인의 휘파람 소리와 달리 모래 위 종인의 발자국은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
힘겹게 정문 앞에 다다른 종인이 횡단보도 너머에 있는 세훈을 발견했다. 이리로 오라는 듯 오른손을 뻗어 크게 손짓을 하던 세훈이 눈에 띄게 절뚝거리는 종인의 모습을 보고는 다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삐비빅- 삐비빅-, 신호등의 초록불이 켜짐과 동시에 종인을 향해 황급히 달려온 세훈이 거추장스러운 종인의 가방을 끌어내리고는 물었다. 야, 괜찮아?
"뭐, 괜찮아…근데 아까보단 더 심해진 것 같다."
"병원 가길 잘했네, 빨리 가자. 팔 줘."
종인의 오른팔을 덥썩 쥐어 제 어깨에 걸친 세훈이 한 손으로 종인이 허리를 부축하고는 남은 한 손으로 종인의 가방을 들었다. 아, 가방은 줘. 나 병자 아니다. 웃음기를 머금은 종인이 밉지 않게 세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됬다, 이 새끼야. 가서 우리 누나한테 내 말이나 잘 해줘. 길쭉한 눈꼬리를 시원스럽게 접어올리는 세훈을 보며 종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입꼬리를 올렸다. 가자. 빠르게 지나쳐가는 사람들 사이로 종인과 세훈의 발걸음이 나란히 속도를 맞췄다.
***
종인이 우려했던 것보다 병원은 그리 소란스럽지 않았다. 물론 자동문 사이로 얼굴을 들이대자마자 콧 속으로 훅 끼쳐오는 강한 소독약의 냄새가 종인의 신경을 조금 거슬리게는 했지만. 제 팔을 부여잡고 누나를 찾는 듯 이리저리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세훈을 따라 종인도 소독약 냄새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접수처를 따라 길게 늘어진 좌석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해 있었다. 그 중 종인의 눈에 띄는 것은 어릿한 중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과 그들의 엄마로 추정되는 젊은 여자, 그리고 인상을 찡그린채 휴대폰에 대로 무어라 큰 소리를 내뱉는 중년 남성과 노인이였다. 아, 그리고 구석에 한명 더. 짙은 남색의 코트를 입은 젊은 남자가 그에 어울리지 않는 연분홍의 적당한 크기의 쇼핑백을 옆에 두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리 짧지 않은 머리에 왁스로 살짝 올려진 진한 검은색의 앞머리. 그와 대조되는 하얀 피부로 감싸인 뚜렷한 굴곡의 얼굴을 가진 그 남자는, 그야 말로 완벽한 미남상이였다.
"아, 저기 온다. 누나!"
순간 그 길쭉한 형상에 사로잡혀 넊을 잃고있던 종인이 바로 옆에서 들려온 세훈의 밝은 부름에 퍼득 정신을 차렸다. 멍하니 쌍커풀이 풀린 눈을 몇번씩이나 힘을 줘 깜빡이고는 종인은 자신과 세훈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달려오는 자그마한 여자에게로 시선을 맞췄다. 역시, 연분홍색의 간호복에 깔끔하게 엷은 갈색의 머리를 뒤로 묶은 한 여자가 족금 놀란 듯 동그한 눈으로 세훈과 종인의 앞에 섰다. 방금 막 환자의 배식을 도와줬는지 그녀에게서 미약한 반찬 냄새가 났다. '오세향' 오른쪽 가슴 위에 달린 여자의 명찰이 밝은 병원 조명과 함께 말갛게 빛을 발했다.
"뭐야, 연락도 없이…!"
"에이,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누나보러 여기까지 달려왔는데…꼭 그렇게 말을. 그리고 내가 연락까지 꼭 해야되나-."
"하여간, 내가 못살아. 그런데…이 친구는 어디 아픈거야? 발목?"
"어어, 오늘 축구하다가 내가 힘조절을 못하고 너무 세게 태글을 걸어서. 하하…."
"쯧쯧, 하여간 잘하는 짓이야, 오세훈…그러다 친구가 언제 한번 힘조절 못하고 제대로 너한테 한방 먹인다?"
세훈의 누나는 듣던대로 밝고 친절했다. 그리고 세훈의 말이 거짓은 아닌 듯 동그란 얼굴에 오목조목 박혀있는 눈코입이 또렷하니 예뻤다. 게다가 눈이 활짝 휘어지는 눈웃음과 함께 듣기좋은 하이톤의 목소리까지. 종인이 요새 보아오던 여자들중에서는 가장 호감형인 얼굴이였다.
친구는 이름이 뭐야? 의사의 진료를 받고 세훈과 종인을 간이 치료실로 대려온 세훈의 누나가 종인을 의자로 손짓하며 물었다. 아……김종인이요. 제 나이답게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목소리에 여자가 작게 감탄을 내뱉었다. 와, 종인이는 진짜 목소리가 좋구나. 반하겠는데-?
"아, 누나! 괜히 얘 띄어주지마. 그리고 확 그 아저씨한테 말할까보다."
