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콤한 꿀의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와 내 코 끝을 간질간질 건드린다. '엣취!' 재채기를 하는 순간 돌아온 현실 속에서 멋쩍게 웃는 너의 모습에 저절로 붉어지는 얼굴에 묻는다. 우리 뭐하고 있었는데? 뭐하고 있었냐고? 키스. 키스했는데?
다시 난 꿀을 찾아 너의 입술로 퐁당!
꿀단지가 필요해!
"나 살쪘어."
"아니, 어, 왜...?"
안 그래도 쳐져 있는 눈꼬리를 추욱 늘어뜨리곤 입술을 삐죽 내미는 너다. 내가 살찐 게 그렇게 슬프냐? 섭섭한데. 아니, 그거야 우리 여보 교복 안 맞기라도 해봐, 데이트 나가면 아무것도 안 먹을 거 뻔한데? 나 그런 거 절대 못 봐. 뭐야 미래라도 다녀왔냐... 내 앞으로 의자를 질질 끌고 온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끼익끼익 의자 다리와 교실 바닥이 맞부딪히는 소리에 듣기 싫다는 듯 부승관을 노려봤다. 노려보는 시선을 알아 챈 건지 끌고 온 의자에 앉아 히죽 웃는 부승관. 나 때문에 죽고 못 사는 내 '약혼남 부승관' 입니다.
'고등학생이 웬 약혼남이냐' 싶으시겠지만 정략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연인입니다. 그러면 또 대부분의 사람들께선 '정략 결혼을 하는데 연인이야?' 라고 물으시는데.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네요. 정략 결혼이라고 다 사이 안 좋고 이런 거 분명 편견이라고요! 2년 동안 달달하다 못 해 끈적하게 연애 한 사이입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어릴 때부터 서로 부모님께서 친하셨고 그 덕에 여태 까지 승관이랑 저도 친하고, 친하다 보니 어차저차. 연인이네요. 왜 말해 주냐고요? 아, 그건 지금부터 저랑 부승관 연애 스토리 들려 드리려고요. 그럼 시작합니다.
# 1 첫 만남
첫 만남은 아주 어릴 때예요.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에, 네. 저랑 승관이는 그렇게 만났어요. 아까 전에도 말씀 드렸 듯이, 부모님께서 서로 친하셔서 어린이집도 같은 곳으로 보내 주셨죠. 아마 이 때부터 우리의 결혼은 이미 결정 난 듯 했어요. 우리 아빠는 꽤 이름 있는 회사의 회장이셨고, 승관이네 아버지는 누구나 알만한 회사의 사장이셨어요. 나중에 말을 들어보면 승관이네 아버지가 절 많이 아끼셨다고 하더라고요. '꼭 우리 승관이랑 결혼 시켜야지'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고... 아 딴 소리가 길었죠? 다시 돌아가서 말하자면. 저와 승관이의 사이가 처음부터 좋은 건 아니였어요. 둘 다 외동에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하며 자라 왔으니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있을 수가 없었죠 어린이집의 승관이는 절 늘 '돼지' 라고 놀려 댔어요. 하지만 하나도 기분 나쁘지 않았죠. 전 돼지라고 놀림을 받을 만큼 뚱뚱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는 볼 살이 빵빵하게 쪄서는 호빵같이 생겼었어요. 그래서 저는 매일 이렇게 놀렸죠 '부승관 호빵맨아!' 다시 생각해보면 유치하게도 잘 놀았던 것 같아요. 이 때는 저도 승관이도 둘 다 좋아하는 감정이 뭔지 몰랐던 것 같아요. 근데 뭐 어때요 유치원생인 걸.
# 2 감정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기 시작한 건 저도 인정하기 싫지만 제가 먼저 좋아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으로 시작했는데, 성격도 활발하고 중학교 들어간다고 살을 쭉쭉 빼서 꽤나 미모에 물이 오른 승관이를 반 여자애들은 암묵적으로 다 좋아했죠. 그리고 점심시간에 여자애들 몇 명을 모아 진실 게임을 했는데 우리 반에서 예쁘기로 유명한 친구가 부승관이랑 사귀고 싶다며 내일 고백할 거라며 말하던 그 날. 그날 밤 전 방에 틀어박혀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당장 승관이에게 전화해서 '고백 받지 마!' 라며 소리치고 싶지만 그건 그 친구에게도 승관이에게도 못할 짓이니까. 그리고 승관이는 날 친구로만 보고 있는 걸 아니까 우는 일 밖에 하지 못한 거 같았어요.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가니 울고 있는 그 친구에 딱히 가서 물어보지 않아도 고백이 받아지지 못한 걸 알 수 있었죠. 또 이건 나중에야 알게 된 일인데 부승관이 그 애의 고백을 듣곤 바로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말했다더라고요 그리고 그 애가 저였던 건 훨씬 더 늦게 안 사실.
# 3 꿈
갑자기 어느 날 부터 부승관이 절 피하기 시작한 일이 있어요. 싸운 것도 아니고 부승관이 잘 못한 일도 없는데 말도 안하고 피하니 저로서는 답답하기만 했죠. 한번은 너무 답답하고 짜증나 서 친구랑 복도를 걷고 있는 부승관을 잡아 끌고 와 물어본 적이 있는데 눈만 피하면서 대답은 안 하지 뭐예요. 그렇게 정확한 답도 못 듣고 헤어진 다음 날 부승관과 제일 친한 남자애 한 명을 데리고 매점에 가서 빵 하나 사주며 물었어요.
"너는 부승관이 나 피하는 이유 알지?"
그 친구는 머리를 긁적이며 천천히 입을 떼곤 말했어요.
"이거 내가 말했다고 하지 마."
"당연하지"
그 애가 꺼낸 말의 첫 단어는 '몽정'. 그 뒤로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어요. 부승관이? 날? 사고 회로가 정지 된 듯 어버버 거리는 나를 보더니 그 친구는 이만 자리를 뜨고 그 자리에 남겨진 전 혼자 뜨거워진 양 볼을 감추며 빨라지는 심장 소리를 가만 듣고 있었죠. 사실 승관이는 아직도 제가 이 일을 알고 있는 거 몰라요. 이건 끝까지 비밀로 남겨 두는 걸로!
# 4 고백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저랑 부승관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어요. 서로 다 알면서, 입 밖으로는 내지 않는 사이? 몇 년 친구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오랜 시간 알아 온 사이기도 했고 그래서 서로가 뭘 좋아하는 지 뭘 싫어하는 지 알 수 밖에 없는 환경 이였죠. 한 번은 주말 밤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어요. 물론 부승관이였고 "잠깐 볼 수 있냐" 며 물어오는 그 애의 목소리에 밤이라 잘 보이지도 않을 얼굴이지만 이것저것 얼굴에 찍어 발랐어요. 엄마가 생일 선물로 사주신 복숭아 향이 나는 향수를 목덜미에 두어번 뿌리곤 현관문을 열고 한발 짝 두발 짝 걷다 나중엔 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공원가. 벤치에 앉아 손을 흔들고 있는 부승관이 눈에 보이니 안 그래도 뛰어서 쿵쾅거리는 심장이 더 뛰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나 빨리 보고 싶어서 뛰어 왔구나?"
"몰라."
그렇게 계속 우리는 평소처럼 말을 했죠. 그러다 생겨버린 정적에 어색함을 스트레이트로 직면했을 때.
"김여주"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꿀꺽 침을 삼켰어요.
"좋아해.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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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남은 2부작도 많이 봐주세요...!!!!!(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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