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알바생 너심 X 카페 손님 도영
너심이는 너심이의 집 앞 작은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어.
그리 크지 않은 카페라 그런지 손님도 별로 없고 알바생도 너심 혼자야.
할 일이 없을 땐 핸드폰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어 보기도 하고 또 청소까지 해보지만 지루함은 쉽게 가시지 않아.
그런 너심이의 눈에 자꾸 띄는 손님이 있어.
'딸랑'
"어서오세요."
핸드폰을 하던 너심이는 문을 여는 딸랑 소리에 손님을 향해 인사해.
'또 왔네.'
누군가 하고 본 너심이 도영의 얼굴을 보고 생각하는 순간,
그 뒤로 도영의 또래정도 되어보이는 남자 두 명이 더 들어와.
그 남자애 두 명은 너심이의 얼굴을 보더니 키득키득 웃기도하고 도영을 쿡쿡 찌르며 장난치는 것 같기도 해.
도영은 두 친구를 보며
"야 하지마.
아 진짜 가만히 좀 있어."
하더니 너심이의 얼굴을 힐끗 보고
"아 저.. 아이스티요."
하고 주문을 하지.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은 도영과 두 친구는 작은 소리로 떠들다가도
'이열'하며 도영을 치기도 하고 뭐가 웃긴지 꺄륵거리며 웃기도 해.
"주문하신 아이스티 한 잔 나왔습니다."
음료가 나왔다는 너심이의 말에 도영의 친구는 도영을 쿡쿡 찌르며 얼른 가라고 재촉하지.
음료를 가져가는 도영의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보인 것 같기도?
-
"야 김동영 알겠지? 형 말 들어라 어?"
"아 그니까 먼저 남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
"무슨 남자친구가 있냐고 먼저 물어봐.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그냥 번호 달라고 해!"
"그냥 번호 달라고 말하라고?"
"에이 아니라니까 일단 남자친구가 있냐고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라고"
"아 서영호 너 진짜 여자 번호 물어본 적도 없으면 아는 척하지 마라!"
"야 이태용 너는 뭐 번호 물어 본 적 있냐?
이태용 말 들을 거 없어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알겠지?"
"야 동영아 형 말 들어. 서영호 쟤 말 듣지 말.."
"아 진짜 어쩌라는 거야!"
"..."
"어쩌긴 뭘 어째 우린 그냥 도움 주려 온 거지.
너가 저 누나 번호 물어볼 수 있게."
"그래 너 도와주려 온 거잖아."
-
도영의 두 친구는 카페를 나간 지 오래지만
도영은 아직도 그 자리 앉아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런 도영에게 관심을 끄려 핸드폰을 하던 너심을 부른 건 다름 아닌 도영이야.
"저기.."
도영이 내미는 컵 홀더를 본 너심이는 살짝 미소를 지어.
"이거 제 번혼데요.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연락하고 싶으시면 연락 주세요..
그렇다고 해서 연락 안 하는 거 말고.. 그니까 연락은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아니 아니 부담스러우시라고 하는 말은 아니고.."
횡설수설 얼굴까지 빨개져서 어쩔 줄을 모르는 도영이야.
"안 부담스러워요."
"네?"
"안 부담스럽다고요."
그런 너의 말에 차츰 도영의 표정이 밝아져.
"그럼 저 연락 기다릴게요!"
카페를 나가려던 도영이 뒤를 돌아보고 말해.
"아 참, 제 이름은 김동영이에요."
그제야 도영의 이름표에 이응이 하나 더 들어가 있는 걸 발견한 너심이야.
아 고등학생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