"알았어, 알았어…어휴…. 종인아, 세훈이가 내 얘기 많이하지? 쟤는 내 앞에서도 내 얘길 한다니까."
"됬어, 요즘은 많이 줄이는 중이야. 누난 잘난 남친님도 계시니까."
뭐야, 그땐 찬열씨 눈도 제대로 못마주쳤던 주제에? 흰 치아를 드러내며 가볍게 세훈을 놀린 세향이 손가락을 움직여 종인의 부은 발목을 살짝 살짝 눌러댔다. 윽, 부은 발목에 가해지는 압박에 따라 찌릿하게 올라오는 고통에 신음을 내지른 종인이 금방 들은 낯선 이름을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찬열, 박찬열?
"붓기는 심해도 인대만 살짝 들어났지 뼈가 다치거나 그런건 아니니까, 몇일 간만 깁스차고 다시 오자."
"아, 네…."
간단히 치료를 마친 세향이 종인을 향해 다시 한번 가볍게 웃어주고는 붕대로 조여져 꼼짝못하는 종인의 왼발에 직접 보조신을 신겨주었다. 그사이 세훈은 화장실에 가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세향과 달리 뻘쭘한 몸짓으로 이곳저곳에 눈동자를 굴리던 종인이 이윽고 문밖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노크소리에 행동을 멈췄다. …어? 찬열씨!
"아, 어떡해…깜빡했어요, 찬열씨. 많이 기다렸어요?"
"아뇨, 별로요. 그냥 많이 바빠보이길래."
자, 받아요. 잔웃음과 함께 세향에게 건네주는 쇼핑백이 낯익었다. 어, 혹시 저 사람은. 아까 그…? 구석진 침대로 자리를 옮긴 터라 남자의 뒷모습밖에 뒷통수밖에 보지 못한 종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옆으로 살짝 드러난 그의 얼굴을 살폈다. 아까 그 남자다. 자연스럽게 쓸어올려진 검은 머리와 길쭉이 뻗은 하얀 목, 딱 벌어지는 어깨에 부응하듯 종인이 미처 보지 못했던 코트속에 가려진 판판하고 넓은 상체와 시원하게 뻗은 다리가 분명 그 남자가 맞았다. 앉아있었을때보다 확실이 더 높고 우월한 느낌. 게다가 귓속을 간지럽게 파고드는 낮고 강한 울림의 목소리에 종인은 순간 두 눈을 질끈 감고야 말았다. ……와, 소름돋아.
"정말 미안해요, 요새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이런것만 부탁해서…."
"괜찮아요. 필요할땐 마음껏 시켜요, 당분간은 야근도 안하니까."
"아! 그 일은…이번에 회사에서도 받아준데요?"
"음…잘하면, 받아줄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부서가 하도 일을 잘해서."
농담기 묻은 부드러운 목소리가 좁은 치료실 안을 가득 메꿨다. 그럼요, 누가 이끄는 부선데. 따뜻하게 눈을 맞춘 둘 사이에서 한동안 간결하지만 애정어린 대화가 이어지고, 그 사이에서 짜게 식어가던 종인은 세훈이 빨리 돌아오기를 마음속으로 빌며 흙부스러기가 뭍은 진회색의 바지밑단을 툭툭 털어댔다. 탁- 탁- 탁-. 잠시 끊긴 대화사이로 일정하게 종아리를 두드리는 종인의 손바닥이 정적을 가르고 들어왔다. 그제서야 찬열의 시선이 허리를 웅크린채 열심히 제 교복 바지를 털어대는 종인에게로 향했다.
"…세훈이?"
"아, 세훈이 친구에요. 발목이 좀 다쳤다구…."
세훈이 친구라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벌떡 상체를 일으킨 종인이 순간 찬열의 곧은 시선과 마주쳤다. 검은 눈동자가 종인의 얼굴을 느릿하게 훑는 것이 느껴졌다. 상대방의 마음을 궤뚫어 그 안에 숨긴 속내마저 캐내버릴 듯, 꽤나 노골적인 시선이였다. 순간 찬열의 기에 눌려 눈을 내리깐 종인이 시선이 한참동안 찬열의 선 바닥 주위를 서성이다 결국 코트 속으로 반만 걸쳐진 찬열의 크고 매끈한 손가락에 고정됬다. 날카로운 느낌의 얼굴과 달리 짧게 깍아진 손톱을 감싼 남자의 손 끝이 보기좋게 둥글었다.
