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 01
w. 꽃게
자정이 훨씬 넘은 새벽, 마치 안개가 낀듯 눈앞이 뿌옇고 흐릿하다. 오늘따라 유난히 달이 밝다.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윤기의 머리가 달빛의 빛을 받아 환히 빛난다. 끊임없이 잔을 채워준 얄미운 선배들때문에 본인의 주량을 넘어섰을때 있지도 않은 여동생핑계를 대며 술자리를 벗어나 실만큼 남은 정신줄을 겨우 잡아 자취방으로 향했다. 바람을 맞으면 술이 깰까싶어 벌게질데로 벌게진 얼굴을 높이 들어 밤하늘을 쳐다본다. 아직도 술이 덜 깬걸까 왠지 달이 붉어보여 손등으로 눈을 비빈뒤 다시봐도 여전히 붉다.
" ...어"
눈을 비비다 무심결에 본 골목에 달과 똑같이 붉고 빛나는 눈동자가 있다. 윤기는 붉은 눈과 눈이 마주친 후 뭔가에 홀린듯 그 골목안으로 들어간다. 여전히 비틀대는 걸음으로 들어간 골목에는 하얀편인 자신보다 더 하얀, 아니 하얗다는 말보다 창백하다는 말이 맞는 피부색과 새까맣고 긴 머리카락, 달과 같은 붉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가 있었다.
알딸딸한 정신에 여자의 볼에 손을 올려보니 얼음장같이 차가웠고 부드러웠다. 엄지손가락으로 얼음장같은 얼굴을 쓰다듬으니 여자가 얼굴을 돌려 윤기의 손가락을 입에 문다. 피부는 차갑지만 입안은 따뜻한것이 대조된다. 손가락을 문 이빨에 힘을 줘 결국 피가 흐른다. 빨간 입술에서 흐르는 빨간 피는 하얀얼굴을 더 야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자신의 피를 핥는 여자의 얼굴은 색기가 다분했다.
" 풍기는 냄새만큼 달다 "
여자가 낸 것이라고 보기힘든 힘으로 자신을 벽으로 민 여자때문에 윽,하고 절로 고통의 신음이 흘렀다. 벽으로 밀쳐지면서도 시선을 떼지않고 바라본 여자가 아직도 물고 있던 윤기의 엄지손가락에서 입술을 떼고 윤기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밀착시켜 온다.
" 정호석보다 맛있어. 먹이를 바꿀까.. "
마주치고 있는 붉은 눈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는 '실례'라고 짧게 말하더니 목으로 얼굴을 묻었다. 윤기는 술에 취해서 그런지 홀리건지 여자가 자신의 목을 혀로 핥을 때까지도 미동도 없이 새까만 여자의 머리카락만을 바라봤다. 여자가 자신의 목을 콱 문 순간엔 잠깐 불에 데인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서히 몽롱해짐을 느낀 윤기가 다리에 힘이 풀릴 뻔한 것을 여자의 어께를 잡아 겨우 지탱했다.
쯉, 쭈웁
아까보다 더욱 붉어진 눈을 빛내고 소리까지내며 피를 흡입하던 여자가 윤기의 목에서 입을 때고 입맛을 다셧다. 쩝, 지금 죽여버리면 다음에 못 먹잖아. 아껴먹어야지. 혼자말을 중얼거리던 여자가 아까보다 풀린 윤기의 눈동자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 두손으로 얼굴을 잡아 입을 맞춘다. 여자에게 반은 홀린 윤기가 본능적으로 여자의 가녀린 허리를 한팔로 잡고 밀착시킨다. 입술을 집어삼킬듯이 키스를 하다 입을 뗀 여자가 윤기의 아랫입술을 살짝 물어 세어나온 피를 할짝인다.계속 눈을 맞추던 윤기가 점점 눈커풀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 피곤해? 처음부터 너무 무리했나 "
그래도 내일은 괜찮을거야. 걱정마. 속삭이듯이 말하는 여자의 말도 흐릿하게 들려온다. 그렇게 여자의 웃고있는 눈을 본것을 끝으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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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펑펑 울었던 한국 영화 적어봐