찬열은 무신경한 낯빛으로 종인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사실 마음속으론 꽤나 은근한 흥미를 느끼는 중이였다. 일주일 전, 일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세향과의 달콤한 키스 사이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세훈 덕에 세훈과 찬열의 사이는 지금까지도 꽤나 서먹해있는 중이였다. 첫만남부터가 꼬인 탓에 찬열은 세훈과의 두번째 만남을 꽤나 신경쓰며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세향의 부탁을 받고 온 병원에서 세훈으로 보이는 낯익은 얼굴과 그 옆에서 절뚝 거리며 부축을 받는 종인을 본것이였다. 하지만 정작 그 둘을 보았을 때, 찬열의 시선은 정작 동생인 세훈보다 제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분위기를 풍겨오는 종인에게로 향했다. 자꾸 질근거린 탓에 도톰하게 부어오른 아랫 입술과 이따끔찍 잔주름을 만들며 찡긋대는 종인의 매끈한 콧잔등이 귀엽고 동글동글한 세향만을 보아오던 찬열에게 색다르게 묘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윽고, 종인의 시선이 자신이 앉아있는 좌석 근처에 다다르자 찬열 아무렇지 않은 척 무신경히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줄 알았는데. 이번엔 다시 더 가까이서 종인과 마주친 것이다. 마음껏 종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 자신과 어색한 세훈이 없는게 다행이라 찬열을 생각했다. 뒤이어 종인의 등 뒤로 아무렇게나 내팽겨쳐진 가방과는 달리 발끝에 얌전히 놓여있는 축구화 브랜드가 찬열의 시선을 끌었다.
"…축구, 좋아하나봐?"
"세훈이도 축구 좋아하는데. 같이 잘 노는 것 같아요, 친한 친구야."
"아, 아……네."
"아, 그럼 혹시 세훈이랑 같이 체육관도 다니니?"
"아, 네. 주말하다 가요. 녀석이 하도 졸라서."
역시, 아직 애라니까. 애. 살짝 긴장이 풀어진 듯 길게 말을 이어붙인 종인의 목소리에 세향의 웃음이 섞여들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찬열의 귀 언저리에서 흩어짐과 동시에 찬열의 한쪽 입꼬리가 작게 곡선을 그렸다. 아직까지 종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찬열이 종인의 단정하지 못한 와이셔츠와 끈이 길게 늘어진 넥타이를 꼼꼼히 관찰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을 보는게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고. 발목에 두꺼운 붕대를 감은 채 주섬주섬 제 짐을 챙기는 종인의 황갈색의 뒷통수가 이리저리 헝크러진채 붕 떠있었다. 아…귀엽네. 이번에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 찬열이 곧 이어 쇼핑백을 챙기는 세향을 향해 말했다. …그럼 이만 갈게요.
"아…조심해서 들어가요, 연락할게요!"
수줍은 손짓으로 찬열을 향해 작별인사를 한 세향이 곧 이어 짐을 들고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종인을 부축했다. 아, 괜찮아요…감사합니다. 예의바르게 살짝 고개를 숙인 종인이 부축해준 세향을 내려다보며 작게 웃었다. 그리고 그 둘이 문밖을 나왔을때 복도 저 너머에 울상을 한 세훈이 보였다. 역시 찬열과 함께. 아마도 화장실을 나오던 중 서로 예상치 못하게 마주쳤는지 찬열의 표정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먼저 세훈을 향해 입을 연 종인에게 세훈이 더듬더듬 무어라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찬열이 이윽고 자신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종인과 세향을 향해 넌지시 말을 내뱉었다.
"…마침 가는 길이니까 세훈이, 내가 대려가 줄게요. 그리고…"
……종인이도. 종인의 와이셔츠에 걸린 파란색의 명찰을 내려다보며 찬열이 한템포 말을 끊었다. 마치 종인 자신의 이름만을 부른 것 같은 묘한 느낌에 종인은 순간 가슴이 울렁였다. 아마 발목의 통증이 겹쳐 가슴까지 전해져 온 것이리라, 종인은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단정지었다.
"아, 나 그냥 걸어가도 되는데…! 종인이랑 식당 들려서 밥 먹기로 했어…."
"그쪽은 괜찮으시겠지만, 여기 친구는 많이 아프거든요? 생각보다 엄청 많이 다쳤거든-?"
일부러 세훈의 죄책감을 키우려는 듯 세향이 종인을 향해 눈을 찡긋거리며 밉지 않게 쏘았다. 아. 그래. 종인아, 네가 아프지. 근데…! 종인도 그 다음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저 아저씨랑 완전 어색하다고……. 아까보다 더 축 늘어진 세훈의 눈꼬리에 종인은 자신도 모르게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동조했다. 그리고 그 사이 찬열은 깁스 탓에 걷어올려진 바짓단 위로 매끈히 드러난 종인의 다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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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 총공만을 외치던 제가 어느날 갑자기 찬종에 눈을 떴네요 허허 그런데 팬픽이 너무 없어..하....떡밥으론 만족을 못하겠어...... .......그래서 결국 필명 새로 만들고 연재하게 됬습니다 수위에 스토리까지 집어넣으려니 벌써 손가락이 달달거리네요ㅋㅋㅋ어휴 (참고로 스토리는 스토리대로 수위는 수위대로 부족함 없이 나갑니다 걱정ㄴㄴ) 그리고 아무래도 공식 컾은 아니다보니 독자님들 반응도 참고하고 연재하도록 할게요^^; 저만 사랑하는건...아니겠죠?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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